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저는 주로 초파리에서의 화학적 통각을 TRPA1이라는 통각수용체를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TEVC(Two-Electrode-Voltage-Clamp)라는 전기생리학적인 방법을 통해서 개구리알에 TRPA1을 발현시켜 많은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전 연구를 통해서 저는 TrpA1 locus에서 발현되는 TRPA1 isoform중에 TRPA1(A) isoform이 친핵성을 감지하고, 이를 통해서 자외선에 의해 세포내외에 생기는 친핵성을 동반하는 free radical을 감지한다는 것을 보고한 바 있습니다 (논문링크 https://elifesciences.org/articles/18425).
이번에 소개된 논문은 이와 관련되어져 있지만 대비되는 면이 있어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본 연구를 통해서는 빛을 받았을 때 free radical을 만들어내는 phototoxins/photosensitizers들을 특이적으로 TRPA1(A)이 감지해 내는 것을 보고하였습니다. 어쩌면 TRPA1(A)가 free radical을 감지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로 생각되어 질 수 있겠지만 흥미롭게도 빛이 없는 조건에서 실험을 하였을 때(aphotic condition), 즉 free radical이 만들어지지 않은 조건에서도 phototoxin들이 TRPA1(A)를 잘 활성화 시키는 것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작용은 TRPA1(A)가 친핵성을 감지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서 친핵성을 갖는 phototoxin이 TRPA1(A)를 활성화 시킨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친핵성(nucleophilicity)이라는 것은 한 분자나 분자내 일부분이 전자를 주는 성향이 큰 것을 나타내기 때문에, 전자가 빛에 의해 excited 되어서 빛을 흡수한 분자에서 이탈되어 질 때 광독성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이라는 생각을 해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문헌조사를 하였지만 phototoxin들이 친핵성을 갖고 있다는 연구가 전무하였습니다. 따라서 광독성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었는데 이 연구를 통해서 TRPA1(A)를 이용하여 광독성 물질을 신약개발 과정 중에 걸러내거나 오히려 찾아내는 것이 더 쉽게 이루어 질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또한 저희 연구실에서 새롭게 발견한 친핵성 감지 기능의 의미를 하나 더 밝혔다는데에서 매우 큰 보람을 느낍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에 있는 신경행동유전학 연구실에서 강경진 교수님 지도하에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는 학생들을 위한 좋은 공동기기들과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고 여러가지 연구환경에 대한 제반사항들을 학교차원에서 많이 지원해주기 때문에 그 어느 곳 보다 실험에만 집중할 수 있는 좋은 연구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의과대학에는 의미있고 좋은 연구를 하고 계시는 교수님들과 연구자분들이 많이 계시고 연구자들끼리 서로 교류할 수 있게끔 교수님들과 학생회를 비롯한 행정적인 지원에 의한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져서 평소에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 언제든 여쭤보고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사실 연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점은 저의 부족함입니다. 이 부족함을 지도교수님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채워나가면서 꾸준히 전기생리학 장비 앞에, 초파리 스테이션 앞에 앉아서 진행한 하나 하나의 조각 같은 실험들이 교수님께서 주신 아이디어와 다른 동료들의 실험과 만나 큰 퍼즐이 맞춰질 때 큰 보람을 느끼고 그 좋은 퍼즐이 이렇게 여러 사람들에게 소개될 수 있을 때 저와 저희 연구실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도망가세요. 보통 이렇게들 장난스레 말할 만큼 사실 학위과정이 그렇게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의 지도교수님인 강경진 교수님께서 제가 입학한지 1년 즈음 되었을 때 해주셨던 말씀을 후배분들에게 그대로 전해주고 싶습니다. 교수님께서 성공의 가장 큰 지표는 지능이나 학벌 등 여러가지 요인 보다는 Grit 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Grit을 한국말로 정의하기는 매우 어려운 단어지만 간단히 말씀드리면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는게 가장 쉬울 것 같습니다. 즉, 프로젝트가 틀어지고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에 놓여져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기에 도망가지 말고 자신이 맡은 일, 하고자 하는일을 잘 펼쳐나가셨으면 합니다. 또한, 랩실 구성원들, 주변 연구자분들이나 심지어 가족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논리를 확립시킬 수 있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최근의 연구동향은 융합과학과 같은 실질적인 결과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고, 지원되고 있습니다. 물론 실질적인 이익을 추구하고 유행에 발 맞춘 연구도 중요하지만, 조금 더 멀리 바라보고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좋은 연구자분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도태된 생각일 수 도 있고 이 세대가 기초과학의 마지막 세대일 수도 있다는 말을 많이 접하지만 저는 상황이 허락하는 하에서는 기초과학을 연구하고 싶고, 저희 연구실에서 처음 접하고 배운 초파리의 행동을 바탕으로 하는 연구들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좋은 사람과 맛집을 찾아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에 행복을 느끼는 편인데 이에 관련된 맛 감각과 사회적 행동의 역할에 대한 연구와 최근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우선, 부족한 저에게 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해주시고 항상 실험 데이터를 통해서 그저 긍정적이기보다는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방법을 알려주시고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게 지도해주시고 힘들거나 좋은 일이 있을 때 근처에 맛집들에서 저에게 행복을 주시는 지도교수님이신 강경진교수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신경행동유전학 연구실을 통해 알게된 모든 동료들과 특히, 같이 고생한 안태정, 성화진 학생과 이민혁, 박세훈 학생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잘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하지만 항상 저를 지지하고 응원해주시는 저의 부모님과 외국에서 고생하는 해조 그리고, 언제나 제게 좋은 모티베이션이 되어주는 소이에게 감사와 사랑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관련 링크
연구자 키워드
연구자 ID
관련분야 연구자보기
소속기관 논문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
해당논문 저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