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우리나라의 자생 버섯은 주로 형태에 따른 동정에 기반하여 외국에서 발표된 버섯의 학명을 따른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의 DNA 염기서열에 기반한 동정을 통해 기존의 학명을 검증해보면, 매우 많은 버섯들의 학명이 잘못되었고 그 버섯들이 신종 후보군이며 우리나라 고유종임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8년 국내에서도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됨에 따라 생물자원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지금, 국내의 고유종 발굴이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국내의 젖버섯을 계통학적으로 재평가하여 실제 국내에 자생하고 있는 젖버섯이 어떤 종인지 검토하고, 외국의 학명을 잘못 사용한 신종 후보군들을 신종으로 기술하였습니다. 또한 분자계통학적 분석과 형태적인 특징을 함께 고려하여, 그 종들의 계통학적 유연관계를 연구하였습니다. 본 연구를 통해 국내에 49종의 젖버섯이 자생함이 밝혀졌고, 그 중 형태적인 정보가 부족한 4종의 신종후보군을 제외하고, 28종의 신종이 발굴되었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 국내에 자생하는 버섯들의 상당수가 외국에서 기원한 잘못된 학명을 사용하고 있으며, 국내 고유종인 신종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젖버섯 이외의 분류군에서도 국내 고유종 발굴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그에 따라 국내 생물자원의 발굴 및 활용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임영운 교수님 연구실(균분자생태계통학연구실) 소속입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지상 및 해양 유래의 다양한 균류(버섯, 곰팡이)를 발굴하고, DNA 염기서열 기반의 정확한 종 동정 정보를 확립하며, 확보된 자원의 효율적 보존·관리를 통해 연구·교육·산업분야에서 균류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과 활용촉진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는 '어떤 일이나 사물에 대하여서 깊이 있게 조사하고 생각하여 진리를 따져 보는 일'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선배 연구자들이 이루어놓은 성과의 끝에 서서 노력하고, 그 진리의 끝을 조금이라도 확장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제 연구활동의 가장 큰 기쁨입니다. 또, 신종을 발굴하면서 명명자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는 일은 저를 비롯한 계통생물학자 누구에게나 큰 자부심과 보람을 가지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아직 연구의 깊이가 일천한 제가 감히 조언을 드릴 입장은 아니고, 제가 연구하는 분야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중요성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계통생물학은 생물학의 가장 고전적인 분야 중 하나이며, 그 중 균계통학은 국내에 연구자가 많지 않은 분야입니다. 하지만 현재 인기있는 첨단 분야와 달리 꾸준히 노력한 만큼 성과가 보장되며, 경력이 오래될수록 더욱 저명한 전문가가 될 수 있는 분야입니다. 또, 생물자원의 발굴과 정확한 동정은 생물자원의 이용에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계통생물학은 기초과학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젖버섯 외의 다른 분류군(털젖버섯속, 무당버섯속 등)에 대하여 본 연구와 유사한 연구를 하고 있으며, 곧 연구성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또, 앞으로도 국내의 균계통학, 균생태학 및 다양성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해나갈 생각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제가 늦은 나이에 연구자로서의 길을 갈 수 있게 열정적으로 지도해주시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임영운 교수님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 지도교수님과 함께 전국의 숲을 누비고, 연구에 대해 토론한 경험이 제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또, 연구자로서의 기초를 마련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신 박명수 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연구 생활에 도움을 주시고, 제가 성장할 수 있게 해주신 박재영 박사님, Jonathan Fong 박사님, 김남규 박사님, Komsit Wisitrassameewong 박사님, 김민지 박사님께도 감사를 전합니다. 서로 도와가며 성장할 수 있게 해주었던 오승윤 박사, 이원동 박사, 정은일, 민영주, 조해진, 박기형, 수루, 이서빈, 블라디미르, 김남휘, 아벨 등의 실험실 멤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힘들 때 버팀목이 되어 주셨던 부모님, 장모님, 동생 식구들과 처가 식구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곁에서 항상 사랑과 기도로 응원해 준 아내 주성은과 아들 이안에게 감사와 영광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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