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전 세계적으로 매년 천만 명 이상이 암으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국내 약 8만명). 특히 말기 암 환자의 경우 항암제를 투여해도 대부분 완치되지 않고 사망한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이는 암 환자가 사망에 이르는 주요 원인이 항암제 치료 후 암세포가 일시적으로 제거되지만 결국 항암제가 듣지 않는 암으로 재발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암 발병 원인이 되는 암유전자를 규명하고 이 암유전자를 억제하는 최신의 표적치료 원리에 따라 과거보다 더 우수한 항암제들이 다수 개발되었으나 아직도 암의 재발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암의 재발은 1차 암유전자를 억제하여 암을 치료하면 그 암세포가 완전히 제거되기 전에 다른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2차 암유전자 활성화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지금까지의 암 연구 분야에서 구축된 중심 패러다임은 암유전자 활성화에 의한 암의 발병을 p53 암억제유전자가 효과적으로 억제하는데, 암세포에는 암유전자 활성화를 억제하는 기능이 이미 파괴되어 있으므로 2차적 암유전자 활성화가 짧은 시간 내에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신 연구 결과 p53 암억제유전자의 결손은 암 발병의 필수 조건이 아니며 p53의 기능을 복구해도 이미 발병한 암은 치료되지 않음이 밝혀졌습니다. 그러므로 암 발병과 암 재발을 설명하였던 과거의 패러다임은 붕괴되었으며 재발 억제제를 개발할 수 있는 이론 또한 사라지게 되었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립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이번 논문에서 알-포인트 결정 과정과 집행 과정을 유전자 수준에서 명쾌히 해명하였으며, 암세포에서 알-포인트가 붕괴되는 주요 원인이 Runx3 유전자 기능저하 때문이라는 것을 밝혔습니다. 또한 암세포에 Runx3를 도입에 의하여 알-포인트를 원상복구 시킬 수 있으며 이를 통하여 암세포만 선별적으로 사멸 시킬 수 있음도 확인하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하여 저희 연구팀은 이번 논문을 통해 암 발병 과정의 이해와 항암제 개발 전략 수립을 위한 원천적 기반이 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희 연구소는 2002년 9월에 설립되어 2003년 6월 과학기술부 암억제유전자 기능연구센터를 지정받았으며 2003년 12월 300여평의 2층 건물로 이전하여 개소식을 가졌습니다.
저희 연구소의 10 여명의 연구진들은 전 세계적으로 발병률과 사망률이 대단히 높은 위암과 폐암 등 암발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의 기능 및 활성 조절 기전연구를 통하여 암치료제 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소는 2002년도에 위암과 폐암의 경우 발병원인과 기전을 밝혀 위암 발병의 약 60%, 폐암 발병의 약 25%의 원인이 되고 있는 암억제 유전자 RUNX3를 발견하였고, 저희 연구팀은 이 유전자의 기능 및 활성조절 기전연구를 통하여 원인이 규명된 몇 가지 암의 경우에 있어서 분자수준에서의 진단과 치료법 개발에 관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이 연구를 석사에서부터 시작을 했고 박사과정 중에 일차적으로 Cancer Cell이라는 논문에서 RUNX3의 알-포인트 가능성을 밝혔습니다. 그런 후 다시 이번 논문으로 RUNX3의 알-포인트 기능을 명확히 밝힘으로써 제가 그 동안 해왔던 모든 연구가 헛된 상상 속의 가설만이 아니라는 것에 너무나 큰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두 가지를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첫 번째로는 모든 일을 할 때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냐 입니다. 처음 과학이라는 학문을 진학하는 분들께 가장 필요한 것은 자기 분야에 필요한 탄탄한 기본 지식과 기초 실험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것들을 갖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훌륭하신 스승님과 선배들을 만나서 배우는 것이 우선이지만, 그 외에도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오로지 열심히 만 하면 되겠지 라는 생각만을 가지고 실험을 할 뿐 가장 중요한 실험에 대한 기초 지식과 실험 과정 중의 하나 하나의 원리는 생각하지 않고 그냥 책에 나온 실험 방법대로만 실험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유전자가 필요한 경우 많은 학생들이 가장 기초적인 gene cloning으로 이 유전자를 만들지 않고 업체를 통해서 사서 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기초적인 이 실험을 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처음에는 큰 차이가 보이지 않더라도 나중에는 모든 실험들에서 전반적인 실험에 대한 원리의 이해도에 차이가 많이 났었습니다. 따라서 과학이라는 학문을 접하려고 생각하는 후배님들은 우선 첫 단추로 모든 실험에서 항상 이 실험을 왜 하는지 그리고 이 실험 단계를 왜 진행 하는지를 생각하고 배우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으로 목적 의식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맡은 프로젝트에 분명한 가설과 방향을 가지고 모든 실험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 또한 많이 있습니다. 즉 하다 보면 나오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자기가 가야 할 방향을 찾지 못해서 중간에 주저 앉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저는 과학이란 정해진 답은 없지만 내가 밝히고 싶은 충분한 근거와 명확한 가설만 있다면 반드시 정답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와 같은 길을 가시려고 하는 분들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모든 과학에는 정해진 답은 없다. 하지만 기존 지식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인 가설과 그 가설을 밝히기 위한 자신만의 분명한 목적과 방향만 있다면 내가 원하는 진실에 한없이 가까워 질 수 있다."
즉, 자기가 하는 일에 분명하고 명확한 지식과 목적만 있다면 이 길을 가려고 하는 분들에게도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기존의 항암제 개발 전략은 암이 치료되었다가 1-2년 내에 재발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이해 비하여 암억제 유전자 기능 복구 전략은 암유전자가 활성화된 세포를 자살시키므로, 이론적으로 2차 암유전자 활성화에 의한 재발도 차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희 연구소는 암억제 유전자 기능 복구 전략을 통해 재발이 없는 항암제 개발을 가능하도록 더욱 노력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모든 연구자에게는 좋은 스승님과 선배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그것에서는 만큼은 정말 행운을 갖고 일을 시작한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저를 지금까지 이끌어주신 존경하는 배석철 교수님, 많은 격려를 아낌없이 해주신 현진원 교수님, 항상 많은 도움을 주는 가장 친한 친구 이유섭 박사와 연구소 선·후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뒤에서 응원해주고 격려해준 사랑하는 아내 전지혜씨와 우리 가족들에게 가장 큰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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