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진핵생물에서 DNA는 히스톤 단백질과 함께 '뉴클레오좀'이라는 단위로 존재합니다. 히스톤에는 methylation, acetylation, phosphorylation, ubiquitylation 등의 다양한 번역 후 수정(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이 존재하여 전사인자를 비롯한 세포 내 여러 단백질들과의 상호작용 및 크로마틴 구조 등에 영향을 줍니다. 이전까지는 이러한 다양한 종류의 히스톤 modification이 어떻게 조절되고, 이 과정에 이상이 생기면 생명체에 어떠한 현상이 나타나는지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최근에는 히스톤 modification에 관여하는 효소들의 비히스톤 표적 단백질 modification을 통한 새로운 역할이 제시되며 이들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이해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KAIST 생명과학과 진핵세포전사연구실에서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지도교수님이신 김재훈교수님께서는 Rockefeller University의 Roeder 교수님 연구실에서 박사과정 및 postdoc으로 연구를 수행하셨고, 정제된 인자를 이용한 생화학적 분석 실험에 매우 탁월하십니다. 따라서 저희 연구실은 이러한 실험 기법을 바탕으로 히스톤 modification 효소들의 작용 기전 및 새로운 표적을 밝히는 연구, 특정한 히스톤 modification을 인식하는 단백질의 동정 및 분석, 줄기세포에서 전사 인자들의 작용 기전 분석을 통한 분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시험관 내 분석 실험의 장점은 정제된 인자들만을 실험에 이용하기 때문에 부가적인 요인을 배제할 수 있고, 세포 내 현상에 대한 여러 인자들의 직접적인 기능과 역할을 분명하게 규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사를 비롯한 여러 생명 현상들에 대한 분자적 수준에서의 메커니즘을 명확하게 밝힐 수 있습니다.
저는 히스톤 H2B의 ubiquitylation 효소인 RNF20/40의 비히스톤 표적 단백질을 찾는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표적 단백질 후보군 스크리닝을 위해 표준과학연구원 이진환박사님 연구실에서 면역침강(Immunoprecipitation) 및 질량분석 실험을 수행하였습니다. 표준과학연구원은 국가측정표준 대표기관으로서 측정과 단위, 표준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하며, 이진환박사님 연구실에서는 질량분석기법을 이용하여 생체시료 내 단백체의 동정 및 정량분석 연구를 주로 수행합니다. 이진환박사님 연구실에서 잘 정립된 IP-MS (Immunoprecipitation-Mass Spectrometry) 실험 기법을 활용하여, RNF20/40의 다양한 interactome을 동정하였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를 하면서 실험이 잘 되지 않을 때도 있었고 제가 생각한 가설이 틀릴 때도 있었지만, 그렇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며 논문의 줄거리가 완성되어가는 과정은 정말 즐겁고 뿌듯했습니다. 특히 여러 다른 논문들을 읽고 흩어진 지식들을 정리하여 하나의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그것이 맞는 것을 확인했을 때에는 얼마나 기뻤는지 감탄하며 폴짝 뛰었을 정도였습니다. 학부 시절 반복하던 교과서와 렉쳐노트를 암기하는 공부가 아니라 질문에 대한 대답을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이었기에 더 흥미를 느끼고 몰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대학원 과정 중에 멘토링과 상담조교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왔는데,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늘 해주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대학원이 아닌 다른 길에 대해서도 잘 알아보고 깊이 고민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대학원 생활을 하다 보면 나의 선택에 후회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이 길이 그 순간에는 최선의 선택이었음을 깨닫게 되면 거기서 멈춰 서있지 않고 다시 딛고 일어서 지금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국 똑같은 선택을 하더라도, 그 선택에 후회가 없기 위해서라도 '딴짓'을 많이 해보라고 조언해줍니다. 개별연구나 회사 인턴 같은 경험뿐만 아니라, 진로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것들, 예를 들면 여행을 간다거나, 대외활동을 한다거나, 취미로 자격증을 따는 것들도요. 연구와 실험은 실패의 연속이고, 뜻하는 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은데 그럴 때마다 다시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내적인 역량은 연구 외적인 삶의 경험에서 묻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올해 2월에 졸업을 하고, 해외로 포닥을 나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박사과정 동안 익힌 생화학적 실험 기술과 전사 조절 메커니즘 및 후성유전학에 대해 쌓은 지식들을 바탕으로, 조금은 다른 분야로 넘어가서 학문에 대한 시각을 넓히고 새로운 실험 기술도 배우고 싶습니다. 제 성향이 시키는 일을 하거나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 보다는, 어떤 일에 대한 흥미와 필요성을 느꼈을 때 능동적으로 해내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회사에 취업하는 것 보다는 앞으로도 계속 연구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연구의 시작부터 마지막 논문 작성 단계까지 열정적으로 지도해주신 김재훈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타겟을 선정하거나 실험을 하는 데에 있어서 제가 하고 싶은 방향으로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존중해주시며, 전체적인 큰 그림을 잘 잡아주신 덕분에 좋은 논문이 완성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질량분석 실험을 도와주시고 여러 학회에서 발표할 기회를 주신 표준과학연구원 이진환박사님, 김용인박사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덕분에 질량분석을 비롯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과학적 견문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지치고 힘들 때마다 항상 저를 응원해준 고마운 친구들과 무한한 사랑으로 저를 믿고 지지해준 우리 가족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주변 사람들이 큰 힘이 되어준 덕분에 학위 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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