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University of Wisconsin School of Medicine and Public Health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인간 유두종바이러스로 불리는 Human Papillomavirus (HPV)는 DNA 유전체를 기반으로 하는 작은 바이러스입니다. 우리에겐 사마귀(wart)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70% 정도의 사람들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거나 감염될 가능성이 있지만, 대부분은 면역체계등에 의해 사라지거나 특별한 증상이 발현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130여종의 HPV 바이러스군에서 일부는 우리 신체의 여러 부분에서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고위험군(High Risk HPVs)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이런 HPV가 일으키는 암들은 전체 발생하는 암들중에 약 5%를 차지할 만큼, 의미있는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고위험군 HPVs 가 일으킬 수 있는 암들은 자궁경부암(99%의 환자에서 HPVs 검출), 인후두암(20-30%의 환자에서 HPVs 검출)과 이외의 생식기부위에서 악성종양 등으로 보고 되고 있습니다.
이런 HPV가 유발하는 질병들의 기작과 실제 치료와 연계된 기초 및 임상적 연구들이 오랫동안 진행되어 왔습니다. 이런 결과로, 2000년대 중반 이후 HPV 백신들이 상용화 되었으며, 진단 방법들(Pap test, HPV test)의 개발로 의료기술이 앞선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자궁경부암의 조기 진단 및 예방적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하여 이로 인한 사망률을 크게 낮추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는 HPV로 인해 일어나는 암의 발병이 지속되고 있기에, 관련 연구들도 계속 진행중이기도 합니다.
제 연구는 이런 고위험군 HPVs가 연관된 암들 중에서 HPV type 16 바이러스가 발현시키는 종양단백질(E6 and E7)의 발암 기작에 대해 연구를 해왔습니다. 최근에는 HPVs가 연관된 암들에서 발견되는 PIK3CA 유전자의 돌연변이의 발암과정에서의 역할과 이 부분을 억제함으로서 암을 치료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연구중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현재 미국 위스컨신주 주립대학의 Cancer biology Program이 있는 McArdle Laboratory For Cancer Research 라는 연구소의 Dr. Paul Lambert 연구실에서 연구를 수행중입니다. 1940년에 세워진 미국내 최초의 기초 암 연구센터인 McArdle Laboratory 는 76년째 암에 대한 기초연구를 진행함과 동시에 위스컨신주립대학 병원의 Department of Oncology 와 연계하여 활발한 기초 및 임상과 관련된 연구들을 협력하여 진행중입니다.
Dr. Paul Lambert는 약 30여년간 Human Papillomavirus분야에서 중요한 연구결과들을 지속적으로 발표하며, 연구를 수행중인 분이십니다. 주요 연구결과들로는 HPV가 발현시키는 종양단백질로 알려진 E5, E6 와 E7 등이 viral life cycle과 종양기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연구해 왔었습니다. 이런 연구들은 분자생물학적인 방법과 실헝동물 시스템을 이용하여 다양하게 진행되었고, 학계에 많은 논문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HPV와 연관된 종양들(자궁경부암, 인후두암, 항문암등)뿐만 아니라 관련 희귀질병관련에서도 연구를 하는 등의 늘 새로운 방향으로 참신하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과학자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현재는 쥐를 host 로 하는 mouse papillomavirus를 이용한 연구로 확장하여, 인간을 통해 연구하기 힘든 연구주제인 Papillomaviorus의 자연적 감염경로 및 면역체계와의 연관성 등을 연구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HPV와 관련된 많은 연구주제들로 연구를 진행중입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자부심이나 보람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학부시절부터 생각해 왔던 "암과 관련된 바이러스는 어떤 것일까?" 라는 궁금증을 가졌었습니다. 이후 석사과정, 박사과정, 박사후 과정인 현재까지 제가 그 때의 그런 궁금증과 관련된 연구들을 진행해 오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행운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행운과 함께, 몇몇 연구주제들을 수행했을 때, 처음 세웠던 가설 및 질문에 대해 알아보는 연구과정에서 나온 결과들 중에서 기존에 생각했던 것들 이외의 현상을 관찰하고, 그런 관찰된 것들이 비록 큰 영향을 주는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더라도, 제 논문의 전개와 토론을 좀 더 다양하고, 풍부하게 전개해 나갈 때가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수행할 때, '내가 연구를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는 가끔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여러분들의 지도교수님 뿐만 아니라 연구실의 동료, 소속 연구소의 동료, 같은 분야의 동료, 그리고, 여러분의 주변의 그 누군가와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봅니다.
이번 이메일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이전에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들의 인터뷰를 살펴보았습니다. 그 분들이 이미 조언을 주셨기에 중언부언일 수도 있겠지만,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의미에서 우선 꼽아봤습니다. 과학을 하는 데에서 소통의 문제는 많은 분들이 이미 조언하셨기에 더 언급하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만, 저는 추가적으로 여러분 주변과도 소통을 하고, 그 사회와 문화에 자신있게 다가서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합니다.
박사과정부터 박사후과정까지 아무리 빨리 끝내도 최소 8년여가 소요되고 (물론, 평균적으로 그 이상이 될 거라고 봅니다.), 박사후 과정만 외국에서 연구하신다고 해도 최소 3년 이상은 지내게 되실 겁니다. 열심히 연구를 수행하는데 일분일초가 부족할 수 있겠지만, 결국 외국 생활자체에 적응을 잘 하는 것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연구에 반영시킬 수 있는 환경이 될 거라고 생각해봅니다. 이 과정에서 기술적으로 필요한 것은 외국어능력이 포함되겠지만, 여러분 스스로가 해당 국가의 사회와 문화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 또한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에 발표된 연구결과는 HPV와 연계된 암들중에 항문암에서의 PIK3CA 유전자의 변이가 발암과정에 영향을 주는 지와 그로 인한 신호전달체계의 이상에 대해서 살펴보았는데,
현재 HPV과 관련되 인후두암과 자궁경부암에서의 발암기작에 대해 연구중이고, 어떤 유전자나 신호전달체계들이 추가로 연관되어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중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간혹 실험동물부터 챙겨야 하는 남편때문에 고생 많이 하는 아내 박샘에게 감사의 말을 우선 전하며, 부모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석사과정 시절부터 부족한 제가, 그 꿈을 이룰 수 있게 지도해주신 류왕식 교수님과 훌륭한 과학자를 넘어 한없이 사람 좋은 Paul Lambert, 그리고, 정말 많은 조직들을 다 보고 진단해 준 Kristina Matkowskyj 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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