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본 연구는 비만과 같은 과잉 영양 상태에서 유발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발생 과정에서 Rho-associated protein kinase (ROCK)/AMPK축 경로를 통해 ROCK-1이 핵심물질로 작용함을 여러 동물모델과 사람 조직에서 증명하였습니다. 이런 비만, 인슐린 저항성등과 연관된 비알콜성 지방간질환에 대해 활발한 연구가 오랜 전부터 이뤄지고 있으나, 세포내 조절인자와 실질적 치료에 대한 이해가 여전히 부족한 실정입니다. 즉, 아직도 이 분야에 많은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앞으로 연구해야 부분도 많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비만, 당뇨병과 같은 대사성 질환은 체내에서 다양한 여러 장기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조절되고 있기 때문에, 특정 세포에서의 실험을 통한 결과로만 결론 내리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conditional knockout 기술을 이용한 동물실험들이 더욱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실제로 이번 발표한 연구는 간에서 특이적으로 ROCK1이 결핍된 동물 모델을 이용하였는데, ROCK1을 전신에서 제거한 모델을 포함하여 지방, 간, 시상하부 등의 조직 특이 결손 모델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phenotype이 나타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어 이런 연구의 필요성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세포실험이나 일반 동물 실험들에 비해, 연구가자 원하는 동물 실험군을 얻기 위한 비용과 시간이 상당히 걸리는 문제가 있으나, 이미 만들어진 많은 타깃 유전자에 대한 동물 모델을 최근에는 비교적 쉽게 구입할 수 있으며, 또한 CRISPR 등의 최근 기술의 발달로 기존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빠르게 동물모델을 만들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연구와 관련하여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본 연구와 관련된 같은 ROCK1을 중추 쪽에서 결핍시킨 다른 동물모델을 처음 만들어 관찰하게 되었는데, 처음 몸무게를 재는 날(생후 4주)에 KO군이 WT군에 비해 체중이 증가되었던 것을 확인하는 순간 너무 기뻐 어쩔 줄 몰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본 연구는 미국 보스턴의 『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의 『Endocrinology, Diabetes and Metabolism』분과의 『Kim Lab(김영범 교수님)』에서 진행하였습니다. 우선 『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는 하버드 의과대학 연관병원 중 하나로 보스턴의 『Loogwood』라는 의료단지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Longwood』는 하버드 의과대학과 그 연관 병원들이 밀집되어 있는 하나의 큰 의료단지입니다. 의료계 쪽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석학들이 이곳에 어마하게 몰려 있어, 여러 컨퍼런스나 강의를 통해 그런 분들을 너무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기가 연구하던 중 다른 분야와 접목하고 싶은 부분이 있을 때, 조금만 고개를 돌려보면 그것을 연구하는 세계적 전문가가 바로 주위에 있어, 비교적 쉽게 공동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Kim Lab』에서는 주로 ROCK와 Apolipoprotein J(Apo J)라는 두 molecule을 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두 molecule과 관련된 여러 종류의 Conditional Knockout mouse model을 가지고 말초(peripheral)와 시상하부(central)쪽으로 인슐린 저항성, 당뇨병과 같은 대사성 질환의 메커니즘을 밝히는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ROCK관련하여서는 Top 저널에 이미 많은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Apo J에 관련하여서는 현재 활발이 연구가 진행 중이며, 여러 좋은 결과물 발표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내분비내과(당뇨병)을 전공하고 있는 임상의사로써 『Kim Lab』으로 연수를 가기 전 기초 실험에 관련해서는 초보자와 다름없었습니다. 실험실에선 초보자와 다름없던 저에게 한 번에 실험결과가 멋지게 나올 리 만무하여 반복적인 실험에 지칠 때도 많았지만, 실험의 가설과 오류를 검증하는 과정에 PI이신 김영범 교수님과 많은 토론을 했던 것이 개인적으로 가장 큰 자산으로 남은 것 같습니다. 웨스턴 밴드가 나자마자 궁금한 것을 바로 해결하려고 김영범 교수님 연구실 문을 두드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실제 환자를 보고 임상 연구를 할 때, 좀 더 거시적인 안목이 필요했다면, 기초 실험을 통해 한 분야, 한 부분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드는 집중력이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세웠던 가설대로 실험 결과 나오지 않았을 때의 좌절감과 거기에서 오류를 검증하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결론을 도출했을 때의 기쁨이 실험의 고단함을 잊을 수 있는 열매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우선 이 글을 보실 분들이 박사 학위 과정, 박사후과정 또는 임상의사로써 해외연수를 준비하고 계신 분들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지식들을 공유하고 배우려면 그 것을 받아 들이고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기본 전제조건이라 생각합니다. 즉, 영어에 대한 준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영어에 대한 준비가 소홀했던 것이 가장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그 곳 연구자들이 어마어마한 규모의 펀드를 따내어 우리보다 한층 앞서 있는 많은 연구들을 하고 있지만, 그 연구비를 획득하기 위해 또한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며, 연구비를 따내지 못하는 연구자들은 그 곳에서 짐을 싸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였습니다. NIH에 연구비를 신청하는 기간이 되면 김영범 교수님을 포함한 다른 하바드의 대가들도 밤 늦게까지 업무에 몰두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2016년 미국당뇨병학회에서 Banting metal(당뇨병 전공자에게 가장 영예로운 상)을 받으신 같은 분과의 Barbara Kahn이란 분도 60세가 넘은 나이에 불구하고 늦은 밤까지 연구실 불을 밝히며 연구에 몰두하는 것을 보며 큰 교훈을 받고 저 자신을 되돌아 보며 반성을 하였던 기억도 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한국에 돌아와서는 바쁜 임상 진료에 다시 돌아와 실험을 가까이 하기에 조금 힘든 환경에 처하게 되었지만, 여러 주위 분들의 도움으로 석사급 연구원 2명과 함께, 당뇨병 합병증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당뇨병성 콩팥병과 관련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데, 『Kim Lab』에서의 연구 경험을 토대로 신장조직 특이 유전자결핍 모델을 만들고 있으며, 그 모델로 실험을 진행할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앞으로 당뇨병 합병증과 관련하여 기초 연구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을 통해 임상의사로써 실제 임상에 가까운 연구 분야에서 역할을 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기초 실험에 문외한과 다름없던 저를 받아 중요한 실험들을 믿고 맡겨 주신 김영범 교수님께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 말씀 드립니다. 후학들을 위해 끊임없이 베풀어 주시고 늘 응원해 주신 김용기교수님, 부산대병원의 김인주 교수님 그리고 연수 기간 동안 고생해준 부산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님과 식구들께도 큰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Longwood 출근길에 우연히 만난 한국인 PhD친구들(RO1)과 많은 밤을 지새우며 나눈 우정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