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위 논문 내용 소개와 관련 분야의 동향을 간단히 설명
인간행동의 생물학적 동기를 밝히려는 연구들은 현재 functional MRI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의 출현으로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번 PLoS Biology에 발표된 제 연구는 동전의 양면과 같이 서로 상반된 것으로 보이지만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처벌"과 "보상"의 생물학적인 공통분모를 밝힌 연구라 할 수 있습니다. 보상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인간의 행동에 대한 이해는 이미 상당히 진척되어서 관련된 뇌 부위에 대한 많은 정보가 빠른 속도로 축적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medial orbitofrontal cortex (mOFC)는 금전적 보상을 수반하는 쾌감과 밀접한 관련을 보이는 뇌 부위로 알려져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부분이 손상된 환자들의 경우 논리적인 인지능력에는 문제가 없으나 실제 도박과 유사한 게임에서 금전적인 보상과 손실을 효율적으로 저울질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이번 저의 연구는 금전적 손실을 피할 때 나타나는 뇌 반응이 금전적 보상에 따른 쾌감에 반응하는 mOFC에서 유사하게 나타나는지를 알아 보기위해 고안되었습니다.
전체 16명의 칼텍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fMRI실험에서 각각의 피험자들은 MRI 기계 안에 누운 채로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반응 버튼을 사용하여 두 가지 시각자극들 중 하나를 선택하는 간단한 게임을 수행했습니다. 두 시각자극들 중 하나는 다른 자극보다 확률적으로 보다 많은 금전적 보상을 주거나 적은 금전적 손실을 주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그 다음 temporal difference model이라 불리는 현재 널리 알려진 계산 모형을 사용하여 각각의 피험자들로부터 얻어진 행동 결과에 기초한 뇌 반응을 예측하였고, 이 예측된 뇌 반응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뇌 부위를 다변량 통계적 분석방법을 사용하여 검색했습니다. 분석 결과 미리 예측했던 대로 mOFC의 활동이 금전적 보상뿐 아니라 금전적 손실을 성공적으로 피했을 때도 유사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의 활동은 또한 금전적 보상을 기대했으나 받지 못했을 경우 그리고 금전적 손실을 겪었을 경우 유사하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실험의 결과로서 저희는 mOFC에서의 활동이 본질적인 쾌감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 부분에서의 증가된 활동이 즐거운 결과를 가져다주는 행동을 지속시키는 것뿐 아니라 싫어하는 자극을 피하는 행동을 계속적으로 강화시키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또한 도박중독등과 같이 병적으로 위험스런 행동을 즐기는 사람들의 생물학적인 기제를 밝히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 논문을 내기까지의 과정과 어려움, 이겨낸 이야기, 관련된 재미난 에피소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역시 논문 제출 후 발표되기까지의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PLoS Biology는 관련 분야의 다른 저널들과 다르게 4명의 reviewer들에게 논문 심사를 의뢰합니다. 그중 2명에게서는 호의적인 심사를 받았지만 다른 2명은 제 논문의 결과를 그대로 믿지 못하고 여러 가지 다른 실험 및 분석 등을 요구했습니다. 결국 나머지 2명도 설득시키는데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들은 실제 실험과 분석과정보다 더 힘들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2. 소속기관 소개
제가 현재 소속되어 있는 Caltech Brain Imaging Center는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연구소지만 미국의 어느 곳에 견주어도 밀리지 않을 만큼 최첨단 설비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현재 제가 사용하고 있는 인간연구용 Siemens 3T magnet뿐 아니라 원숭이용 4.7T를 비롯해서 쥐 등과 같이 작은 동물들을 위해 갖추어진 작지만 훨씬 강력한 magnet들을 사용하는 동물연구들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이 연구소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연구원들의 배경은 심리학, 경제학, 정치학, 철학 등의 인문사회과학에서부터 신경생물학, 핵물리학, 의공학, 전자공학 등의 자연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특히 이곳에서는 각기 다른 연구실에 소속된 대학원생 또는 교수들이 함께 모여서 토론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마련하는 등 연구소 구성원들이 서로 자유롭게 공동연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문간 연계가 필수적인 인지신경과학분야에서 이렇게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연구자들 간의 자연스러운 융합이야말로 이 연구소를 이끌어 가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실험실에서의 연구생활 이야기
인간의 감정은 철저히 개인적인 것으로 간주되어 왔으며 오랫동안 과학적인 연구의 대상으로 고려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인지심리학과 사회심리학 분야에서 꾸준히 명맥을 유지해 온 인간정서에 관한 과학적 연구들은 최근에 개발된 neuroimaging기법들의 탄생과 더불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간의 행동에 정서가 미치는 역할에 대한 이해와 뇌과학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인문과학과 생물학이 연합되어 신경경제학(Neuroeconomics), 신경마케팅(Neuromarketing), 신경정치학(Neuropolitics) 등 매년 새로운 복합학문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불가능한 것으로만 여겨졌던 복잡한 인간 심리에 대한 생물학적 설명들이 하나둘씩 가능해지는 것을 보면서 즐거움을 느끼며 제 나름대로 새로운 학문적 변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과 유럽에서는 최근에 급속도로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이 합쳐지고 있습니다. 특정 자연현상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여러 가지 관점을 통해 관찰하는 태도는 이제는 필수라 할 수 있으며 다양한 관점을 지니기 위해서는 일찍부터 다양한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학문들의 흐름 속에서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5. 개인적인 바람과 앞으로 계획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에 긍지를 느끼면서 계속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6. 다른 하고 싶은 이야기
보잘것없는 제 논문을 많은 분들께 소개드릴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신 생물학 연구정보센터 관리자분들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Received for article July 10, 2006 |
관련 링크
연구자 키워드
연구자 ID
관련분야 연구자보기
소속기관 논문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
해당논문 저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