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세포의 물질대사와 ATP합성의 중심인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항상성(cellular homeostasis) 유지에 절대적인 세포소기관입니다.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체는 37개의 유전자만을 가지고 있고, 미토콘드리아 기능에 관여하는 대략 1000여개의 단백질들은 핵으로부터 이동(mitochondrion-to-nucleus gene transfer)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postdoctoral research fellow의 training을 받은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의 연구팀이, 새로운 종류의 '미토콘드리아 유래 펩타이드(Mitochondrial-derived peptide) MOTS-c'를 2015년에 발견하였습니다. MOTS-c는 호르몬처럼 작용하며, 마우스에게 주입할 경우 인슐린 감수성을 향상시키고 식이에 의한 비만을 예방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MOTS-c에 대한 후속연구를 고민하면서, MOTS-c가 대사적 항상성(metabolic homeostasis)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세포 소기관과 communication' 하지 않을까 생각하였습니다. 제가 세운 가설(hypothesis)이라 그것을 혼자 확인하는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 과정은 매우 힘들었습니다. MOTS-c가 일련의 대사적 스트레스(metabolic stress)에 반응하여 핵(nucleus)으로 이동함을 확신하였을 때 너무도 경이로웠고, 동시에 점점 혼란스러웠습니다. 이는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이 핵으로 이동하여 다른 독립적인 유전체인 핵을 조절한다는 세계적 첫 보고이기 때문에 부담감도 많았습니다. 3년동안 MOTS-c의 새로운 역할을 매일매일 꿈속에서도 탐구하며, 밤낮없이 연구에 매진하여 새로운 과학적 연구 결과를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연구를 진행한 곳은 미국 Los Angeles 에 위치한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USC), Davis School of Gerontology 입니다. Gerontology (노년학) 분야에 있어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대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국 노년학 석사 프로그램 1등, 미국 노년학 대학 6등에 오르며 생물, 의학, 심리학, 보건학, 통계학, 경영학 등 다양한 분야와 연계한 종합적인 노년학 연구활동을 하는 곳입니다.
매주 세계적인 노년학 학자들의 세미나 및 노년학에 대한 매우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활발히 열리며 노화 및 노인 의료, 노인 정책 등 노인문제 전반에 대한 지식을 축적할 수 있어 고령친화산업 및 건강 노화 전문가 양성에 특성화된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번 연구는 제가 세운 가정(hypothesis)를 확인하는 것에서 시작하였기에, 불안감과 불확실성과의 끊임없는 싸움이었습니다. 여러 다른 접근법으로 가설을 검증하며 그에 대한 확신이 들었지만, 끊임없이 의심을 놓치 않았습니다. 랩에 합류한지 3년만에, 저와 지도교수님을 저자로 한 two-author research paper를 투고(submission)하기까지 정말 쉼없이 달렸던 것 같습니다.
비록 미약하지만 제가 밝힌 새로운 범주의 연구결과가 앞으로의 과학지식의 발전에 아주 작게나마 영향을 미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과학자로서의 자부심이자 보람입니다. 또한 비자문제로 참여하지 못했지만 revision 실험을 잘 마무리하여 좋은 결실을 맺도록 이끌어주신 교수님과 동료들에게 매우 감사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 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간호학, 분자생물학, 그리고 생명정보학까지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쌓는 과정에서 참 많이도 좌절했습니다. 이러한 제 background는 남들과 다른 저만의 무기가 되기도 했지만, 동시에 양날의 검이 되어 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을 갖게도 했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제 꿈을 이루지 못했기에 가끔씩 불안하기도 하고, 자신이 초라할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믿으려 많이 노력합니다. 또한 제 자신의 역량을 믿으려 애씁니다. 슬퍼하고 좌절하되, 후회하고 포기하면 안됩니다.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장점을 찾으며, 부디 꿈을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가장 많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부분입니다. 독립적인 PI가 되기 위해 현실적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 말에 한국에 들어와, 비전임교원으로 재직중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연구를 독립적으로 하는 전임교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능한 빠른 시간에 새로운 곳에서, 미토콘드리아, 대사, 노화 및 퇴행성 신경질환을 연구하는 것이 간절한 소망이자 계획입니다.
6. 다시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병원 중환자실을 호기롭게 그만두고 기초의학연구를 막 시작했을 때, 제 꿈을 이루기 위해 이렇게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진 못했습니다. 점심을 거르며 일주일에 80시간 넘게 연구실에 있고, 일년 365일을 모두 연구실에서 지내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딱 두가지, 1) PI가 되기 위한 밑거름이라는 믿음과 2) 연구가 주는 즐거움, 이었습니다. 때론 주위를 둘러보지 않아서,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정말 죄송하단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서울대 명예교수이신 최명애 교수님, Institute for Systems Biology의 Nathan Price 교수님,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의 Pinchas Cohen 교수님, Changhan David Lee 교수님, 서울대 전주홍 교수님, 경희대 배현수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나의 가족들과, 특히 바쁘고 부족한 엄마를 이해하는 착한 딸 클로이에게 정말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