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 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 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개불은 우리에게 횟집에서 볼 수 있는 (어떤 분들께는 다소 징그러운) 음식으로 익숙할 것입니다. 하지만 개불은 식용 외에도 성체 시기에는 체절이 관찰되지 않는다는 형태학적으로 고유한 특징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충의 신경조직 발달과정과 같은 발생학적으로도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성체 개불의 몸에 체절이 관찰 되지 않았었기 때문에 독립된 동물문으로 간주 되었지만, 분자 생물학적 데이터의 축적을 통해 재평가하였을 때 체절을 가지고 있는 3가지 문 (phylum) 들 중 하나인 환형동물 (Annelida) 에 속하는 것으로 재분류 되었습니다.
개불의 초기 발생단계 전사체 분석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생물학적 질문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NGS 정보의 축적이 필요하였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개불의 다양한 초기 발생단계 전사체 분석을 진행하기 위해, 개불을 직접 인공수정 및 배양하여 14단계의 초기 발생 단계를 확립하였고 RNA 시퀀싱 및 전사체 분석을 수행하였습니다.
그 결과로 초기 발생 단계에 발현하는 유전자 20,305 개의 서열과 발현 값 그리고 코딩하고 있는 단백질의 정보를 확립하였습니다. 14 발생단계의 전체적인 유전자 발현 값을 주성분 분석을 통해 비교 하였을 때 3가지의 주요한 패턴을 보였습니다. 추가 분석에서는 샘플별로 유의미하게 발현 값의 차이가 나는 유전자 12,705개를 확인하였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불의 발생 단계에 대한 전체적인 유전자 발현 및 조절 네트워크를 이해 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고,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추후 발생 단계별 특이적인 유전자의 기능과 체절 형성에 대한 연구 등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이번 연구를 수행 하면서, 유전체 정보가 없는 생물의 de novo transcriptome 분석을 위해 수많은 논문들과 bioinformatics tool들을 조사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분석 단계별로 수십 가지의 tool들이 존재하였고, 각 단계에서 어떤 tool을 사용하는 것이 우리의 데이터에 적합할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의 tool들의 조합을 시도해보면서 분석과정의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우리의 data에 맞는 최적의 분석 흐름도를 찾게 되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제가 속해 있는 전남대학교 생명과학기술학부 시스템생물학 연구실은 박춘구 교수님의 지도아래 컴퓨터를 활용한 비교유전체학, 분자진화학 및 Omics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하나의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주제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실험 또한 병행하여 깊이 있는 생물학적 질문들에 대해 접근하고 있습니다.
연구실 홈페이지 :
http://www.compsysbio.re.kr/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생물정보학 관련 연구를 하기 위해 생물학과 전산학 모두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버겁기도 하고 속도가 느려서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전산학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던 저에게 교수님께서 부전공을 추천해 주셨고 연구실 멤버들이 많은 도움을 주어 잘 헤쳐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지금은 이쪽 분야 관련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꾸준하게 배우고 훈련하여 좋은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연구는 항상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꾸준히 즐기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그러한 태도를 가지기 위해서는 현재 자신이 하고 있거나 하고 싶은 분야에 대한 신중한 고민이 필요할 것입니다. 생물정보학 관련 분야로 진학을 위해서는 생물학뿐만 아니라 방대한 데이터를 다루고 처리할 수 있는 전산 관련 공부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컴퓨터를 다루어야 하는 게 복잡하고 어려워 보였지만 두려움보다는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 보니 정말 매력 있는 분야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순간에 모든 것이 해결되는 일은 극히 드물기 때문에 천천히 한 계단씩 오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꾸준히 자신이 즐거워하는 연구를 하신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지금의 대학원 과정 동안 여러 분야의 연구자분들과 협업을 통해 저의 시야를 넓히고 연구 분야를 확장 시키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지금까지 많은 조언과 격려를 통해 연구의 재미를 알게 해주신 저의 지도교수님이자 멘토이신 박춘구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논문 준비하면서 자기 일인 것처럼 도움을 주신 연구실 멤버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하신 모든 분께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아무것도 몰랐던 학부생이었던 저에게 연구실을 소개해주시고 기회를 주신 정영희 교수님께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항상 믿고 기도해주시는 우리 가족 고맙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