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Mechanobiology 는 세포나 조직들이 기계적(물리적)인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연구하는 학문분야입니다. 생체내 거의 모든 세포는 압력, 인장력, 전단응력, 중력, 생체 유동 등의 다양한 기계적자극을 받습니다. 이 자극에 의한 신호가 세포 내의 여러 단백질/효소들의 활성/비활성으로 이어져 세포의 기능을 민감하게 조절하고 항상성을 유지합니다.
최근 Mechanobiology 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암의 발달과 전이되는 과정들이 기계적(물리적) 자극에 의해 조절된다는 연구결과, 줄기세포의 분화 현상 또한 기계적인 환경 변화가 주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연구결과, 기계적 자극에 의한 신호전달현상이 질병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는 연구결과 등이 보고 됩니다.
본 연구에서는 세포 표면에서 무엇이 (Mechnosensor) 물리적 자극을 감지하고, 세포 내로 신호가 어떻게 전달되는지 (Mechanotransduction)를 살펴보았습니다. 보다 정확한 기계적(물리적)인 자극의 강도를 조절하고, 고해상도 형광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얻기 위하여, 융합 광유체시스템 (Optofluidic system: 미세유체유동 (Microfluidics), 이미징 및 분석 기술 융합) 를 개발하고 이용하였습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여, 세포가 기계적인 자극 (Compressive stress)이 가해졌을때, 특정 막단백질이 이를 인지하고, 활성화 효소(Pkc1/Mpk1 MAPK signalling pathway)와 칼슘 관련 신호전달기전을 통해 반응하고, 그 결과 세포 주기가 지연되고, 세포골격(Actin Cytoskeleton)의 구조 변화를 일으켜 세포의 방향성 (cell polarity)를 잃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본 연구는, 세포에 가해지는 기계적 자극을 정밀하게 제어할수 있는 실험적 플랫폼(Optofluidics)을 개발하였다는 점과, 기계적(물리적) 자극 (Mechanical compression)에 반응/발현하는 (본 연구결과와 관계깊은) 단백질(FMN2, ERK5 등)이 암전이(metastasis, EMT: epithelial-to-mesenchymal transition (EMT))현상과 밀접하다는 점 등이 중요 결과 입니다.
한가지 에피소드는, 논문을 제출하고 받은 리뷰에서, 본 논문과 유사한 제출받은 논문원고가 있으니 함께 연속으로 출간하는 것을 제안 받은 것입니다. 그 유사한 논문의 초고와 최종본을 비교하였을때, 본 연구에서 발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그쪽 연구논문에서 추가로 재현실험과 다양한 응용실험을 진행한 것을 확인할수 있었습니다. 본 연구에서 발견한 결과를 다른 곳에서 확인하고, 그 연구팀에서 진행하는 연구를 보다 풍성하게 할수 있어서 약간은 뿌듯하고 감사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본 연구는, 제가 소속한 했던 스위스 연방공대 (ETH Zurich) Core facility 인 현미경 연구센터 (ScopeM: Scientific Center for Optical and Eletron Microscope)와 생화학과 (Institute of Biochemistry)을 중심으로 수행되었습니다. 이 현미경 연구센터에서는 다양한 최첨단 광학/전자 현미경 장비(two photon, TIRF, Super-resolution microscope, High-resolution TEM, cryoTEM 등)을 보유하고 도전적인 다양한 연구을 지원하고, 새로운 기술들을 개발/연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이 현미경 연구센터에서 광유체연구부서 (Optofluidics unit)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저희 부서는 Nano/Microfluidics 등의 유체역학 기술을, 현미경 및 광학 시스템에 접목시켜, 다양한 실험 플랫폼을 개발하고, 단일세포 신호전달, 단백질 간 상호 관계, sub-millisecond 단백질 구조변화 가시화, 노화, 액적, 연성물질, 유변학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TH Zurich 는 우수한 연구인력, 최첨단 기술 장비와 숙련된 스탭 (Technician, Administrative), 활발한 토론 문화 등을 갖추고 있어, 연구에 집중하고 좋은 연구를 할수 있는, 연구자들에게 매력적인 곳입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맡고 있는 분야와 참여하고 있는 연구 특성상, (넓은 의미의) 학제간 연구활동을 합니다. 전공인 화학공학(유변학, 이동현상, 유체역학, 연성물질 등)을 바탕으로 광학기술을 접목시켜, 생명과학 관련 공동 연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각기 다른 전공을 가진 사람들이 만났을때, 공학을 전공한 사람과 생명과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만났을때, 서로가 어떻게 과제, 연구 가설을 설정하고, 어떻게 연구를 접근/진행하는가를 보게되고 이에 따른 각각의 비슷한점/차이점 그리고 다학제간 연구의 장/단점을 보게 됩니다. 가장 큰 장점은 서로가 가지지 못한 기술/아이디어를 보완해서, 문제를 새롭고 창의적으로 규정하고 해결할수 있는 점입니다. 이때 공학 팀은 여러 경우에 새로운 기술을 독창적으로 개발하고 싶어합니다. 반면 생명과학팀은 기존에 출간된 논문에 나온 알려진 proof-of-concept 기술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쉽고, 견고하게(Robust) 개량해주기를 공학 팀에 바라는 경우가 상당수 있습니다. 저는 감사하게도, 본 연구에 참석한 연구자들이 서로 간에 충분히 의견교환을 교환하고, 의미 있는 공동의 과제 설정를 하여, 학제간 공동연구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본 연구를 진행하면서, 한 학생과 제 스스로가 성장하는 과정을 보았습니다. 독일에서 공부하던 네팔학생이, 학사과정 실습을 위해 연구실에 와서(2012년), 짧은 수개월 기간 동안 함께 열심히 실험을 해서 초기 결과를 얻고, 관련연구를 이 곳 스위스에서 계속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학생이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제가 과제를 지원하여 선정되었고 이 학생이 박사과정에 진학하여 연구를 진행할수 있었습니다. 학생이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좌충우돌 실수를 하면서도), 도전적으로 실험과 연구 방법을 배워(예: 생물학을 전공한 학생이 디바이스 제작을 위해 반도체공정을 배우고), 마침내 새로운 생물학적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실험을 디자인하고 앞으로 연구 방향까지 제시하며 성장할때, 큰 보람과 연구자로서 동료의식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 논문을 온라인 상으로 제출 하는 과정에서, 학생이 떨리는 마음과 약간의 격앙된 모습으로 제출 과정을 하나하나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모습을 바라 보았을때, 그리고 리뷰 과정 속에 사소해보이는 것까지 물어보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박사과정에 있었을때 이와 같은 열정과 집요함, 도전 정신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많은 도전이 되었습니다. 여담으로 학생이 제가 하는 생각과 연구패턴, 버릇(?) 등을 닮아가는것 같아 때때로 당황스럽기도 하고,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스위스에 있으면서, ETH Zurich 등 스위스 대학에 유학, 포닥을 준비하는 분들의 연락을 종종 받습니다. 또한 가끔은 우리나라 분들이 인터뷰하는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제가 몇몇 사례들을 보면서 본 바로는,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분들이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경우에, 스카이프 인터뷰 혹은 스위스에 초대되어 연구 발표 인터뷰를 하고, 해당되는 연구실에 연구자들과 1:1로 직접 이야기하며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합니다. 이때, 적극적이며 진취적으로 임하며, 각 연구자들에 연구에 대한 얼마나 이해하고 생각들을 나누는가 중요한것 같습니다. ETH Zurich 경우는 수십개국이 넘는 다양한 사람들이 연구하기에, 기본적으로 영어로 소통합니다. 물론 유럽, 아시아 등에서 온 사람들 중 영어권이 아니기에 영어를 다 잘하는 건 아니지만,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면 좋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와 스위스 간에 크고 작은 공동 연구 과제, 그리고 스위스 대사관, 자원하고자 하는 학교 내 펀딩, 유럽 내에 펀딩 등을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준비하는 과정을 가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유학이나 포닥을 오시기 전에 미리미리 가고 싶은 연구실을 알아보고, 신중히 준비해서 공동연구나 연락을 취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궁금한 것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연락 주시면, 가능하고 아는 만큼 정보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현재 ETH Zurich 내 현미경 연구센터에서 광유체연구부서 (Optofluidics unit)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최근에 신설되어, 연구 장비와 과제 관련한 펀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Raman microscopy, Quantitative Phage Imaging, dynamic sample preparation for cryoEM 등 현미경 기술들을 유체기술과 융합하여 다양한 생명과학/공학 과제를 수행하고, 또한 더욱 발전 시키려고 합니다. 함께 일할 수 있는 좋은 연구자들을, 저를 필요로 하고 또 도움을 주고 받을있는 연구자들을 더욱 알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본 논문 관련해서는, 연구에서 알게된 사실들을 확장해서, 기계적자극 신호전달에 관련 단백질/효소,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 등이 암세포 전이 현상에 어떤 메카니즘을 가지고 상호간에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는지 연구하기 위하여, 생체 모사 유체 시스템을 개발하고, 세포생물학, 생화학 등의 다학제 연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잠시나마 돌아볼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지식이 부족한 것에 대한 두려움, 남이 이 연구 그리고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시선을 의식할때가 종종 있습니다. 모르면 모른다고 이야기할수 있고, 하나하나 배워가고 알아가는 즐거움을 통해 연구하면서, 생명의 질서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나눌수 있으면 합니다. 겸손하고, 지혜롭고, 열려있고, 한결같은 연구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논문을 시작하고 마무리할 때까지 도움을 주신 저자를 포함한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연구 초기기술 개발에 참여했던 전누리 교수님 방 연구원들 (전누리 교수님, 오수정 박사님, 류현혈 박사님, 박재우 박사님, 정민환 박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연구 과제를 공학적인 면을 중심으로 제안 했을때, 생명과학적 의미를 더 하게 하고, 함께 과제를 인도했던 Matthias Peter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거의 매일 마다 커피/식사를 함께하며, 즐겁고 자유롭게 연구와 삶을 나누는 동료, Reinhard Dechant 박사에게 감사드립니다. 또한 크고작은 디바이스, 장비, 시설 관련해서 문제가 생겼을때 해결해주는 Technical staff 인 Anton (Toni) 와 Daniel 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연구 진행이 어려울때 마다 옆에서 힘을 주었던 KBS 모임 사람들과 한국에 있는 가족들께 감사드리며, 그리고 스위스에서 함께 동행하며 지원해주는 아내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