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우리 몸의 단백질은 생성후 세포의 quality control system에 의하여 제대로 된 단백질인지를 검사받게 됩니다. 세포막 단백을 비롯한 ER 에서 합성되는 분비단백은 잘못된 단백이라고 판단되면 ERAD(ER-associated degradation)라고 불리는 장치에 의하여 분해되게 됩니다. 그런데 분비단백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게되면 많은 경우 단백이 ERAD에 의하여 분해되면서 기능을 상실하고 여러 유전병을 유발하게 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낭포성섬유증을 일으키는 DF508 CFTR 유전자 변이입니다.
저는 이번 논문에서 세포내 소기관 특히 골지체를 알칼리화하면 ERAD를 억제할 수 있고, 따라서 DF508 CFTR 변이 단백도 세포막으로 이동하여 기능을 함으로써 유전질환을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이번 결과는 비단 낭포성섬유증 뿐 아니라 변이 단백에 의한 여러질환, 예를들어 alpha1-antitrypsin 결핍증이나 Dubin-Johnson증후군등 많은 질환에 그 결과가 응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세포막 수송단백의 유전적 결함에 의하여 약물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응용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 논문을 내기까지의 과정과 어려움, 이겨낸 이야기, 관련된 재미난 에피소드
사실 본 실험을 하게 된 것은 우연한 사건 때문이었습니다. 4년 전쯤에 저는 세포내 pH 조절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Cl-/HCO3- exchanger에 대해 실험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CO2 incubator가 고장 나서 뜻하지 않게 세포가 2~3 % CO2 농도 (원래 5%)에서 몇 일간 자라게 되었고, 실험 결과가 이상하게 나왔습니다. 그 결과를 제 지도 교수님이신 이민구 교수님과 검토하던 중 ΔF508-CFTR을 발현하는 세포에서 CFTR의 기능이 약간 회복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CO2 농도가 낮아지면 배양액의 pH가 알칼리화 되기 때문에 여기에 착안하여 본 실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튼 우연한 세포 배양기의 고장이 저에게는 행운을 가져다 준 것 같습니다.
2. 현재 소속기관, 연구실 소개
저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민구 교수님 실험실에서 박사과정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상피세포에 존재하는 수송단백, 수용체 및 연결단백의 역할과 작용기전에 대한 연구와 ABC 수송단백 (CFTR, MDR, MRP 등)의 유전변이와 약물 수송과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이민구 교수님을 주축으로 박사과정 2명, 통합과정 2명, 석사과정 3명, 연구원 1명이 위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실험실은 ‘약물수송체 유전체 중점연구센터’로 선정되어 한국인의 MDR, MRP 수송체에 존재하는 SNP(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발굴을 통해 한국인의 약물 수송단백 유전체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한국인에 가장 적합한 약물 요법 즉 맞춤약의 확립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Patch clamp technique, Ussing chamber, Spectroflurometer, confocal microscope 및 다양한 분자생리생물학적 실험방법을 통해 상피세포에서 상피세포 분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송단백, 수용체 그리고 연결단백의 세포내 기능과 작용기전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3. 실험실에서의 연구생활 이야기
제가 처음 실험실에 왔을 때에는 이민구 교수님께서 한국에 들어오신지 얼마 안 된 때라 연구비도 많지 않고 실험 기자재도 부족해서 지금보다 실험하는데 훨씬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었고, 많은 것을 새로 시작해야 했기 때문에 늘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설치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때가 가장 보람 있었고 새로운 것을 해냈다는 성취감이 제일 높았던 때인 것 같습니다. 지금은 실험실도 많이 커져서 보다 쉽게 실험을 할 수 있지만, 가끔 그 때의 초심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학부 때 다양한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정해서 대학원생활을 하게 되면 자신의 전공분야가 적성에 맞는지? 앞으로의 전망은 좋을지? 등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일단 자신이 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5. 개인적인 바람과 앞으로 계획
학부 때 가장 싫어했던 과목은 생리학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지금 저는 세포 생리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대학원에 와서 얻은 것 중 하나는 생리학이 이렇게 재미있는 학문이었나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저는 생리학을 기본으로 해서 다른 생명 관련 분야에서 연구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6. 다른 하고 싶은 이야기
지금까지 저를 잘 지도해주신 이민구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그리고 기쁠 때나 힘들 때나 늘 함께해준 실험실 식구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늘 저에게 힘이 되어주시는 부모님과 제게 기쁨을 주는 예쁜 딸 다현이 그리고 사랑하는 부인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Received for article December 20, 2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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