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CRISPR-Cas 시스템을 이용한 유전체 교정 (genome editing) 기술은 2012년 처음 CRISPR-Cas9을 이용한 유전체 교정이 가능하다는 보고가 나온 이래로 불과 5년 사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이러한 CRISPR-Cas nuclease 들은 1) target cleavage site를 guide RNA-DNA hybridization을 통해 찾아내기 때문에 protein-DNA binding에 의존하는 이전 세대 ZFN, TALEN등에 비해 specificity 가 높고, 2) 이러한 높은 specificity를 이용해 이를 biomarker, biocensor로 활용하거나 혹은 다른 단백질과의 조합을 통해 gene regulation 등을 조절할 수 있는 등 응용 가능성 또한 다양하며, 3) 결정적으로 사용법도 쉬운 편이라 매우 빠른 속도로 기술이 보급될 수 있었습니다.
Cas9을 이용한 유전체 교정이 가능하다는 것이 알려진 후, on-target site 이외에도 guide RNA에 몇 개의 mismatch가 있는 경우에도 cleavage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 또한 함께 알려졌습니다. 즉 원하는 on-target이외에도 off-target site에 cleavage가 생길 수 있으므로, 1) 이러한 off-target 효과를 줄이기 위해서는 potential off-target이 적은 guide RNA를 잘 고르는 것이 중요해졌으며, 2) 유전체 교정 후 실제 off-target을 검증하는 것 또한 중요해졌습니다. 이에 저는 현 한양대학교 배상수 교수님과 함께 http://www.rgenome.net/ 이라는 웹 사이트를 만들었고 (현재 IBS 유전체교정연구단 및 한양대학교 분자유전체교정연구실에서 운영을 맡고 있음), 현재 이 사이트를 통해 좋은 guide RNA를 고를 수 있도록 하며, 또한 off-target 효과를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가지 in silico 방법들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논문은 CRISPR-Cas 시스템을 이용해 유전체 교정을 시도한 후 발생한 off-target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도구인 Digenome-seq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한 것으로, 최신 웹 표준 기술을 사용하여 원격지 서버를 사용하지 않고 모든 분석을 직접 웹 브라우저 상에서 마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 방식은 서버와의 통신을 하지 않으므로 데이터 업로드/다운로드를 하지 않아도 되며, 환자를 직접 특정할 수 있는 민감한 데이터를 외부로 반출하지 않으므로 data privacy 및 security 문제에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웹 표준을 준수하기에 platform에 구애받지 않으며, 웹 브라우저 외에 다른 어떤 설치 프로그램이나 플러그인 또한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어디서든 쉽게 분석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최근 중국과 미국에서 유전체 교정 기술을 이용한 therapy를 인체에 직접 시도하려고 하는 등 여러 과감한 접근이 늘어감에 따라 CRISPR-Cas 시스템의 정밀성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으며, 따라서 off-target의 정밀한 검증 또한 갈수록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배경 하에 bioinformatics에 background가 전혀 없는 사람도 Digenome-seq을 이용한 쉽고 빠른 검증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platform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가 외부 연구원으로써 잠시동안 함께 일을 했던 IBS 유전체교정연구단은 좋은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좋은 연구 결과를 꾸준히 내고 있습니다. 유학을 떠나기 전 잠시 있었던 한양대학교 화학부 배상수 교수님 연구실 또한 신생 연구실이지만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과 연구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앞으로도 크고 좋은 연구 성과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곳입니다. 본 연구는 제가 현재 있는 독일 암 연구소 (DKFZ) 내 Division of theoretical bioinformatics (eilslabs; http://eilslabs.de) 와 공동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7개 research group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각 임상 이미지 분석, 유전체학, 종양학, 데이터 처리, 이미징, 합성생물학, 시스템생물학 등 서로 조금씩 다른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고 ICGC (International Cancer Genome Consortium), TCGA (The Cancer Genome Atlas) 등 여러 국제 컨소시움 및 프로젝트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처음에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현 한양대 배상수 교수님이 포닥 시절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을 찾다가 연구실 후배였던 저와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당시에 제가 딱히 생물정보학을 전공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던 것도 아니었고, 몇몇 주변 교수님들께서도 컴퓨터 분석만으로 연구를 하고 논문을 낸다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바라보시던 때라 주눅들기도 하고 힘든 때도 있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그 시절을 되돌아보면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그 때 그 기회를 잡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일로 시작해서 RGEN Tools 홈페이지를 만들게 되었고, 지금도 제가 열심히 공을 들여 만든 페이지, 툴 하나하나를 볼때마다 제가 이 분야에 작지만 나름 기여를 한 것 같아 작은 보람을 느낍니다. 이 모든 것이 그 작은 기회를 잡을 수 있었기에 일어날 수 있었던 일입니다.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제 삶에 그런 기회가 왔었는데 그 때는 잘 몰랐지만 알고 보니 그것이 정말 큰 기회였다는 것입니다. 혹시 지금 연구하시다가 주변의 시선에 주눅들고 계신다 해도 그 과정과 결과에 즐거움이 있다면 본인의 소신대로 쭉 밀고 나가 보는 것도 좋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독일로 박사 유학을 나오게 되면 1) 등록금이 없고 2) 일을 하는 경우 비교적 높은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3) 여러가지 사회적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고 4) 영미권 유학에 비해 영어 점수 기준이 낮은 편이라 부담이 적습니다. 큰 도시권으로 가시면 영어가 곧잘 통하는 편이며 독일어를 전혀 못해도 생활하거나 연구하는데 크게 지장이 없습니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막스 플랑크 연구소뿐만 아니라 저희 DKFZ가 소속된 헬름홀츠 연구소 연합에도 또한 좋은 연구소들이 많이 있고 세계적인 연구 또한 많이 이루어지고 있어, 해외 유학 경험을 해 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을 드립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이외에도 연구하고 있는 암세포 전유전체서열분석 연구 및 단일세포서열분석 연구 또한 활발히 진행 중이며 논문을 준비하는 중입니다. 현재는 복잡한 암의 heterogeneity에 관심이 많고 또 연구해볼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많이 부족한 저에게 능력과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학부 석사과정 뒷바라지하느라 고생하신 부모님 그리고 응원해준 가족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오래 쭉 함께할 저의 연구 파트너 배상수 교수님, 공동 교신 IBS 김진수 교수님, 현재 연구실에서 저를 잘 지도해 주시는 Roland Eils 교수님 및 Matthias Schlesner 박사님, 그리고 흔쾌히 자신의 자바스크립트 라이브러리를 제공해 준 동료 Liam Childs 박사님 그리고 테스트 및 피드백에 성실히 응해주신 IBS 김상태 박사님, 김대식 박사님, 김성현 님, 그리고 한양대 황규호 님 모두 감사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제 연구를 알릴 수 있도록 해 주신 BRIC관계자분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