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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이준구(June-Koo Lee) 저자 이메일 보기
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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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nal History and Genetic Predictors of Transformation Into Small-Cell Carcinomas From Lung Adenocarcinomas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이 논문은 제 박사과정 주제였던 연구였고, 긴 고민의 결과물이었습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게 되어 기쁘고,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합니다.

연구의 시작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11년, 내과 3년차 전공의였던 저는 처음으로 분과 최대 학회인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미팅에 참석했고, 여기서 여러 발표를 듣던 중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연구진의 발표를 통해 EGFR 억제제를 사용하는 폐선암 환자 중 일부는 소세포폐암으로의 형태전환을 통해 약제 내성을 띰을 알게 되었습니다. 폐선암과 소세포폐암은 동일하게 폐에서 기원하는 종양이지만, 그 기원 세포가 다르다고 알려져 있는 바, 어떻게 치료 중에 이와 같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지, 정말 이들이 같은 클론으로부터 출발한 것이 맞는지 등에 대해 많은 의문점을 품고 돌아왔습니다.

이후로 저는 전공의 생활을 마치고 KAIST 의과학대학원으로 진학하였고, 이 현상에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았습니다. 처음엔 매우 간단한 가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소세포폐암은 거의 100% 에서 TP53 과 RB1, 두 대표적인 종양억제유전자의 완전한 불활성화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는데 반해, 폐선암의 경우 RB1 돌연변이는 5% 미만으로 드물고, TP53 의 돌연변이는 약 반수에서 존재하기 때문에, TP53 돌연변이를 가진 폐선암에서 RB1 돌연변이가 생기면 소세포폐암으로 전환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가설이었습니다. 이에, 2014년 중반부터 CRISPR 와 siRNA 를 가지고 다양한 EGFR 돌연변이 폐암세포주에서 RB1 을 knock-out 혹은 knock-down 하는 실험들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CRISPR 를 능숙하게 사용할 줄 아는 동료가 없었기 때문에, 논문을 보면서 늦은 시간까지 실험 조건을 잡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하지만, 호기롭게 시작했던 실험은 반복되는 실패만을 가져왔습니다. RB1 이 complete knockout 되어도 세포의 표현형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고, 여기에 TP53 을 추가로 knockout 하고, 또 다른 하나의 퍼즐로 생각했던 PIK3CA E545K mutation 을 더하여 knock-in 하여도 세포의 모양, 면역표현형 마커의 변화는 전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실험은 완벽하게 working 하고 있었고, 무수히 많은 약제들을 테스트해 보고, 배양 조건을 바꾸고, 면역결핍마우스 이식 모델까지 시도해 보았지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로 1년 반 이상이 지나갔습니다.

이러한 와중에 서울대병원 김태민 교수님의 도움으로 소세포폐암으로의 형태전환 현상을 경험한 환자들의 종양 조직을 이용해 연구를 진행할 있었습니다. 환자의 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매우 전형적인 임상 경과를 보여 온 환자들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얻은 조직을 기증 받은 귀중한 자료였습니다. 저는 이들 종양검체들의 진화 과정을 재구성해 보고자 전장유전체분석을 수행했고, 이 즈음에 영국에서 주영석 교수께서 마침 귀국하여 그의 지도 하에 분석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는 놀랍게도, 시퀀싱한 모든 환자마다 처음 폐선암의 단계부터 RB1 과 TP53 이 완전히 불활성화되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독립된 코호트에서 병리검사를 통해 검증하였고, 소세포폐암으로 전환된 환자들은 대다수에서 진단 당시부터 RB1 과 TP53 이 불활성화되어 있으며, 이를 미리 검사함으로써 치료 중 소세포폐암으로의 전환을 매우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세포폐암으로 형태전환되는 근본적인 기전을 밝히지는 못했지만, 진료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었던 경험이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사과정을 통해 이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2013년 처음 대전을 향하던 저는 임상 연구를 하는 의사로서의 성향이 매우 강했습니다. 임상시험이 가장 중요한 연구의 방법론이었고, 치료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연구에 대해서는 마음 어딘가에 배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엔, Nature Medicine 을 읽으면서 도무지 이 저널이 왜 Medicine 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전공의 수련 기간만큼이나 햇수로 길었던 KAIST 의과학대학원에서의 4년이 저를 많이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제는 질병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은 질병의 기전을 이해하는 것이고, 아무리 당장 인체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연구라도, 그로부터 의학의 진보가 이뤄진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준 KAIST 와 의과학대학원 여러 교수님들께 감사하는 마음이 큽니다.

저는 의과학대학원의 종양유전체학실험실에서 주영석 교수님의 지도를 받았습니다. 주교수님은 제 의대 1년 선배이고, 제가 임상 수련을 받는 동안 출판된 그의 탁월한 논문들을 보면서 한 번 같이 일해 보고 싶은 마음을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마침 제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KAIST 에 부임을 하였고, 바로 이 프로젝트에 대해 의기투합할 수 있었습니다. Human genetics 에 기초한 깊이 있는 유전체에 대한 이해와, 세계 최고의 종양학자인 Mike Stratton 의 혜안을 본인의 것으로 체화한 그의 관점을 옆에서 보고 배운 것은 최고의 기쁨이었습니다.

아울러, 이번 연구의 성취는 EGFR 억제제를 사용한 환자들을 진료실에서 주도면밀하게 관찰하시면서, 이들에 있어 최선의 치료가 무엇일지 치열하게 고민해 오신 서울대학교병원 김태민 교수님의 노력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이행연구 (translational research) 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병원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한데, 이번 연구는 이 부분에서 큰 힘을 얻었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종양내과는 국제적 임상시험의 결집지이며, 특히 제가 배워 온 폐암 분야는 세계 최고의 논문들을 매년 출판해 내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의사로서, 과학자로서 제가 가진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추구해 가고 있습니다. 전공의 초반에는, 교수님이나 다른 분들이 주시는 주제를 가지고 연구를 시작하는 단계가 있었습니다만, 이러한 일이 반복되다 보니 온갖 서로 다른 주제들이 제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고, 전공의 3년차 말 무렵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면서 제 관심사를 위주로 연구를 바꿔 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추구를 시작한지 약 5년여가 흘렀고, 스스로 기쁘게 여기는 것은, 제가 진료실에서 얻은 궁금증에 대해 하나씩 답을 얻어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폐암을 연구해 왔고, 표적치료제의 황금기에 전공의 생활을 한 연유로, 늘 표적-약제-내성 관계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해 왔습니다. 이 분야에서 늘 제가 하고 싶은 연구들을 앞서서 수행하시고 출판하시는 여러 마음의 스승들이 계셨는데, 특히 MGH 제프리 엥겔만 교수님 (현 노바티스생의학연구소) 이 그러한 분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의 연구는 늘 제 관심사를 앞서 갔고, 무엇 하나라도 이 분보다 앞서서 밝혀 내고자 하는 마음이 이번 연구의 중요한 동력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CRISPR 실험을 통해 RB1/TP53 double knockout 상황에서 아무런 표현형의 변화도 없음을 확인하고 있던 2015년 초, 엥겔만 랩에서 소세포폐암으로의 전환이 일어난 모든 환자에서 RB1 의 불활성화가 이뤄져 있음을 보인 논문을 출판했습니다. 이번에도 또 늦었구나, 생각하던 중 논문을 꼼꼼하게 읽어 보니, 이들도 저와 비슷한 shRNA 실험을 통해 표현형 전환을 시도했지만 실패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논문에서 유전체적 접근이 취약했음을 발견하면서 시퀀싱을 시도했고, 그 결과 처음으로 그들보다 앞선 연구 결과를 보고할 수 있었습니다. 암이나 유전체와 같이 "Red Ocean" 인 분야에서는 이처럼 한발 늦는 일이 매우 흔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해당 연구를 그만 두어야 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연구는 타 그룹의 연구가 가진 맹점을 파고들어 새로운 지식을 발견했던 좋은 경험으로 남습니다.

아울러, Science 올해 첫호에는 미국의 두 그룹에서 전립선암 세포주와 마우스 모델을 이용해서 기존의 선암 조직에서 RB1, TP53 을 knockout 하면 신경내분비종양으로 transdifferentiation 을 하게 됨을 증명한 논문이 실렸습니다. 제가 폐암에서 디자인했던 실험과 정확히 같은 디자인입니다. 폐암에서는 실패하였는데 왜 전립선암에서는 성공하였는지, 앞으로 풀어 갈 숙제인 것 같습니다. 동일한 유전자 이상이 존재하더라도, 서로 다른 세포와 조직의 맥락 하에서라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음을 절감했던 기억입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연구에 뜻이 있고, 학자로서의 깊이를 추구하고자 하는 전공의 선생님들께 KAIST 의과학대학원에 관심을 가져 보시기를 권합니다. 장점은 앞서 많이 소개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초과학 연구는 전공의들이 주로 수행하는 부류의 임상 연구만큼 단기에 결과물을 얻기 어려우며, 많은 노력과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많은 후배들에게 이곳을 추천했고, 실제로 많은 후배들이 이 길을 가고 있는데, 즐거움과 어려움이 공존합니다. 연구의 길을 가실 분들에게 추천하는 마음은 변함 없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박사과정을 마친 뒤 바다 건너 제 멘토이신 Peter Park 교수님의 실험실로 옮겨 와 postdoctoral fellow 로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암의 시작 단계에 관한 것들입니다. 어떻게 driver mutation 이 발생하는지 그 기전을 이해하는 것이 암을 줄이는 가장 중요한 단계를 제공하리라 생각합니다. 한동안은 sequencing data 를 깊이 있게 들여다 보고, 이로부터 의문점들에 대한 답을 궁구해 볼 생각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저는 박사과정 동안, KAIST 에서 여러 과학자들과 이야기할 때엔 주로 의사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고, 병원에 가면 과학자의 편에 서서 생각하는, 주변인적 특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MD, PhD 가 가지는 오묘한 포지션이 아닐까 합니다. 이를 잘 활용하여,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되는 지식을 만들어 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번 연구는 여러 선생님들의 도움 위에 서 있습니다. 제가 가장 많이 배웠고, 이 분들께 빚을 졌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제가 있는 곳에서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제 박사과정은 공동 지도교수이신 김준 교수님의 지도와 배려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오만한 초년생 임상가가 과학을 할 수 있기까지 기다려 주시고 도와 주신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울러 두 분의 교신저자 선생님께, 그리고 특별히, 늦은 밤까지 현미경 옆에서 저와 함께 슬라이드를 봐 주신 서울대병원 병리과 김세희 전임의 선생님과 전윤경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연구 얘기를 집에서도 늘 하고 있는 남편을 너그러이 이해해 주다 보니 본인의 전공을 넘어 폐암의 유전체와 치료에 대해 전문가 수준의 식견을 갖게 된 사랑하는 아내와, 마음의 큰 행복인 두 아이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등록일 2017-05-22
Category: Cancer Biology/Oncology, Genomics, 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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