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at Chapel Hill, 현 Brigham and Women’s Hospital and Harvard Medical School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다세포 동물의 근간을 이루는 세포간 접합 (cell-cell adhesion)은 단순히 세포를 연결해 주는 역할 뿐 아니라 외부로부터의 화학적 또는 물리적 자극 (external stimuli)에 반응하여 세포분열 (cell division), 세포이동 (cell migration), 세포사멸 (cell death), 그리고 세포형태 변화 (cell shape change)등을 유발하며 이러한 외부자극으로 부터의 신호전달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거나 세포간접합을 약화시키는 유전적 또는 환경적 요인을 접하게 되었을때 암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많은 연구들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세포간 접합은 크게 세가지로 나눌수 있는데 세포의 윗부분 즉 체액과 만나는 부분 (luminal surface)을 정점으로 맨 윗부분에 위치하는 tight junction과 바로 아랫쪽에 위치하는 adherens junction, 그리고 세포외기질 (extracellular matrix)과 가까운 위치에 desmosome이라고 하는 구조가 있습니다. 이러한 각각의 접합부는 세포간 연결을 직접 도모하는 접합 단백들(adhesion molecules)이 있고, 이들 분자들과 세포내의 골격을 담당하는 액틴섬유, 중간섬유 그리고 미세섬유 (actin cytoskeleton, intermediate filaments, microtubule)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신호전달 단백들 (scaffolding molecules)이 있는데 이러한 신호전달 단백들이 상피세포 조절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며 상당수의 암조직에서 유전적 또는 기능적으로 변형이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이들 신호전달 단백들의 구체적인 작용기전이나 기능들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최근의 연구 동향을 보면 초미세해상도현미경법 (Super-resolution microscopy)을 이용한 세포내 접합구조의 특성과 조절기전 규명 그리고 이러한 접합 단백질들이 외부로부터의 기계적 힘 (mechanical force)를 인지하여 (sensing) 접합의 강도를 조절하거나 세포분열을 야기시켜 궁극적으로는 세포분화 및 조직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수년간 초파리의 배아발생 (fly embryogenesis)을 이용하여 세포간 접합의 조절기전을 연구하던중 이런 조절인자들이 포유류(mammals)를 포함하는 고등동물에서도 그 기능이 보존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되었고 공동연구를 통해 상피세포배양을 이용하여 상당부분 그 기능들이 보존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알려드리고 싶은 한가지 에피소드는, 본 논문에 실린 결과중 초미세해상도현미경법을 이용한 내용과 관련해서 입니다. GE Healthcare라는 회사에서 만든 현미경(OMX Structured Illumination Microscopy)을 2주간 테스트해보는 기회에 운이 좋게도 책임자와 친해지게 되어 자신이 퇴근한 이후에는 마음껏 사용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고 다수의 배양 샘플을 테스트 하여 최상의 image를 얻은것들중 일부 입니다. 저의 박사 지도교수님이 늘 하시던 말씀이 생각나더군요. "Be nice to everyone no matter who they are. You never know who you will get help from". 이후 회사에서 저의 image를 자신들의 현미경판촉에 사용하게 되었는데 (물론 저는 테스트시에 서명했던 서류가 동의서인줄은 몰랐었구요) 결국 제가 있던 과에서 거액을 주고 현미경을 사게 되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가 포스닥으로 연구를 했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은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at Chapel Hill) 미국내 주립대학중 연구대학 부문 1위를 계속해서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생화학과의 Aziz Sanzar교수가 노벨화학상을 공동수상 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생물학과의 Mark Peifer교수와 생리학과의 Alan Fanning교수와 함께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두 학과를 통해 연구를 진행하면서 생의학 연구분야에서 저명한 교수들을 만날수가 있었고 이러한 네트워크가 저에게는 보다 폭 넓은 융합과학 (multi-disciplinary science)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교육중심의 지역적 특성 (미국내 유명한 세 학교, Duke University, UNC-Chapel Hill, NC State University가 모여 있어 Research Triangle이라 불림)과 family friendly한 생활 환경이 미국내 연구자 선호지로 각광받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실험결과가 예상 혹은 가설로 세운대로 나오는 경우는 생각에 비해 매우 적습니다. 그것이 처음 해보는 실험이라면 확률은 더욱 낮아집니다. 당연히 연구를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여러 번 했겠지요. 하지만 고비때마다 주위에는 든든한 지원군들이 있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의 포스닥들이 있었고 선배 교수님들이 계셨고 그리고 가족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었보다도 명확한 (세운가설이 맞는지 틀리는지 확실한) 결과물앞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제 자신이 있었습니다. 일반인들이 볼때에는 인류를 구하거나 큰돈을 안겨다줄 엄청난 발견도 아닌것이라 생각하겠지만 같은 분야의 동료들이 저의 연구결과를 축하해주고 제가 이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을 때에는 더 없는 만족을 느낍니다. 이것이 아마도 아직도 저를 이 분야에 머물게 하는 원동력이 아닌가 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예전과 달라져서 요즘은 박사를 취득하고 포스닥으로 폭 넓은 연구경험을 쌓고 하는데에 오랜시간이 걸릴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시 여겨야 할 것은 내가 하고자하는 분야를 또는 일을 잘 알고 정말로 좋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냥 hot topic이니까 해봐야지는 위험한 생각입니다. 다른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이 분야도 '일만시간의 법칙'이 적용됩니다. 처음 해보는 실험들은 여러 번 반복해서 내것으로 만들어야 하고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어느 시점에 그만두고 다른 방법을 시도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해야하고 전반적으로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에 흥분하고 좋아할 수 있다면 누구든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네트워킹에 투자하라는 것입니다. 단순히 누구의 이름정도만 아는 것이 아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적극적인 자세와 계획들이 앞으로의 유학 생활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지금은 하버드 의과대학 소속 브리검 병원 (Brigham and Women's Hospital)에서 Instructor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Mouse model과 3차구조의 organoid배양을 이용해 장염관련 질환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아직 초기단계라 배울것이 많지만 보스턴 특유의 훌륭한 연구여건에 많은 기대를 하게됩니다. 궁극적으로는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연구를 계속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젊은 후배들이 보다 낳은 환경에서 연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온라인 상의 글로는 감사함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분들이 많습니다. 포스닥 초기 힘들었던 시절 서로 격려하며 아껴주었던 김태영 박사님, 정의환 박사, 채 근 박사님 그립습니다. 또한 교원임용과 관련 아낌없는 조언과 도움을 주신 윤봉준 교수님, 전영수 교수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석사, 박사, 포스닥 과정동안 한 사람을 전문 과학인으로 만드는 것에 헌신해 주신 안광석 교수님, Whiteheart 교수님, Peifer 교수님, Fanning 교수님, 좋은 멘토가 되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항상 제가 하는 연구가 대박나기를 응원해 주신 아버님, 어머님, 장인어른, 장모님, 비록 대박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온라인상으로 감사드릴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금방 박사졸업하고 교수가 될 것 처럼 얘기한 저를 믿고 지난 10년동안 힘들면서도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준 아내 안주현, 그리고 오늘도 "아빠 사이언스하러 가야돼?"라고 묻는 웃음활력소, 아들 호영이, 진심으로 고맙고 사랑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행복임을 알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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