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중고등학교 시절 식물의 3대 영양소는 질소(N), 인(P), 칼륨(K) 이렇게 공부하고 외웠던 기억이 있으실 겁니다. 그 중에서 인(P or Pi) 은 DNA, 지질(phospholipid) 등 동식물의 새포 내 필수 구성요소로 없어서는 안 되는 아주 중요한 성분입니다. 지금까지 동식물체내 인이 부족할 때 발생하는 신호전달과정이나 반응 등에 대해서는 연구가 꽤 진척이 되어 있지만 어떤 단백질이 세포내 P level을 인지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신호전달을 유도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바가 없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동식물과 단일세포인 효모 등을 통틀어 진핵세포 내에서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SPX domain을 가진 단백질들이 P의 metabolites인 Inositol polyphosphates (IPs)와 결합을 통해 세포 내 P level을 직간접적으로 인지하여 세포 내에 P를 저장하거나 다른 세포나 조직으로 P 운반 그리고 P 부족에 따른 신호전달을 유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구조적, 생화학적, 분자생물학적 방법 등을 통해 증명하였습니다.
식물의 3대 영양소 NPK는 작물의 생산량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뿐만이 아니라 너무 많은 비료의 사용은 심각한 환경오염을 야기하기에 작물개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적은 비료를 사용하지만 높은 생산량을 얻을 수 있는 작물을 개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이러한 low input high outcome 의 작물개발에 대한 기초과학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추세에 있으나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지원은 미미한 듯 보입니다. 식물이 어떻게 영양소가 부족한 외부환경에 적응하는지에 대한 이해에 관한 연구는 미래 농업 환경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이번 연구를 위해 스위스에 있는 세 개의 다른 Lab이 협업을 하였습니다. 제네바 대학교에 식물 단백질 구조를 전문으로 하고 이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Hothorn lab, 로잔 대학교 생화학과 소속의 Mayer lab, 그리고 제가 속해 있는 로잔 대학교 식물분자생물학 소속의 Poirier lab 이렇게 3개의 랩이 지난 2-3년간 같이 토론하고 연구하면서 이루어낸 결과입니다. 제가 속해 있는 로잔 대학교는 스위스 Geneva lake와 아름다운 알프스 산맥을 배경으로 한 로잔 근교에 위치해 있으며 캠퍼스 곳곳에 양들이 풀을 뜯고 있는 전원적인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아래 사진 참조). 제가 속해 있는 식물 분자 생물학과 (DBMV) 는 총 7개의 식물에 관련된 실험실이 있으며 각 영역에서 훌륭한 결과들을 내고 있습니다 (아래 link 참조)
https://www.unil.ch/dbmv/en/home.html매주 화요일 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박사 과정생과 박사 후 연구원들의 internal serminar를 통한 연구 교류와 정기적으로 외부 연사 초청을 통한 실험적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내외부의 활발한 교류와 소통이 각 실험실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는 밑 바탕이 되는 것 같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저희 실험실은 교수님 포함 총 10명 정도의 작은 규모의 실험실입니다. 제가 이렇게 의미 있는 결과를 내게 된 데에 크게 작용한 것 중에 몇 가지는 실험실 내에서의 활발한 토론과 자유롭게 자기가 해보고 싶은 것을 하게 하고 간섭을 최소화 하도록 노력해 주신 저희 지도교수님의 도움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때때로 이것 저것 해보고 싶은 것이 많아 일만 벌려 놓고 하지 못한 것도 많긴 하지만 시간 압박이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즐거운 마음으로 실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제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제가 박사과정은 미국에서 그리고 박사 후 과정은 스위스 유럽에서 하면서 느낀 것을 간단히 적어본다면 먼저 연구환경은 각 실험실이나 연구소에 따라 다르겠지만 크게 어느 한 쪽이 부족하다거나 다르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박사과정생의 입장에서 미국은 좀더 교육과 수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듯 보였고 여기 유럽은 좀더 연구에 많은 할애를 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여기 스위스는 박사 과정생도 일년에 25일의 휴가를 받게 됩니다. 미국에서는 딱히 휴일이라는 개념이 박사과정생으로서 전혀 없었는데 여기 박사과정 학생들은 자유롭게 휴일을 사용하면서 여행도 다니고 자기 시간을 사용하는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단 여기 스위스 지역 특히 로잔이나 제네바 지역에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집을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렵다는 것입니다.
특히 가족이 함께 할 경우 좀 더 큰 집을 구해야 하는데 집을 구하는데 짧게는 두달 길게는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저도 여기에 처음 왔을 때 가족이 함께 왔고 집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다가 로잔에서 한 시간 떨어져 있는 Montreux 라는 작은 도시에서 통근하고 있습니다. 유학을 위해 스위스를 생각하고 계신다면 집 문제를 잘 해결하셔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언어문제 인데 여기 제네바와 로잔지역은 불어권입니다. 대학 내에서는 영어를 사용할 수 있어서 큰 어려움이 없지만 사회생활이나 행정분야는 대부분 사람들이 영어를 잘 못하기에 여기서 겪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여기 로잔 대학교는 외국인이 박사 후 과정으로 있을 수 있는 최대 시간이 5년입니다. 제가 여기에 벌써 4년 동안 있었기에 내년 7월이 되면 여기를 떠나야 합니다. 그전 까지 제가 하고 있는 실험들을 마무리 해야 되어서 바쁜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science paper에 대한 후속 연구를 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결과들이 있어서 계속 이쪽 phosphate sensing and signaling 쪽으로 연구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독립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다면 좀 더 범위를 넓혀서 P (Phosphorus) 뿐만이 아니라 제가 박사과정 때 했던 NK (Nitrate and Potassium) 를 포함한 NPK에 관련된 식물의 반응과 신호전달 과정에 대한 연구를 좀 더 체계적으로 해 보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솔직한 심정으로 식물 연구에 대한 지원이 동물계통에 비해 한국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부족한 듯이 보입니다. 그리고 제가 하고 있는 low nutrient signaling에 대한 기초연구도 한국에서는 바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가 크지 않기에 소외 시 되고 지원이 미미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먼저 이 분야가 미래 식물과 농업 산업에 미칠 영향을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투자를 해 줄 수 있는 정부와 과학계의 노력이 필요한 듯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