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뇌를 고칠 것인가』
호기심을 채워주는 교양을 넘어서는, 새로운 과학 저널리즘
과연 생명과학은 알츠하이머 병을 고칠 수 있을 것인가
과학 독자가 원하는 것은 교양인가 소통인가
보통 사람은 과학을 얼마나 알아야 할까? 아니 과학은 보통 사람에게 자기를 얼마나 소개해야 할까? 넓고 넓은 과학의 세계에서 어떤 분야의, 어떤 내용을, 어떤 맥락에서 다루어야 할까? 과학 저널리즘의 고민이다. 생명과학을 바탕으로 한 신약개발 뉴스를 전문으로 다루는 저널리스트도 같은 고민을 했다. 저자는 대학원에서 신경생리학을 연구했고, 과학 기자가 된 지는 3년째다. 기자가 된 이후 3년 동안, 연구 경험을 살려 퇴행성 뇌질환, 특히 알츠하이머 병(Alzheimer's Disease) 치료제 개발 소식을 취재했다. 기사의 주요 독자는 생명과학 전공자, 환자를 마주하는 의사, 바이오 신약개발 업계 사람이거나 과학과 산업 정책을 입안하는 담당자들이었다. 기자가 논문에 가까운 전문적인 과학 기사를 내면, 전문가 독자들은 적절하게 활용했다. 그런데 그동안 수집한 정보와 자료에 새 임상시험 결과와 연구 결과를 보완하고, 이해를 돕는 그림을 직접 그리고, 전문 과학 기사가 아닌 보통 사람들이 읽는 단행본에 적합한 호흡과 글쓰기로 다시 원고를 만들었다. 기자는 왜 저자가 되려고 했을까?
2017년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치매를 앓고 있는 60세 이상 환자는 약 77만명이다.(「2016 전국 치매역학조사」, 중앙치매센터) 전체 치매 환자 가운데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비율은 74.4%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환자의 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 2024년 100만명, 2039년에는 200만명이 치매를 앓을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보았다. 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2015년 기준 4600만명이었던 치매 환자의 수는 2030년에는 7500만명, 2050년에는 1억30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 환자는 질병에 걸린 후에도 꽤 오랜 기간 살아가지만, 인지 능력과 운동 능력이 떨어져 24시간 간병이 필요하다. 간병에 필요한 노력과 시간과 돈은 환자 가족과 사회에 부담을 준다. 2014년 국회 예산정책처의 발표에 따르면 2013년 치매 환자와 관련해 발생한 직간접적 비용은 11조7000억원 정도였는데, 2040년이 되면 34조2000억원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한다. 참고로 2018년 건강보험 예산은 70조원을 약간 넘는 수준이다.
생명과학으로 알츠하이머 병을 고칠 수 있을까?
공동체의 문제를 찾아내고 원인을 분석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저널리즘의 역할이라면, 과학 저널리즘은 치매와 퇴행성 뇌질환과 알츠하이머 병에 주목해, 원인을 분석하고 치료제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공동체의 구성원들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저자는 그동안 신약을 만들려고 하는 전문가들의 공동체가 가진 문제의식에 집중해서 기사를 썼다. 그러나 이 문제는 전문가 공동체의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 치매 환자가 없는 집을 찾기 힘들고, 그로 인해 생기는 환자 본인과 가족들의 고통을 줄이려 애쓰지 않는 집을 찾기 어렵다.
이 책은 신약을 만들어 문제를 풀어보려는 혁신적인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를 넘어, 직접 고통을 받는 환자와 환자 가족들, 꿈을 갖고 공부를 시작하는 초기 연구자들에게 필요한 과학 저널리즘을 구성해보려는 도전이다. 저자는 필요한 도전에 기꺼이 응하기로 했다. 독자들은 더 이상 호기심을 채워주는 정도의 교양에 충실한 과학책에 만족하지 않는다. 직접 찾아보고 공부하는 독자들은 현장의 과학과 더 깊게 소통하기를 원한다. 새로운 과학 저널리즘이다. 저자는 기사와 논문 사이 어딘가에 위치하는, 그래서 쉽지 않지만 그러나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을 쓰기로 했다.
이 책 「어떻게 뇌를 고칠 것인가-알츠하이머 병 신약개발을 중심」으로는 알츠하이머 병 신약개발에 대한 가장 최근의 이야기다. 현황과 구체적인 전망, 앞으로의 가능성까지를 제시한다. 책은 단순한 트렌드 탐방을 넘어 과학적 분석으로 한 발 더 들어간다.
저자는 퇴행성 뇌질환, 특히 알츠하이머 병 관련 학술논문, 전 세계적 규모의 제약기업과 주목받는 국내외 바이오테크의 연구 내용 등 300여 편의 자료를 검토하고, 연구자들을 직접 취재한 내용을 종합했다. 그리고 ‘실패에 대한 집중 분석과 과감한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저자는 지난 20여 년 동안 진행된 퇴행성 뇌질환, 특히 알츠하이머 병 치료제 신약개발에서 가장 중요했던 실패들을 살펴본다. 실패를 분석하는 이유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하다.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으면 성공이기 때문이고, 실패를 공개하는 것으로 성공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과학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1장 아밀로이드 가설과 2장 아두카누맙에서는 이렇게 성공에 가장 가까워진 실패를 다룬다.
아밀로이드 가설의 어제와 오늘
1장에서는 지난 20여 년 동안 알츠하이머 병 치료제 개발의 원동력이었던 ‘아밀로이드 가설(Amyloid Cascade Hypothesis)’과 그에 따라 진행된 신약개발의 개요를 살펴본다. 1992년 존 하디(John A. Hardy)와 제럴드 히긴스(Gerald A. Higgins)가 「사이언스(Sceince)」에 아밀로이드 가설을 발표한다. 알츠하이머 병 환자 뇌에서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많이 발견된다. 존 하디와 제럴드 히긴스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자체에 독성이 있으며,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뭉친 플라크가 알츠하이머 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인지 능력 저하 등의 원인이라고 보았다.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플라크가 신경세포 사이에 쌓이면서 신호전달을 막으면, 기억도 판단도 운동도......
아래 관련기사를 통해서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새책]과학 저널리즘의 새도전 『어떻게 뇌를 고칠 것인가』
http://www.biospectator.com/view/news_view.php?varAtcId=7970
차례
머리말 005
아밀로이드 가설 Amyloid Cascade Hypothesis 017
아두카누맙 Aducanumab 039
조기진단 Early Diagnosis 055
바이오마커 Biomarker 083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 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 115
타우 Tau 143
이중항체 Bispecific Antibody 199
신경면역 Neuroimmunology 233
트렘2 TREM2 271
전략 Strategy 293
취재 메모 331
맺음말 369
찾아보기 378
부록 407
Mini-Mental State Examination-Korean (MMSE-K)
Clinical Dementia Rating Scale Sum of Boxes Scores (CDR-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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