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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봤니? - 서평
바이러스의 시간
주철현 저 | 뿌리와이파리 | 2021년 03월 02일
회원작성글 BRIC
  (2021-08-18 15:31)

코로나19의 델타 변이는 지난해 10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됐다. 올해 상반기부터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델타 변이가 언급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지금은 코로나19 여러 변이 중 우세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더해 ‘람다 변이’까지 일본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람다 변이 역시 지난해 12월 페루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전 세계적으로 퍼져가고 있다. 람다 변이는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19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 질문해야 한다. 

지난해 초 <COVID-19의 특성>이라는 짧은 글을 통해 코로나19의 핵심 정보가 소개됐다. 글쓴이는 울산의대 주철현 교수다. 그는 올해 3월 코로나19에 대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바이러스의 시간』(뿌리와이파리)를 출간했다. 책은 △팬데믹 △바이러스 △면역 △방역 △미래의 총 5부로 이뤄져 있다. 주 교수는 “생물 현상은 확률이 지배한다”라며 이분법적인 사고를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러스의 시간


인류가 바이러스를 알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주 교수에 따르면, 인류가 바이러스를 알게 된 건 130여 년 전이다. 특히 전자현미경으로 바이러스의 실체를 처음 확인한 건 고작 82년 전 일이다. 면역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낸 건 불과 10년 전 일이다. 바이러스가 인류 눈에 띄기 시작한 건 1890년대 담배모자이크병의 원인인 담배모자이크바이러스부터였다. 이조차 나중에야 확인 가능했다. 그래서 대중들이 바이러스에 대해 무지하다고 비판하는 건 무책임하다는 게 주 교수의 입장이다. 

미디어에서 자주 접하는 ‘신종 바이러스의 치사율’이라는 표현이 있다. 2021년 8월 15일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07,546,935명이고, 이 중 사망자 수는 4,367,431명이다. 그 결과 코로나19는 약 2.1%라는 치사율을 나타낸다. 하지만 이건 전 세계 인구를 대상으로 한 확률일 뿐이다. 주 교수는 “집단의 치사율은 0퍼센트에서 100퍼센트 사이의 값을 가지지만 개인의 치사율은 0퍼센트 아니면 100퍼센트 둘 중 하나밖에 없다”라고 적었다. 코로나19 감염은 나 혹은 당신을 죽느냐 사느냐의 저울질 위에 놓이게 하는 셈이다. 또한 코로나19의 치사율을 계절성 독감 수준의 치사율이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 사망자 수 역시 그만큼 비례해서 늘어나기 때문이다. 요컨대, “치사율은 확률이 아니라 비율이다”라는 것이다.  

집단의 치사율과 개인의 치사율은 다르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천 명대를 기록하면서 걱정이 많다. 그런데 이전 500∼600명 대 수준의 확진자 수에서 1천500명에서 2천 명대 사이를 기록하는 날이 늘어난 것에 대해 민감도가 떨어지고 있다. 1천 명 이상만 확진자 수가 나와도 굉장히 위험할 수준이다. 하지만 이젠 2천 명대를 기록하는 게 일상이 됐다. 이런 측면에서 주 교수 역시, 지난 10년간 발생했던 사스, 돼지독감, 메르스바이러스 등이 사람들을 지루하게, 즉 무뎌지게 만들었다고 경고한다. 
 

대략적으로 인간이 파악한 바이러스는 약 4만 종. 이 중 인간에게 인수공통감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약 1만 종이다

대략적으로 인간이 파악한 바이러스는 약 4만 종. 이 중 인간에게 인수공통감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약 1만 종이다. 이미지=픽사베이.


구체적으로 주 교수는 2020년 전 세계의 ‘코로나19 검색 누적 확진자와 코로나 검색의 추세 비교’를 살펴봤다. 초기에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코로나19에 대한 관심이 연말이 되어갈수록 줄어든다. 반대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주 교수는 “실제 상황과 관심이 역전되는 하방 교차가 발생한다“라고 표현했다. 코로나19에 대해 우리 모두 무뎌지고, 방심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해봐야 한다. 

『바이러스의 시간』은 바이러스의 속성과 기원, 기작, 변이 등 생물학적 설명이 매우 친절하게 소개돼 있다. 책에서 주목되는 건 바이러스의 세 가지 특성인 ▷대량 증식 ▷잦은 변이 ▷자연선택이다. 유전적 다양성을 손쉽게 확보하는 바이러스이기에 인류가 코로나19라는 위기에 봉착해 있는 것이다. 주 교수는 바이러스 진화의 사이클을 “돌연변이-선택-증폭”이라고 표현했다.  

돌연변이-선택-증폭, 바이러스 진화의 사이클

특히 바이러스는 인간의 호흡기가 진화하고 증식하는 데 유리하다. 생물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 역시 증식을 위해선 물(수분)이 중요하다. 책에선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작고 가벼운 바이러스 입자는 숨 쉬는 공기에 섞여서 점막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축축한 점액에 일단 접촉하기만 하면 수분의 증발로 인한 감염력의 소실 위험에서 벗어나 바로 숙주세포를 감염시킬 수 있다. 또한 상부 호흡기에서 증심된 바이러스는 다시 비말의 형태로 금방 배출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쉽게 전파된다.” 지구상에 얼마나 많은 바이러스가 있는지 모른다. 다만, 포유류에는 약 32만 종의 바이러스가 있다. 인간이 파악한 바이러스는 약 4만 종이다. 이 중에서 4분의 1인 약 1만 종이 인수공통감염병을 일으킨다고 한다. 

그렇다면 방역이야말로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책의 제4부는 ‘방역’이다. 벤저민 프랭클린(1706∼1790)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예방 1온스는 치료 1파운드의 가치가 있다.” . 제3부는 ‘면역’을 다뤘다. 바이러스가 대량 증식, 잦은 변이, 자연선택으로 인간과 동물을 공격하지만 면역의 방어 기제가 있다. 『바이러스의 시간』에는 적응면역과 선천면역, 그리고 이 둘의 공조가 자세히 설명돼 있다. 아울러, 면역의 과잉이 불러오는 문제점도 무시할 수 없다. 
 

바이러스의 시간


제4부가 주목되는 건 면역과 방역의 유사점이다. 주 교수는 면역과 방역을 다음과 같이 비교했다. 면역과 방역 모두 바이러스 제거라는 공통 목적을 갖고 있다. 특히 바이러스는 협력이 없이 경쟁하며 확산되지만, 인간은 방역과 면역 차원에서 공조를 이룰 수 있다. 주 교수는 바이러스가 생물이 아니기 때문에 ‘바이러스의 생존력’, ‘바이러스를 없애는 항생제’ 같은 표현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이 점 역시 바이러스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점과 거짓 정보로 인한 유행병이 확산되는 ‘인포데믹(infodemic)’ 차원에서 유의해야 한다. 

바이러스는 각자도생, 인간은 협력하는 존재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으로 주 교수는 ‘원-헬스’에 주목한다. 원-헬스는 수그러들지 않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방역을 위해 고려해야 할 실천과 개념 차원의 방향을 제시한다. 원-헬스는 “인간-동물-환경을 모두 고려해 다학제적, 초국가적 차원에서 협업해야 한다는 전 지구적 개념”이다. 주 교수는 책에서 “원-헬스의 구체적인 활동 목표는 신종 전염병 출현 감시, 인수공통감염병 통제, 그리고 식품안전 확보다”라고 밝혔다. 팬데믹의 시대, 국제적인 협력은 필수다. 

개인적 차원에서도 방역은 생존과 직결된다. 가장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건 바로 마스크 쓰기이다. 아직도 지하철에서 마스크 끼지 않은 사람들로 인해 열차가 지연되기도 한다. 『바이러스의 시간』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는 한 장에 100원도 안 하는 덴탈마스크도 뚫기 어렵다”라고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마스크 효과에 대한 과학적 효과는 분명하다. 마스크 보호 효과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건 ‘에어로졸(aerosol)’이다. 에어로졸은 감염자의 호흡기로부터 밖으로 나온 나온 점액 방울이 5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경우다. 이보다 크면 비말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감염은 대부분 비말로 발생하기에 마스크는 필수다. 

『바이러스의 시간』에선 팬데믹을 막기 위해 희생을 불사했던 의인들이 나온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폭로해 가택 연금에 처해졌던 장옌웅, 사스를 바이러스 질병으로 식별하고 세계보건기구에 알려 신속한 대응을 이끌었지만 본인은 정작 사스로 사망한 이탈리아 의사 카를로 우르바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를 처음 발견한 이집트 바이러스 학자 모하메드 자키, 코로나19를 전 세계에 알리고 결국은 감염돼 사망한 중국의 안과 의사 리원량. 이들을 기억하는 것만으로 면역·방역은 협력이 핵심이라는 걸 깨달을 수 있다. 

우리 모두가 의사가 아니고 전문 학자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할 일은 많다. 백신 접종 예약을 하고 접종 받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또한 주철현 교수처럼 『바이러스의 시간』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과학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 중요한 일이다. 무엇보다도 방역 수칙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이기적 유전자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다. 
 

<참고문헌 및 사이트>
1. https://www.worldometers.info/coronavirus/
2.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report&id=3768
2. 『바이러스의 시간』(주철현 지음, 뿌리와이파리, 2021.03)

 

작성자: 김재호 (<교수신문> 과학·학술 팀장)

* 본 서평은 "BRIC Bio통신원의 연재"에 올려진 내용을 "이 책 봤니?"에서도 소개하기 위해 동일한 내용으로 올렸습니다.



태그  
#코로나19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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