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에 대한 과학의 대답
‘이해’가 우선인 새로운 ‘학습원리’가 필요하다!
세상의 모든 정보를 구글이나 네이버, 다음 검색을 통해 얻을 수 있다면 뭔가를 외우거나 배워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 학교에 다니고 직업 교육을 받고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이유는? 염산과 질산 중에 어느 쪽이 더 산성인지를 외우고 있어야 할까? 검색만 해보면 답을 알 수 있는데? 인터넷과 스마트기기가 일상화된 21세기, 우리 인간은 ‘배움’에 대해 어느 때보다도 진지한 질문을 해야 하는 상황에 마주했다.
정보를 빨리 정리하고 저장해서 그것에 적응하는 것, 이 모든 과정은 간단히 배움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정말 정보를 정리하고 저장하는 것이 배움의 전부라면 인간은 이제 머신러닝을 결코 이길 수 없다. 포커나 체스, 바둑, 온라인게임 등에서 인간은 이미 기계에 추월당했다. 배움에 있어서 이제 인류는 세계 1인자의 자리를 내주게 된 셈이다. 인간에게 ‘배움’은 정말 무의미한 일이 되어 버린 걸까?
독일의 과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헤닝 벡은 이 현상에 대해 세계 뇌과학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이해’를 통해 답을 내놓았다. 인간뿐 아니라 기계도, 그리고 세계의 모든 생명체는 배울 수 있다. 닭도, 호랑이도, 향유고래도 학습한다. 하지만 어떤 현상을 이해하는 건 오직 인간뿐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배우고 잊어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무언가를 이해한 사람은 그것을 ‘이해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해한다는 것은 생각의 패턴을 바꾸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즉 이해한다는 것은 무언가를 머릿속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저장한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해가 배움보다 훨씬 중요하다. 이해란 예측 가능한 미래를 위해 인간에게만 주어진 기술이다. - <본문 중에서>
지금 시중에 출간되어 있는 공부법에 대한 책은 수천 권이 넘는다. 교수법이나 교육학에 기초한 책도 있고, 각기 다른 교육체계나 교육철학을 따르는 책도 있다. 그러나 이해에 대한 책은 거의 없다. 오래도록 과학계에서 ‘이해’의 방법은 홀대되어 왔다. 학습에 있어서는 속도와 암기하는 양이 늘 우선시되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해의 과학은 고대 철학자들뿐만 아니라 정신과학 분야에서도 다루어 온 오래된 주제이다.
잘 배운 사람은 시험에 합격한다. 그러나 이해한 사람은 나중에 자신이 깨우친 지식으로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다. 이해는 새로운 정보를 오류 없이 저장하게 할 뿐만 아니라 능동적으로 바꿀 수 있게 한다. 이해한 사람은 문제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뿐만 아니라 창의적으로 풀 수 있다. 또한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 탐구하고, 세상을 구체화함으로써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즉, 이해는 모든 변화의 시작이다.
지식이 진짜 ‘나의 것’이 되는 순간
미래를 바꾸는 놀라운 공부법!
학습은 정보를 완벽하게 저장하는 과정이 아니다. 또한 견고하고 확실한 기억을 완성하는 과정도 아니다. 그럼에도 수많은 공부법이 이런 잘못된 가정에 기반을 두고 있다. 최대한 짧은 시간에 최대한 많은 사실을 뇌에 욱여넣고 다음 시험에 활용할 방법을 나열한다. 하지만 문제는 뇌가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건 뇌를 창의적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로 가득 채울 뿐이다.
헤닝 벡은 이 책에서 기존의 공부법이 실패했던 원인들을 과학적 실험의 결과를 통해 분명하게 밝힌다. 반복학습이나 요약하기, 그림이나 도표로 시각화해 기억하기, 셀프 시험과 같은, 이른바 고전적인 학습법들의 실체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뇌가 왜 우리의 생각보다 부지런하고 동시에 게으른지, 왜 우리의 뇌가 굉장히 효율적이면서도 비효율적인지, 독자들은 알게 된다.
스스로 학습하는 컴퓨터 시스템의 한계는 명백하다. 기계는 모든 퀴즈쇼의 질문에 아주 빠른 속도로 정답을 내놓을 수는 있지만, 퀴즈쇼에서 받은 상금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컴퓨터는 오직 방대한 정보를 정리하고 찾아내거나 유사한 패턴을 대입해 결과를 출력할 뿐이다. 이는 창의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이미 다른 사람이 떠올린 아이디어를 따라가는 것과 같다.
사람은 아무런 목적 없이 무언가를 배우지 않으며, 대부분의 경우 공부의 목적은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다. 고전적인 학습법으로 공부하면 시험에서 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학습과 관련된 책, 웹사이트, 세미나 등은 수없이 많으며, 저마다 근거가 있다. 하지만 아무리 고전적인 학습법을 활용해도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아무리 효율적으로 배웠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이해했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래로 향하려면 이미 퇴색한 학습 경로와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학습 방식에 작별을 고해야 한다. 이해는 배움보다 훨씬 멀리에 있다. - <본문 중에서>
지식은 살아가는 데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나중에 모든 내용을 틀리지 않고 기억해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잘못된 정보를 제대로 걸러내고 새로운 지식을 빠르게 받아들여, 다른 상황에 적용하기 위해서 우리는 배운다. 이것이 이해의 본질이다.
이해는 배움과 다르다. 무언가를 이해하고 나면 곧바로 새로운 대상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생각의 스키마, 즉 인간만이 가진 정신적인 비밀 무기의 힘이다. 생각의 스키마가 완성되면 생각이 고도로 유연해질 뿐만 아니라 학습에 드는 시간도 최소한으로 줄어든다.
헤닝 벡은 이 책에서 ‘이해의 공부법’을 위한 단계별 항목들을 제시한다. 동시에 이해를 가로막는 몇 가지 함정들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오류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올바른 이해의 공부법에 대해 알 수 있도록 돕는다. 무엇보다도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이 생소하면서도 매력적인 공부법이 오직 우리 인류에게만 허락된 것이라는 점은 이 책이 희소적인 가치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해의 과정으로 돌아가 보자. 우리가 생각 모델을 구축하고 여러 생각 모델을 연결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과정 말이다. 이 과정이 언제나 구체적일 필요는 없다. 생각 모델을 자주 연결하고 확장해나가다 보면, 언젠가 하나의 아이디어가 만들어진다. 이런 아이디어는 정당성, 미래 혹은 가치의 초안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인간과 동물이 구분되기 시작한다. 우리가 아는 한, 인간만이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것을 생각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궁극적으로 이를 이해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는 컴퓨터가 절대 하지 못하는 일이다. - <본문 중에서>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것을 응용해야 한다”라고 철학자 괴테는 말했다. 배움은 좋은 것이고 이해는 더 좋은 것이며, 동시에 이해는 배움보다 훨씬 즐거운 과정이다. 이해란 좋은 아이디어와 의사결정을 길러내는 최고의 토양이다. 때문에 우리는 무언가를 이해한 후에 개념을 잡고, 탐구를 하고, 깨달음을 얻고, 통찰을 한다. 그리고 그것들이 모여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꾼다. 바로 이것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이해의 공부법을 깨우쳐야 하는 이유다.
본문 중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은 변하고 있고, 미래에는 사람들이 지금과는 다른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2018년 직업의 미래 보고서’를 보면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엿볼 수 있다. ‘혁신적인 계획 펼치기’, ‘능동적으로 배우기’, ‘창의력’, ‘문제 해결력’과 같은 능력이 훨씬 더 중요해지는 반면, 다른 능력, 예를 들어 ‘기억력’, ‘읽기와 쓰기’, ‘손재주와 정확성’ 등은 점점 의미를 잃을 것이다. 별다른 생각 없이 무언가를 반복하는 행동이나 능력은 쓸모없어지는 반면 이해력은 더 중요해진다. 미래의 노동시장은 시험에서 100점을 받는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의 지식을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들에게 지배받을 것이다. 미래로 향하려면 이미 퇴색한 학습 경로와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학습 방식에 작별을 고해야 한다.
- <배우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중에서
학습은 학습자의 능률을 최대한 높여주는 효율적인 과정이어야 한다. 우리는 학습을 위해 책을 사거나, 세미나에 참가하거나, 튜토리얼을 따라하거나, 놀이처럼 재미있게 외국어를 가르쳐주는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혹은 3분 만에 제2차 세계대전이 왜 발발했는지 배울 수도 있다. 5분 만에 이항정리 공식으로 이차방정식을 푸는 방법을 배울 수도 있다. 이 모두는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싶거나 시험에 대비해 구체적인 지식을 빨리 쌓고 싶거나 곧바로 답변을 내놓아야 하는 특정한 의문을 품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 진정한 지식을 얻지는 못한다. 훌륭한 지식 전달이란 언제나 조금은 비효율적이다.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말이다.
- <르브론의 역설: 핵심을 이해하는 네 가지 방법> 중에서
우리 뇌는 생각보다 부지런하고 생각보다 게으르다. 그리고 매우 똑똑하지만 생각보다 함정에도 자주 빠진다. 그 이유는 뇌가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래 기억해야 할 내용을 머릿속에 오랫동안 저장하는 방법을 알면 학습 능률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바로 그 방법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이 책에서 뇌의 구조와 각 부위가 하는 일 그리고 여러 신경망이 협력해 정보를 처리하고 기억을 만들어 저장하고 그것을 다시 불러내는 모든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우리는 외운 내용은 까먹어도 이해한 내용은 다시 이해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무언가를 이해한다 혹은 이해했다는 건 배운 내용을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든 응용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것이 배움의 궁극이다.
- <역자 후기> 중에서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헤닝 벡
독일 남헤센에서 태어났고 튀빙겐 대학교에서 생화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에는 동 대학 세포 및 분자 신경과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서 일했다. 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경제주간지 『비르츠샤프츠보헤』 등에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하며 뇌과학, 창의성 등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2012년에 과학 강연 대회인 독일 사이언스 슬램에서 챔피언 자리를 거머쥐었다. 현재는 프랑크푸르트대학교 신 그래머 연구소에서 일한다.
옮긴이 강민경
대학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독일계 회사를 다니며 글밥 아카데미 출판번역 과정을 수료했다. 독일 어학연수 후 현재는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수레바퀴 아래서』,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꿀벌 마야의 모험』, 『도대체 왜 그렇게 말해요?』, 『피터 틸』, 『궁극의 차이를 만드는 사람들』 등이 있다.
차례
서문 이해가 선사하는 공부의 즐거움!
1부 배움에 대하여
뇌의 하드디스크는 어디에 있는가 / 뇌의 학습 시스템 / 배움의 비밀 무기: 망각과 왜곡 / 시험대 위에 놓인 학습 기술
2부 이해에 대하여
배우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 이해의 구성요소 / 척하면 척: 한눈에 이해하기 / 질문이 없다면 이해도 없다 / 생각의 스키마: 일반교양의 의미
3부 이제,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효과적인 공부를 위한 이해의 세 단계 / 이해를 가로막는 몇 가지 함정들 / 르브론의 역설: 핵심을 이해하는 네 가지 방법 / 유혹의 기술: 미래의 공부를 여는 탐험가들에게 / 5달러의 비밀: 이해는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역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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