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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 : 코가 뇌에게 전하는 말
A. S. 바위치 저/김홍표 역 | 세로 | 2020년 11월 10일
회원작성글 세로
  (2020-11-05 09:44)

- [기생충] 봉준호 감독 추천!!
- 냄새와 후각의 본질을 본격 탐구한 드문 책.
- 2020년 7월 하버드프레스 출간, 타임즈, 월스트리트 저널, 사이언스 등 많은 언론의 주목.
- 과학저술가이자 연구자인 아주대 김홍표 교수(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연구) 번역.
- 코로나19에 걸리면 후각과 미각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는 최근 연구 결과.

스마트폰과 후각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2011년 미국의 한 광고 회사에서 설문 조사를 했다. ‘컴퓨터나 휴대전화 같은 기계 장치와 후각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놀랍게도 16~22세 응답자의 반 이상이 후각을 잃는 쪽을 택했다. 이런 결과에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조차 ‘감각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하고 물으면 후각을 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p141)

후각에 대한 경시는 그 뿌리가 깊다. 역사 속에서 후각은 철학은 물론 과학에서도 오랫동안 천대받았다. 후각은 동물적 감각이며 주관적이고 모호하기 때문에 객관적 사실을 아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심지어 위대한 철학자 칸트조차 “유기체의 감각 중 가장 천박하면서 없어도 되는 감각”으로 후각을 꼽았을 정도다. 하지만 정말 후각이 그런 취급을 받아도 되는 것일까?

“코로나19에 걸리면 후각과 미각 기능 이상! - 의학은 냄새 사업이다!”

냄새-후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에게 중요하다. 코는 인간의 삶을 형성하는 모든 것, 즉 위험, 음식, 쾌락 그리고 섹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냄새’는 은밀하면서도 분명한 계층의 상징으로 강한 사회적 의미를 드러낸다. 냄새는 또한 저 유명한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마들렌 향미처럼 기억을 불러오고, 인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런가 하면 “의학은 냄새 사업”이라고 할 만큼 오랫동안 냄새는 질병과 연결되었다. “후각 기능은 그 자체로 진단 도구이”기도 해서, 냄새 인식 능력이 떨어지면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걸리면 미각과 후각을 잃거나 기능이 저하된다는 발표도 있었다. “미국에서만 연간 280억 달러 이상의 향 제품이 생산”된다는 사실만 보아도 냄새와 후각이 우리 생활에 끼치는 영향을 짐작할 수 있다.

신경과학의 본류가 된 후각 연구, 시각 중심 지각 이론에 균열을 내다

냄새가 지닌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후각이 오랫동안 편견에 갇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한 데는, 현실적인 이유도 컸다. 냄새와 후각은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운데다 후각계의 처리 과정 또한 몹시 복잡해서 과학적인 연구가 더뎠던 것이다. 하지만 1991년 후각 수용체가 발견되면서 후각 연구는 전기를 맞았다. ‘화학감각협회’ 같은 조직이 꾸려져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이 함께 연구할 수 있게 되면서 관련 연구는 급물살을 탔다. 냄새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경과학, 분자생물학, 유전학, 화학 등의 과학 분야뿐 아니라 철학, 심리학, 인지과학 심리학까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동원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냄새에 대한 초기 논의부터 최근의 과학적 발견까지 후각을 탐구해 온 역사와 그로 인해 밝혀진 흥미로운 사실들, 그리고 후각과 지각에 대한 철학적 이론을 섭렵하면서 우리를 냄새와 후각의 세계로 능숙하게 안내한다. 후각에 대한 탐구는 그동안 시각 중심으로 이해했던 인간의 보편적인 지각 이론에 대해서도 새롭게 생각할 기회를 준다.

냄새의 본질을 추적하는 흥미진진한 추리물, 열정적이고 매력적인 탐정 A. S. 바위치

어떤 사람은 고수에서 채소가 아니라 비누나 세제 냄새를 맡고, 소믈리에나 조향사는 일반 사람들은 알아차리지 못하는 미묘한 냄새를 맡고 식별한다. 지하철에 함께 탄 승객의 겨드랑이 냄새는 혐오스럽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겨드랑이 냄새는 성적 매력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처럼, 동일한 냄새인데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른 냄새로 느끼는 까닭은 무엇일까? 냄새는 왜 강렬한 기억과 강한 정서 반응, 행동 반응을 불러일으킬까? 흥미로운 질문과 구체적인 증거를 찾아가며 냄새의 본질을 추적하는 과정은 한 편의 추리소설처럼 흥미롭다. 그동안 몰랐던 냄새와 후각에 관한 놀라운 사실들이 제시되는가 하면, 새로운 실험 결과는 우리의 선입견과 예측을 뒤엎는다.

재미있는 추리소설에는 셜록 같이 매력적인 탐정이 필요한 법. 냄새의 본질을 좇는 탐정, A. S. 바위치는 그 역에 적임자다. 현재 인디애나 대학교 블루밍턴 교수인 그녀는 인지 과학자이자 과학사와 과학철학을 공부한 철학자로 지난 3년 동안 실험실에서 후각을 연구했다. 박사 학위 논문 제목 또한「냄새 감각의 형성」이며, 이 논문의 심사위원이었던 케임브리지 대학의 장하석 박사가 그녀의 멘토이기도 하다. 이런 이력 덕분에 바위치는 철학적 토대 위에서 실험 과학의 성과를 성찰하고 통합할 수 있었다.

바위치는 매력적인 탐정의 필수 요소인 독특한 개성과 스토리도 갖췄다. “어릴 적 어머니는 동화책 대신 괴테를 읽어 주셨”고, 그렇게 자란 그녀는 “해마다 새로운 양치식물을 키우는” “실험실의 이상한 철학자”가 되어 “실험실에서, 구내식당에서, 때론 여행길 기차 안에서 식사를 함께 하고 맥주잔을 기울이며 몇 시간이고 후각에 관해 열띤 토론을” 벌인다. 책을 읽다 보면 후각 연구에 대한 그녀의 애정과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져 ‘후각을 향한 러브레터’라는 레슬리 보스홀 교수의 평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책에는 신경과학자, 화학자, 생물학자, 생물물리학자, 동물학자, 심리학자, 철학자는 물론 조향사와 와인 제조가에 이르기까지, 바위치가 함께 연구하고 인터뷰한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과 냄새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생생히 담겨 있다. 바위치가 탐정이라면 이들은 왓슨이나 허드슨 부인을 능가하는 동료이자 조력자, 목격자들인 셈이다.

저 : A. S. 바위치
블루밍턴 인디애나 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철학과와 인지과학 연구소 조교수이다. 컬럼비아 대학 과학과 사회 연구소 소속 신경과학 국가 장학생이었으며, 비엔나 콘라드 로렌츠 진화 인지 연구소 연구원을 역임했다. 운영 중인 웹사이트(www.smellosophy.com)에서는 자신을 “인지 과학자 그리고 과학, 기술 및 감각에 관한 경험 철학자이자 역사가”로 소개하고 있다. 2013년 영국 엑서터 대학교에서 「냄새 감각의 형성: 후각 이론에서의 분류와 모델적 사고」라는 논문으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석좌교수인 장하석 박사가 논문 심사 위원 중 하나였으며, 저자의 멘토이기도 하다.

역 : 김홍표
아주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다.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립보건원 박사 후 연구원과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연구교수를 지냈으며 피츠버그대학교 의과대학,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연구했다.
천연물 화학, 헴 생물학, 바이오 활성가스, 생물학, 자기소화, 면역학과 관련된 다수의 논문을 썼다.
한국연구재단이 톰슨로이터 DB의 피인용 상위 10% 논문을 대상으로 분석한 조사에서 ‘2009∼2014년 한국인 기초과학 상위 연구자’로 의학(4위), 약학(3위) 두 분야에 이름을 올렸다.
연구 분야와 관심 분야는 기초 생물학과 진화생물학, 진화의학이다.
지은 책으로 『가장 먼저 증명한 것들의 과학』(2018), ??김홍표의 크리스퍼 혁명』(2017), 『먹고 사는 것의 생물학』(2016), 『산소와 그 경쟁자들』(2013)이 있고, 옮긴 책으로 『물의 과학』(2017), 『진화하는 물』(2017), 『내 안의 바다, 콩팥』(2016), 『우리는 어떻게 태어나는가』(2015), 『진화와 의학』(2015),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2014), 『신기관』(2014), 『제2의 뇌』(2013)가 있다. 2017년부터 ≪경향신문≫에 ‘과학의 한귀퉁이’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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