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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육 연구동향: It’s Time to Scale-up
배양육 연구동향: It’s Time to Scale-up 저자 지현근 (㈜다나그린)
등록일 2021.03.23
자료번호 BRIC VIEW 2021-T12
조회 1373  인쇄하기 주소복사 트위터 공유 페이스북 공유 
요약문
이 글은 BRIC을 통해 2020년 10월 20일 배포된 리포트 ‘배양육 연구동향: Beyond the BEYOND MEAT®’에서 이어진다.(클릭시 이동)

세계 최초로 배양육이 식품으로 허가되었다. 미국 기업 저스트는 허가 이후 배양육으로 제조한 치킨 너겟을 실제로 판매하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판매 기간은 3일에 불과했다. 배양육 식품허가에 담긴 의미와 짧은 판매 기간이 보여준 한계를 배양액과 지지체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배양액은 소태아혈청, 항생제, 화학물질, 재조합 단백질의 사용 여부 등의 이슈가 있고, 배양기는 부유배양 방식을 선택할지 부착배양 방식을 선택할지 고민해야 한다. 배양육은 이제 기초연구의 단계를 지나 양산을 준비할 때가 되었다.
키워드: cultured meat, culture media, FBS, media additives, bioreactor, 배양육, 배양액, 소태아혈청, 배양액첨가물, 배양기
분야: Agriculture, Food_Technology, Cell_Biology

목 차

1. 서론: 이번 무대는 싱가포르다!
2. 본론
  2.1. 배양액
    2.1.1. 배양육 생산에는 배양액이 ‘많이’ 필요하다
    2.1.2. 배양액의 소태아혈청
    2.1.3. 배양액의 항생제
    2.1.4. 배양액의 화학물질
    2.1.5. 배양액의 재조합 단백질
  2.2. 배양기
    2.2.1. 배양육 생산에는 ‘큰’ 배양기가 필요하다
    2.2.2. 부유배양인가 부착배양인가
    2.2.3. 배양기 종류와 장단점
3. 결론: the long and winding road
4. 참고문헌


1. 서론: 이번 무대는 싱가포르다!

세계 최초로 배양육이 식품으로 허가되었다. 미래식량 확보에 사활을 건 도시국가, 싱가포르에서다. 2020년 12월 허가받은 3개의 배양육 제품이 그 주인공이다. Eat JUST (이하, “저스트”)의 치킨 너겟, Shiok Meat의 새우 딤섬 그리고 Ants Innovate의 쇠고기칩이다 [1]. 이 중에도 실제 판매로까지 이어진 곳은 저스트가 유일하다. 저스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회사로 식물성 대체육인 JUST 브랜드로 유명하며 2016년 배양 닭고기의 연구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저스트의 배양육 치킨 너겟은 싱가포르의 유명 레스토랑인 Restaurant 1880에서 판매되었다. 가격은 미화 17달러로 책정(요리 구성이 궁금하신 분은 참고문헌의 링크를 클릭)되었다 [2]. 물론 한계는 있다. 예약을 미리 받은 후 3일 간만 판매되었고(대량 생산이 힘들다는 뜻), 식물성 대체육과 혼합한 상태로 판매되었으며(배양육만 팔기에는 비싸다는 뜻), 배양액에는 소태아혈청(fetal bovine serum)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마찬가지로 비싸고 대량생산이 어렵다는 뜻) [3]. 저스트는 마침 식물성 대체육을 주력으로 상장(IPO)을 준비하고 있으니, 앞으로 저스트가 배양육에 얼마나 힘을 실어 판매할지는 시간이 지나 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 참고로 저스트의 배양육 개발은 저스트의 CEO가 키우던 개의 이름을 따서 “제이크 프로젝트”라고 불렸었는데, 제이크 프로젝트 시작 당시의 주요 멤버(Jason Ryder, Viviane Lanquar 등)들은 지금은 대거 퇴사한 것으로 파악된다.

비록 이번 배양육 식품허가와는 무관하지만,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배양육 회사가 있다. 상가포르처럼 식량자급이 어려운 소규모 국가, 이스라엘의 ‘퓨처미트(Future Meat)’이다. 지난번 배양육 동향리포트에서 섬유아세포(fibroblast)의 교차분화(transdifferentiation)를 이용하는 이 회사에 대해 언급한 적 있다. 퓨처미트는 배양과정에서 저절로 불멸화된 섬유아세포(spontaneously immortalized fibroblast)를 사용한다.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한 것이 아니라, 배양과정에서 자연히 발생한 돌연변이(들)에 의해 세포가 체외에서 무한대로 증식하게 된 것이니 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리고 이 무한증식 세포를 체외에서 잔뜩 불린 후, 근육이 아니라, 지방으로 교차분화시킨다. 식물성 대체육에 이러한 동물성 지방을 첨가하면 맛과 풍미가 향상되며, 이를 이용해 더 고기 같은 식물성 대체육을 조만간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4]. 조만간 싱가포르(어쩌면 미국에서도)의 식품허가를 받게 될 가능성도 크다. 근육으로의 교차분화는 아직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퓨처미트의 교차분화 기술 자체는 어려운 게 아니다. 근육으로, 또 지방으로 교차분화시키기 위해 억제하거나, 촉진시켜야 하는 신호전달 체계(signal pathways)도 잘 알려져 있다. 신호전달 체계를 조절하기 위한 화학물질도 다수 개발되어 있다. 대부분은 저렴하게 합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배양육은 우리가 섭취하게 될 식품이고, 이들 화학물질을 사용한다면 식품으로 허가받기 어려울 수 있다. 질문을 던져보자: 소량만 사용하고 깨끗이 세척한다면 해결되는 문제일까. 세척을 하면 최종 산물에 극미량 남아있는 화학물질까지 완전히 제거되는 걸까. 참고로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한 대부분 국가의 식품안전 관련 기관은 식품의 제조과정에 사용할 수 있는 물질을 따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5]. 위에서 언급한 화학물질은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 목록에 포함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퓨처미트는 새로이 합성된 화학물질이 아니라 지금까지 수천 년 간 식재료로 사용해 온 음식재료들에서 그 대체물질을 발굴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그리고 섬유아세포를 근육으로 교차분화시키지는 못했지만, 지방(과 유사한 상태)으로 교차분화시키는 것에는 성공했다. Oleic acid와 PPARg agonist(food-grade)를 사용한다. 소태아혈청을 사용하지 않고도 대략 1000 L 크기의 배양기에서 생산해낼 수 있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생산단가를 쿼터 파운드(113g) 당 미화 7.5불까지 낮추었다 [6]. 이는 배양육의 대중화에 있어 주목할 만한 행보라 할 수 있다.

배양육 생산의 주요 요소는 세포, 배양액, 배양기 그리고 지지체이다. 저스트와 퓨처미트의 행보를 보면 이 4가지 요소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부분을 고민해야 할지 알 수 있다. 세포와 지지체는 지난번 동향리포트에서 다루었으므로 이번 글에서는 배양액과 배양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2. 본론

2.1. 배양액

2.1.1. 배양육 생산에는 배양액이 ‘많이’ 필요하다

생물학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배양액은 매우 익숙한 존재다. 필자가 실험실에서 학위를 하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500 ml 씩 담겨있는 네모 모양의 플라스틱 통이 냉장고 문을 열면 수십 개씩 들어있곤 했었다. 세포실험을 많이 하는 실험실에서는 소모량이 엄청났고, 배양액이 부족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은 항상 실험실 막내의 일이었다. 그런데 배양육 생산은 일반적인 실험실에서의 세포배양과 다르다. 규모가 다르다. 수천 L, 때로는 수만 L 규모의 대량 배양을 하는 곳이라면 실험실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실험실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질들이지만 대량생산 체계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배양육의 배양액 관련하여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은 소태아혈청이다. 대부분의 배양육 회사들이 소태아혈청없이 배양육을 생산하기 위해 연구개발하고 있다. 저스트가 배양육 제품을 식품으로 허가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대량으로 생산하지 못하는 이유는 소태아혈청 때문으로 추정된다. 퓨처미트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도 소태아혈청을 대체했기 때문이다. 소태아혈청이 왜 중요한지 요약정리하고, 배양육에서 소태아혈청의 사용을 왜 제로(0)로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다뤄보고자 한다. 또한, 배양액 파트의 말미에서 배양액의 항생제 사용 여부와 화학물질 첨가 여부에 대해서도 논할 예정이다.

2.1.2. 배양액의 소태아혈청

소태아혈청이 세포배양에 쓰이는 이유는 단순하다. 세포가 자라는데 필요한 것들이 들어있고 원치 않는 면역 관련 현상을 나타내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도축장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기 때문에 가격도 저렴했다(지금은 아니다). 첨언하자면, 소태아혈청은 배양액 내의 다른 중요한 물질들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예를 들자면, 비타민 종류인데, 비타민은 혈청 내의 안정화 단백질과 결합한 상태로 존재한다. 열, 빛, pH 변화, 산화스트레스 등으로부터 활성물질을 지켜주는 역할을 안정화 단백질이 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타민 B1은 혈청의 안정화 단백질이 없으면 쉽게 분해되어 버린다 [7].

전 세계적으로 도축되는 소의 8% 내외가 임신상태에 있다고 한다 [8]. 소의 태아는 고기로서의 가치가 없기 때문에 예전에는 태반 째로 꺼내어 버려지곤 했다. 지금은 임신 초기의 작은 태아만 아니라면 소태아혈청의 제조에 사용되고 있다. 소태아혈청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단순하다(하지만 잔인하다). 도축장에서 소의 태아가 발견되면 태아에서 최대한의 피를 뽑고, 저온에서 응고 시켜 혈청을 분리한 후, 원심분리 및 필터링 등을 거쳐 소태아혈청이 된다. 2020년 12월 현재 L당 가격은 약 1,000달러에 달한다. 물론 소태아혈청을 양껏 이용하면 당장 오늘이라도 훌륭한 품질의 배양육을 만들 수 있다. 2013년 마크 포스트 교수가 선보인 최초의 배양육도 소태아혈청을 이용한 것이었다.

하지만, 소태아혈청을 배양육 생산에 사용할 수 없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우선 가격이 비싸다. 그럼 일반적인 배양육 생산공정에서 소태아혈청은 어느 정도 필요할까. 마크 포스트 교수는 배양육 패티(약 140g) 하나 당 대략 50 L의 소태아혈청이 필요할 거라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9]. 소태아혈청 50 L는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5천만 원이다. 여기서 일단 게임 끝이다. 더 저렴한 대체재를 찾아야 한다.

두 번째는 생산량의 문제이다. 소태아혈청의 전 세계 생산량은 대략 80만 L 정도로 집계되고 있다. 지구상의 모든 소태아혈청을 배양육 생산에 투입한다면 얼마나 많은 배양육을 만들 수 있을까. 대략 50 L의 소태아혈청으로 0.14 kg의 배양육을 만들 수 있으니 80만 L로는 2,240 kg의 배양육을 만들 수 있다. 전 세계 육류 생산량은 2018년 기준 3.5억 톤이다(kg이 아니다) [10]. 2,240 kg의 배양육은 1/150,000,000에 해당하는 양이다. 만약 소태아혈청의 생산량을 최대로 늘리면 어떨까. 소태아혈청의 생산량이 연간 80만 L이고 소 태아 두세 마리에서 1 L의 FBS를 얻을 수 있으므로, 지금은 연간 200만 마리 정도를 소태아혈청의 생산에 사용하는 셈이다. 세계적으로 연간 도축되는 소의 두수가 약 3억 마리이고 8% 정도의 소가 도축 당시 임신 상태이므로 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소 태아는 연간 2,400만 마리가 된다 [11]. 즉, 지금보다 약 12배 정도 소태아혈청의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드디어, 전 세계 육류 소비량의 약 1/13,000,000 (1.5억분의 1에 12을 곱한 값)을 배양육이 충당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 가정은 애초에 틀린 것이, 모든 소가 소태아혈청을 생산할 수 있는 선진국의 도축장에서 도축되는 게 아니며, 모든 소 태아를 소태아혈청 생산에 사용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QC를 100% 통과할 수 없을 테니). 결론적으로 소태아혈청은 가격 면에서나, 생산량 면에서나 배양육에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그리고 소태아혈청 사용량을 천분의 1, 만분의 1로 줄인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도 숫자를 훑어보면 알 수 있는 문제이다.

2.1.3. 배양액의 항생제

소태아혈청 말고도 배양액 관련하여 이슈가 되는 것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항생제의 사용이다. 일반적인 실험실 환경에서 항생제없이 세포를 배양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하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항생제를 쓰지 않고, 배양육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의약품이나 반도체 생산공장과 흡사한 시설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로 서두에 언급한 저스트와 퓨처미트는 모두 항생제가 포함되지 않은 배양액으로 배양한다. 무항생제 세포배양을 위한 몇 가지 조건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우선, 근육세포 채취과정에서의 오염원을 최대한 제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소의 근육조직에 주삿바늘을 찔러 넣어 근육의 성체줄기세포를 채취한다면, 오염원에 노출되지 않도록 시술하는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또한, 오염원의 존재 여부를 판별하기 위해 세포를 일정 기간 무항생제 상태에서 배양하며 검사할 필요가 있다. 사실 이는 유도만능줄기세포나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다면 쉽게 해결되는 부분이다. 체외에서 계속 증식하는 세포주라면, 세균, 바이러스, 프리온 등의 오염원이 존재하지 않는 깨끗한 세포를 선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도만능줄기세포나 배아줄기세포는 근육으로 분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화학물질 또는 재조합 단백질을 사용해야 할 가능성이 크고, 이게 문제가 된다. 퓨처미트는 불멸화된 섬유아세포 세포주를 사용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였다. 세포가 거의 무한정 분열하기 때문에 오염원 없는 세포 클론을 선별하여 무항생제로 배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오염원의 노출을 최소화하고 세포의 체외 배양 기간을 늘림으로써(세포주화 하는 등의 방법으로) 무항생제 배양액의 사용이 가능해진다 [12]. 항생제를 세포 배양의 전 과정에서 전혀 쓰지 않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거나, 모든 가축세포에 대해 가능하지 않을 것 같고, 세포 배양의 초기에만 사용하고 이후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 대부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속적으로 분열하는 세포주를 제작하는 경우에도 초반에는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저스트나 퓨처미트도 그랬을 것으로 생각한다.

2.1.4. 배양액의 화학물질

세포를 분화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물질들에 대해서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 문제는 특히 유도만능줄기세포나 배아줄기세포를 사용하는 배양육 업체들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줄기세포를 근육세포로 분화시키려면, 세포 내 신호전달 체계를 여럿 조절해야 한다. 예를 들어, Wnt 시그널을 활성화해줘야 한다면, 일반적인 실험 환경에서는 CHIR-99021을 사용하면 된다 [13]. Rho-ROCK 시그널을 억제해야 한다면 Y-27632를 사용한다 [14]. 이름이 시사하듯, 모두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적으로 합성된 화학물질이다. 배양육은 인간이 먹는 식품이다. 이러한 화학물질들은 식품 제조과정에는 사용 금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2.1.5. 배양액의 재조합 단백질

그렇다면 화학물질과 동일한 역할을 하는 재조합 단백질을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단백질인 R-spondin을 배양액에 첨가하면 세포의 Wnt 시그널이 활성화된다. 요즈음 유행인 오가노이드 배양을 위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비싸지만) [14].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화학물질이 아니고 원래 세포 내에 존재하는 단백질이니 사용해도 괜찮지 않을까. 아직 정답은 나오지 않았다. 배양육 업체가 이 부분을 식품 규제기관과 논의 후 공개한 기록이 아직은 없다. 된다는 의견과 안된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최근 들어, 최종산물(배양육)에 거의 남아있지 않다면 사용해도 괜찮다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고 있는 듯하다. 위에서 언급한 CHIR-99021, Y-27632 등은 원래 생물체 내에 존재하지 않지만, R-spondin은 우리가 먹는 소나 돼지의 몸 속에도 존재하는 것이니까 [15].

참고로, R-spondin 같은 물질은 대량생산을 하게 되면 미생물에 유전자를 도입하여 재조합 단백질의 형태로 획득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주의할 부분이 있다. R-spondin을 생산하는 미생물은 GMO이다. 이를 식품원료로 사용하고자 한다면, GMO (유전자 도입이 일어난 미생물)이 전혀 포함되지 않도록 공정을 설계하고, 관리 및 감독해야 한다. 참고로 식물성 대체육 회사인 임파서블푸드(www.impossiblefoods.com )는 맛 성분인 헴(heme) 단백질을 제품에 넣기 위해 GMO 효모를 이용하며, 미국 FDA의 식품허가를 받았고(정확하게는 GRAS 인증), 현재 미국에서 “임파서블버거”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임파서블버거에는 효모 자체도, 효모의 DNA도 포함되지 않도록 관리되고 있다(포함되면 규정상 GMO가 된다). 참고로 분리정제하는 헴 단백질의 순도가 80%라고 하니, 효모의 다른 단백질들은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는 셈이다 [16]. 여담이지만, 아직 국내에 시판되지 않았음에도 임파서블푸드 홈페이지에는 임파서블버거의 코리안 타코(라고 쓰고 사실은 고추장불고기) 조리법이 제시되어 있다 [17].

재조합 단백질의 사용에 관련해서 미국의 퍼펙트데이(www.perfectdayfoods.com )를 예시로 언급하고자 한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우유 및 유제품을 생산하는 스타트업인데 우유의 주성분인 카제인, 글로불린 등의 단백질을 재조합으로 만들고 혼합하여 사용한다. 유전자 조작을 하는 미생물로는 효모를 선택했다. 우유 자체를 판매하기보다는 기존 업체와 협력하여 아이스크림 형태로 판매한다.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처(FDA)의 식품허가를 받았고, 실제 제품을 출시했으며, 미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리고 현재 유럽(우선은 독일)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18]. GMO 아니냐며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퍼펙트데이의 제품을 보며 맛에 대해 토론하고, 영양성분을 생각하고, 진정한 비거니즘(채식주의)인지를 고민하지 GMO를 언급하지 않는다(유튜브 댓글을 보면 가장 쉽게 알 수 있다). GMO 기술이 사용된 것은 사실이다. 식품으로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것은 미국 FDA의 입장이다. 이를 선택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고, 저울추는 선택 쪽으로 기울여지고 있는 것 같다. 채식주의자 입장에서는 스테이크는 포기할 수 있지만, 아이스크림은 포기하기 힘든 듯하다.

2.2. 배양기

2.2.1. 배양육 생산에는 ‘큰’ 배양기가 필요하다

배양육을 만들어 식량으로 사용하려면 실험실에서 흔히 사용하는 컬쳐디쉬 보다는 큰 용기에서 세포를 키워야 한다. 즉, 배양기(bioreactor)가 줄지어 서 있는 넓은 공간에서의 대량배양을 머릿속에 그리면 된다. 바이오의약품이 인기를 끌면서 세포의 대량배양이 그리 낯선 개념은 아니게 되었고, 실제로 세계 곳곳에서 거대한 규모의 배양기가 운영되고 있다. 미생물이 아닌 포유류 세포를 대상으로 실제 공정에 활용되는 배양기로 한정하면, 약 2만 L 정도가 가장 큰 편이다 [19]. 먼 미래의 배양육 생산은 이보다 더 큰 배양기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바이오의약품에 비해 질량 당 부가가치가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 운용 경험이 축적되어 있는 2만 L 정도가 한동안은 배양육 생산에서도 최대 크기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2.2.2. 부유배양인가 부착배양인가

세포를 부착시키지 않고 키우는 부유 상태 배양법이 배양기에 바로 적용하기에 유리하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은 세포를 회수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세포들이 만들어내는 부산물(항체 등)을 배양액 내에 존재하는 형태로 회수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배양육 생산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세포는 부착하여 성장 및 분화한다. 결국 지지체를 사용하여 해결해야 한다.

부착성인 세포를 부유배양에 적응시키더라도 부착배양 시킬 때만큼 세포 본연의 기능을 발휘하지는 못한다. 부착배양과 부유배양의 성장 속도에 관련된 실험결과를 보면, 마우스의 배아줄기세포를 부착배양 시 14시간에 1회 분열, 부유배양 시 30시간에 1회 분열했다는 결과가 있다 [20]. 한 달이 지나면 이 차이가 얼마나 더 벌어질까. 1주 후 80배, 2주 후 7,000배, 3주 후 60만 배 그리고 4주 후 5,000만 배의 차이가 된다. 배양육 생산에 사용되는 세포도 비슷한 경향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 차이는 결국 배양육 생산량 차이가 된다. 또한, 근육 분화의 수준에 있어서도 부착배양이 향상된 결과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근육 분화의 정도는 부유 상태와 부착상태에서 비교한 연구가 아직 없다.

배양육의 대량생산을 위해 일단 세포를 부유배양에 적응시키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지금까지 배양기를 사용하기 위해 해온 방법에 배양육 세포를 적응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대량생산으로 넘어가기가 쉽다. 배양기도 널리 쓰이는 stirred-tank 형식을 사용하면 된다. Stirred-tank에 지속적으로 새 배양액이 들어오고 오래된 배양액이 배출되도록 배관을 연결하여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continuous stirred-tank reactor) [21]. 본 글의 초반에 언급한 기업인 저스트와 퓨처미트는 부유배양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두 번째는 지지체를 사용하여 세포를 부착시키되, 기존 배양기에서의 부유배양과 최대한 유사하게 배양하는 방법이다. 직경 수백 마이크로 미터 내외의 마이크로캐리어에 세포를 부착시키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마이크로캐리어가 작기 때문에 기존의 배양기에서 사용하던 부유배양 프로토콜을 거의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마이크로캐리어의 제조비용이 높아 지지체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든다. 또한, 세포 수가 과잉이 되면 마이크로캐리어끼리 붙어버리는 현상때문에 최대한 키워낼 수 있는 세포 수의 한계가 있다 [22]. 마이크로캐리어 끼리 붙은 부분은 세포의 성장을 컨트롤할 수 없고 배양기 내 배양에 방해요소가 된다.

세 번째는 스폰지 형태의 큰 지지체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지지체 하나당 키워낼 수 있는 세포가 많아 비용이 줄어들고, 지지체끼리 붙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지지체 내의 공간이 혈관과 같은 역할을 하여 배양액의 흐름이 용이하기에 지지체 내의 세포 밀도를 높여 키울 수 있고, 이는 배양육의 품질을 향상시킨다. 단점은 지지체가 크기 때문에 기존의 배양기 내 대량 부유배양 프로토콜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다른 방식의 배양기 운용 프로토콜로 대량화할 방법을 처음부터 고민해야 한다. 아래 표에 대표적인 두 가지 형태의 지지체를 간단하게 요약 비교하였다 (표 1).

표 1. 배양기에 사용되는 지지체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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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배양기 종류와 장단점

배양육 생산에 적용할 만한 배양기는 아래와 같다 (표 2). 각각의 장단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표 2. 배양육 생산에 사용되는 배양기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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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rred-tank 배양기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배양기의 형태이다. 가운데에 프로펠러 비슷한 것이 설치되어 있어서 빙글빙글 돌아가며 배양기의 내용물을 섞어주는 구조이다. 앞으로 전진(pro-)하기 위한 게 아니라 내부(im-) 교반을 위한 것이니 “임펠러”라고 부른다. 구조가 단순하고, 오랜 기간 사용되어 왔으며, 취급하는 회사도 많고, 운용 인력도 많이 육성되어 있다. 대량배양이 필요한 경우, 2만 L 크기가 널리 쓰이며, 주로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때 사용된다. 세포에 가해지는 전단응력(shear stress)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Air-lift 배양기는 공기 거품이 올라와 노폐물을 제거하고 내용물을 뒤섞어주는 형태인데 물리적인 교반(예를 들어 임펠러)이 필요하지 않아 대형화에 유리하다. 무려 150만 L 규모로 운용된 적이 있다 [23]. 다만, 미생물을 배양한 경우였기 때문에 배양육에는 적용 불가능한 크기다. 동일한 방식으로 포유류세포를 배양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30만 L 내외까지는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24].

Rocking/wave 배양기는 용기를 흔들어 교반 하는 방식이다. 당연히 크기에는 한계가 있어 100L 이상은 제작하기 어렵다 [25]. 상당한 무게의 배양기를 지속적으로 흔들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Fluidized bed 배양기는 배양액을 채웠다가 빼면서 교반이 일어나도록 하는 방식이며 비슷한 이유로 100 L 이상은 제작된 기록이 없다 [26]. 두 가지 방식 모두 소형 배양기에서 주로 사용된다.

Hollow fiber 방식은 다공성 멤브레인을 이용해 작은 파이프를 여러 개 만들고 이 파이프를 통해 배양액을 공급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다양한 조합을 시도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멤브레인의 구멍 크기를 작게 만들어 배양액은 드나들지만, 세포는 통과하지 못하도록 하고, 세포는 파이프의 내면 또는 외면에 부착시키면, 체내 조직과 유사하게 관류(perfusion)가 일어나면서 좁은 공간에서 더 많은 세포를 키울 수 있다. 하지만, 구조상 세포 회수가 어렵고 세척이 어려워 1회용으로만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직까지는 사용되는 멤브레인 재질이 한정적이라 배양육 생산에 적용된 기록은 없다. 미래의 일이지만, 현재 사용되는 재료의 물성과 유사하면서 식용 가능한 재료로 멤브레인을 제작하게 된다면, 배양육 생산에 사용하기에 적합한 방식이라 생각된다.

3. 결론: the long and winding road

필자가 처음 배양육에 관심을 가졌던 2018년에는 전 세계 약 20여 개의 배양육 스타트업이 알려져 있었다. 현재는 세계 곳곳에 수백 여개의 배양육 업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업체 중 저스트와 퓨처미트의 연구동향을 살펴보았고, 배양육 개발에 있어 이슈가 될 만한 부분을 배양액과 배양기 중심으로 짚어보았다. 이를 기반으로 배양육 생산량을 예측하는 것은 약간 복잡한 문제이다. 이 글에서는 간략히 다루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일단 2만 L 배양기(가장 큰 사이즈)에 세포를 가득 배양하여 4x10^7 cells/ml(보고된 최고 밀도)의 농도에 도달한다면 약 3.5톤의 배양육(평균 세포 부피로 계산)을 생산할 수 있다. 일반적인 부유배양의 세포증식 속도로 계산하면 약 한 달이 소요된다. 여기에 며칠 간의 근육 분화 기간을 더해야 하므로 대략 1년에 9회 배양육을 얻을 수 있고, 연간 약 30톤이 생산되는 셈이다. 많아 보이는가? 1인당 연간 60kg 정도의 육류를 소비하므로(OECD 평균) 약 500명이 먹을 수 있는 양에 불과하다 [28]. 이제부터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 배치(batch)형 배양기가 아니라 지속형(continuous) 배양기를 사용하면 생산량이 약 10배 증가한다. 퓨처미트처럼 불멸화된 세포주를 사용한다면 생산량은 더 증가한다. 이 무렵부터 채산성이 보이기 시작한다(돈이 된다는 뜻). 하지만, 그래도 2050년 95억 명의 인구를 먹이기에는 생산량이 부족해 보인다.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깨는 무엇인가가 더 필요하다는 의미다. 어쩌면 우리에게 익숙한 “stirred-tank”라는 배양기의 고정관념을 벗어나야만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2020년 말 싱가포르의 배양육 식품허가는 배양육 연구개발이 기초과정을 수료했다는 의미를 부여한다. 이제는 산업화와 양산을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다. 갈 길이 멀고 험하다는 건 자명하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아 보인다. 길의 끝에 숨겨진 푯대가 조금씩 보이는 듯하다. 인류의 미래를 바꿀 진정한 혁신이 요구된다.

4. 참고문헌

==>첨부파일(PDF)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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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지현근 (㈜ 다나그린 기술이사, jay@danagreenbio.com)
응용화학부 (현, 화학생물공학부)를 졸업 후 새롭게 확장되는 산업분야를 찾아 생물학으로 전향, 종양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공공기관 직원으로 재직 중 김기우, 주승연 두 명을 만나 ㈜다나그린의 공동창업자로 스타트업 업계에 뛰어든다.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배양육 연구개발 글로벌 레이스에서 배양육에 특화된 세포배양 지지체를 무기삼아 도전하고 있다. 현재는 다공성 지지체를 활용한 배양육 생산공정 개선에 매진하고 있다.
   
약력
㈜ 다나그린 기술이사, 공동창업자
서울대학교 종양생물학협동과정 박사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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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근(2021). 배양육 연구동향: It’s Time to Scale-up. BRIC View 2021-T12. Available from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report&id=3746 (Mar 2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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