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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육 연구동향: Beyond the BEYOND MEAT®
배양육 연구동향: Beyond the BEYOND MEAT® 저자 지현근 (㈜다나그린)
등록일 2020.10.20
자료번호 BRIC VIEW 2020-T37
조회 1680  인쇄하기 주소복사 트위터 공유 페이스북 공유 
요약문
2019년 5월 비욘드미트의 상장은 새로운 시대의 먹거리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이벤트였다. 비욘드미트의 주력제품은 식물성 재료를 이용하여 만드는 대체육이고, 대체육의 다음 세대는 동물 세포를 배양하여 만드는 배양육이 될 것이다. 이 글에서는 현재의 배양육 연구개발 동향을 정리하고 앞으로 추가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한 부분을 정리하였다. 배양육 생산과정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생물학적 기술들이 필요할지, 연구자로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것들은 무엇일지, 그리고 비욘드미트의 뒤에는 어떤 것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함께 고민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키워드: cultured meat, myosatellite cell, embryonic stem cell, microcarrier, scaffold, 배양육, 근육줄기세포, 배아줄기세포, 마이크로캐리어, 스캐폴드
분야: Agriculture, Food_Technology, Cell_Biology

목 차

1. 서론: 비욘드미트, 인기끌다
2. 본론
  2.1. 새로운 고기가 주목받는 이유
  2.2. 배양육 개론
  2.3. 배양육 생산에 사용되는 세포
    2.3.1. 근육줄기세포(Myosatellite cell)
    2.3.2.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
    2.3.3. 기타 생각해 볼 사항들
  2.4. 세포가 붙어 자라는 지지체
    2.4.1. 지지체란?
    2.4.2. 지지체는 배양육 생산의 필수요소이다
    2.4.3. 마이크로캐리어형 지지체
    2.4.4. 스캐폴드형 지지체
3. 결론: 마무리하며
4. 참고문헌


1. 서론: 비욘드미트, 인기끌다

빌 게이츠. 스눕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외래어표기법에 따르면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미국의 식물성 대체육 기업 비욘드미트(BEYOND MEAT®)에 투자한 유명인들의 이름이다 [1]. 비욘드미트는 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이용하여 고기와 비슷한 형태와 식감의 가공식품을 만든다. 2019년 5월에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고, 공모가는 주당 25달러이었지만 3개월 만에 무려 9.4배 오른 주당 약 235달러를 기록한다. 비욘드미트의 주가는 그 후 몇 번의 등락을 거치며 2020년 9월 8일 현재 백 달러 초반을 기록, 기업가치 10조 원 이상의 기업이 되었다 [2].

필자는 세포배양을 통해 고기를 만드는 어찌 보면 유사한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데, 그 무렵에는 비욘드미트 제품 먹어봤냐는 질문을 자주 들었던 기억이 있다. 개인적으로도 연일 뉴스에 언급되던 비욘드미트 기사들을 보며 많은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비욘드미트는 기존의 콩고기와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진정한 대안일까?’, ‘채식주의자만의 잔치로 끝나거나 몇 년 후 반짝 유행이 끝나는 건 아닐까?’, ‘높은 주식가격 형성은 투기자본의 개입으로 인한 거품에 불과할까?’, ‘무엇보다도, 비욘드미트 제품은 매일 먹어도 괜찮을까?’

2. 본론

2.1. 새로운 고기가 주목받는 이유

대체육은 주로 식물성 단백질을 사용하여 제조한 고기 유사식품이다. 필자가 연구하는 배양육은 동물의 세포를 배양하여 만들어낸 고기 유사식품이다. 대체육은 이미 시판되고 있고, 배양육은 아직 시장에 등장하기 전이다.

비욘드미트의 상장에 쏠린 관심으로부터 두 가지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첫 번째로 많은 사람들이 인류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구는 늘고 있고 땅은 한정되어 있다. 기후는 점점 변하고 있다. 미래에는 고기를 지금처럼 마음껏 먹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걱정이 우리 마음속에 깔려 있고 미래에 대한 불안이 미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또는 할 가능성이 보이는) 기술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나는 것 아닐까.

두 번째는 대체육이 미래에 더 많이 팔릴 거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비욘드미트의 제품은 이미 마트에 진열되어 있다. 상장 당시의 인기에서 유추해보자면, 앞으로 진열대에서 퇴출될 가능성보다는 퇴출되지 않고 점점 더 많은 진열대에서 보게 될 거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모든 주식가격의 상승이 100% 논리적으로 설명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대체육에 ‘베팅’하겠다는 사람들이 비욘드미트의 주가를 10배 가까이 올릴 만큼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은 앞으로 등장할 배양육에도 유사하게 베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위에서 언급한 이러한 심증(?)에 대한 물증(?)을 제시하고자 하는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는데, 대체육 및 배양육의 미래에 관련해서는 미국 컨설팅 회사인 A. T. Kearney의 보고서가 가장 유명하다. 각종 통계자료를 분석하고 관련 분야의 전문가 인터뷰를 바탕으로 만든 보고서인데, 이를 요약하여 그림 1로 나타내었고, 4개의 문장으로 그 설명을 축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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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미국 컨설팅회사 A. T. Kearney의 미래 육류시장 예측보고서의 요약자료.

                      1. 대체육과 배양육은 축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즉, 일시적 거품이 아니다.
                      2. 전통적인 육류시장은 매년 3% 감소하여 2040년에 세계 육류소비의 40%를 차지한다.
                      3. 대체육 시장은 매년 9% 성장하여 2040년에 세계 육류소비의 25%를 차지한다.
                      4. 배양육 시장은 2025년 이후 매년 41% 성장하여 2040년 육류소비의 35%를 차지한다.


대체육 시장은 이미 우리 코앞에 와있다. 비욘드미트는 상장에 성공했고 그 제품은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다. 이제 다음 단계는 배양육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비욘드미트의 상장과 관련하여 언급한 위의 여러 질문들이 대부분 배양육 관련 기업의 첫 등장 때 재현될 것이다. 이 글에서는 다음 단계의 새로운 파도(new wave)가 될 배양육에 대해 동향을 분석하고 연구개발 종사자로서 생각해야 할 부분을 짚어보고자 한다.

2.2. 배양육 개론

필자가 생각하는 배양육의 주요 요소는 크게 세포, 배양액, 배양기, 지지체의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들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세포는 배양육의 시작이 되는 존재이다. 농사짓는 것과 유사하게 가축의 세포를 몸 밖에서 잘 키워서 고기(주로 근육)로 만든 게 배양육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때문에 배양육을 ‘세포농업(cellular agriculture)’으로 부르기도 한다.
  2. 배양액은 세포가 자랄 수 있도록 양분을 제공해주는 액체이다. 배양육 생산비용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배양액 관련 현재의 관건은 소혈청(실험실에서 수십 년간 사용되어 온 세포배양 첨가물)의 의존도를 줄이고 배양액 제조단가를 낮추는 데에 있다.
  3. 배양기는 세포가 배양액을 먹으며 자라는 공간이다. 효과적으로 산소를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교반을 필요로 하면서도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세밀한 설계가 필요하다. 다양한 형태의 배양기가 상업화되어 있으며 특히 최근 바이오의약품의 생산이 대규모로 이루어지면서 수만 리터에 달하는 대규모 배양기도 세계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4. 지지체는 배양육 생산에 필수적임에도 상대적으로 연구개발이 덜 이루어진 부분이다. 배양육을 구성하는 세포는 부착성 세포이므로 어딘가에는 붙어서 자라야 한다. 배양육 생산에 적용될 지지체는 세포가 근육으로 분화하는 과정을 촉진해야 하며, 배양기 내 충격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동시에, 영양분과 노폐물의 이동이 쉽게 이루어지는 구조여야 한다. 그리고 대규모 생산을 염두에 둔다면 식용이 가능한 재료로 만드는 게 이상적이다.

지면 관계로 이번에는 배양육의 4대 요소 중 세포와 지지체에 관한 부분만 다루었다. 추후 후속 리포트를 통해 나머지 요소들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짚어보고자 한다. 또한 이 동향리포트는 배양 쇠고기를 기준으로 글을 썼다. 돼지, 닭, 양 등의 다른 가축동물의 경우에는 본문의 내용과 거의 차이가 없으리라 생각한다. 새우, 참치 등 수산물의 경우 세부 공정에서는 다른 점이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2.3. 배양육 생산에 사용되는 세포

2.3.1. 근육줄기세포(Myosatellite cell)

우리가 먹는 고기는 대부분이 근육조직이다. 배양육을 만들어내는 가장 직관적인 방법을 생각해보자. 근육 내의 어떤 세포(들)를 근육으로부터 분리하고(isolation), 수를 불리고(proliferation), 근육 형태로 만들어(differentiation) 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양한 세포를 근육에서 분리하여 배양육 생산에 사용하고 있는데, 가장 널리 쓰이는 세포는 myosatellite cell이다. 근위성세포, 근육위성세포, 근육줄기세포 등으로 불리며 본문에서는 편의상 근육줄기세포로 지칭한다. 체내에서는 근섬유 주변에 조용히 있다가 근육이 자극을 받거나 상처를 입으면 분열하고 근육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성체의 줄기세포 가운데 그 수가 상당히 많은 편인데 마우스 기준 근육 조직 1 mg에 약 550개의 근육줄기세포가 존재한다는 보고도 있다 [4]. 배양육 생산이 상업화가 된다면 국소마취 후 바늘을 찔러 채취하는 정도로 톤 단위의 배양육 생산이 가능하리라 판단된다 [5]. 이미 실험실 수준에서는 근육줄기세포의 분리, 증식, 분화의 조건이 규명되어져 있다. 즉, 자본이 있으면 어느 정도 fast-following이 가능한 배양육 생산방법이다. 마크 포스트 박사팀의 최초의 배양육도 이러한 방식으로 만들었고 이미 7년 전 (2013년 8월)의 일이다. 물론 이때는 버거 패티 2개에 약 4억 원이라는 엄청난 비용이 들었다 [6].

근육줄기세포를 이용하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몇 가지 단점이 있다. 우선 근육줄기세포를 매번 동일한 품질로 채취하기가 쉽지 않다. 바늘을 찌르는 부위에 따라 채취되는 세포가 달라지며 다양한 종류의 세포들 가운데에서 선별해내야 하는데(heterogeneous cell population 문제) 이 과정도 쉽지 않다. 즉, 균일한 품질의 근육줄기세포를 꾸준히 얻어내는 것은 상당한 노하우를 필요로 한다. 그런데 이것보다도 배양육 업계에서 가장 문제로 삼고 있는 부분은 대량으로 생산할 때 생산효율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일단 근육줄기세포는 몸 밖으로 꺼내고 나면 일정 기간 이상 생존하기 어렵다. 근육으로 분화하는 능력은 일주일 정도면 20% 수준으로 감소한다 [7]. 따라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근육으로의 분화에 제한이 생긴다. 세포 수를 많이 불려서 최대한 근육답게 분화시켜야 하는 배양육 생산자의 입장에서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은 수치이다.

2.3.2.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

배아줄기세포에서 근육을 만드는 방법은 근육줄기세포에서 시작하는 것에 비해 몇몇 장점이 있다. 배아줄기세포는 세포주화 된다면 분화능을 유지한 상태로 무한히 증식하므로 균일 품질의 배양육 생산이 가능하다. 즉 같은 배아줄기세포주(embryonic stem cell line)만 사용한다면 오늘 서울에서 만드는 배양육과 10년 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드는 배양육에서 같은 맛이 나도록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이론적인 경우여서 실제 구현하기에는 상당히 까다롭지만, 근육줄기세포를 이용하는 방법에 비해서는 품질관리가 훨씬 용이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한 부분이지만, 생산효율도 근육줄기세포에 비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배양육 생산의 단점은 아래와 같다.
  첫 번째로, 배아줄기세포는 키우기가 어렵다. 배아줄기세포의 특성을 유지하며 미분화상태로 증식시키기가 까다롭고 비용도 많이 든다. 현재로서는 근육줄기세포 방식으로 만드는 배양육에 비해 더 비싼 재료들을(성장인자 등) 이용해 배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상업화를 위해서는 생산 단가를 낮추어야만 한다.
  두 번째로, 근육분화에 관한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배아줄기세포를 근육으로 분화시킬 때 모든 세포가 근육으로 분화한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근육이 아니라 다른 장기로 분화된(분화 중인) 세포가 섞여 있을 가능성은 없을까?’ 그리고 ‘이러한 세포 가운데 먹었을 때 문제가 될 만한 여지는 없을까?’ ‘만약 줄기세포가 분화하는 과정에서 유전자의 변화가 생긴다면 어느 수준까지 용인할 것인가?(single nucleotide variation은 괜찮을까?, 그렇다면 copy number variation은?)’ 실험실 수준에서는 어느 정도의 연구가 되어 있지만 대량생산에 적용하기에는 아직 생각해봐야할 내용이 많은 듯 하다.
  세 번째로, 배아줄기세포 자체가 얻기 어렵고 세포주화 하기가 어렵다. 마우스 배아줄기세포주가 처음 만들어진 게 1981년임에도 불구하고 소의 배아줄기세포주가 처음 만들어져 보고된 것이 2018년이다 [8]. 가축으로 식용되는 동물의 배아줄기세포는 아직 세포주화 되지 않았거나 최근에야 세포주화된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인간 배아줄기세포주가 마우스에 뒤이어 만들어진 것처럼 가축의 배아줄기세포주도 앞으로 하나씩 확립될 가능성이 있다. 배양육 생산이라는 필요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연구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므로 배아줄기세포주는 각 개발자(아마도 배양육 기업)가 독점적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고 이는 미래의 식량안보 문제와도 연결시켜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다.

2.3.3. 기타 생각해 볼 사항들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는 여러모로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하지만 훨씬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유도만능줄기세포 제조방식은 유전자를 조작하므로 GMO(유전자변형농산물)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배양육에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사용하고자 한다면 유전자를 조작하지 않는(non-integrating) 방식으로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주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9-10]. 이 방식은 생물체의 DNA 서열 자체를 바꾸는 전통적인 방법에 비해 유도만능줄기세포주를 만들 때의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하지만, 세포주는 한번 만들면 계속 사용할 수 있으므로 일단 만들어지기만 한다면 배양육 생산에 충분히 사용 가능하다. 즉, 배양육 생산자의 입장에서는 배아줄기세포주에 비해 상당히 매력적인 대안이다.

또 하나 생각해야 할 부분은 줄기세포의 증식을 어느 조건에서 시행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사용하건, 배아줄기세포를 사용하건 꼭 모든 장기를 만들 수 있는(pluripotent) 세포를 골라서 사용할 필요는 없다. 어느 정도 분화가 시작된 후의 세포라도 본연의 상태가 변하지 않는 상태로 증식만 할 수 있다면(self-renewal이 가능하다면) 배양육 생산에 사용될 수 있다. 물론 배양기 내에서 대량으로 증식하는 동안 어느 정도의 분화가 일어나도록 일부러 방치할 수는 있지만(그렇게 하는 배양육 기업도 있다), 대량생산을 염두에 두고 분석했을 때 배양기 내에서는 시작할 때의 세포와 증식한 후의 세포의 특성이 동일한 것이 품질관리에 유리하다. 완전한 미분화 상태(pluripotent)로 증식시킬 건지, 어느 정도 근육으로 분화시킨 후 증식시킬 건지는 각각의 배양육 생산자가 결정해야 하는 문제이다. 중요한 시사점은 품질관리가 쉬우면서 비용 절감이 가능한 상태를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글의 초반부에 언급한 근육줄기세포(myosatellite cell)와 유사한 수준으로 분화시킨 배아줄기세포 또는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배양기 내에서 대량으로 증식시키는 방식이 가장 널리 쓰이리라 생각한다. 배양육은 아직 출시된 제품이 없고 논문 등으로 공개된 자료가 적어 각 배양육 기업의 내부사정을 파악하기 어렵다. 때문에 이 부분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임을 밝혀둔다.

배아줄기세포, 유도만능줄기세포, 근육줄기세포보다는 쉽게 얻을 수 있는 다른 세포에서 ‘transdifferentiation’이라는 방식으로 바로 근육을 만들어내고자 시도하는 회사도 있다 [11]. 섬유아세포(fibroblast)는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세포로 여기서 출발하여 근육으로 분화시키는 전략을 선택한 회사도 있다. 관건은 분화효율이 될 것이다.

2.4. 세포가 붙어 자라는 지지체

2.4.1. 지지체란?

혈액 내 백혈구 등의 세포를 제외한 대부분의 동물세포는 어딘가에 붙어서 자란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세포표면이 붙을 수 있는 곳을 인지하고 능동적으로 부착하며 이를 통해 세포의 증식 및 분화가 조절된다. 근육줄기세포를 포함한 근육관련 세포도 예외는 아니다. 세포가 붙어 자랄 수 있는 구조물을 ‘지지체’라고 하는데, 배양육 생산공정에서는 사용되는 형태와 크기에 따라 마이크로캐리어(microcarrier) 및 다공성 스캐폴드(multiporous scaffold) 등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본문에서 통칭하여 언급할 때는 지지체로 명명하기로 한다.

2.4.2. 지지체는 배양육 생산의 필수요소이다

일반적으로 실험실에서 하듯 평면상에서 세포를 키워서는 배양육의 생산단가를 맞출 수 없다. 배양기에서 근육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해야만 한다. 배양기 내에서 지지체에 부착시키지 않고 세포를 각각 떠다니는 상태로 키우거나(single cell suspension) 세포덩어리 형태로 부유시키는 것도(cell aggregate suspension) 가능하다. 하지만 세포의 성장 속도가 느리고, 근육으로의 분화능이 떨어지며, 배양기 내에서의 충격(shear stress, 전단응력)에 취약하다. 가축의 세포가 아닌 경우에는 지지체없이 부유시키는 방식으로 배양육 생산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싱가폴의 쉬오크미트가 새우세포를 부유배양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곤충의 근육 관련 세포를 부유배양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동물세포, 특히 가축의 세포를 배양하는 기업 또는 연구진은 대부분이 지지체를 필요로 한다.

본문에서 깊이 다루지는 않지만 배양육을 생산할 때에는 근육뿐만 아니라 지방을 만드는 세포도 필요하다. 지방을 만들어내는 세포들은 세포질 내에 지방을 축적하게 되는데(lipid droplet), 그렇게 되면 지방의 비중이 일반적인 세포나 물보다 가벼우므로 배양기 내에서의 부력 문제가 생긴다. 평범한 세포를 배양기 내에서 키울 때와는 조건이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배양기 내에서 대량으로 키워야 한다면, 지방을 축적할 세포들은 어느 정도의 질량을 가지는 지지체에 부착하여 분화시켜야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통상적인 배양기(stirred tank bioreactor 등)에서는 부유상태의 배양이 아예 불가능할 수도 있다 [13].

2.4.3. 마이크로캐리어형 지지체

마이크로캐리어(microcarrier)는 통상적으로 100-400 마이크로 미터 내외의 덩어리 형태의 지지체이다. 종종 ‘마이크로비드(microbead)’라고 부르기도 한다. 표면의 물성을 세포외기질(extracelluar matrix)와 유사하도록 설계하여 세포가 잘 부착되도록 만들어져 있다. 종종 다공성으로 만들기도 한다. 원래 재조합 단백질 등을 생산하는데 쓰이던 것인데, 배양육에 적용시켜 연구를 많이 해본 곳은 네덜란드의 마크 포스트 교수팀(모사미트 창업자)이다. 애초에 배양기 내에서 부착성 세포를 키우기 위해 고안된 것이니 만큼 배양기 형태에 무관하게 사용할 수 있는 범용성이 있다. 사용법도 상당히 직관적이어서 마이크로캐리어 표면이 포화상태에 이르기까지 세포가 자란 상태에서 단순히 새로운 마이크로캐리어를 추가하면 세포들이 건너가 부착한다는 보고도 있다 [14]. 배양액 조성을 바꿔주면 마이크로캐리어에 부착된 세포들에서 분화도 일어난다 [15, 16]. 원래는 주로 플라스틱을 재료로 사용했는데, 최근에는 식용가능한 덱스트란, 젤라틴 등으로 만들어 시판되는 제품도 있어 배양육에 바로 적용도 가능하다.

마이크로캐리어의 단점은 2가지이다. 마이크로캐리어 표면에만 세포가 부착하여 자라므로 최종산물인 배양육에서 마이크로캐리어의 구성성분이 세포보다 더 많아진다. 마이크로캐리어에서 세포를 떼어내는 것은 공정상 번거롭고 배양육의 생산단가와도 직결된다. 때문에 배양육 생산에 사용될 마이크로캐리어는 먹을 수 있는 소재로 만들어야 하며, 최종산물에서 이 소재 자체가 차지하는 비율이 클 수 밖에 없다. 또 하나의 단점은 배양기 내에서 장기배양 시 종종 마이크로캐리어끼리 붙어 큰 덩어리가 되어버린다는 점이다 [17]. 마이크로캐리어가 단독으로 부유하고 있을 때는 표면에만 세포가 균일하게 자라나므로 거의 동일한 품질의 배양육을 얻을 수 있지만 마이크로캐리어끼리 뭉치기 시작하면 덩어리 안쪽의 세포는 성장 또는 분화과정을 조절할 수 없게 된다. 심지어 괴사하는 경우도 있다. 배양육 생산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을 세심하게 컨트롤해야 한다.

2.4.4. 스캐폴드형 지지체

다공성 스캐폴드(multiporous scaffold, 이하 스캐폴드)는 세포가 붙어 자랄 수 있는 스폰지 형태의 구조물이다. 세포의 부착, 증식, 분화가 모두 스캐폴드 위에서 일어날 수 있다. 스캐폴드 표면에 세포의 부착이 가능한 재질인 경우, 스캐폴드 내의 모든 공간을 세포가 채우는 게 아니라 일부의 공간은 빈 상태로 남아있게 되는데, 이 부분은 생물체의 조직 내 모세혈관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러한 빈 공간을 통해 배양액이 드나들어 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거할 수 있다. 스캐폴드 내부의 빈 공간이 많으면 세포의 성장에는 유리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배양육 맛의 측면에서는 불리하다. 이른바 고기 성분으로 가득 채워진 산물을 얻기가 쉽지 않다. 단순히 더 많은 수의 세포를 스캐폴드에 집어넣음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지지체에서 키우는 세포의 수는 무한정 늘리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양육의 제조공정 도중 스캐폴드의 변형이 가능하도록 제조하는 방식도 고안되었다. 세포가 부착하고 증식하는 배양육 생산의 초기 단계에서는 스캐폴드 내의 공간이 커서 증식에 유리하도록 하고, 근육 분화의 마무리 단계에서 특정 처리를 통해 스캐폴드가 분화에 유리한 형태를 가지도록 한다. 최종산물은 거의 빈 공간없이 근육 유사조직으로 채워진 고깃덩어리가 된다 (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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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배양육 생산 과정 중 변형이 가능한 스캐폴드의 예.
(A) 세포가 없는 빈 스캐폴드에는 무수히 많은 미세구멍이 존재한다. (B) 세포가 증식하는 시기에는 스캐폴드가 증식에 유리한 형태를 가진다. (C) 배양육으로의 분화가 일어나는 시기의 스캐폴드에 거의 빈 공간 없이 근육유사조직이 들어차 있다. (scale bar는 모두 1mm)

 

스캐폴드는 일반적으로 마이크로캐리어에 비해 크기가 크고, 심지어 수 센티미터 수준까지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배양육을 만들었을 때의 상품 가치가 크다. 단순한 분쇄육(minced meat)이 아니라, 덩어리 고기처럼 씹는 맛이 있는 배양육은 이러한 스캐폴드 방식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스라엘의 알레프팜스가 스캐폴드를 잘 활용하는 배양육 회사인데, 2018년 12월 베이컨과 유사한 형태의 피브린(fibrin) 스캐폴드에 소 근육세포를 배양해 시식회를 한 적 있다 [18]. 알레프팜스는 2020년 3월에 Nature Food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콩기름을 짜고 남은 콩단백 조직(textured soy protein) 자체를 스캐폴드로 활용하여 배양육을 만들기도 했다 [19]. 이러한 방식은 배양육의 생산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

스캐폴드 방식의 단점은 마이크로캐리어에 비해 제조가 까다롭다는 것이다. 식용이 가능하고, 세포가 잘 부착하고, 내부구멍(pore)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으며, 배양기 내에서의 충격(shear stress)을 이길 만큼 강한 물성이 있는 지지체를 제작하는 건 매우 어렵다. 때문에 마이크로캐리어를 사용하는 방식에 비해 생산단가가 올라갈 수 밖에 없다.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식용 스캐폴드의 개발이 요구된다.

3. 결론: 마무리하며

배양육 업계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배양육에 관련된 회사는 필자가 처음 관심을 가졌던 2018년 초 기준 전 세계적으로 30여 곳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그 수를 가늠할 수 없다. 국내에서만도 배양육 연구개발을 이미 시작했거나, 준비하고 있는 기업 및 연구진이 최소 6곳으로 파악된다. 모사미트, 알레프팜스 등 선두그룹은 이미 상당한 기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생각된다. 카길이나 타이슨푸즈 등 전통적인 북미권 축산유통업계의 강자들도 관심을 가지고 배양육 기업들을 주시하고 있다. 비욘드미트로 대표되는 대체육 시장과 비교하자면 배양육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대체육은 이미 대량으로 생산되어 우리 앞에 상품이 진열하고 있다. 배양육은 최소 몇 년은 지나야 상업화될 것이다.

배양육의 초기제품은 대체육과 혼합된 형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시기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틈새시장을 개척한 것처럼. 적어도 몇 년 동안은 배양육 만으로 우리의 입맛도, 지갑도 만족시키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원재료가 동물의 세포이기에 식물성 재료를 사용하는 대체육이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 대체육을 고기답게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여러 첨가물들을 적게 사용하고도 고기 다운 맛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왜냐하면, 시작이 고기이기 때문이다.

배양육 연구개발은 바이오의약품의 연구걔발 등 전통적인 생물학의 영역과는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의약품과 다른 식품으로의 특성을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 더 많은 사람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먹거리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글을 마무리하며 개인적 견해를 덧붙여본다. 미래는 반드시 온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우리 자손들의 미래는 밝지않다. 영화 설국열차에는 육류가 부족하여 바퀴벌레로 만든 양갱을 먹는 빈곤층의 모습이 묘사된다. 우리 후손들에게 좀 더 나은 무언가를 먹이고 싶다면 바로 지금, 바로 내가 무언가 해야 한다. 배양육은 그 중 하나다.

배양육 연구에는 위와 같은 명분(名分)이 있다. 그리고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연구분야라는 현실적인 실리(實利)도 있다. 열정이 넘치는 젊은 후배들이 이 분야에 적극적으로 도전하기를 바란다.

4. 참고문헌

==>첨부파일(PDF)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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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지현근 (㈜ 다나그린 기술이사, 공동창업자)
응용화학부 (현 화학생물공학부)를 졸업 후 새롭게 확장되는 산업분야를 찾아 생물학으로 전향, 종양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공공기관 직원으로 재직 중 김기우, 주승연 두 명을 만나 ㈜다나그린의 공동창업자로 스타트업 업계에 뛰어든다.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배양육 연구개발 글로벌 레이스에서 배양육에 특화된 세포배양 지지체를 무기삼아 도전하고 있다. 현재는 다공성 지지체를 활용한 배양육 생산공정 개선에 매진하고 있다.
   
약력
㈜ 다나그린 기술이사, 공동창업자
서울대학교 종양생물학협동과정 박사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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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근(2020). 배양육 연구동향: Beyond the BEYOND MEAT®. BRIC View 2020-T37. Available from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report&id=3622 (Oct 2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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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2
회원작성글 브레인닥터킴  (2020-11-01 15:27)
좋은 글 감사합니다.
회원작성글 kenhan  (2020-11-04 17:24)
배양육에 대해 궁금했었는데 많은 공부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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