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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리포트 동향리포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연구 동향
권기문((주)헬릭스미스)
목차
1. 서론
2. 본론
2.1.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2.2.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전염 및 임상 증상
2.3.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현황
2.4. 국내외 연구개발 동향
2.5.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생활사
2.6. 진단법
2.7. 치료 및 예방
3. 결론
4. 참고문헌
1. 서론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SF)은 인수공통전염병은 아니지만, 경제적 손실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전염병으로 집돼지와 멧돼지에서 치사율이 최대 100%에 이르는 질병이다 [1, 2]. 집돼지와는 다르게 아프리카 야생 돼지(warthogs, bush pigs)의 감염은 대부분 무증상이다 [3]. 세계동물보건기구(World Organization for Animal Health, OIE)의 관리 대상 질병이며, 국내에서는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서 풍토병으로 존재하고 있었던 아프리카돼지열병은 1957년 아프리카를 벗어나 포르투갈로 건너간 이후로 몇몇 나라에 전파되었지만 당시에는 비교적 쉽게 질병이 통제되었다 [4, 5]. 그 후 2007년에 조지아와 아르메니아로 유입되면서 질병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및 벨로루시를 통해 유럽 연합의 동부 지역, 즉 발트해 연안 국가인 폴란드로 전파되었고, 최근에는 체코 및 루마니아로 퍼졌다 [4-8]. 2018년 8월, 중국에서 아시아 최초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뒤로 현재까지 아시아에서도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에 있었으며 [9], 결국 2019년 5월 북한에 이어 2019년 9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청정 지역이었던 우리나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
2. 본론
2.1.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African swine fever virus, ASFV)는 아스파바이러스과(Asfarviridae)에 속하는 유일한 바이러스로서 돼지열병(classical swine fever)과 임상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라고 명명되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170~193 kbp의 매우 큰 dsDNA를 genome으로 가지며, 150~167개의 ORF (open reading frame)를 포함하고 있다 (그림 1). 또한 외피(envelope)를 가지고 있으며 genome은 icosahedral nucleocapsid에 의해 둘러싸여 있다 (그림 2). 큰 genome을 가지고 있는 만큼 바이러스 입자의 크기는 약 200 nm에 이른다 [10].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capsid protein인 p72의 유전자 서열에 따라 24개의 유전형(genotype)으로 분류된다 [11]. 24 개의 유전형 모두 사람에게는 감염되지 않으며, 아프리카를 벗어나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바이러스는 대부분 유전형 II의 고병원성 바이러스이다 [12-15].
돼지의 대식세포(macrophage)와 단핵구(monocyte)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감염할 수 있는 1차 표적 세포이다 [16].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대식세포에 감염하여 증식하며, 특이하게도 핵에서 복제(replication)를 하는 대다수의 DNA 바이러스와는 다르게 세포질(cytoplasm)에서 복제를 수행한다 [17].
한편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매우 강한 환경 저항성을 가지고 있다 (표 1) [18]. 저온에 강하여 숙주인 돼지가 죽은 후에도 혈액, 대변 및 조직에서 계속 생존 가능하다. 혈액의 경우 냉장에서 18개월 이상, 햄과 같은 식육 제품에서도 6개월 이상 감염력이 유지되며, 산에도 강한 편이다. 불활화를 위해서는 56℃에서 70분 이상 가열해야 하며, 에테르 및 클로로포름에 취약하고, 기타 여러 살균제에서 30분 이상 노출하였을 때 감염력을 잃는다고 보고되어 있다.
2.2.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전염 및 임상 증상
감염 숙주의 측면에서 모든 종류의 멧돼지 및 집돼지(Sus scrofa sp.)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감염에 취약하다 [1, 2]. 아프리카 야생종인 혹멧돼지(Phacochoerus spp.), 강멧돼지(Potamochoerus spp.), 숲멧돼지(Hylochoerus spp.)는 대개 감염을 일으켜도 큰 증상을 일으키지 않거나 만성 감염을 일으키므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보균자 역할을 한다 [3]. 또한 특이하게도 포유류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 중에서는 드물게 절지동물인 Ornithodoros spp.의 물렁진드기에 감염이 가능하다. 따라서 물렁진드기는 아프리카야생돼지 바이러스의 생물학적 벡터로 작용한다 [18].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전파된다 [18]. 먼저 직접적인 전파로, 감염된 아픈 돼지와 건강한 돼지가 접촉함으로써 일어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간접적인 전파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조리되지 않은 돼지고기 제품에서 수 개월간 전염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돼지에게 감염된 고기가 포함된 음식물 잔반을 먹일 경우 전염이 될 수 있다. 또한 앞서 설명한 생물학적 벡터인 물렁진드기를 통해서 돼지에게 간접적으로 전파가 가능하다. 토지, 차량, 도구, 옷 등과 같은 접촉성 매개물 또한 간접 전파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돼지로의 감염 이외에 물렁진드기 내에서의 전파가 있다. 감염된 진드기는 다른 진드기를 다시 감염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바이러스가 퍼져나갈 수 있다. 초기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전파될 때는 주로 간접적인 방식으로 전파가 일어났다 (표 2) [19]. 그 후 직접 전파와 간접 전파를 통해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중이다.
한편,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고병원성 바이러스에 의한 심급성형과 급성형, 중등도/저병원성 바이러스에 의한 아급성형, 만성형으로 임상 증상을 구분할 수 있다 (표 3) [18]. 심급성형은 감염 후 징후가 거의 없이 숙주인 돼지가 며칠 이내로 빠르게 폐사하게 된다. 급성형의 경우도 100%에 가까운 치사율을 보이며 임상 증상으로 고열, 식욕부진, 무기력증, 청색증 등이 나타난다. 또한 구토, 설사 및 눈의 분비물이 발생하며, 임신한 모돈은 유산할 수 있다. 아급성형의 경우는 급성형의 경우보다 사망률이 낮으며 약간의 열과 식욕 감소를 보인다. 그리고 질병 기간이 5~30일로 길다. 만성형은 주로 아프리카 현지에서 저병원성 바이러스에 의해 나타난다. 장기간에 걸쳐 증상이 나타나며 소수 생존자가 보균자로서 평생 바이러스 운반자가 될 수 있다.
2.3.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현황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아프리카 케냐에서 1921년 처음 발생한 이후 사하라 이남 지역의 여러 나라에서 오랫동안 발생해오고 있다 [5]. 유럽에서는 포르투갈에서 1957년 처음 발생한 이후 스페인, 몰타 공화국, 이탈리아,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등으로 퍼져나갔으나 대부분 효율적으로 질병이 통제되었고, 이탈리아의 섬인 사르데니아에서만 근절되지 못했다 [4]. 중남미 지역에서는 1971년 쿠바에서 발생한 이후 도미니크 공화국, 아이티, 브라질에서도 발생한 적이 있다 [5]. 2007년 흑해 연안 국가인 조지아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처음 발생한 후 빠른 속도로 퍼지기 시작해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러시아로 전파되었고, 2012년 우크라이나, 2013년 벨라루스, 2014년 폴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순으로 전파가 진행되었다 [4].
급속도로 퍼진 아프리카돼지열병은 2016년 이후 현재까지 50여 개 국가에서 발생이 보고되었다 (표 4). 특히 2018년 상반기까지는 아시아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발생 보고가 전혀 없었지만, 2018년 8월 중국에서 아시아 최초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이후 2019년 하반기인 현재까지 몽골(2019년 1월), 베트남(2019년 2월), 캄보디아(2019년 4월), 북한(2019년 5월), 라오스(2019년 6월), 미얀마(2019년 8월), 필리핀(2019년 9월), 대한민국(2019년 9월) 순으로 아시아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다 (그림 3) [12, 20]. 중국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에서 분리된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유럽과 러시아에서 유행하고 있는 고병원성 바이러스인 유전형 II인 것으로 나타났다 [12]. 전 세계적으로 같은 유전형의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전파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며, 국내에 들어온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도 유전형 II일 것으로 추정된다.
2.4. 국내외 연구개발 동향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관련 논문은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5천 편 이상 출판되었으며, 2000년 이후 3천여 편으로 매년 100편 이상 꾸준하게 발표되고 있다 (그림 4) [21].
국내에서도 최근 들어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에 등록된 과제 현황에 따르면 2012년 이후로 2019년 현재까지 31개의 과제가 진행되었거나 진행되고 있으며, 전염병 감시나 신속진단 기법 개발 연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연구비의 총합은 18억 원 정도 되는 규모이다. 또한 정부 과제 이외에도 몇몇 기업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에 대한 진단 키트나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경우 ABSL-3 (animal biosafety level 3) 이상의 시설에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므로 항원을 사용한 기초연구 이외에 바이러스를 사용한 백신 개발의 경우는 어느 정도 제약이 따를 것이라고 생각된다.
2.5.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생활사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 및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의 생활사(life cycle)와 바이러스가 가지는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도 다른 대부분의 바이러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생활사를 가지고 있다. 바이러스의 표면 단백질이 세포의 특정 receptor에 부착하여 세포 내로의 진입을 개시하고, endocytosis 등을 통해 internalization하며, 탈피(uncoating)를 통해 바이러스의 genome이 세포질로 빠져나온다. 그 후 특정 site에서 바이러스의 유전자 발현과 DNA 복제가 시작되고, 구조 단백질을 포함하여 후기 바이러스 유전자가 발현되며 최종적으로 바이러스가 조립 및 생산되어 세포 밖으로 빠져나오게 된다 [22].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receptor는 아직까지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제한된 세포 tropism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식세포에서 발현하는 특이적 수용체가 감염에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전의 연구 결과에서 CD163의 단일 클론 항체를 처리하였을 때 바이러스의 감염이 차단되었기 때문에 CD163이 바이러스의 receptor로 간주되기도 했었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에서 CD163은 바이러스의 감염에 불필요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23, 24]. CRISPR/Cas9 system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CD163 KO 유전자 편집 돼지에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를 감염시켰을 때, 일반 돼지와 임상 증상, 사망률, 병리, 바이러스의 혈중 농도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4]. 이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사실은 CD163이 필요하긴 하지만 바이러스의 감염에는 불충분하며, 다른 대식세포 표면 단백질이 감염 과정에 참여할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다른 연구 결과들을 통해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일부 단백질이 entry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혀졌다. 바이러스의 p12와 p54 단백질은 잠재적인 세포 부착 단백질로 확인되었고, p30 단백질 같은 경우는 바이러스의 internalization에 중요하다고 보고되었다 [25-27].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세포 내로 진입 후 endocytic pathway를 이용하여 증식에 필요한 site로 이동한다. 그에 따라 endosome pathway에 관여하는 여러 세포 인자들이 바이러스 감염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표 5) [28]. 세포 내로 들어 온 바이러스는 부착 후 몇 분 이내에 early endosome (EE)에서 발견된다 [29]. 그리고 감염 후 30~45분 사이에 성숙한 endosome에서 탈피가 일어난다. 이는 endosome의 산성화 의존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며, bafilomycin A에 의한 endo-some 산성화의 억제는 바이러스의 탈피를 억제한다 [30].
핵 근처의 microtubule organizing center (MTOC)에 가까운 곳에서 탈피 후에 바이러스의 초전기(Immediate early, IE) 및 전기(Early, E) 유전자들이 즉시 발현된다 [31]. 바이러스가 입자에 포함하여 가지고 온 일부 단백질들이 이 과정에 관여한다. 그 후 DNA 복제가 진행되고, 그다음으로 후기(Late, L) 유전자가 발현된다. 후기 유전자들은 대부분 구조 단백질들로, 구조 단백질이 생성되고 새로운 바이러스가 조립된다. 바이러스 복제 site의 형성은 여러 세포 인자에 의존한다. 예를 들어 Rho GTPase의 경우도 이 과정에 참여하는데, Rho GTPase 억제제를 처리하면 비정상적인 크기의 바이러스 복제 site가 형성되며 이에 따라 미성숙 virion들이 축적된다 [32]. 새로 만들어진 바이러스는 복제 site를 떠나 세포 단백질인 kinesin에 의해 세포 표면으로 이동하고, budding을 통해 방출(release)된다 [33].
상당히 많은 수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단백질들은 바이러스의 증식 과정에서 숙주의 단백질과 상호작용 하며 숙주 단백질의 기능을 조절한다. 이들 단백질들은 세포에서의 바이러스 복제 과정에 필수적이지는 않지만, 숙주의 방어 기작을 회피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들 중 일부는 면역 반응을 효율적으로 억제하고, 일부는 apoptosis와 같은 세포 사멸을 억제하며 바이러스가 세포 내에서 잘 자랄 수 있도록 돕는다 [34]. 따라서 이러한 단백질들의 기능을 상세하게 연구하는 것은 바이러스의 증식을 효율적으로 억제시키는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함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2.6. 진단법
앞서 표 3에서 기술한 임상 증상들이 나타나는 경우, 일단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감염을 의심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돼지열병을 포함한 다른 여러 질병과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임상 증상이 유사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험실에서의 감별 진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선 병변을 통하여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진단할 수 있다. 급성 형태의 병변으로 위와 간, 신장 림프절에서의 두드러진 출혈과 각종 장기에서의 점상 출혈이 나타난다. 또한 비장의 크기가 정상보다 6배까지 커질 수 있는 특징적인 울혈성 비장비대증을 나타낸다. 만성 형태의 병변은 폐의 국소성 괴사 및 림프절 비대를 나타낸다 [18].
실험실에서의 감별 진단을 위해서는 돼지의 혈액, 비장, 림프절, 편도선, 폐, 신장, 골수, 혈청 등이 필요하다. 백혈구(leukocyte) 배양 후 HAD (Haemadsorption test)를 진행했을 때 양성 반응이 나올 경우, 형광 항체 검사(Fluorescent antibody test, FAT)를 진행했을 때 양성 반응이 나오고 임상 징후가 같이 발견되는 경우, PCR 반응을 통하여 바이러스의 genome이 검출되었을 때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진단한다. 특히 PCR 기법은 부패 등과 같이 샘플이 바이러스 분리 또는 항원 검출에 부적합한 경우에 더욱 유용하다. 혈청 검사로는 효소면역법(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 ELISA), 면역형광항체법(Indirect immunofluorescent antibody test, IFA), 면역블롯법(Immunoblotting) 등이 있다 [18]. 국내에서는 주로 PCR 기법을 사용하여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유무를 검사하고 확진한다.
2.7. 치료 및 예방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어 있지 않으며 몇몇 바이러스에 대한 억제제들이 실험실 수준에서 연구되고 있다. 표 5에서 기술된 세포 인자의 억제제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잠재적인 억제제이기도 하다. 실제로 콜레스테롤(cholesterol)을 endosome으로 가지 못하도록 억제시키면 바이러스가 endosome 안에 갇혀 감염 진행이 방해되며 [35], endosome의 성숙을 저해하는 PI3K 억제제인 wortmannin을 처리한 경우에도 바이러스의 감염이 떨어진다. Microtubule 의존적인 endosomal transport를 저해하는 nocodazole의 경우도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29]. 이 밖에도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 및 옥시레스베라트롤(oxyresveratrol) [36], 미세조류(microalgae) [37], 콜레스테롤 저하 약물 [32], 항종양제 도데실 갈레이트(lauryl-gallate) [38], 플루오로퀴놀론(fluoroquinolones) [39], serine protease 억제제 [40] 등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제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숙주에 부작용 없이 바이러스를 효율적으로 제거하고 억제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세포 수준을 벗어나 감염된 돼지에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은 지금까지 계속되어 왔지만 아직까지 효과적인 백신은 개발되지 못했다. 크고 복잡한 바이러스의 특성상 제대로 작용하는 백신을 만들어 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백신은 그 성격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눠볼 수 있는데,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한 백신 개발도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되어 왔다 [41]. 불활화 백신은 바이러스 자체를 불활성화 시켜 백신으로 사용한 것으로 이러한 방법은 아프리카야생돼지 바이러스의 감염 예방에는 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입증되었다 [42, 43]. 자연적으로 약독화된 분리주 [44] 또는 인위적으로 만든 약독화 생백신을 사용한 경우에 더 많은 연구적 성공을 거두었는데 [45-51], 이러한 약독화 생백신은 동일한 유전자형의 바이러스에만 유효하게 감염을 차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약독화 생백신의 경우 안전성이 가장 큰 문제이다. 피부 병변과 관절 부종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고 [44, 52-55], 백신 바이러스가 만성 또는 지속 감염을 유발할 수도 있으며, 최악의 경우에는 약독화된 바이러스의 독성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약독화 생백신은 좋은 방어 효과를 나타냈기 때문에 최근까지 관련 연구가 계속되었고, 멧돼지에 최초로 약독화 생백신을 경구 투여한 결과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 효과가 확인되었다는 논문이 최근에 발표되었다 [56].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멧돼지에 혈구흡착 반응이 없는(non-hemadsorbing) 약독화 바이러스를 경구 투여한 뒤 병원성을 가진 유전형 II 바이러스를 주입한 결과 약 92%의 방어 작용을 나타냈다. 이는 분명 매우 진보한 연구 결과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백신에 대한 안전성이 완전하게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사용 전까지 더 많은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서브유닛(subunit) 백신은 항원(antigen) 기반의 백신이다 (표 6). 항원 기반 백신의 첫 번째 타겟은 CD2v라고 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세포 표면에서 발현하는 단백질이었다 [57]. 해당 항원을 3번 접종 후 병원성 바이러스를 감염시켰을 때, 비록 두 마리에서는 viremia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세 마리 모두에서 바이러스에 대해 보호 효과를 보였다. 그 이후로 연구자들은 좀 더 강한 면역원성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되는 p54, p30, p72, p22, p12와 같은 구조 단백질을 이용하여 여러 조합으로 백신을 제작하였다 [27, 58-60]. 그 결과 대부분의 경우 중화항체가 생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방어 효과는 각기 다르게 나타났다. CD2v를 이용한 백신의 경우 중화항체가 생산되지 않았음에도 보호 효과가 있었는데, 이는 중화항체가 바이러스에 대한 보호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후속 연구들을 통해 백신에 대한 T 세포 반응이 실제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 효과에 중요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61].
연구된 또 다른 백신은 DNA 기반 백신이다 (표 7). 항원 기반의 백신과 다르게 DNA 백신은 대부분 T 세포 면역 반응을 잘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2-64]. 표적 항원은 주로 항원 기반의 백신에 사용했던 p54와 p30을 이용하였는데, 안타깝게도 대부분이 병원성 바이러스에 대해 보호 효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63, 64]. 80 종의 바이러스 유전자 DNA library를 사용한 백신의 경우는 60%의 방어 효과를 보였다 [62].
바이러스 벡터 기반의 백신 또한 T 세포 면역 반응을 잘 유도한다 (표 8) [58, 65-68]. 하지만 현재까지 돼지에서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 벡터 기반 백신이 테스트 되었음에도, 병원성 바이러스를 감염시켜 방어 효과를 본 사례는 거의 없다. 유일한 결과로 BacMam이라고 하는 baculovirus 기반 벡터를 사용하여 sHA/p54/p30 항원을 전달하였을 때 돼지 6마리 중 4마리에서 병원성 바이러스에 대한 보호 효과를 나타내었는데, 해당 연구에서 항원에 대한 특이항체 또는 중화항체가 검출되지 않았지만 T 세포 반응이 잘 관찰되었고, 이를 통해 보호 효과는 강력한 T 세포 면역 반응을 통해 일어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68].
3. 결론
지금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그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 치료제, 백신에 대한 연구 동향에 대해 알아보았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이제 먼 나라,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이 되었다. 질병의 특성에 대해, 그리고 바이러스에 대해 잘 이해하고 방비한다면 앞으로의 더 큰 확산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연구가 계속 진행 중이고, 의미 있는 연구 결과들도 꾸준하게 나오고 있기 때문에 백신의 상용화가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고 예상해본다. 후속 연구들이 착실히 진행된다면 곧 좋은 효능을 가진 백신이 개발될 것이며 아프리카돼지열병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실한 예방 및 차단을 위해서 좀 더 활발한 국내 연구를 기대해보며 글을 마친다.
4.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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