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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물을 기반으로 한 신약 및 의약품 개발에 대한 연구 동향
곽승화(Department of Chemistry, Duke University, USA)
목차
1. 서론
2. 본론
2.1 천연물 화학의 역사
2.2 천연물 신약의 연구 동향
3. 결론
4. 참고문헌
1. 서론
천연물은 살아 있는 유기체에 의해 생성된 물질을 의미하는데 이렇게 식물, 동물 및 미네랄을 포함한 천연물들은 오래전부터 인간 질병 치료의 기초가 되어 왔다 [1,2]. 천연물 신약개발의 원조는 1982년 영국의 플레밍 박사가 푸른곰팡이에서 우연히 발견한 세계 최초의 항생물질인 ‘페니실린(Penicillin)’으로 알려져 있다 [3]. 실험실 수준에서 천연물 합성을 처음 시작한 것은 1828년 독일의 화학자 프리드리히 뵐러 박사에 의해 무기물인 시안산 암모늄(Ammonium cyanate)으로 요소(Urea)를 합성한 것이었다 [4]. 이 합성을 시작으로 유기물질의 합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으며, 그 후 1845년 독일의 헤르만 콜베 박사에 의해 무기화합물로부터 아세트산(Acetic acid)이 합성되는 등 많은 과학자들이 다양한 유기물질을 합성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하였다. 20세기에 들어서는 약물 작용의 수용체 이론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면서 천연물을 기반으로 한 약물 작용 관련 분야도 자연스레 발전되게 되었다. 인체에서의 약물 효과가 약물 분자와 생물학적 거대 분자(단백질 또는 핵산)와의 특수한 상호 작용에 의해 매개된다는 생각은 과학자들의 약리학 분야에 완전히 새로운 접근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면역 억제, 항 감염 및 대사성 질환과 같은 주요 치료 영역에서도 천연물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연구가 수행될 수 있었다. 1940년대부터 현재까지 개발된 175개의 소 분자(Small molecule) 항암제 중 약 75%가 천연물이며 대다수는 추출된 천연물이거나 천연물 기반 물질 이였다. 또한 2010년에 승인된 새로운 소분자 화학 물질 중 절반은 천연물이었다. 신종인플루엔자 치료제로 유명한 타미플루(Tamiflu or Oseltamivir)도 팔각회향(Star anise)이라는 중국의 천연물질로부터 개발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고 [5] 그 외에도 오래전부터 시판되어 사용되고 있는 아스피린(Aspirin) [6]이나 탁솔(Paclitaxel) [7] 같은 계열도 천연물을 기반으로 한 물질들이다. 이웃 나라 일본도 자연적으로 풍부한 천연물질로 다양한 신약들을 개발할 수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고지혈증 치료제인 “메바로친(Mevalotin)” [8]과 면역억제제(Immunosuppressive agent)인 “프로그랍(Prograf or Tacrolimus) [9]이 있다. 이렇게 화학적 다양성과 신규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천연물 라이브러리는 새로운 약물을 개발하기 위한 매우 흥미로운 원천이었던 것이다. 많은 과학 연구자 및 제약 회사는 천연물에서 추출한 새로운 생물학적 활성을 갖는 화합물을 발견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아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대성공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동안 대부분의 대형 제약 회사는 천연물 기반 신약 합성 개발을 중단했거나 관련된 연구비를 상당수 줄여나간 실정이다. 신약 개발에 있어 천연물의 문제점은 극히 낮은 수율과 물질의 공급이 어렵다는 점, 그리고 복잡한 화학구조로 인해 합성이 어려운 점 등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몇몇 과학자들은 천연물에 대한 가능성을 기반으로 좀 더 효율적으로 천연물 기반 약물 개발을 위한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이를 가속화하기 위하여 새로운 접근법을 적용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는 주로 자동화된 분리 기술, 고속 대량 스크리닝(High throughput screening) 및 조합화학(Combinatorial chemistry)과 같은 신기술로 이는 약물 발견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2. 본론
2.1 천연물 화학의 역사
천연물 화학은 천연물로부터 유용성이 있는 물질을 분리하고 정제한 뒤 이들의 화학적 구조를 분석해 의미 있는 생물학적인 활성을 찾는 연구 분야이다. 1769년 유기화학자 카를 셸레는 식물 열매 용액에 석탄수, 질산납을 가해 침전물을 만들고 이를 분해해 주석산, 구연산, 사과산 등의 유기산을 분리해냈다 [10]. 그 후, 1806년 독일의 약학자 제르튀르너는 아편으로부터 모르핀(Morphine)을 분리해 낸다 [11]. 모르핀을 분리했다는 보고가 있은 뒤, 근 80년 안에 에메틴(Emetine, 1816년) [12], 스트리크닌(Strychnine, 1818년) [13,14], 퀴닌(Quinine, 1820년) [15,16], 콜히친(Colchicine, 1820년) [17,18], 카페인(Caffeine, 1820년), 니코틴(Nicotine, 1828년), 아트로핀(Atropine, 1833년) [19], 코카인(Cocaine, 1860년) [20,21], 피조스티그민(Physostigmine, 1864년) [22,23], 필로카르핀(Pilocarpine, 1875년) [24], 그리고 에페드린(Ephedrine, 1887년) [25] 등과 같은 중요한 알칼로이드가 분리되었다 (그림 1).
알칼로이드는 기본적으로 질소 원자를 포함하고 있는 구조이며 박테리아, 곰팡이, 식물, 동물 등 다양한 생물체가 생산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이는 크게 세 그룹으로 나뉘게 되는데 진정 알칼로이드(True alkaloids), 원시 알칼로이드(Protoalkaloids) 그리고, 유사 알칼로이드(Pseudalkaloids) 이다. 진정 알칼로이드는 헤테로 사이클에 질소 원자를 포함하고 있으며 아미노산에서 출발하여 기인하는 물질이다. 대표적으로는 모르핀, 니코틴, 아트로핀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러한 질소 헤테로 사이클을 기반으로 하는 구조들 외에도 펩타이드(Peptide) 단편을 가진 에르고타민(Ergotamine) [26] 과 아미노산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지만 피페리딘(Piperidine) 알칼로이드 계열인 코닌(Coniine) [27]과 코니인(Coniceine)도 이 계열에 포함되어 있다 (그림 2a). 또한 원시 알칼로이드도 질소 원자를 포함하는 아미노산에서 비롯된 유도체로 여기에는 메스칼린(Mescaline) [28], 아드레날린(Adrenaline) [29], 에피드린(Ephedrine)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림 2b). 이와 대조적으로 유사 알칼로이드는 아미노산에서 유래된 구조가 아닌 알칼로이드 유사 화합물을 의미한다. 이 그룹에는 퓨린(Purine) 유사 알칼로이드 계열인 테오브로민(Theobromine) [30]과 테오필린(Theophylline) [31]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림 2c).
이렇게 자연에서 얻어진 천연물이 추출되면서 천연물 합성에 대한 학문도 점차 발전하게 되었다. 천연물 합성은 유기합성을 기반으로 하여 살아있는 유기체에 의해 생성된 물질을 인위적으로 합성하여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성공적인 합성을 위해서는 합성의 초기 단계에서 가능성 있는 천연물 구조를 선택하는 첫 단추가 잘 끼워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다음은 구조에 대한 정확하고 철저한 분석을 통해 어떤 부분을 분해하여 합성을 진행할지 제대로 된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이러한 분해 연구는 합성 반응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을 발전시킬 수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다음 단계로의 도약이 가능하게 되었다. 천연물 합성에 대한 큰 패러다임은 1960년, 1960년에서 1980년, 1980년에서 2000년 그리고 그 이후로 나뉘게 된다. 화합물의 구조를 분석할 수 있는 NMR 분광학의 출현에 기반하여 1960년도 이후 천연물 합성 분야는 매우 큰 진보가 있을 수 있었다. 이러한 발전을 통해 많은 유기화학자들을 이 분야에 뛰어들 수 있게 만들었고 1970년대의 천연물 합성 분야는 그야말로 붐이었다. 이렇게 점차 화학분야 및 합성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면서 1980년에서 2000년은 누가 가장 빨리 천연물 전합성(Total synthesis)을 성공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오늘날에도 천연물 합성은 여전히 새로운 제품 개발의 원동력이지만,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점차 천연물 합성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논문에서 승인을 받는 것이 훨씬 어려워지기 시작하였다. 1940년대 초 전체 의약품 중 90% 이상을 차지하던 천연물 [32]은 점차 그 수가 줄면서 더이상 발전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 사용 목적이나 용도에 맞게 적절한 형태로 만드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어려웠고 식물이나 동물에서 추출한 물질이기 때문에 인간의 몸에 적용하여 약물 동태(Pharmacokinetic) 연구를 하는 부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었다. 즉, 이 단계가 되면서 이제는 천연물 합성 연구분야의 위치를 재정의해야 하는 시기가 된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화학 생물학(Chemical biology)”이라는 분야가 출현하였다.
2.2 천연물 신약의 연구 동향
천연물은 생물학적 시스템에서 다양한 단백질과 상호 작용하기 때문에, 생물에서 단백질의 역할을 밝혀줄 수 있는 새로운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컨셉에 맞춰 신개념의 천연물 연구가 시작되었다 [33]. 또한 미생물 유전체학(Microbial genomic)과 메타지노믹스(Metagenomics)의 발전으로 지구 생물의 대다수가 아직까지도 천연물로서 개발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을 밝혀 [34] 관련된 미생물 배양 기술과 합성 생물학도 더불어 집중되기 시작하였다 [35,36]. 이렇게, 천연 물질은 다시금 새로운 임상 후보 물질과 약물에 점차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상당한 부분을 기여하면서 그 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37]. 이는 지금까지 집중되었던 합성 신약의 한계와 관련된 분석기술들이 발전되면서 이어지게 된 결과이다. 이를 통해 민감한 해양생물도 쉽게 다룰 수 있게 되었고, 또한 게놈분석이 등장해 생물의 특성과 생물이 만드는 물질을 예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더불어 컴퓨터를 이용한 시물레이션도 고도화되며 유효성분을 추출할 수 있는 주기가 매우 급격하게 줄어들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만성질환이나 난치성 질환의 수가 점점 늘면서 합성신약으로는 해결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아지게 되면서 이러한 점을 부작용이 적고 안정성이 높은 천연물로 대처하려는 움직임이 이를 더 가속화하기 시작하였다. 즉, 하나의 타겟에 한가지 약물을 처방하던(Single target-single drug) 시대를 지나 다양한 타겟에 복합물을 처방하는(Multitarget-multicomponent) 약물 처방 패러다임의 방향성에 맞춰 이미 사람에 대한 기존 처방 데이터를 많이 가지고 있는 천연물은 그야말로 제격인 것이었다. 예를 들면, 만성질환과 같이 한가지 약물로는 치료가 쉽지 않은 질병의 경우 다양한 타겟에 복합적인 약물을 처방해 치료 효과를 보게 되는데, 이에 맞춰 미국의 FDA에서도 ‘Botanical drug’라는 의약품 분류를 새롭게 만들어 천연물 시장의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특히나 동양권에서는 한방으로 사용하였던 천연물 기반 의약품이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천연물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충분한 여건이 되면서 최근에는 국산 천연물 신약 1호인 동아제약의 “스티렌정”이 개발되었다. 이는 전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NAPRI: Natural Products Research Institute)의 이은방 교수(현 명예교수)가 애엽이라는 국화과 식물인 약쑥(Artemisia asiatica Nak.)에 함유되어 있는 플라보노이드(Flavonoid) 중 유파틸렌(Eupatilin)이 항궤양효과가 있음을 발표한 것을 토대로 개발되었는데 이는 급성위염이나 만성위염 등의 위 점막 병변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38].
그동안 많은 의약품들이 외국에서 수입하거나 도입한 제품들을 기반하였다는 것을 고려하였을 때 이 성과는 우리나라 자체 자원을 활용한 면으로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고 향후 천연물 신약에 대한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좋은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최근 국립산림과학원이 주관하는 국내산 약용자원 ‘천연물 지도’ 구축 연구도 수행되면서 이를 기반으로 산림 약용자원의 지속적인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 사료된다.
3. 결론
최근 들어 의약개발의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만성질환이 증가함으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질환의 예방적인 부분에 대한 비중이 점차 커지며 안정성이 입증된 천연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발돋움하고 있는 것이다. 천연물 화학은 현대에 들어서는 신약후보물질을 창출하는 중요한 학문분야의 하나로 발전되었다. 잠깐 주춤하던 시기를 지나고 다시금 전성기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 천연물 분야는 통합생물학의 새로운 분야를 접목시켜 발전하는 방향으로 진보하게 된다면 풍부한 자연 자원으로부터 지금의 몇 배를 뛰어넘는 탁월한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 보인다.
4.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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