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맨날 눈팅만 하다가 글 처음으로 올려보는 뉴비입니다.
랩 내 인간관계가 너무나 버겁고 힘이 듭니다. 비슷한 일 겪는 분이 있으시다면 같이 투덜대고도 싶고..
어떻게 헤쳐나가고들 있으신지도 궁금해서 글 올려요..
다들 친절하게 절 챙겨 주셨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뭔가가 서서히 꼬여가기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저희 포닥이었습니다.
포닥분은 사람이 굉장히 괄괄하고 떡대가 산만한 산적같은 느낌이 드는 분입니다. 이분이 제게 초장부터 성차별적인 발언을 많이 하셨어요. 뭐 뻔하죠..
여자는 어차피 시집가면 남자 잘만나는게 장땡인데 왜 계속 공부를 하려고 하느냐/
생리통 심해서 조퇴하는데 - 역시 여자는 체력이 어쩌고 ㅋㅋ/
뭐 끝도 없습니다. 저런류의 말들을 무제한으로 던질 수 있으신 분이십니다.
물론 다른 남자분들에게는 단 하나도 저런 언사 없습니다.
저런 언사를 주기적으로 듣다 보나, 제가 저 분을 굉장히 정말 심하게 극혐하게 됐어요. 아주 단기간에요.
포닥이 일때문에 제 이름만 불러도 등에 코티솔이 스쳐지나가는 그 느낌....
근데 이 와중에, 저분이 카리스마 있고 의리있다고 남자분들은 하나같이 저분을 정말 따릅니다..
그냥 적당한 관계 정도가 아니라, 정말 좋아하고 졸졸 따라다녀요.
그분이 자기 챙겨주면 '아 역시 우리 포닥은 남다르다며' 정말정말 감사해하고요..
약간 동물로 치면 서열이 꽉잡혀서 '아 우리 1위님이 나를 인정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이런 느낌까지 들더라고요 제가 보기에.. ㄷㄷ
이게.. 아 말로 설명하기 힘든데, 이렇게 되니 다른 남자분들하고도 제 마음에 괴리가 생겨버렸습니다..
제가 랩 생활에서 제일 스트레스 받는 부분이 포닥인데,
그 포닥을 나머지 분들은 모두 굉장히 존경하며 정말 너무너무 좋아하는걸 보니까요..
저는 그냥.. 제 석사 생활 전반이 정말 너무나도 외로웠어요..
근데 여기까지면 그래도 좀 더 버텨보겠는데..
그 와중에 2년간의 기간이 지나면서
남자분들 중 한 분하고 겨우겨우 좀 친해졌는데 (친해졌다고 생각 했는데)
알고보니 그분은 저를 친구로 생각하고 친해진게 아니고
저를 좋아하셨더라고요.
(저는 입학한 순간부터 지금 이순간까지 계속 남친이 있었고, 남친의 존재는 단 한번도 숨긴적이 없고요. 교수님까지도 제 남친 안부를 가끔 물으실정도로 모두가 다 알고있습니다. 제 인생의 사랑인 만큼 단 한번도 이 관계를 랩사람들 앞에서 나쁘게 말한적 없습니다. 맹세코.. )
그분이 제게 고백을 하셨고 (대체 왜;;) 그리고 저는 당연히 죄송하지만 남자친구 있는거 아시지 않냐고 거절했고(;;)
그뒤로 그분과 다시 멀어졌는데,
멀어지는데서 그친게 아니라 저를 싫어하기 시작하시더라고요.
이 분이 제게 고백했었다는건 랩 사람들 중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어서
지금까지 아무도 모릅니다. (본인이 말했다면 또 모르겠지만요.)
근데 저를 왜 싫어하시는지도 모르겠어요. 자존심이 상한건지.. 대체 애초에 남친있는 여자한테 고백하는게 무슨 패기인지도 모르겠지만...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제가 그분의 고백을 거절하고 나서부터
랩 사람들이 다 저를 멀리하는거같은 느낌이 들어요;
저 없이 회식하는 경우도 가끔씩 생겼고요 (축구 끝나고 하는 회식이 아닌, 랩 일정 끝나고 퇴근해서 한잔 하는 그런 회식이요..).. 원래는 그런 자리에는 열심히 저 불러주셨었는데..
그냥 그 이후로 더더욱, 너무너무나 외롭습니다..
정말 외로워서 미칠거같아요 ㅠ
다행히 교수님께서는 저를 너무나 예뻐해주셔서
교수님만 바라보고, 논문만 바라보고 살고 있어요..
그냥.. 외롭다고 말이라도 하고싶었어요 어딘가에..
이거 익명 글 맞겠죠? ㅎㅎ
글 쓰면서 내내 눈물이 뚝뚝 흐르는데
사실 사회생활 하시는 분들 얘기 들어보면 이건 그렇게 심한편이 아닌거 저도 알겠는데
그래도 막상 몇년째 이렇게 외로우니 정말 견디기 힘드네요.
이제 박사만 3년을 더 해야하는데.
원래 이런건가요 사회생활이라는게?
제가 아직 스트레스에 대한 역치가 너무 낮은건가 싶기도 하고요. 기껏해야 사회생활이라는게 랩에서의 2년이었으니까..
무슨 말씀이든, 공감이든, 혼내는 것이든, 댓글 간절히 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 힘내요.
#인간관계 #랩생활 #외로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