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일 두 가지 다른 부류의 사람을 만났어. 한 부류는 지금 막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을 준비하거나 의대를 준비하는 친구들을 만나서 멘토링을 했었고, 두 번째는 이 지역의 과학자모임에서 딸을 가진 아버지 과학자분들을 만났어.
두 가지 다른 부류의 구성원이었지만, 동일한게 나왔던 주제 중의 하나가 어떤 배우자를 만나야할까? 혹은 결혼이 꼭 필요한가? 에 대한 이야기었어.
첫 번째 만난 당당한 동생들은 비혼을 선호하는 확률이 많더군. 이제 대학 졸업하고, 대학원이나 의대를 가서 공부하고 제대로 자리잡을려면 앞으로 8-10년이 필요한데, 결혼을 하고 가정을 갖고서 계속 학업을 지속하거나, 자리잡기 힘들 것 같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더라고...
두번째 딸을 가진 아버지 과학자분들은 자신들은 몰랐는데, 딸을 키워보니 꿈 있고, 내 딸이 공부하고 성취하는 것들을 이룰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배우자를 만나거나, 아님 꼭 결혼이 필요한가에 대해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
비혼을 제외하고 결혼에 대한 생각이 있다면, 어떤 배우자를 만나야 할까?
스탠포드 경영학과의 최초의 여성교수였던 마이라 스트로버 교수는 이런 질문을 항상 받는다고 했어. 의사인 남편이 공부를 해보라고 권유했었으나, 결국은 이렇게 말했어. "나는 잘못된 결혼을 한 거 같아. 나는 자기 커리어가 이렇게 힘겨운 사람과 결혼하고 싶지 않았어. 나와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싶었어. 나와 똑같아지려는 사람이 아니라."
그러면서,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그는 정답이 없다고 이야기해. 중요한 것은 서로 대화를 많이하고, 많이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라는 것이지. 사실 말은 쉽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는 것은 스트로버 교수도 인정하고 있어.
나도 힘겹게 박사하고 남편이 먼저 포닥이 되서 같이 미국으로 가서 실험실이 아닌 독박육아에 시달리다 경력단절이 된 이들을 많이 봤어. 이력서를 낼 때마다 그동안 뭐했냐고.. 혹은 경력단절이 되었으니 포닥 월급을 다 줄 수 없고, 몇 달 써보고 결정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이들도 있고, 박사라는 타이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랩테크니션이라도 하겠다고 잡을 찾는 이들도 봤어. 둘다 한 곳에서 자리를 잡는 것이 쉽지 않아서 two body problem 으로 서로 다른 곳에서 사는 경우도 봤어. 아예 다른 분야인 경우는 실험실 생리를 잘 이해 못해서 불화가 생기는 경우도 많이 봤고... 이런 저런 문제들의 뒤에는 결국, 서로가 서로의 입장을 얼마나 이해하느냐, 이해할려고 노력하는냐의 문제가 더 근본적인 것 같아.
미래의 배우자와 미래의 과학자로서의 자신의 삶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많은 대화와 일방적이아닌 상호간의 대화가 통하는 배우자를 만나길 바래.
다른 언니분들의 다른 조언은 없으신가요??
#언니는그랬어 #배우자 #결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