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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과학자 창업 도전기] 6화. 창업도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회원작성글 BRIC
  (2021-01-1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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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과제에 선정이 되었다. 정확하게 창업 지원 과제에 선정되었다. 창업 지원 과제는 많은 부처마다 존재하는 과제 중 하나이다. 정부에서 일자리 정책의 일환으로 창업 지원 과제라고 해서 많은 돈을 지원해주고 있다. 물론 아주 큰 돈은 아니다. 적게는 300~500만원 많게는 천만원에서 3천만원까지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이런 과제의 목적은 과제에 선정된 이가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셋팅을 돕는데에 그 목적을 둔다. 즉, 법인이나 사업체를 설립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라던가, 첫 번째 제품을 만드는 비용 이라던가 임대료 등에 사용이 가능하다. 창업 과제에 선정되었던 당시, 사실 우리가 가장 좋았던 부분은 이런 시제품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는 창업 교육에 더 관심이 많았다. 창업 지원 과제에는 창업 교육이 있다. 이 창업 교육을 받고, 이를 수료해야 창업지원금을 수급할 수 있다.

 우리가 이런 창업 교육에 관심이 있던 것은, 돈 주고도 듣기 어려운 경영 실무 교육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실제 창업 교육에서는 다양한 것들을 알려준다. 법인이나 개인 사업체를 설립하는 방법, 설립 후 사업자 등록증을 내는 방법, 하다 못해 홈텍스 사용법도 알려준다. 신고라는 것은 과학기술인 번호 하나 받아서 과제 제출할 때 SMTECH에 신고하는 거나 연구팀 비서실에 번호랑 영수증 전달 빼고는 해본 적이 없는 나에게, 경영 실무라는 것은 새로운 것이라 재미있었다.

그 외에도 사용자 (=고용주)의 입장이 되어서 지켜야 하는 다양한 법들, 특히 근로기준법 강연은 그렇게 감동적일 수가 없었다. 물론 내가 과거 임금을 떼여본 근로자 입장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으나, 고개를 격하게 흔들며 즐겁게 수업을 들었다. 

창업 교육에 있어 실무 수업 중 재미있는 것은 정부 지원 과제를 위한 사업계획서 수업이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과제가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제에 선정되기 위해 어떻게 사업계획서를 써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수업도 유익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내가 써본 계획서라는 것은 사업을 위한 계획서도 아니었고, 기껏해야 연구재단에 제출하는 연구계획서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특히 BM을 (비지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도 괜찮은 수업이었다. 정말 말 그대로, 컴퓨터를 다루어 본 경험이 적거나 혹은 어떠한 서류를 적고, 제출해본 경험이 적은 사람들에게는 정말 유익할 수 있는 수업들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다.
 

정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창업지원교육

정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창업지원교육


창업을 결심하고 정부 지원 과제에 대하여 주변 창업 선배인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사실 많은 지인들이 고개를 젓곤 했다. 이유를 물어보면 표현은 다 다르지만 대충 취합해보면 한 가지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의도는 좋으나, 누가 이야기 하느냐에 따라 그 퀄리티가 다르다 했다. 즉 복불복이라는 게 문제가 된다고 했다. 사실 무슨 말인지 크게 와 닿지는 않았었다. 그냥 나만 잘하면 되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 중이었지 다른 부분은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대학원생때의 경험을 되살리면 교수님들의 수업이 늘 친절하시진 않았기에, 창업 교육의 퀄리티보다는 거기서 말하는 키워드로 공부해서 쫓아가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던 듯 하다. (사실 우리는 교수님과 수업에서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지 않던가...)

그리고 그냥 첫 교육이 나쁘진 않았었다. 물론 이후에 다른 창업 교육을 듣게 되면서 생각이 180도로 바뀌긴 했다. 교육을 해주시는 분의 퀄리티가 존재하긴 했다. 진짜 자신의 강의를 하는 분과 타인의 강의를 조합한 사람의 부류가 보이기는 했다.  뭐 그건 당장 교육에 중요한 것이 아니니 패스를 하고, 하튼 나름의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던 기간이었다.

물론 모든 교육은 일괄적으로 설계가 되는 터라 모두가 나에게 딱 맞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내가 모르는 분야를 새롭게 알아낼 수 있는 좋은 경험이기는 했다. 이래저래 쭉 공부를 했던 터라, 새로운 것을 배우는 건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성향이 도움이 되기도 했다. 완전히 실전에 부합되는 교육은 아니지만,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이를 비지니스모델화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과제는 나쁘진 않은 듯 하다.

개인차가 있겠으나, 사업 수행에 필요한 경영 실무를 접하는 데에는 나쁘진 않은 선택이다. 그렇다고 이 선택이 best라고는 말하기가 어려운 것은, 재밌게도 지금 현재 나오는 모든 창업 교육의 예시는 IT기업을 기준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제대로 된 강사가 아니고서는, 예시를 다른 분야에 적용을 못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정부의 과제로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보니, 정부 취향이 과도하게 반영된다는 문제도 있다. 처음 교육을 받기 시작한 무렵의 정부의 취향은 린 스타트업이었다.

린 스타트업이란, 제품이나 시장을 발달시키기 위해 기업가들이 사용하는 프로세스 모음 중 하나로서,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과, 고객 개발(Customer Development), 그리고 기존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주로 오픈소스) 등을 활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만들고- 측정하고 - 학습 하는 방식인데, 연구자 출신인 내 기준에선, 그냥 실험실에서 우리가 실험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을 말하고 있었다.

실험 계획을 세우고 - 실험을 해보고 - 학습하고.... 대학원 시절 내내 하던 짓인데, 그게 요즘 린스타트업이라는 이름으로 기업체에 적용이 되는가 보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어딜 가나 이 린스타트업을 가르친다. 그런데 이 가르치는 강사가 누구냐에 따라 교육의 내용이 바뀌었다. 가령, 처음 들었던 린스타트업 교육에서는 고객이 만족하는 것이 고객이 원하는 것이란 내용으로 교육을 해줬다면, 그 다음 실제 카카오에서 기업 인큐베이팅을 하던 창업가에게 들은 내용으로는 고객이 만족하는 것과 고객이 원하는 것은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그나마 자기 분야 (IT)에서는 그래도 빠르게 그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이 린 스타트업이라 이를 활용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런 차이가 창업 교육 마다 조금씩 존재했다. 이런 차이 덕분에 지난 1년 창업 교육을 참 열심히 들으러 다녔다. 창업 교육을 굳이 찾아서 열심히 들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존재하지만,

  1. 현재 흐름을 파악하기 좋았고

  2. 나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수집하기 좋았고

  3. 미묘한 차이를 고민하게 해준 기회가 되었다.

미묘한 차이를 고민하게 해준 덕에, 미련해보일 지 모르지만 무엇을 진행해야 할지 계획이 좀 더 명확해지긴 했다. 내가 하려고 하는 분야에선 만들고-측정하고-학습하는 방식으로는 진행이 불가능하다. 그렇게 단순하게 만족하는 것을 쫓아가다가는 원하는 것을 놓칠 수가 있는 분야임에 확실해졌다. 그리고 그러한 이유로, 조용히 동료와 함께 재택을 하며 우리가 당장 해야 하는 것, 그리고 해야 할 것들에 대해 곱씹고 곱씹고 하면서 슬슬 움직이고 있다.

뭐 사실 COVID-19로 인해 갇혔다. 둘 다 주양육자 엄마인 관계로 우리가 아이들을 돌보아야 했고, 그러한 이유로 지금 사무실 못 나간지가 한달이다... 싫든 좋든 강제로 느리게 가야 하는 기업이기에, 마음이라도 느긋하게 먹는 중이다. 조급해 한다고 당장 바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창업이 고민이 된다면, 그리고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는데, 본인이 그렇게 귀가 팔랑거리지 않는다면 창업 교육은 들어볼 만하다. 그리고 듣게 된다면, 지역을 넘나들며 다양한 교육을 들어보길 바란다. 교육의 질에는 지역 특이성이 반영이 된다는 것을 경험해본 터라, 되도록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본인의 가치관에 더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구는 뚝심이라고 한다. 사업도 이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기본 방향은 있어야지 린스타트업을 하건 무엇을 하건 회사는 흔들리지 말아야 하는거 아닐까?

 

작성자: 윤정인 (엄마 과학자, 유기화학자, 칼럼니스트, 창업가)

* 본 서평은 "BRIC Bio통신원의 연재"에 올려진 내용을 "피펫잡는 언니들"에서도 소개하기 위해 동일한 내용으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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