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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엄마 과학자] #12. 엄마 과학자와 연구소 견학(1)
회원작성글 BRIC
  (2020-12-08 16:15)

최근 외부강의를 갔다가 뵙게 된 원로 박사님으로부터 아이들에게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고 소개를 받았다. 창의재단이 추진하는 사업 중에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문화 활동을 지원하여 과학문화 저변 확대 및 과학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 있다는 것을 설명해 주셨다. 관련 사업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원로과학자 12명과 외부 저명인사이며, 신청을 하면 무료로 진행되는 사업이었다. 사업은 세 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찾아가는 과학강연, (2)대덕단지 연구소 탐방, (3)강연회로 구성되어 있다. 세 딸을 둔 엄마로써 이런 좋은 기회를 마다할 수가 없어서, 주위의 아이 친구의 엄마들과 함께 즉시 대덕연구단지 탐방 신청서를 제출했다.
 

엄마 과학자와 연구소 견학


내가 다녀왔던 연구소로는, 대학원 시절에는 한국표준과학연구소를 일주일에 두 번씩 다녔으며, 세미나를 들으러 ETRI나 화학연구원 내의 안전성평가연구원도 방문해본 경험이 있다. 그러나 아이들과 방문하는 경험은 또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초등생인 아이들의 눈으로는 연구소가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고, 또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은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였다.

별별별 아저씨로 유명한 한국천문연구원의 이영웅 박사님께서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탐방에 응해주셨다. 정문 주차장 입구로 들어서면 큰 비석이 보이는데, 그곳에 이렇게 적혀있다. 우리는 우주에 대한 근원적 의문에 과학으로 답한다. 이것은 내가 외부 강의를 나갈 때 주로 쓰는 말이기도 하다. 학생들이 연구와 공부의 차이점에 대해 질문을 하면, 공부는 주어진 문제를 푸는 것이고, 연구는 문제를 찾고, 그걸 스스로 풀어내야 하는 것임을 답해주곤 한다. 천문연구원은 우주에 대한 끊임없는 다양한 질문들을 과학적으로 답하고자 하는 곳으로 느껴진다.

우선 앞뜰에 보면 거대마젤란망원경(GMT)를 상징하는 7개의 큰 원이 그려져 있다. 말로만 듣던 7개 렌즈를 하나로 모아서 별을 관측한다는 마젤란망원경의 실제 사이즈를 실감할 수 있었다. 전체 크기는 약 25.4m라고 한다. 이곳을 지나 간의, 해시계, 신법지평일구, 앙부일구가 있었고, 박사님의 상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선조들이 시간을 어떻게 측정했을까? 낮에는 그렇게 했다면, 밤에는 어떻게 했을까? 이런 질문과 다양한 답변이 쏟아졌다.

연구동은 기억(ㄱ)자로 되어 있었다. 이곳을 세종홀과 장영실홀이라 명칭한다. 정말 존경스러운 그 두 분의 이름을 가슴속 깊이 새기라는 뜻인 것 같았다. 세종홀 내부로 들어서면, 천문학을 빛낸 선조들이 소개되어 있다. 이천, 유방택, 세종, 장영실, 이순지라는 과학자를 만날 수 있는데, 사실 나도 이 세 분의 이름은 처음 들어보았다. 이 박사님은 선조들의 훌륭한 업적을 천천히 소개해 주시면서 아이들에게 열심히 공부하라는 이야기와 이분들을 잊지 말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내가 재미있게 느꼈던 부분은 우주환경감시기관, 위성추락상황실, 우주물체감시실 이란 곳이다. 하늘에서 뭔가가 떨어진다고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작은 우박을 하나만 맞아도 통증을 느끼는데, 버스 하나가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떨어지는 물체의 무게에 따라서 건물 폐쇄, 도시 파괴, 국가 초토화, 전 지구 기후변화, 대량 멸종이라는 무시무시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음을 듣고는 너무 무서워졌다. 요즘은 우리나라도 다목적 위성 등 다양한 인공위성을 많이 쏴 올리는 과학 강국이 되었다. 이런 물체에 이상이 생겨서 종종 추락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오늘 견학한 친구들 중에서 이렇게 지구를 지켜주는 역할을 하는 친구가 한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장영실홀을 나오기 직전에, 혼천의에 시계를 연결해서 혼천시계라는 것을 만들어 놓았다.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에는 작동을 한다는데, 기회가 된다면 다시 와서 꼭 작동되는 것을 보고 싶었다. 스위스 같은 외국에서나 보는 시계인줄 알았는데, 아이들이 실제 작동하는 모습을 보면 과학적 원리가 궁금해져서 자꾸 질문을 할 것 같았다.

외부로 나와, 약간 가파른 길을 따라 올라가면 대덕전파천문대(TRAO: Taeduk Radio Astronomy Observatory)가 나온다. 이곳은 1984년에 지어진 국내 최초의 우주전파관측소이다. 크고 하얀 공처럼 생긴 저기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궁금했는데, TRAO 안에 들어가 볼 수가 있었다. 입구에서 단체 사진을 멋지게 찍어 기념으로 남긴 후 내부에 들어가서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전파망원경이 설치된 이후, 국내 관측 연구의 범위가 가시광선 스펙트럼에서 mm파 전파 영역으로 확대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https://radio.kasi.re.kr/trao/main_trao.php).
 

엄마 과학자와 연구소 견학


TRAO옆에 위치한, 이원철홀 내부로 들어갔다. 별별별 아저씨는 직접 준비하신 파워포인트 자료를 보여주시면서, 재미난 세미나를 진행해 주셨다. Youtube에 ‘Cosmic eye’라고 검색하면 3-4분 분량의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이 영상은 미세한 기본 입자에서 거대한 우주에 이르기까지 빠른 템포로 순간 이동을 할 수 있는 흥미로운 영상물이다. 아이들에게 아주 멀리 있는 우주에서, 유전자 안에 DNA까지 경험하게 해줄 수 있는 훌륭한 영상물로 초등학생이 있는 가정에 꼭 추천해 주고 싶다. 또한 달의 NORTH POLE, SOUTH POLE을 위성으로 촬영한 장면도 있었다. Apollp 17호의 Landing site를 볼 수 있어서 실감이 났다. 우리 은하에는 약 4천 억 개의 별, 약 1조 개의 행성이 있다고 추정된다는 놀라운 사실도 알았다. 아이들이 이 수치에 대한 의미를 제대로 아는지는 의문이었지만, 궁금증이 많은 학생들은 다른 행성에서도 생명체가 살 수 있나요? 라는 질문도 했고, 우리 딸은 달에 있는 물을 먹어도 되나요? 라는 질문도 했다. 대덕전파천문대(1986년 설치)의 레이돔을 30년마다 교체한다고 한다. 2017년의 그 교체 영상을 실감나게 볼 수 있었다. 또한 한국천문연구원에서는 무슨 일을 하나요? 작업 수행 중 에피소드? 와 관련된 재미나 이야기도 해주셨다. 푸른 하늘과 연구소 여기저기에 빨간, 노란 단풍을 구경하며 늦가을의 아쉬움을 남기고 각자의 차에 타 귀가했다.

학습의 효과는 일상에서 이뤄진다. 집에 도착한 아이들은 ‘마션’과 ‘천문’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현장에서 본 간의를 영화에서 보니 신기한 듯 아까 그거네!! 하며 열심히 영화에 몰입했다. 우리는 이것을 만들기까지 장영실이 얼마나 큰 고난과 역경을 겪었는지에 대해서도 토론했다. 마션이란 영화에서는 다른 행성에서 홀로 고립된 우주인이 식량의 고갈을 걱정하며 감자를 키웠는데, 이 과정에서 인분으로 거름을 만드는 것이 웃겼는지 계속 이 이야기를 하면서 실실 웃었다. 주인공이 식물학자라 진짜 다행이다. 이거 촬영지가 어디야? 나중에 주인공을 데리러 온 동료들과 합류하는 과정에서는 어떻게! 어떻게! 손을 잡아. 얼른! 이러면서 긴박감을 더했다. 작은딸과 친구들은 11월부터 현충원 옆 어린이 천문대 수업에 등록했다. 첫 수업으로 데이모스반에서 열심히 성단, 성운을 배워왔다. 차에서 집으로 오는 내내 구글 검색을 하며 신기한 성운들을 설명해 주었다.
 

엄마 과학자와 연구소 견학

2020년 12월 10일 이영웅박사님의 명예로운 퇴임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작성자: 김만선 (서울시립대학교 자연과학연구소)

* 본 서평은 "BRIC Bio통신원의 연재"에 올려진 내용을 "피펫잡는 언니들"에서도 소개하기 위해 동일한 내용으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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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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