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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엄마 과학자] #10. 엄마 과학자의 제주도 여행기
회원작성글 BRIC
  (2020-11-23 13:42)

**한겨울, 한여름의 제주여행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국외여행을 못하게 되었다. 확진자가 늘면서 국내여행도 못 할 정도였다. 다소 잠잠해져서, 우리는 오랜만에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가보기로 했다. 주말에 여행을 가면 사람들이 많아서, 주로 평일을 택한다. 월요일 밤에 가서, 목요일 아침에 오는 코스도 나름 좋은 듯하다. 화요일과 수요일은 렌트카를 타고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부지런히 다니는 것이 내 스타일이다. 여행 일정 또한 A-->B, B-->C 이동시간과 거리를 계산해서 엑셀로 미리 정리를 해 둔다. 하루는 산으로, 하루는 바다로 코스를 정한다. 예전에 아이들이 어릴 때는 비싼 입장료를 내는 실내 위주로 다녔지만, 아이들이 커서 잘 걷고, 잘 먹고 하니 입장료가 거의 없는 장소로 코스를 정한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에게 그런 장소를 추천해주고 싶다.
 
올해는 한겨울과 한여름에 제주를 다녀왔다. 1월 중순의 여행은 셋째아이가 무료(24개월 이전)로 탑승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한껏 누려보고자 예약을 했고, 7월 중순의 여행은 자주 외국을 다녔던 아이들이 비행기를 타고 싶다는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방학과 맞물려 예약을 했다. 나는 J항공사의 GOLD 회원이라서, 남들보다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미리 예약(찜특가)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1월의 여행은 성인 왕복 48,800원, 소아 왕복 44,800원, 7월의 여행은 성인 왕복 24,600원, 소아 왕복 20,600원으로 다소 믿기 힘든 가격으로 예약했다. 위탁수화물은 허용되지 않으나, 골드회원은 15kg까지는 무료이고, 가장 먼저 수화물을 픽업할 수 있는 서비스가 주어진다. 은퇴하신 친정 부모님과 함께 떠난 여행이라 더 뜻 깊었던 것 같다.

*1월 여행후기(시계방향으로 짠 일정)
1.14일 조천 오드랑 베이커리-만장굴-해녀박물관-성산일출봉-제주민속촌-큰엉해안경승지-올레시장-크리스마스박물관

--> 우리 큰 아이가 오드랑 베이커리의 마농 바게트를 무척 좋아한다. 이곳에서 여러 가지 빵을 시켜두고 조식으로 먹곤 한다. 다음 목적지가 만장굴인 이유는 동굴의 특징인 일정한 기온과 습도를 유지하는 것을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다고 아빠가 말해줬던 것을 아이들이 직접 확인해 보고 싶다 해서 간 것이다. 비가 살짝 왔다. 길 가다가 해녀박물관이란 곳이 있어서 주차를 했다. 해마다 왔지만 이곳은 방문을 해보지 못했다. 입장료는 나만 유료이고. 경로 대상자와 초등학교생 까지는 무료이다. 키즈카페 같은 공간도 있고 3층에 세화해변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시간만 잘 맞추면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오전10시, 오후 13시)를 받을 수도 있다. 성산일출봉은 올 때 마다 방문하는 곳이다. 파리*** 2층에서 일출봉의 정상을 배경으로 빵을 먹는게 너무 좋다. 제주민속촌은 입장료가 꽤 있었다(성인11000, 경로 2명 18000, 소아 두명 14000). 무엇보다 걸어 다니며 즐겨야 하는 곳인데, 비가 와서 이곳은 그냥 지나쳤다. 되돌아오는 길에 표선해수욕장과 야영장 주변에 예쁘게 사진 찍을 공간도 많았다. 큰엉 해안 경승지는 서귀포 동부보건소앞에 금호리조트로 들어가는 길이 있는데 그쪽에 주차를 하면 무료로 아주 멋진 해안 경관을 볼 수 있다. 아버지께서 갑자기 목, 허리가 아프시다 하셔서 동부보건소에서 급하게 치료를 받으셨다. 치료가 끝날 때까지 올레 5코스를 잠시 걸었다. 혹시 어르신과 같이 여행을 할 때는 병원이나 보건소의 위치를 미리 알아두는 것도 좋은 팁이다.
 

이호테우하얀말등대 조부모님

fig.1 a) 이호테우하얀말등대 조부모님 b)세인이가 사진을 보고 스케치하여 생신 선물로 드린 그림


1.15일 한라산 어리목 주차장(어승생악)-넥슨컴퓨터박물관-이호테우 등대-용두암-김만덕기념관-동문시장-민속자연사박물관
-->한라산은 멀리서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다. 하늘의 은하수를 잡아당길 만큼 높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언젠가는 아이들과 백록담에 한번 가봐야지. 마음은 이미 백록담에 가 있지만, 어린 아이들과 제주에 올 때마다 어리목코스나 영실 코스를 꼭 등반한다. 내륙에서는 눈을 볼 수 없었지만, 이곳 특히 우리가 방문하던 날은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영실 코스는 이미 입산금지였다. 어리목주차장도 간신히 도착했다. 1169미터인 어승생악은 30분정도면 올라갈 수 있는 가벼운 코스이다. 작년에도 아이들과 올라갔었으나,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엄마와 나만 살짝 다녀왔다. 친정아빠와 세 딸은 어리목 탐방안내소에서 자연공부를 하고 있었다. 하산하여 아침식사를 하고 넥슨 컴퓨터 박물관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게임도 하고, 키보드모양의 와플도 먹으며 몸을 녹였다(카페 인트). 내가 어릴 적에 1992년쯤 첫 컴퓨터를 구매했다. 1세대 온라인 채팅으로 하이텔이나 천리안 같은 것을 이용해 몰래몰래 통신했던 어슴푸레한 기억이 되살아났다. 그 당시의 컴퓨터를 여기서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 내가 나이를 많이 먹었구나! 실감하면서 살짝 웃음이 났다. 노란색 플로피 디스크도 있었고, 더 큰 5.25인치의 디스크도 보여줄 수 있었다. 요즘에 이런 것은 용량이 너무 적어서 안 쓴다고 설명해주면서 USB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작은딸이 미국에서 비가 내리면 뭐라고 하는 줄 알아 엄마?? 뭐지?  바로 USB야 ㅋㅋㅋ. 이외에도 간단한 코딩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 다음으로 이호테우 빨간 등대를 보러갔다. 이호테우 해수욕장이라고 검색하고 가면 많이 걸어간다. 이호방파제로 검색하면 더 빨리 닿을 수 있다.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를 배경으로 멋진 가족사진을 남겼다. 여기에서는 누구나 다 모델같이 사진이 나온다. 해안도로를 타고 용두암을 거쳐 김만덕 기념관으로 갔다. Why people 책에 나오는 김만덕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라 이번 여행에서는 꼭 가보고 싶었다. 막둥이가 잠이 들어서 나는 차안에서 시간을 보냈다. 저녁식사는 거의 올레시장(서귀포시) 아니면 동문시장(제주시)을 방문한다. 주로 숙소도 이곳 근처로 잡는 것이 편하다. 이것저것 걸으며 맛난 것 (달고나, 전복김밥, 귤탕후루, 과일 등등)을 먹기에는 딱이다. Gate도 많고 주차장도 잘 되어 있는 편이다. 숙소로 가기에는 시간이 조금 남아서 민속자연사박물관(어른입장료 2000, 승용 주차비 1000)을 갔다. 별로 기대는 안했지만, 의외로 아이들에게 배울만한 것들이 많았다. 입구에 암석공원, 제주의 지질, 판구조론, 제주의 식생, 제주의 오름 등 사실적으로 꾸며 놓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제주체험관, 제주인 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가옥이 전시된 곳이다. 다양한 상상을 해보면서 아이들과 수다를 떨었다.
 

넥슨컴퓨터박물관

fig.2 a) 넥슨컴퓨터박물관, b) 제주자연사박물관, c) 이호테우하얀말등대

한라산 어리목주차장

fig.3 a), b) 한라산 어리목주차장 c)넥슨컴퓨터박물관


*7월 여행후기(반시계방향으로 짠 일정)
7.14일 미가정식-성판악휴게소-선덕사-돈내코 원앙폭포-정방폭포-이중섭거리, 이중섭미술관-새연교-한라산 관음사 주차장-동문시장

-->아침 일찍, 날씨가 좋아서 진달래대피소를 목표로 성판악휴게소를 찾았다. 가는 길에 제주 몸국으로 아침식사를 간단히 했다. 그런데 살짝 빗방울이 떨어져서 부모님만 등산을 하시기로 했다. 우리는 서귀포쪽으로 내려오면서 돈내코 원앙폭포를 둘러보았다. 매우 험한 코스지만 데크가 잘 만들어져 있어서 폭포 입구 쪽에 화장실과 조그만 매점이 있다. 그쪽으로 쭉 걸어가다가 아래로 경사가 심한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인기가 많은 유명한 계곡으로 알려져 있다. 작고 아담한 폭포를 뒤로하고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웅장한 물줄기를 내뿜는 정방폭포로 이동했다. 이곳도 주차를 하고 한참 내려가야 한다. 내가 고등학교 수학여행으로 왔던 곳인데, 아이 셋을 데리고 이곳을 찾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아이들 미술 교과서에 이중섭 화가가 나온다. 몇 번이나 갈 기회가 있었는데, 일정이 안 맞아서 계속 방문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꼭 가보기로 약속했다. 코로나 방역으로 인해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방문할 수 없었다. 현장에서 예약을 하고 우리는 이중섭 거리, 이중섭 생가, 점심식사를 해결하고 다시 방문했다. 미술관 앞에 실제로 화가가 살던 작은 집이 있다. 옛날사람들은 이렇게 작은 집, 작은 방에서 살았구나. 1951년도까지 살았다니까 그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집에서 살았단다. 근처에 있는 아름다운 다리 새연교를 걸으며 새섬도 둘러보았다. 부모님은 관음사 코스로 하산을 하셔서, 픽업하고 동문시장에서 저녁을 먹었다.
 

싱계물공원

fig.4 a) 싱계물공원 b) 원앙폭포가는길 c) 제주면세점


7.15일 서부 해안도로-싱계물공원-김대건신부 용수성지 기념관-차귀도 선착장-환상숲곶자왈-꼴통대가(점심)-오설록-새연교, 새섬-천지연폭포-한라산 성판악휴게소 거쳐-동문시장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서부 해안도로는 중간 중간 들러 사진을 찍고 가기에 딱 좋은 코스이다. 나도 모르게 두 세번 정도 차를 세웠던 것 같았다. 다양한 형태로 굴곡진 해안선을 따라 지그재그 형태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신창 싱계물 공원이 나온다. 독특한 이름이였다. 아이들에게 무슨 뜻인지 검색해 보라고 시켰다. 제주 사투리로 ‘새로 발견한 갯물’이래요. 이곳은 한국남부발전에서 관리하는 풍력발전소이다. 중간에 있는 물고기 자바리 상을 배경을 사진 찍기에 좋다. 가까이 가보니 풍차가 정말 거대하고 웅장했다. 이곳 하얀 등대 근처에 주차를 하고 산책을 하며 둘러보는 경치가 일품이다. 다음 코스로 남편이 꼭 가보라고 추천한 차귀도로 향했다. 5-10분 정도 배를 타고 들어간다고 했다. 차귀도를 찾아 가던 길에 김대건 신부의 용수성지를 둘러보았다. 천주교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곳은 상하이에서 사제품을 받고 서해 바다로 귀국하는 길에 라파엘호를 탄 김대건 일행이 풍랑을 만나 표착했던 포구이다. 제주도에서 한국인 첫 사제의 첫 미사가 거행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이곳이 지어졌다고 한다. 차귀도에서는 코로나 19로 인해 배편의 횟수가 많이 줄었다. 우리가 도착하기 전에 떠났던 배가 오전에 뜨는 배였는데, 그것을 놓쳤다. 다음에 다시 오기로 하고 곳자왈로 이동했다. 숲을 둘러보고 오설록에 방문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생각보다 많았고, 특히 젊은 관광객들이 무척 많았다.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도착해서 뉴스를 보니, 제주에도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우리의 일정과 동선은 겹치지 않아서 다행 이였지만, 앞으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다고 한다. 제주공항에 마스크를 쓴 돌하르방이 안쓰럽게 보였다. 코로나 사태가 빨리 종식되어 아름다운 우리나라를 자유롭게 여행하고 싶다.
 

오설록 비누만들기체험

fig.5 a), b) 오설록 비누만들기체험, c) 천지연폭포

 

작성자: 김만선 (서울시립대학교 자연과학연구소)

* 본 서평은 "BRIC Bio통신원의 연재"에 올려진 내용을 "피펫잡는 언니들"에서도 소개하기 위해 동일한 내용으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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