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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엄마 과학자] 남편의 깜짝 귀국 & 코로나19
회원작성글 BRIC
  (2020-11-10 14:15)

**남편의 휴가
오늘의 미션: 아빠 만나면 뭐 할 거야?? 각자 써보기.
맛있는 것 먹으러 가기, 하이주가기, 인형뽑기, 스케이트 타러 가기, 게임하기, 산책하기, 트레이더스 가기, 노래방 가기, 탕후루 먹으러가기, 수영 장가기, 호텔 가기, 마카롱집 가기, 도서관 가기, 카이스트 오리한테 밥 주러 가기, 핸드폰 게임하기, 닌텐도 같이 하기 등등 아이들은 특별히 어딜 가고 싶다라기보다는 그냥 일상으로 했던 일들을 그리워하는 것 같다. 작년에 남편이 출국하면서 6개월 뒤 돌아오는 왕복표를 구매했다. 아무래도, 어린아이들이 있어서 6개월마다 한 번은 얼굴을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그랬다. 2020년 2월 초반에 휴가를 얻어 한국에 방문했다. 공항버스를 타고 대전 집까지 내려오면 너무 오래 걸리니, 아빠를 빨리 보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위해, 우리가 인천공항으로 가서 근처 호텔을 잡기로 했다. KE082 편명을 적은 피켓을 들고 아빠를 기다리던 모습이 정말 귀엽고,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한 시간이 지나도 아빠는 나오지 않았다. 마스크를 사서 기다리고 있으라 더니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아파서 못 나오나? 이런저런 걱정을 하던 끝에 맨 마지막에 짐을 끌고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짐도 별로 없는데, 왜 이렇게 늦게 나왔어? 무슨 일 있는 줄 알았네! 하며 가족 상봉이 시작되었다. 이례적으로 눈이 내리지 않던 겨울, 아빠가 돌아오는 날에는 이상하게 우박까지 떨어지며 눈이 많이 내렸다. 서프라이즈 선물을 받은 기분이였다.
 

남편의 깜짝 귀국 & 코로나19


이번 겨울도 알찬 방학을 보내기 위해, 우리 가족은 청와대 관람을 계획했다. 그러나, 그곳에 참석하지 못할 정도로 눈이 많이 내렸다. 대신, 아이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를 타보기로 했다. 호텔 앞에 파라다이스 역에서 출발해 용유역 까지 부드럽게 운행하는 자기부상열차를 타보았다. 속도감도 느끼고, 비행기도 수시로 날아다니고, 바다를 볼 수 있는 구간이라서 이국적인 분위기가 날 정도였다. 날씨가 추워서 사람이 없던 것인지 매우 한산했다. “엄마, 워터파크역에는 워터파크가 없는 것 같애!” 딸아이가 질문을 했다. “아직 지을 예정인가 봐, 나중에 완성되면 다시 와보자.” 하고 답해 주었다(이런 다짐도 아이들은 다 기억한다. 분명히 언젠가는 거기 가기로 했쟎아.... 하면서 물어볼 것이다.). 맛있게 생선구이 정식을 먹고 나서 호텔로 돌아왔다.

대전 집까지 가는 길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우리는 서울식물원을 방문하기로 했다. 서울식물원은 마곡에 위치해 있다. 식물원이 다 그렇지 뭐라고 생각하고 갔는데, 직접 가서 보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놀랬다. 일단, 외관에서부터 흥미롭게 만들어 놓았다. 외국의 식물원 못지않았다. 이곳의 핵심 볼거리는 식물 문화센터의 온실이다. 산책하기 좋게 길이 잘 만들어져 있었고, 직경 100m, 높이 25m의 그릇형 온실로 열대와 지중해에 위치한 세계 12개 도시 식물이 전시되어 있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California Academy of Science 식물원과 약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스카이워크 위에서 내려다보는 온실 지중해 관은 압권이다.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에게 꼭 추천해 주고 싶다. 이건 빅토리아수련이래. 이건 식물계의 소금공장 블랙 맹그로브라네.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 사이프러스. 올리브나무는 이렇게 생겼구나. 바오밥샴푸가 유명한데 이건 바오밥 나무래. 눈이 참 즐거운 시간이었다.

 

남편의 깜짝 귀국 & 코로나19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빠랑 열심히 게임을 즐겼다. 아빠가 갖고 온 아이패드로 이것저것 눌러보고, 빙상장에 가서 아빠랑 스케이트도 타고, 순천 할머니 댁에도 다녀왔다. 아이들은 버킷리스트에 작성했던 미션들을 하나하나 수행해 나갔다.

출국 직전에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게 진행되었다. 대구에 있는 동생 가족과 가족사진을 찍기 위해 그곳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서 취소가 되었다. 그날 대구는 교회를 통해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뉴스가 터지자마자 남편은 미국으로 돌아갔다. 3월에 신학기 개학인데, 개학이 미뤄지고 4월 중순 온라인 개학이라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나는 몇 달간 재택근무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미 사회적 분위기가 재택근무를 확대하는 추세로 접어들었다.


**코로나 19로 바뀐 일상 및 육아

개학은 미뤄졌지만, 긴급 돌봄 교육이 이뤄졌다. 우리 아이들은 정해진 교실로 코로나와 상관없이 3월부터 등교를 했다. 온라인 개학은 4월 20일부터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나의 고난은 시작되었다. 초등 3학년 경우, 오전 2시간 정도는 e 학습터를 열심히 듣고, 기록을 해야 하는데, 아이한테 온전히 맡기는 것은 미덥지 못했다. 내가 옆에서 보충 설명을 해주고 진도를 따라갈 필요가 있었다. 또한, 사회와 과학 과목이 추가되어서 이제 학습다운 학습을 하는 시기인 듯했다. 그래서 큰애는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반면에, 초등 2학년은 EBS로 두 과목을 TV를 통해 시청하는 미션이 주어졌다. 내가 도와주지 않아도 학교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이라, 계속 학교에 보냈다. 

이런 상황에 지쳐갈 즈음, 여름 방학을 시작했다. 방학에는 돌봄 교실에 가기 싫다는 둘째까지, 오전에는 둘을 돌봐야 했다. 평일에 계속 같이 지내본지가 언제였는가. 6년 만에 이런 현실을 마주하니 바른말, 고운말은 잘 나오지 않았다. 내가 생각해도 협박톤, 윽박톤 어조로 점점 나쁜 엄마가 되어가는 듯 했다. 가급적 오전에는 애들 개별 문제집 지도, 오후 2시부터는 학원 모드로 이 시기를 극복하고 있었다.

[공모전] 요즘 초등학교에서는 일기쓰기 숙제를 하지 않는다.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매일 있었던 일을 정리할 겸, 글쓰기 연습을 할 겸, 나는 매일 일기를 쓰게 했다. 그것도 25줄을 모두 채워오라 할 정도로 극성이었다. 아이들은 쓰기 싫어하면서도, 묵묵히 따라와 줬다. 이런 노력으로 큰 아이가 전국 규모의 공모전에서 큰 상을 수상했다. 작년 1학기에는 대전 규모의 지역 단위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2학기에는 교육부가 주최하는 큰 대회인 ‘생명사랑 나우 다 들어줄 개 공모전’에서 동상을 받았다. 서울 세종 문화회관에서 시상식이 열렸고, 다채로운 행사 일정과 교육부 장관님께서 직접 참석해 주셨다. 덕분에 언니를 따라간 동생은 장관님과 소중한 한 컷을 기념으로 남겼다. 글쓰기의 중요성은 국문, 영문 논문을 막론하고 연구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 중의 하나이다. 나도 처음부터 잘 쓰지는 못했다. 연구 내용을 정리해서 교수님께 보여드리면, “뭐라고 쓴 거야? 김박사?” 이런 질문을 받기 일쑤였다. 아이들이 나중에 어떤 직업을 갖게 될지는 모르지만 글쓰기는 나보다 더 잘 했으면 하는 나의 바람으로 아직까지도 열심히 실천하고 있고, 틈틈이 공모전을 준비한다. 나의 이런 노력이 빛을 보는 건지는 몰라도, 두 아이는 각각 환경사랑 공모전에서 금상을, 대덕백일장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운동] 뼈나이가 또래보다 2살 이상인 우리 두 딸은 에너지가 넘쳐나 주체가 힘들 정도다. 또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집집마다 아이들이 점점 살이 찐다는 고충을 호소하는 엄마들이 늘었다. 작년에 아파트 앞에 물놀이터가 생겼는데, 올해는 운영을 하지 않았다. 1월부터 일주일에 한번 올케어 해주는 곳으로 수영 강습을 보냈는데, 진도가 잘 나가는 것 같지 않았다. 봄에는 주 2회 강습으로 늘려보니 제법 자유형을 익혀가는 듯했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매일 가는 수영장으로 옮겼다. 대신 내가 픽업을 해줘야 했다. 학원을 마치고 더운 여름 오후에 수영장에 가서 첨벙첨벙 물놀이도 즐기며 수영을 익혔다.   
 

남편의 깜짝 귀국 & 코로나19



[국내여행] 항공사의 취항 노선을 점점 사라져 간다. 가까워서 자주 가던 일본도 한국인 무비자 입국이 제한되어서 못 간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이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는 추세가 오래 지속될 전망이다. 우리 아이들은 그동안 가지 못했던 국내를 둘러보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강원도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을 갈 때마다 여행의 컨셉을 결정하는데, 이번 컨셉은 국립공원, 국보, 금강산 멀리서 바라보기였다. 새벽 6시에 대전에서 오대산 월정사까지 달렸다. 아이들은 쿨쿨 자다가 고속도로에서 빠져 나올 쯤 깼다. 주차장에서 꽤 가까운 곳에 절이 있었고, 그 안에 국보가 있었다. 이스탄불의 성소피아 성당처럼, 팔각구층석탑은 계속 공사를 하는 듯했다. 나오는 길에 의궤박물관과 성보박물관을 둘러보았다. 이 시기에 문을 닫지 않고 사람을 받는다는 것이 신기했다. 덕분에 조용한 내부를 여유롭게 둘러보았다. 조선시대의 왕의 업적들이 잘 기록되어 있었고, 서고란 무엇인지에 관련된 동영상이 너무 예쁘게 잘 만들어져 있었다. 강릉 경포로 이동해 숙소에 도착하고, 안목 카페 거리도 둘러보고, 저녁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다음날 아침, 두부마을초당 순두부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허균허난설헌 기념관, 경포호 광장, 참소리박물관, 오죽헌, 강릉 아기동물농장을 거쳐 속초로 올라갔다. 세 번째 날에는 설악산의 비룡폭포를 등반했다. 길은 잘 만들어져 있었으나 아기한테는 힘든 코스였다. 아이를 등에 업고 등산을 감행했다. 대학교 시절에 산악동아리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십분 발휘했다. 하산하고 고성으로 향했다. 김일성별장, 이기붕별장, 화진포 생태박물관은 같은 곳에 위치한 관광지이다. 대진항에 가서 맛있는 생선구이를 먹고 왕곡마을 구경을 갔다. 송지호 관망타워는 잊지 못할 절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우측은 바다고 좌측은 호수이다. 산책코스도 매우 잘 만들어져 있었다. 마지막 밤은 켄싱턴리조트 설악비치에서 머물렀다. 코로나 때문에 여행객이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의외로 만실이였다. 우리처럼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이 숙소는 자녀 동반 가족에게 꼭 추천해 주고 싶다. 영국 런던의 명물 2층 버스가 해변가에 있어서 예쁘게 사진에 담기 좋은 장소이다. 내부 곳곳에 코코몽 캐릭터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있고, 야외에 미니 동물농장도 있다. 소나무가 가득한 정원은 낮에 봐도 좋고, 밤에 보면 아름다운 조명들로 가득했다. 가는 곳마다 페이스톡을 통해 미국에 있는 아빠한테 생중계해 주었다. 바다도 보여주고 산도 보여주며 같이 여행하는 느낌이 났다. 그곳에서는(Baltimore) 얼마나 가고 싶을까? 아름다운 우리나라야 잘 봐봐봐..

 

남편의 깜짝 귀국 & 코로나19



 

작성자: 김만선 (서울시립대학교 자연과학연구소)

* 본 서평은 "BRIC Bio통신원의 연재"에 올려진 내용을 "피펫잡는 언니들"에서도 소개하기 위해 동일한 내용으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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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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