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곧 미국 포닥 2년차가 될 한 명의 늦깎이 박사입니다.
지금 미국은 연말 연휴기간이라 집에서 쉴까 생각하다가 현재 키우고 있는 세포들이 걱정되고 집도 갈아줘야 될 것 같아 학교에 출근했네요. 느긋하게 BRIC을 이리 저리 둘러보다가 제가 미국 포닥을 지원하던 때를 상기시키는 해외 포닥 지원 중이신 한 박사님의 글을 봤네요. 불가 1년 전에 저에게도 닥친 일이라 그 맘이 동하여 이렇게 작게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이 글을 남깁니다.
아래에 저의 미국 포닥 지원부터 최종 결정까지 그 여정을 나열해보았습니다.
1. 지원 시 상황
- 본인은 국내에서 박사 졸업 후 1년 동안 동일 랩에서 포닥 생활을 했음.
- 작년(2021년) 9월 중순부터 미국 포닥 지원을 했음.
- 3개월 안으로 해외 포닥을 나가려고 급하게 준비함.
(경험해보니 서류 및 비자 프로세스를 촉박하게 진행하지 않게 하기 위해 최소 6개월 전에 준비하는 것을 추천함.)
- 논문은 제1저자로 연구 논문 9점대 2편 (당시 7점), 리뷰 논문 (5점 대) 1편, 공저자 2편
- 영어 실력: 초보 중에 초보 (많이 부끄럽지만 인터뷰 당시 의사소통 거의 안되었음...)
2. 지원 과정
- 작년 9월 추석 전에 현재 본인이 연구한 분야의 Big guy lab 위주로 10군데 지원함.
- 2군데에서만 거절 답장을 받고 나머지는 응답이 없었음.
- Google mail tracking 앱을 통해 수신 확인 및 빈도를 추적했지만 몇 번 확인만 할 뿐 답이 없었음.
(이전 학교 연구실의 이메일이 구글과 연동되어 있어 저는 수신 확인을 위해 mailtrack 앱을 사용했어요. 처음 1주 동안 연락이 너무 없어 답답해서 이 앱을 알아보고 설치 후 사용해봤습니다. 이 앱은 완전하진 않지만 수신자가 몇 번 읽었는지 알려줘서 내 메일의 관심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경험해보니 관심있으면 대부분 바로 답장을 보낸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이 앱을 꼭 추천하진 않지만 그나마 ‘내 메일이 조금 관심 받고 있구나’라고 위로받고 싶으신 분들은 한 번 이용해보세요.)
- 추석이 지나고 다시 지원할 연구실을 아래와 같이 정리함.
*최근 5년 안에 Mol. Cell. Nature Commu. 이상의 저널지에 3편 이상 낸 연구실
*Nature career
*상위권 학교 위주로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나와 관련된 학과 및 분야를 찾아봄
- 15군데 다시 지원함.
- 1~3일 안으로 8군데 연락 받음 (6군데 인터뷰 예약, 2군데는 Grant가 없어서 보류)
- 인터뷰는 보통 이틀 또는 일주일 내로 잡힘 (한 곳은 한 달 뒤).
- 2주 뒤 다른 2 곳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옴
(따라서 15군데 중 10군데에서 연락을 받았으며 총 8곳에서 인터뷰가 진행 또는 예약됨).
3. 인터뷰 과정
최종까지 진행된 Lab은 3군데 - 그 중에 최종 한 곳이 결정됨.
3-1. 최종 결정된 곳
- 이 곳의 PI는 NIH에서 PI로 근무하다가 본인이 지원하는 시기에 XX학교 부교수로 부임되면서 새로운 랩 멤버를 모집함 (본인이 이 실험실의 첫 포닥…ㅎㅎ).
- 1차 인터뷰: PI와 1 on 1 – 가장 최근 논문 실적에 대해 20분 발표함.
- 인터뷰 후 Thanks email 발송 à 이틀 뒤 2차 인터뷰 예약
- 2차 인터뷰: PI의 연구 진행 방향 및 필요한 실험 스킬에 대해 대화를 나눔.
(영어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거의 듣기만 함)
- 그 후 저의 박사 지도교수와 제 자질에 대해 인터뷰함.
- 최종 결정을 위해 Research short proposal이 요구됨.
(PI가 현재 연구에 대한 abstract을 보내줌 à 그것을 보고 2장 분량의 계획서 만들어서 제출)
(그 시기에 다른 인터뷰들이 예약되어 있어 4일 뒤에 보냄)
- 2-3일 뒤 Reference 3명 요청을 받고 준비함.
- 1주일 뒤 합격 메일 받음 à 그 후 1주일 뒤 최종 offer letter를 받고 승인함.
- 1차 인터뷰에서 offer letter에 사인하는 데까지 소요된 기간: 약 한달
3-2 최종 면접 후 Offer 받기 전 종료_1
- 2명의 공동 PI
- 최장 시간 인터뷰: 최근 논문 실적 2편에 대해 40분 발표 à 첫 PI와 30분 à 두 번째 PI와 30분 à 실험실 멤버들과 1시간
- Reference 3명 요청 및 합격 메일 받음
- 며칠 고민하다가 첫 번째 언급된 Lab의 Offer letter에 사인함. à 이 Lab에 사과 메일 보냄.
3-3 최종 면접 후 Offer 받기 전 종료_2
- 1차 인터뷰: PI와 1 on 1 – 가장 최근 논문 실적에 대해 20분 발표함.
- 인터뷰 후 Thanks email 발송 à 2차 인터뷰 예약함.
- 2차 인터뷰: PI, Lab members (Post-Doc), 심사를 위한 외부 교수 – 최근 논문 실적 2편에 대해 40분 발표 à 외부 교수와 30분 1 on 1 à Lab member 2명와 각각 1 on 1 약 20분
- 인터뷰 후 Thanks email 발송 à 그 실험실이 가지고 있는 Grant proposal을 보고 그 중에 내가 맡게 될 파트에 대해 short proposal (1장 내로)이 요청됨.
- 3일 뒤 Short proposal 제출 à 일주일 후 Reference 요청됨
- 며칠 고민하다가 첫 번째 언급된 Lab의 Offer letter에 사인함. à 이 Lab에 사과 메일 보냄.
3-4 “1차 인터뷰” 후 탈락
- “3-3”과 동일한 대학 동일한 학과 내 Big guy Lab
- 1차 인터뷰: PI와 1 on 1 – 가장 최근 논문 실적에 대해 20분 발표함.
- 인터뷰 후 Thanks email 발송 à Lab member와 상의 후 2차 인터뷰 날짜를 알려주겠다고 답장이 옴.
- 1주일 뒤 Reminder 메일을 보냈지만 Lab member들이 동의하지 않아 거절됨.
3-5 분야가 전혀 다른 Lab에 지원
- “3-3”과 동일한 대학 다른 학과
- 같은 생명과학이지만 분야가 완전 다른 Lab (Nature career를 보고 지원한 Lab에서 유일하게 인터뷰를 요청받음)
- 1차 인터뷰: PI와 1 on 1 – 본인이 먼저 가장 최근 논문 실적에 대해 20분 발표함. à PI가 현재연구 주제에 대해 20분 발표함. à 20분 동안 본인에게 요구되는 실험 스킬에 대해 얘기 나눔
- Reference 3명 요청됨 à 진행 중단에 대한 사과 메일 보냄.
3-6 인터뷰 예약이 잡혀 있던 3군데는 인터뷰 전에 가고 싶은 실험실이 정해져서 거절하고 사과함.
4. Cover letter
- 이메일을 보낼 때 내용에 바로 작성함.
- 우선 Cover letter는 한 장 가득 채우는 정도였는데 지금 확인해보니 500단어 정도를 썼음.
-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이 특히 중요하다고 여겨 지원하는 각 실험실의 전공 분야에 맞게 부분적으로 다르게 작성함 (그 실험실 홈페이지와 최근 논문들을 살펴보고 본인의 연구 주제에 맞춰 간단히 연결하는 정도).
- Cover letter를 이메일에 바로 작성했다 보니 CV만 보내는 게 조금 빈약해 보여 Research statement (나의 최근 논문 2편 및 현재 진행 중인 연구에 대한 graphic abstract)도 만들어서 함께 보냄.
5. CV
- 제가 인터뷰를 경험해본 바로는 실험 기술이 꽤 중요한 것 같음.
- 본인은 실험 기술을 카테고리화해서 조금 더 세분화하고 강조했음.
- 그리고 지원자가 작성한 논문에 나온 method들은 거의 할 줄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저자가 한 실험 중 자기가 할 줄 모르는 실험이 있다면 미리 method를 숙지해두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아예 분야가 다르거나 단기간 숙지가 어려운 것은 예외).
마지막으로 제 경험상 Nature career 같이 구인 사이트보다는 PI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는 것이 더 반응이 빠르고 효과적인 것 같았어요. 그리고 연구가 활발한 연구실은 그 Lab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Hiring 중이니 언제든 연락달라는 문구가 대부분 있었어요. 그러니 가고 싶거나 괜찮은 Lab을 발견했다면 바로 Cover letter 수정해서 그 PI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P.S 저 같은 경우 영어를 너무 못해 ‘그냥 국내 있을까’ 또는 ‘한국인들 있는 랩으로만 지원해볼까’ 라고 생각을 많이 하고 타협하려고 했었어요. 그때마다 제 지도교수님이 그렇게 자신을 낮추지 말고 미래를 위해 실현 가능성이 높은 연구실에 과감하게 도전하라고 채찍 같은 당근을 계속 주셨는데 이 당근을 혹시나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 저와 같이 소극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나눠드리고 싶네요.
현재 해외 포닥을 염두해두시는 분들 위축되지 마시고 당당하게 도전해보세요.
좋은 결과 함께하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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