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미국에서 포닥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새내기 포닥입니다.
다름이아니라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하는지 물어볼 곳이 없어서 선배 포닥님들의 고견을 구하고자 글을 남겨봅니다.
처음에 미국으로 와서 서블렛으로 기숙사를 빌려살다가 다시 month-to-month 계약이 되는 싼 집으로 구해서 이동했다가
학교 하우징 측으로부터 미국으로 나오기 전에 신청했던 학교 하우징이 되었다고 연락을 받아서 들어와서 살게 되었는데요,
신청할 당시에는 미국 집세가 워낙 비싸니까 룸메이트와 함께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2b/2b를 신청했는데,
룸메이트가 중국인 포닥으로 배정되었습니다.
집에 들어와보니 여기서 박사도 했던 친구라 이 집에 산지 오래된 것 같아 보였어요. 마스터 룸도 그 친구가 차지해서 훨씬 편하고, 공용 공간에 자기 물건을 많이 둬서 공용 공간이라기보단 자기 집에 제가 얹혀 사는 느낌으로 이미 많이 차지 해버렸더라구요.
아직 미국에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저는 짐도 많지 않고 이전 집보다 방 공간이 넓어서 별다른 불만 없이 그냥 지내려고 했습니다. 냉동실도 그 친구 물건이 가득 차 있었지만 냉장고는 절반을 비워줘서 그래도 매너는 있구나 싶었습니다. 냉동실도 차차 정리하겠지 하며...
그런데 문제는 주말 밤에 있었어요. 그 친구 방과 제 방이 바로 붙어 있어서 전화 통화를 하면 들리는 정도인데, 그날은 문을 열어두고 통화하나? 싶은 정도로 목소리가 너무 크더라구요. 참다참다가 일어나서 밖에 나가보니 역시나 방문이 열려져 있는 채로 통화 중이었고, 저는 제 방에서 이어폰을 끼고 있어도 너무 방해가 되어 부엌으로 가서 식탁에 앉아 있었습니다.
부엌은 꽤나 떨어져 있는데도 소리가 쩌렁쩌렁하게 들리더라구요. 중국 특유의 성조와 평소에 수줍어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정말 큰 목소리로 소리지르듯이 통화했습니다.
그 친구 방을 노크하고 들어가기는 좀 그래서 부엌에서 기다리다가 그 친구가 통화 도중에 거실에 뭔가를 가지러 나왔을 때 이름을 불러서 통화할 때는 문 좀 닫고 해줄 수 있냐고 물어보니 살짝 기분 나쁜 표정을 짓더니 알겠다며 문을 닫더라구요.
그때가 이미 2시간 정도 통화한 때였는데, 그로부터 2시간 정도를 더 통화하더라구요. 제가 말한 것에 기분이라도 나빴던 것인지 아까보다 훨씬 더 큰 목소리로 통화하고, 계속 깔깔 대서 정말 괴로웠습니다.
제가 소음에 민감하기도 하지만 함께 사는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는 것 같은 모습에 도무지 같이 살 수 없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계약이 거의 1년이어서 내년 8월까지 살아야 한다고 되어 있는데, 평소 생활 패턴도 매우 달라서 저는 12시 쯤 누워서 6-7시가 되면 깨지만 그 친구는 제가 새벽에 깨면 2-3시까지도 안 자고 있습니다.
안자고 가만히 있는게 아니고 자기의 두 번째 방과도 같은 거실에서 머물고 방으로 계속 왔다갔다 합니다 ㅠㅠ
네이버에 중국인 룸메라고 쳐보니 저처럼 고통당한 분들이 꽤 계시더라구요...
그래서 학교 하우징 관리소 측에 방을 바꿔줄 수 있냐고, 안된다면 나가고 싶다고 메일을 보냈는데, 몇 번이고 보내도 전혀 답이 없습니다. 아마 계약상 타당한 이유 (학교를 그만두거나 가족 관계에 변화가 생기는 일 등)가 아닌 이상 계약 종료를 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다른 곳에 집을 알아보니 하우징의 2배 정도 월세를 내야 하던데, 그렇게 하고서라도 여기를 나가고 싶어요...
답이 없으니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네요. 혹시 저와 같은 경험을 하신 선배 포닥님들이 계시다면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ㅠㅠ
#룸메이트 #포닥 #미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