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해외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포닥 2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작년 봄에 박사과정 디펜스를 마치고 박수받았을 때가 가장 행복했던 시기같아요 그 후로 계속 내리막길 같네요.
이맘때쯤에는 박사과정 논문들 다 출판하고 그 외에 publications도 많이 쌓였을 줄 알았는데 아직도 publication못하고 준비중인 논문 녀석들에게 치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논문 작성부터 출판까지 걸리는 시간을 과소평가했나 봅니다. 그래도 박사과정 논문들은 3편 중 2편은 출판하고 나머지 한 편도 거의 마무리 과정이지만, 논문은 혼자 쓰는 게 아니다보니 바쁜 공동저자들이 있으면 한없이 늘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깨닫고 있네요ㅜㅜ
포닥 1년차에는 처음이니까 그래도 으쌰으쌰 의욕도 충만했는데 벌써 좀 지칩니다. 아무래도 covid19으로 한국도 못가고 휴가다운 휴가를 못 보내서 살짝 번아웃이 온 거 같습니다 피곤하다는 말을 달고 사니까요. 그래도 일은 꾸역꾸역 하고 있지만요.
가장 힘든 점은 미래의 불확실성입니다. 교수직은 주차장에 자리가 나느냐 그리고 제가 그 자리를 갈만한 실력이 되느냐로 결정되는데 ...... 2년 정도 후에야 짬이 좀 더 차면 경쟁력있는 지원자가 될 수 있을 거 같지만 그 전까지는 계속 이 암흑같은 터널을 달려야 하네요. 다른 사람들은 왜 지쳐보이지도 않는지 제가 이상한 건가 싶습니다.
학생인 시절에는 학기를 마치면 자동으로 끝나는 과제들(예: 수업, TA) 이 있었고 명확한 타임라인만 잘 따라가면 (퀄이라는 함정이 있지만) 어지간하면 졸업은 시켜주고 무엇보다 방학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는데
포닥인 지금은 어찌 보면 trainee라는 점에서 학생의 연장선상이면서 돈은 학생 시절 받던 stipend보다 쥐꼬리만큼 더 받는데 일은 훨씬 더 많이하고 명확한 타임라인이 없으니 (직장잡을 때까지 그저 계속 일 일 일)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힘든 거 같습니다.
주변에 마땅히 하소연할 곳도 없고 covid19으로 더 힘든 분들도 많은데 이정도로 힘들다 앓는 소리 하면 실례일 거 같아서 여기에다가 주절거리고 갑니다.
#포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