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 분야로 작년에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1년차 포닥입니다.
같은랩에서 1년간 남아서 지도교수님과 학위논문 출판까지 마무리하고 다른 연구 논문 아이디어들도 출판하려고 합니다.
근데 너무 진행이 느린 거 같습니다. 저도 문제가 있겠지만 지도교수님도 워낙에 바쁘신데다가 꼼꼼하신 분이라서 생각보다 논문출판까지 더디게 걸리는 거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랩의 박사과정 친구들은 박사과정 동안 심심찮게 논문도 퍼블리쉬하는데 저는 아직 학회발표 빼고는 없습니다. 그나마 제 학위논문들은 다 서브미션되었거나 리비전 중이긴 합니다.
제가 다니는 학교가 제 전공분야 치고는 퀄이 좀 빡세서 그렇다고 핑계를 대보려 해도 다른 친구들은 잘도 출판하니까 그게 이유는 아닌 거 같구요.
지도교수님 밑의 다른 박사과정 학생들이나 포닥들을 보면 지도교수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게, 다들 논문을 막 뽑아내지는 못합니다. 아무래도 지도교수님이 워낙에 대가고 밑에 사람들도 많다보니 세세히 신경을 못 쓰는 점이 작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푸쉬하시는 스타일도 아니시구요.
저는 제 지도교수님을 존경하고 배운 점도 많지만 이제 점점 퍼블리케이션 수가 양적으로 중요해지는 시점이 다가오니 차라리 실적 중요해서 나를 푸쉬하는 신입교수 밑으로 들어갔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네 압니다 한심하지요, 어차피 과거는 못 바꾸는데 말입니다.
우리 랩에 있다가 몇년전에 나가서 교수가 된 중국인 포닥이, 자신의 박사과정 1년차 학생과 제 연구분야와 무척 비슷한 논문을 최근 1년사이에 몇 편 뽑아내는 걸 보고는 제가 잘못 산건가 싶어서 여기다라도 털어놓아 봅니다.
지도교수님이 차지하는 지분도 분명히 없진 않겠지만 결국 8할은 제가 부족한 탓인 거 같습니다.
지금 학위논문을 포함해서 7~8개 프로젝트를 진행중인데 끝은 안 보이고 지도교수님 및 공저자들은 리마인더 보내도 답장도 잘 안 오고 그 사이에 다른 팀들은 막 퍼블리케이션 하면서 치고 나가는 게 보이고.
지금이라도 인더스트리로 진로를 바꿔야 하나 내가 내 자신을 과대평가한 것인가 별별 생각이 다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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