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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대덕넷] 출연연은 왜 혁신을 두려워하는가?
바이오 (비회원)
에트리만의 문제이겠습니까? 얼마전 생명연 원장이 새로 부임을 했는데, 과연 변화의 빛이 보일지 궁급합니다. 부디 한국 바이오분야의 중심인 생명연이 새롭게 태어나길 기대합니다.... ================================================================ [펌, 대덕넷] 출연연은 왜 혁신을 두려워하는가? [기고]정우석 ETRI 연구발전협의회 근로자대표위원 '혁신 주체들이 변혁할 수 있어야 혁신할 수 있다!' 얼마전 ETRI 업무혁신실에서 주관한 초청세미나에 가보았다. GE BENCH MARK를 주제로한 경영혁신 기법에 관한 것이었다. 지난 20여 년간 WORK-OUT 전략을 통해 세계 최고의 생산성을 자랑하는 가장 존경 받는 회사로 거듭나게 했던 기법들을 강사는 소개하였다. 그러나, 강사는 가장 중요한 것을 말하지 않았다. 그것은 인적 시스템을 송두리째 뒤흔들 만큼 강력한 혁신 구동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고효율 시스템으로의 전환에 반드시 혁신주체가 변혁할 수 있어야 되었다는 것이다. 즉, 혁신 마인드를 갖지 못하고, 또한 실천할 수 없었던 고용인들은 전체 구성원들 중에서 3년마다 10%씩 강제 퇴출 당해야 했다. 그 빈자리는 인력 선발 시스템에 따라 소수의 정예 멤버들로 채워나갔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20년 동안 조직은 40만명에서 31만명으로 줄었지만, 생산성 측면에서는 7배 가량 성장하였다. 이것이 20세기 최고의 경영인으로 뽑히는 잭월치를, 바로 20세기에서 가장 악명높은 CEO로 만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퇴출된 고용인은 쓴맛을 보았지만, 혁신에 성공한 고용인들은 이전보다 몇 배 이상의 대접(가치 증강)을 얻게 되었다.) 시스템을 혁신시키고, 혁신 프로그램을 일관성있고 강력하고 추진할 수 있어야, 그 조직을 혁신시킬 수 있는 것이다. 곧, 사람을 변혁시켜 혁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왜 출연연구원은 혁신이 어려울까? GE가 경영혁신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리더의 강력한 혁신 마인드와 훌륭한 프로그램(전략) 및 확실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목표란 기업의 이윤극대화(생산성 향상)를 향한 조직 탄생이다. 그리고, CEO에게는 책임 못지않게 각종 한계들을 자유롭게 뛰어넘을 수 있는 전권이 주어졌다. 즉, 모 아니면 도를 선택할 수 있었다. 기업특성상, 그리고 미국 같은 거대 자본주의, 자유 민주사회에서는 쉽게 현실화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대한민국 출연 연구원을 한번 비교해보면, 경영 혁신 목표나 혁신에 대한 장벽(한계)들이 기업상황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혁신 전문가인 강사에게 출연연 혁신에 대한 자문을 요청했으나, 난감해했다. 당연하다.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당장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 분야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을 하지 않고서는... 순간 출연연구원 혁신에 대한 고질적 장벽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원천 기술 확보와 기술 이전 및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사회기여 등 출연연 정체성 확보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증강하는 것이 출연 연구원 경영 혁신의 주요 부분일 것이다. 이에 대한 부산물로 과학기술인의 위상 강화 및 대우가 한층 보장될 수 있다. 기업 상황보다도 훨씬 막강해 보일 수 밖에 없는 출연연 혁신에 대한 장벽을 크게 2가지로 뽑아 보겠다. 내부적인 한계와 외부적인 한계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이에 대해 억눌린 상황의 예를 살펴보자. 최근 익명게시판에도 올라왔던 LG 기술원에서 보고한 망하는 기업 6가지 유형 : 1.현재의 성공에 안주한다, 2.부서간에 장벽이 높다, 3.실속 없는 전시성 관리 행태가 많다, 4.보신주의가 팽배한다, 5.인재들이 회사를 떠난다, 6.진실한 정보가 위로 전달되지 않는다. 위에서 내부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을 경우는 2번, 4번, 6번, 외부적 한계에 기인한 것으로는 1번, 3번과 4번, 그리고, 내외부적 한계의 부산물로 5번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 그렇다면, 왜 내부적 한계가 발생할 수 밖에 없고, 과연 그 해결은 불가능한가? 어느 사회나 조직에서 관례라는 것이 있다. 장시간에 걸쳐 익숙해온 문화, 인적 구조, 구성원의 철학 등 시스템 변화에 대한 관성으로 대표되는 것이다. 예로 출연연구원은 신분상으로 50% 공무원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PBS라는 과제 수탁제도의 의존도가 높고, 기관장 및 직할 부서장의 하향식 선임 등에 익숙해져 있다. 여기에 대략 95% 이상의 소극적 성향의 과학기술인 특성을 첨부하면, 가장 굴레를 벗어나기 힘든 상태일지도 모르겠다. 저항의식이 행동으로 발현되기 어려운(혁신하기 어려운) 조직이다. 예를 들어, 무능한 리더가 조직을 열성 유전화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도, 출연연에서는 뚜렷한 외부적인 증거 없이는 자체적으로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한편, 위에서 언급했던 것으로 과감한 혁신을 두려워하기에 모험적 일을 할 수 없어 보신주의가 팽배해지고, 실속 없는 전시성 관리 및 단건 삼키고, 쓴 것은 뱉는 왜곡된 상·하 커뮤니케이션을 유발시킬 수 밖에 없다. 출연연에서 이와 같은 내재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 정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현재 ETRI 업무혁신실에서 주도하는 50개의 아이템(임금커브제, 과제수급제도 개선 등)에 좋은 것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그 외에 직할부서장과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기관장 직속하의 상설화된 비보직 경영혁신 위원회(비보직 혁신체, Junior board)의 가동, 보직자 선임시 상향평가 대폭 반영 등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혁신 ITEM들의 실행으로 함께하는 ETRI, 신뢰하는 ETRI 문화를 이룩하고, 우수한 인재들이 빠져나가는 것은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수한 인재를 대폭 유입시키고, ETRI인의 가치 및 경쟁력을 10배 이상 획기적으로 증강시키기 위해서는 외부적 한계마저 극복시켜야 할 것이다. ETRI는 산업기술연구회 소속 대표적인 정부출연 연구기관이기 때문에 정부의 통제를 많은 부분에서 받고 있다. 일단, PBS라는 밥줄과, 기관장 선출, 대외적인 과학기술 제도 및 출연연구원 하향식 정책 추진 등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개발도상국적인 산업기술 체계(21C 이전)에는 이와 같은 하향식 정책기조가 어느 정도 약발이 먹혔지만, 국내 기업들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고, 특화된 대학들이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는 상황에서 출연연구원이 경쟁력 상승을 전제로 한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확실한 대안을 찾아 적극적으로 출연연 시스템을 개선시켜야 함에도 그렇다. 아마도 각 출연연구원의 경영혁신을 진두 지휘해야 하는 기관장들은 이러한 상황과 문제점들을 매우 잘 알고 있고, 또한 어쩔 수 없음을 매우 답답하게 여기고 있을 것이다. 우수한 기관장을 선임한다고 해결할 수 있을까?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다른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가능한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한국 축구에 선진시스템을 도입해 월드컵 4강에 오르게 했던 히딩크, 의공학 및 과학기술관련 법과 신설 등 종합 대학으로의 발전을 꾀하고 있는 KAIST 러플린 총장. 이들의 면면은 훌륭하였고, 리더로 손색없을 것이다. 여기서 내·외국인을 구별하자는 것은 아니다. 리더의 혁신에 대한 마인드, 전략, 추진력, 상황 판단 그리고 용기에서의 차이를 살펴보자는 것이다. 또한, 이들이 일을 진행을 도왔던 것은 유명한 외국 인사이기에 후광효과(?)가 있었음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출연연구원 시스템에서 단지 훌륭한 기관장(리더) 한 명으로 시스템 개혁이 가능할까? 앞의 예와는 비교도 안되게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출연연구원은 수 만명의 연구원과 연간 수조의 연구비가 집행되는 거대 조직이고, 과기부, 산자부, 정통부 등의 관련 정부기관의 정책기조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은 희미하지만 해결책이 있고, 우리 과학기술인(출연연구원)은 그 명확한 답을 찾아 행동할 때가 되었다. 그것은 본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과학기술계와 국가 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혁신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것은 기업체나 출연연구원이나 동일하다. 즉, 혁신마인드와 그의 실천의지다. 현재의 상황을 냉철히 분석하고, 용기있는 리더의 강력한 혁신전략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출연연구원 리더(기관장)들도 의기투합을 해서 시스템 혁신에 대한 마인드를 하나로 가져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자리를 걸고, 국가와 출연연구원을 위해 시스템혁신을 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관장은 얼마나 될까?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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