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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 후 연구원이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법] 바이러스
Bio통신원(소금빵)
바이러스 실험은 바이러스의 위험 등급에 따라 나눌 수 있는데 대게 BSL-2에서 실험이 이루어지고 전파력과 치명률이 높은 고위험군 바이러스일 경우 BSL-3 또는 BSL-4에서 실험이 이루어진다. BSL-4는 우리나라에는 현재 질병관리청에 있으며 BSL-3와 달리 오픈랩은 운영하지 않고 있다. 만약 BSL-4가 필요한 실험이라면 외국 기관을 알아보기도 한다. 바이러스를 이용한 동물실험이 필요한 경우에는 마찬가지로 ABSL-2, ABSL-3에서 실험을 할 수 있다.
동물을 매개로 전염되는 인수 공통 바이러스는 댕기, 지카(Zika), 메르스(MERS) 등이 있고 내가 크게 다뤘던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 아데노바이러스, SARS-CoV2 등이 있다. 아데노 바이러스 같은 경우는 마우스에서 SARS-CoV2의 감염력을 높이기 위해 생산했는데 약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한 달 동안 3번에 걸친 바이러스 생산은 꽤 재미있었고 나에게는 실험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계기였다. SOP를 보면서 바이러스를 처음 만들고 팀장님과 디스커션 하며 만들어진 바이알들을 보니 뿌듯했다.
그림 1. 바이러스 실험하는 연구원 일러스트 (출처: Pixabay)
바이러스 실험은 세포 또는 동물을 대상으로 감염을 시킨다. 동물 실험은 동물뿐만 아니라 연구원에게도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너무 많은 에너지와 고통이 동반된다. 우선 프로젝트에 쓰이는 최소 동물로 실험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내가 경험했던 프로젝트에 쓰인 동물들은 대게 30마리가 넘었다. 우리가 평상시 대학교 수업 시간에 다룬 1, 2마리의 개체 수가 아니었다. 또, 바이러스 감염을 시키다 보니 동물들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인간도 아프면 예민해지는데 동물도 마찬가지였다. 동물실험이 있는 날에는 이상행동을 보이고 아픈 쥐들을 봐야 했고 그날은 기분이 다운되며 좋지 않았다.
바이러스 실험을 한다는 것은 안전 관리 절차는 필수이고 연구원 입장에서는 많은 규율을 따라야 한다. 출입이 자유롭지 않은 BSL-3 Work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Cell culture, 시액 준비 등 할 수 있는 한 많은 과정을 준비해 간다. 하지만 바이러스와 관련 있는 장소에서는 냉장고에서 물건을 잠깐 꺼내거나 현미경을 잠깐 사용할 때도 Blue 가운을 입고 슈커버를 신어야 했다. 머리카락은 어깨에 닿으면 안 되고 핸드폰 사용도 할 수 없다. 안전팀에서는 연구원들을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며 규율을 지키지 않았다고 생각할 때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
바이러스 얘기를 하면 팀워크의 중요성을 빼놓을 수 없다. BSL-3, ABSL-3 같은 특수 실험공간은 다른 팀들과 나눠서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모든 자재들을 실험실 안에 놓을 수 없다. 또, 실험을 하기 위해 보통 2인 1조로 들어가야 한다. BSL-3처럼 에어 마스크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 베터리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화재가 나거나 감염된 동물에 물릴 수도 있는 등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커버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고위험군 바이러스를 사용할수록 안전에 대한 책임과 위험 부담이 따른다. 그렇기 때문에 팀워크가 더 중요하다. BSL-3는 공조가 들어가며 연구원은 에어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서 BSC에서 실험을 하면 옆 사람의 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다. 또, 철저하게 준비해서 간 실험실임에도 예상치 못하게 팁을 다 사용했거나 두고 온 자재, 시약이 있을 수 있다. 그럴 경우에는 누군가에게 BSL-3로 물건을 전달해 주기를 부탁한다.
실험을 하다 보면 혼자 할 수도 있고 누군가와 함께 실험을 할 수도 있다. 혼자 실험을 하는 경우 스케줄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이랑 큰 부딪힘 없이 실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내가 이 실험이 이미 익숙하고 잘 알고 있다면 혼자 하는 실험이 편할 것이다. 반면 바이러스 실험처럼 혼자 실험하기 어려운 경우들이 있고 반드시 협업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익숙한 실험이라도 종종 실수할 수 있고 헷갈릴 수 있다. 이때 헷갈리지 않게 서로를 챙겨 실험이 잘 종료된다면 그것은 좋은 팀워크라 생각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옛말이 있듯이 헷갈리거나 실수가 생기지 않도록 서로가 서로를 챙기며 일한다. 또, 실수가 발생했을 때 다른 사람이 수습하면서 일의 시간과 효율을 절약하기도 한다. 결국에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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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석사를 감염학으로 전공하면서 3차 대학병원 연구원, 비영리 연구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연구 후 현재 대기업에 연구원으로 재직 중에 있습니다. 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은 연구원의 직무와 업무에 대한 이야기, 감염병과 뒤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연구원의 일상을 글로 풀어내고 싶습니다. 보통 연구직은 박사학위가 필요하다는 편견을 깨고 석사학위 생명공학도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법을 세상에 알리고 싶습니다. 학부생 때 연구개발 직무는 박사를 꼭 해야 하는지, 연구개발 업무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고 석사 졸업 후 연구원은 어떻게 되는 건지 고민이 많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의 글을 통해 생명공학을 전공하시는 후배분들에게는 작은 도움이, 현업에 계시는 연구원 분들에게는 재미와 위로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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