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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이(흔한 이과생) 취업 노트] 평생 회사는 존재하는가?
Bio통신원(흔이)
우연히 좋은 기회로 첫 회사에서 업무를 하면서 든 가장 큰 문제점은 내 업무를 설명하기가 모호하다는 점과 해당 업무를 지속해서 할 수 있느냐는 부분이었다. 실제로 전임자가 퇴사 사유를 말하기로는 테크니션으로써 국내에서의 입지, 들어가는 나이, 연봉협상의 불편함이었다.
나 또한 졸업 이후 3년 가까이 테크니션으로 업무 수행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연봉 부분과 업무가 너무 많다는 부분이었다. 대학교 교수님 연구실은 교수님 은퇴 시까지 사라지는 경우가 없는데 왜 업무를 지속해서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걱정을 하냐면 그건 바로 연구비 때문이다.
교수님들이 원활하게 연구실을 운영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연구과제를 얼마나 어떻게 따오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연구과제를 통해 인건비 지급이 가능한데 보통의 대학생들은 여기서 생활비를 받아가게 된다. 이외 시약, 장비, 기타 물품 등도 연구과제비에서 결재되므로 연구과제는 연구실의 은행이다. 물론 장비나 안전물품의 경우 연구실에서 지원비가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대부분은 연구과제비가 모든 것을 해결한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문제 만약 연구비가 부족하다면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인건비 부분일 것이고 필수요소가 아닌 테크니션은 가장 먼저 정리대상자에 오르게 된다.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실제로 연구비 부족이 원인이 되어 퇴사를 하게 된 테크니션을 종종 본 적이 있다.
다행히도 내가 다니던 연구실의 교수님은 엄청 능력자 셔서 연구과제도 척척 따오시고 기타 지원도 많이 받으셔서 나에게 인건비 부분으로 퇴사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으나, 사람일은 만에 하나 모르지 않냐는 생각은 들었었다. 하지만 퇴사를 생각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적게 오르는 연봉과 이와 반대로 늘어나는 업무량 때문이었다.
처음 관리하던 2개의 연구실에서 신규 등록 연구실 1개, 새로 출입해야 할 연구실 1개 해서 나는 2곳의 연구실에서 총 4곳의 연구실을 이용하면서 관리했었어야 했는데 이에 따른 안전관리, 시설관리, 감사업무 등의 업무량이 정말 많아 야근하게 되었고, 이에 맞춰 실험지원 업무량도 크게 늘어 더는 감당하기 어려웠었다.
지금이라면 바로 교수님과 면담하여 업무량을 조절하거나, 연구원분들께 설명해 드려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가능했을 텐데 나에게 첫 회사였고 나에게 업무는 어떻게든 끝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이 들어 무조건 업무를 했었다.
그에 비해 쥐꼬리만큼 올라가는 월급, 애당초 연봉에 대한 상식이 없었던 나는 퇴직금 포함과 퇴직금 불포함에 대한 부분을 아예 몰랐고, 단지 월급이 적어 확인해본 결과 말씀해주신 연봉은 퇴직금 포함 월급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여기서 퇴직금 포함이라는 뜻은 무슨 얘기냐면 만약 내 연봉이 3900만 원으로 퇴직금 포함으로 계약서를 쓴다면 내 월급은 325만 원이 아닌 300만 원이다. 연봉을 12로 나눈 것이 아닌 13으로 나눠서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은 퇴직 시에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여러 가지 보험료를 제외한다면 차이가 있겠지만 15만 원 정도 제외된다고 생각하면 생각보다 많이 적은 월급을 마주하게 된다.
월급 인상의 경우 다른 회사처럼 호봉제로 하는 것이 아니고 아마 연 단위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연봉협상은 교수님과 직접 해야 한다. 물론 지금이라면 업무량이 늘어난 점, 물가상승률 등을 엑셀로 정리하여 그래프로 보여드리고 설득할 수 있었을 텐데 그때의 나는 성격상 월급을 올려달라는 말을 하기가 어려워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금액으로 매년 월급을 협상하였다.
요즘은 연구기술직으로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뽑고 호봉제를 도입하여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테크니션을 지원하겠다면 해당 부분은 꼼꼼하게 점검한 후에 진행하는 것이 좋다.
회사를 퇴사하기 직전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은 환승 이직이었다. 환승 이직이란 지금 다니는 회사에 다니면서 다른 회사를 준비하여 합격한 후 회사 첫 출근일에 맞춰 퇴사를 하는 것인데 여기서 문제점은 내가 면접을 보러 갈 시간이 도저히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따라서 나는 교수님과 면담 이후 퇴사일을 잡고 퇴사를 진행했었는데 당시 나의 휴가가 15일 이상 남게 되어 퇴사일보다 매우 빠른 퇴사가 가능했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테크니션의 업무는 2년 이내 단기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특정 장비 특정 실험에서 다양한 컨디션으로 고난도의 실험을 하시는 테크니션이 아닌 학사 졸업 이후 단순 업무 위주의 테크니션을 한다는 가정하에 말이다. 퇴사 이후 업무를 맡게 된다면 전문적인 업무를 골라 발전해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당시 제일 먼저 생각했던 부분은 연구실 안전관리 부분이었다.
최근 연구실 내 위험 상황을 자체 관리 및 연구현장을 지원할 수 있도록 직무 수행역량 강화 및 기관 내 안전문제 해결 능력 제고 종합적인 안전관리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자격자를 양성하기 위해 연구실 안전관리사라는 자격시험이 생기게 되었다.
자격요건은
1. 「국가기술자격법」에 따른 국가기술자격의 직무 분야 중 안전관리 분야(이하 "안전관리 분야"라 한다)나 안전관리 유사분야(직무 분야가 기계, 화학, 전기·전자, 환경·에너지인 경우로 한정한다. 이하 "안전관리유사분야"라 한다) 기사 이상의 자격을 취득한 사람
2. 안전관리분야나 안전관리유사분야 산업기사 이상의 자격 취득 후 안전 업무 경력이 1년 이상인 사람
3. 안전관리분야나 안전관리유사분야 기능사 자격 취득 후 안전 업무 경력이 3년 이상인 사람
4. 안전 관련 학과의 4년제 대학(「고등교육법」에 따른 대학이나 이와 같은 수준 이상의 학교를 말한다. 이하 같다.) 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최종학년에 재학 중인 사람을 말한다)
5. 안전 관련 학과의 3년제 대학 졸업 후 안전 업무 경력이 1년 이상인 사람
6. 안전 관련 학과의 2년제 대학 졸업 후 안전 업무 경력이 2년 이상인 사람
7. 이공계 학과의 석사학위를 취득한 사람
8. 이공계 학과의 4년제 대학 졸업 후 안전 업무 경력이 1년 이상인 사람
9. 이공계 학과의 3년제 대학 졸업 후 안전 업무 경력이 2년 이상인 사람
10. 이공계 학과의 2년제 대학 졸업 후 안전 업무 경력이 3년 이상인 사람
11. 안전 업무 경력이 5년 이상인 사람
으로 안전학과를 졸업하지 않더라도 이수가 가능하고 연구실 안전분야에 다른 자격증이 없으므로 나처럼 연구실 안전분야로 취업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자격증 공부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내가 퇴사를 했던 당시는 연구실 안전관리사 자격이 없고 채용 분위기상 산업안전기사를 필수적으로 뽑고 있어, 나는 퇴사 이후 산업안전기사 공부를 하면서, 한 기관의 인턴연구원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예전에 얘기한 데로 내 전공과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인턴연구원을 했었는데, 많이 배우고 발전할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엄청 용하다는 점집에서 직업 운을 봤었던 적이 있었는데 나의 사주에는 회사가 7개 있다고 했었다. 저주였는지 기회였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현재 다양한 회사에 다녔고 현재 또한 다니고 있다.
누군가는 운이 좋게 첫 번째 회사가 좋아 정착하게 되고, 또 누군가는 회사를 계속 이직하며 정착할 회사를 찾고 있는 중이며, 누군가는 아직 회사를 준비하고 있는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같은 취업난에 모두 원하시는 좋은 회사를 가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흔한 이공계 대학생의 취업 노트 여섯 번째 일기는 이렇게 마친다.
내가 좋아하던 미스터 션샤인에서 첫 화에는 어제는 멀고 오늘은 낯설며 내일은 두려운 격변의 시간이었다. 우리 모두는 그렇게 각자의 방법으로 격변하는 조선을 지나는 중이었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처럼 현재 또한 매일매일이 낯설고, 국내외적으로 격변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모두 각자의 방법으로 원하는 회사를 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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