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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부터 10까지] 함부로 타인을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Bio통신원(워킹맘닥터리)
8-1.
세포는 3D이다. 하지만 광학 현미경으로 관찰할 때에는 2D로 확인한다.
조직을 적출하고 embedding을 한 뒤, 조직 슬라이드 절편을 얇게 썰어 샘플을 만들고 염색하여 관찰하기 때문에 세포가 잘린 단면이 관찰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세포는 3D인데, 조직 슬라이드 절편을 만드는 과정에서 어느 부분이 잘리냐에 따라 세포의 단면적의 크기와 핵의 개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나 파골세포는 다핵세포라서 핵이 여러 개이고, 핵의 개수가 많을수록 뼈를 많이 흡수시킨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조직슬라이드 관찰 시 파골세포의 개수보다는 파골세포의 핵의 개수를 관찰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이런 연유로 모든 실험이 그렇듯 오차가 발생한다.
오차를 줄이기 위해
(1) 표본의 개수를 늘릴 수 있는데,
→ 이 방법은 특히나 동물실험의 경우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무한정 늘릴 순 없다.
(2) 슬라이드 절편을 serial section 하여 최대한 많이 관찰하기도 하는데,
→ serial section을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section들을 한 가지 종류의 염색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또한 제한적이다.
(3) 3D 관찰 가능한 실험 방법을 적용할 수 있겠지만,
→ 그 당시에는 적용이 힘들었던 것 같다. 장비 대여가 힘들거나, 연구비의 한계는 항상 있기 때문이다.
(4) ROI를 적절하게 설정하는 방법이 정말 중요했다.
8-2.
ROI는 Region Of Interest의 약자로, 내가 측정하고자 하는.. 즉 내가 관심을 갖는 곳을 말한다. 관심이 있으면 더 살펴보게 되고, 더 살펴보는 과정에서 이해도가 높아지며, 이해하는 것이 많아질수록 더욱 빨리 배우고 더 잘하게 된다.
지금 내 인생의 ROI는 어디일까?
여느 엄마들처럼 아이를 돌보는 일?
실험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IF 높은 저널에 질 좋은 논문을 투고하는 일?
학교의 국고 사업에 대해 이해하고 참여하는 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영어 공부, 책 읽기 등의 자기 계발을 위한 일?
이러한 인생의 ROI 설정에는 어떤 것들이 영향을 미치는가?
내 생각?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주는 기대?
혹은 주어진 환경에서 해야 할 수밖에 없는 현실?
8-3.
일을 하다 보면 나에 대한 평가들이 이루어지고, 결국 소문은 들리기 마련이다. 보통은 좋은 이야기들보다는 나쁜 이야기들이 더 빨리, 더 많이 퍼져나간다.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심지어 나와 함께 일을 해보지도 않았던 사람들이, 어떤 것을 근거로, 무얼 주제 삼아 나에 대해 평가하는 걸까?'
좋은 이야기든 나쁜 이야기든, 타인을 통해 돌고 돌아 내 귀에 들어오는 여러 이야기들은 내 나쁜 감정들을 자극했다.
그럴수록 더욱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싶어 했고, 우연히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 이 사람 또한 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평가하진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8-4.
이렇게 남에게 함부로 평가받길 싫어하는 나 조차도, 함부로 타인을 평가한다. 아마도 나의 ROI가, 타인을 주제넘게 평가하는 데에 영향을 미쳤나 보다.
나 또한 상황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지칭되듯 내가 만나는 사람들 또한 나와의 관계에서는 동료 교수이지, 교수가 아닌 다른 삶들은 나는 잘 모른다. 어쩌면 관심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 사람을 이루는 핵들은 여러 개인데, 동료 교수로서 만나는 내가 그 사람을 평가할 때 들여다보고 있는 곳은 어쩌면 정말 일부일 것이다.
내가 보지 못하는 이면에 숨겨진 타인의 모습은 내 생각보다 더 다정하고, 따뜻하고, 진실되고, 선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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