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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R 돌려놓고 한 장] 닉 채터 - 생각한다는 착각(The mind is flat)
종합 이지아 (2022-07-04)

대학원 생활 중 우울증이 심해져 심리 상담을 받았습니다. 상담 선생님은 제 이야기를 주의 깊게 경청하며, 이야기 사이에 왜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 물었습니다. 상담 덕분에 저는 저 스스로도 몰랐던 우울함의 이유를 찾았습니다. 상대 기분을 상하게 하느니 스스로 참는 성격과, 가족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는 부담감이었습니다. 다행히 제 우울은 상담을 받은 지 1년도 안 되어 사라졌습니다. 대학원을 졸업했기 때문입니다. 연구실에서 사이가 좋지 않던 선배와도 헤어졌고요. 적어도 제 우울증은 마음속이 아니라 밖에 원인이 있었습니다.

<생각한다는 착각>의 원제는 ‘마음은 평평하다(The mind is flat)’입니다. 출판계의 ‘~하는 착각’ 제목 유행이 무색하게도, 원제가 책 내용에 훨씬 가깝습니다. 저자인 닉 채터에 따르면 우리 마음은 평평합니다. 마음은 무의식은커녕 멀티태스킹도 못합니다. 우리의 신념이나 태도는 행동의 바탕에 깔린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지어내는 거짓 믿음입니다.
 

생각한다는 착각

표지 출처 알라딘


책은 초창기 인공지능 연구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 시절 연구자들은 로봇에 인간 마음의 데이터베이스를 넣으려고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물건을 놓으면 아래로 떨어진다’ 같은 상식 물리학도 잘 적용되지 않았고, 보편 문법을 기반으로 한 만능 번역기도 실패했습니다. 오늘날 인공지능이 발전한 이유는 패턴 인식 같은 마음의 가장 피상적인 기능부터 본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피상적인 신경망이 잘 작동하는 이유야말로 우리의 마음이 피상적이기 때문이라며 발상을 전환합니다.

옛날에 유행한 ‘100문 100답’을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100문 100답은 ‘기억에 남는 여행’이나 ‘감명 깊게 읽은 책’ 같은, 자기 자신에 대한 질문 리스트로 되어 있습니다. 자기 사진에 대한 질문이니 스스로의 내면을 검색해 답을 찾을 것 같지만, 저자에 따르면 그 어떤 질문이든 우리는 질문을 본 후 답을 만들어낼 뿐입니다. ‘지금 자신의 기분’같은 질문을 받기 전에는 우리 기분은 존재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뇌가 대답을 만드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답을 하는 자신조차 마음속에 존재하던 답을 끄집어내는 것처럼 느낄 뿐입니다.

연구에 발표나 디스커션이 중요한 이유는 데이터를 한참 보고도 떠오르지 않았던 아이디어가 말이 정리되는 순간 불현듯 나타나기 때문일 것입니다. 누군가는 이를 ‘무의식중에 하던 생각이 의식의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저자는 ‘나 대신 생각하는 무의식’은 존재하지 않으며, 정리된 패턴 속에서 순간 새로운 생각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저자는 ‘마음이 평평하다’는 결론을 설득하기 위해 다양한 심리학 연구를 인용합니다. 우리의 감각은 불완전하기에 뇌는 실시간으로 새로운 해석을 덧붙입니다. 우리는 뇌에서 보정된 결과를 보며 완전한 세상을 지각한다고 착각합니다. 모든 인지 활동에서 뇌는 같은 식으로 작동합니다. 뇌가 실시간으로 빈 부분을 메우는 덕분에, 우리는 마음이 일관적이며 깊이가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바위에서 코끼리를 찾아내는 속도만큼이나 빠르고 코끼리를 못 보는 것이 불가능할만큼 강합니다

우리의 생각은 아무 바위에서 코끼리를 찾아내는 속도만큼이나 빠르고,
코끼리를 못 보는 것이 불가능할만큼 강합니다.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wiki/Pareidolia)


마음 연구 이야기는 자신의 마음에 적용할 수 있어 재미있습니다. 반면, 1인칭 시점의 마음에 갖는 믿음이 너무 강해서 책을 다 읽은 후에도 설명이 와닿지 않기도 하고요. 대학원생 시절 상담실에서 느낀 카타르시스는 그저 상담 선생님과의 대화 순간에 일어난 작용이었을까요? 마음이 평평하다면 PTSD는 왜, 어떻게 일어날까요? 마음이 평평하다는 전제 아래, 도식으로 추상화했던 마음의 구조는 어떻게 표현되어야 할까요? 책 한 권 읽고서 마음이 평평하다는 결론만 되뇌는 것이야말로 이해하지 못한 현상을 이해했다고 착각하는 일일 겁니다.

'마음은 평평하다’는 결론은 자체도 흥미롭지만, 다양한 연구 결과를 모아 결론을 이끄는 과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학부 시절, 저는 사람의 마음이 궁금해 심리학과 뇌과학 수업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하는 내내 심리학과 뇌과학 사이에는 메워지지 않는 막막한 골짜기가 있다고 느꼈을 뿐, 양쪽 분야의 연구를 서로의 언어로 번역해서 맞추어 볼 생각은 해본 적 없었습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실험 중 일부는 알던 내용이었고, 실험 몇 개가 묶여 나오는 이론도 익숙했습니다. 그럼에도 모든 이론을 합쳐 내놓은 ‘마음은 평평하다’는 결론을 읽으면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저자는 상식처럼 당연했던 ‘마음의 깊이’를 버리며 새로운 통찰을 얻었습니다. 브릭 연구자분들도 책을 따라가며 새로운 지식도 얻고, 과학적 사실과 통념을 구분하며 새로운 이론을 만드는 과정도 즐겁게 따라가시면 좋겠습니다.

  추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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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아 (서경배과학재단)

실험은 기계한테 시키고 우리는 재밌는 이야기나 읽자고요!
오늘도 연구실에서 야근하는 모든 분들을 위한 기분 전환용 책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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