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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틀신반] Episode #42 - 오피스 배틀 로얄 (Office Uprising)...에너지 드링크가 뇌에 미치는 영향
Bio통신원(madpatcher)
Episode #42
“ 오피스 배틀 로얄 (Office Uprising)” - 에너지 드링크가 뇌에 미치는 영향
‘사무실 폭동!’
출처: https://www.themoviedb.org/movie/381237-office-uprising/images/posters?language=ko-KR
바쁜 학업, 쉴 틈 없이 연속되는 스케줄, 부족한 수면 등 우리는 여러 가지 다양한 이유로 피로를 느낀다. 그리고 그 피로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한다. 커피 마시기, 상쾌한 바깥공기 쐐기, 짧은 낮잠, 그리고 에너지 드링크 마시기 등이 있다. 이번 연재는 우리 즐겨 마시는 에너지 드링크가 어떻게 뇌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연구들이 보고되어 왔는지 살펴보겠다. 이번 연재의 소재는 영화 ‘오피스 배틀 로얄'이다. 2018년 개봉작으로 이름만 보면, 뭔가 사무실에서 어마무시한 일들이 벌어지는 내용으로 느껴진다. 이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신경과학을 다루지는 않지만, 영화의 소재인 에너지 드링크, 그리고 그 드링크를 마시고 변하는 사람들을 가지고, 현재 신경과학분야에서 에너지 드링크가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자.
‘보고 있나? 직장 상사들’
영화 속 주인공인 ‘데스몬드’는 글로벌 무기 대량 생산 선두 회사인 ‘애모테크(Ammotech)’의 회계/총무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앞으로 다가 올 관련 업계와의 M&A 때문에 직원들의 우려는 커져만 가고 있다. 이 시점에 CEO는 전 직원이 참석하는 세미나를 연다. 그 세미나에서 CEO는 직원들에게 에너지 음료를 하나씩 나눠준다. 이 음료는 신제품 ‘졸트(Zolt)’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졸트를 마신 직원들은 좀비처럼 모습이 변하고 엄청난 힘을 얻게 된다. 그리고 그들 중에 일부는 직장 내의 반대파를 제거하고 세력 확장을 꾀하게 된다.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에너지 음료 시장’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음료 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전체 음료 시장 중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팬데믹 이전 자료를 살펴보면, 2019년 7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보고되었고, 지금 현재도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한다 (그림 1).
그림 1. 전 세계적으로 전진적으로 성장 중인 에너지 음료 시장의 규모 (출처 1).
전체적인 시장의 규모를 대륙별로 들여다보면, 아시아가 두드러지게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규모는 앞으로 아시아가 2023년까지 연평균 4.8% 성장하여, 332억 달러 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림 2).
그림 2. 대륙별 에너지 음료시장의 규모. 아시아가 다른 대륙에 비해 눈에 띄게 큰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다. 연평균 성장률 또한 높다 (출처 1).
그럼, 국내에서는 어느 정도 소비가 있을까? 에너지 드링크 시장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림 3). 갑작스럽게 소비가 증가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초반에 형성된 시장과는 달리,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층의 연령대가 변화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4).
그림 3. 국내 에너지 드링크 시장규모. 15년 이후 연평균 6% 수준으로 점진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학생과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편이며, 대형마트보다는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 독립 슈퍼 등이 주된 유통 경로로 조사가 되었다 (출처 1).
그림 4. 소비 연령층의 변화. 일 년간의 에너지 드링크의 소비 경향을 살펴보면, 매년 4-6월에 높아졌다가, 11-2월에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연령별로는 10-20대의 관심이 주춤하고, 40대 이상의 관심이 점차 증가된 것을 볼 수 있다 (출처 1).
이제 에너지 드링크는 특정 연령층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에너지 드링크 섭취를 통해 더욱 많은 활동이 요구되는 시대임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에너지 드링크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상반된 견해들이 존재하며, 과학적인 연구결과도 상반되게 보고되어 왔다.
‘에너지 드링크는 뇌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지금까지 보고된 연구들 중에는 에너지 드링크 섭취가 기억력 개선에 효과는 줄 수 있다고 한다. 집중력 향상, 기억력 향상, 반응 시간 단축, 정신적 피로 완화 등과 같이 뇌 기능을 활성화시키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뇌 기능 향상의 핵심 요소는 카페인이라고 꼽는다 (출처 2). 경쟁이 치열한 한국사회에서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좀 더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더 많은 공부, 일을 해서 더 좋은 결과를 낳으려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에너지 드링크의 소비가 상대적으로 높아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에너지 드링크 같은 카페인 함량이 높은 음료수를 섭취할 시, 신체는 그에 따른 부작용을 보이게 된다는 보고도 있다 (그림 5).
그림 5. 카페인 함량이 높은 에너지 드링크 섭취 부작용. 단순히 뇌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위, 장, 심장 등에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부작용의 정도와 신체 장기의 범위는 나이에 의존하여 달라질 수도 있다 (출처 3).
최근에 보고된 연구내용을 살펴보면, 장기적인 에너지 드링크의 섭취가 Blood-brain Barrier (BBB) 뇌-혈관 장벽과 신경염증 반응에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그림 6, 7). 긍정적인 기능과는 달리, 장기적인 에너지 드링크의 섭취는 카페인의 내성을 야기시키는 것은 물론, 뇌혈관과 뇌 염증반응의 양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보고되었다.
그림 6. 에너지 드링크에 의한 뇌혈관 보존의 문제. Control: water drink, ED: energy drink. sfED: sugar-free engergy drink, SD: Coca-Cola. Control 그룹에 비해서 에너지 드링크 또는 카페인 함유 드링크를 섭취한 경우 뇌혈관 보존 측정에서 IgG가 높게 검출된 것을 볼 수 있다. 혈관 장벽 역할에 문제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출처 4).
그림 7. 뇌 염증반응의 비교. Control: water drink, ED: energy drink. sfED: sugar-free engergy drink, SD: Coca-Cola. Iba-1: 마이크로 글리아의 활성을 보여주는 표지물질. sugar-free enegery drink 섭취 군에서 높은 염증반응이 일어났음을 볼 수 있다 (출처 4).
‘회사를 탈출하자!’
데스몬드가 다니는 회사는 방위산업체이다. 정보와 기술의 보안이 가장 중요한 회사라 볼 수 있다. 이 회사는 더 큰 시장 점유를 위해 타 기업과 인수/합병을 추진하게 되면서 정리해고의 공포가 찾아오고 있었다. 직장 내 파벌이 존재하여 줄을 어디에 설지 직원들은 계산기를 튕기고, 인맥, 학연, 지연을 총동원하여 회사 건물의 상층에 오르기 위해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군용 무기인 졸트를 마신 직원들은 순식간에 살인 병기로 둔갑해서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지성이 있는 좀비가 된다. 에너지 드링크 같은 졸트는 신체의 변화를 유도하는데, 반쯤 좀비가 된 ‘샘'과 라마단 기간의 친구 그리고 운 좋게 드링크를 마시지 않은 데스몬드는 과연 이 회사 건물을 탈출할 수 있을까?
‘에너지 드링크 섭취는 안전할까?’
앞서 언급한 에너지 드링크의 부작용처럼, 20살 남성이 에너지 드링크 섭취 후 Epileptic seizure를 일으킨 사례가 보고되었다. 에너지 드링크의 주된 성분인 카페인과 타우린은 신경전달물질의 변형을 야기시킬 수 있다고 한다 (출처 5). 심각한 부작용의 사례가 많은 케이스로 보고되고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안정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어 오고 있다. 여러 동물 실험 보고 중에 한 가지를 살펴보면, 출산 전후의 에너지 드링크 섭취가 신생아의 발달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동물실험 결과가 있다 (출처 6). 에너지 드링크의 섭취는 간, 신장, 소뇌, 대뇌 등에서의 Antioxidant defenses, Lipid peroxidation 기능이 대조군과 비교하여 유의미하게 차이가 나는 것을 발견하였다. 또한 행동실험을 통해 에너지 드링크 그룹이 불안증을 더 표출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림 8).
그림 8. 에너지 드링크 섭취는 불안증(Anxiety) 을 유도한다. Open arm과 Closed arm에서 실험동물이 출입하는 횟수와 머무는 시간을 비교한 결과, 에너지 드링크를 높은 농도로 섭취한 경우, Close arm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더 많이 출입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실험동물인 쥐의 경우, closed arm이 좀 더 덜 불안한 장소로 여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불안감을 더 많이 느낄수록 closed arm을 더 많이 선호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출처 6).
‘회사에서 살아남아라!’
영화는 전체적으로 B급 좀비 호러 영화 같다. 영화 중간중간 재미있는 설정을 넣으려는 시도가 보이며, 전체적으로 강력하게 스토리를 밀어붙이는 전개는 없다. 회사생활에 치여있는 분들에게 잠시나마 편안하게 앉아서 볼 수 있는 코미디 영화가 아닌가 싶다. 광기에 휩싸인 사원들이 서로를 죽이는 와중에 데스먼드가 열심히 일하는 척하면서 지나가자 아무도 공격하지 않는다는 설정이 좀 씁쓸하기도 하다.
며칠 전에도 급한 서류 신청서 마감으로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며, 집중했던 필자 역시 이번에 연재를 작성하고, 관련 논문을 살펴보면서, 경각심을 조금 가지게 되었다. 무심코, 마신 음료수가 내 몸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출처:
1. https://www.atfis.or.kr/home/board/FB0002.do?act=read&bpoId=3577&bcaId=0&pageIndex=5
FIS (Food Information Statistics System) 식품산업통계정보.
2. Giles, G. E., Mahoney, C. R., Brunyé, T. T., Gardony, A. L., Taylor, H. A., & Kanarek, R. B. (2012). Differential cognitive effects of energy drink ingredients: caffeine, taurine, and glucose. Pharmacology Biochemistry and Behavior, 102(4), 569-577.
3. http://www.ifeeltong.org/bbs/board.php?bo_table=lab&wr_id=17
4. Graneri, L., Lam, V., D'Alonzo, Z., Nesbit, M., Mamo, J. C., & Takechi, R. (2021). The Consumption of Energy Drinks Induces Blood-Brain Barrier Dysfunction in Wild-Type Mice. Frontiers in nutrition, 8, 208.
5. Calabrò, R. S., Italiano, D., Gervasi, G., & Bramanti, P. (2012). Single tonic–clonic seizure after energy drink abuse. Epilepsy & Behavior, 23(3), 384-385.
6. Al-Basher, G. I., Aljabal, H., Almeer, R. S., Allam, A. A., & Mahmoud, A. M. (2018). Perinatal exposure to energy drink induces oxidative damage in the liver, kidney and brain, and behavioral alterations in mice offspring. Biomedicine & Pharmacotherapy, 102, 798-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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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영틀신반] 연재를 맡게 된 박성모 입니다. 간략히 제 소개를 하자면, 현재 캐나다 토론토 Sickkids hospital 소속 연구센터의 Neuroscience Mental Health Program 소속인 Dr. Sheena Josselyn lab의 Research Fellow 5년차 입니다. 제 연구의 주된 관심사는 learning & memory 인데요. 연구를 하면서 재미있는 논문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또한 관련 기술이나 개념을 영화의 소재로 사용한 부분들이 자주 눈에 띄어서 이렇게 연재를 통해 알기 쉽게, 유익하게 풀어가고자 합니다. 제가 앞으로 다룰 영화는 이미 많이 알려진 영화들과 Netflix 에서 실험적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이 대상입니다. 다소 중국집 이름 느낌이 나는 저의 연재글을 재미있게 함께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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