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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엄마 과학자] #51. 슬기로운 미쿡 생활(14) - 도서관에서 영어 배우기
Bio통신원(만박사)
우리 집에서 차로 6분 거리에 Howard County Library System, HCLS, Miller Branch라는 도서관이 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여러 Branch를 둘러봐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현실은 그게 잘 안된다. 여러 Branch에서 뭔가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거의 비슷한 프로그램인 것 같다. 그냥 가던 도서관이 최고라는 생각으로 이곳만 자주 간다.
도서관에 가면 카드를 만들고 대출을 할 수 있다고 들었다. 가자마자 빨리 카드를 만들고 아이들과 시원한 도서관으로 매일 출근 도장을 찍기로 했다(엄마 혼자 생각). 도착했던 기간이 두 달 동안 방학이라, 여기서 시간을 잘 활용하여 지루한 방학이 되지 않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이것도 엄마 혼자 생각). 우리는 온라인으로 일단 등록을 했고, 도착해서 사서에게 알려주면 도서관 카드를 보여주면서 이 중에서 선택하라고 알려준다. 한국에서는 그냥 1개의 카드로 일괄적으로 배부를 해주는데, 여긴 어른 취향, 아이 취향을 맞춰가며 3가지 종류로 준비되어 있었다. 우리가 처음 방문한 그날에 3살짜리 아이들을 위한 class가 있었다. 일주일에 두 번 하는 수업이고, 15분 전에 줄 서서 코팅된 티켓을 배부한다. 시간이 되면 교실문 앞에서 직원이 종을 울리며 이 티켓을 회수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선생님이 책을 읽어주시고, 음악 듣고 춤추며 즐기는 수업이었다. 미국에도 조부모의 도움을 받아 육아를 하는 엄마들이 많은 것 같다. 이곳에 오는 아이의 보호자는 절반이 엄마, 절반이 조부모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조부모 찬스를 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빌려온 CD 분실사건---아이들과 책을 많이 빌려 보자고 다짐하면서, 갈 때마다 빌려오니, 언제 빌린 것인지, 언제 반납을 해야 하는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겨울왕국 DVD였나,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이실직고 사서에게 말을 했다. 알겠다면서 10불을 지불하면 된다고 했다.
미국 도서관에 한국 책---한국에서 오시는 분들은 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내가 아는 지인들 중에서 WHY책 전집을 갖고 오거나, @@@실험왕 전집을 갖고 온 분들을 보았다. 우리는 짐이 많아서 책을 거의 못 갖고 왔다. 다행히 지인들이 주고 간 책들이 점점 쌓이고 있다. 미국 도서관에도 한국 책이 조금 있기는 하다. 우리 아이들이 즐겨보던 윔피키드 시리스도 있었고, 어린 영아들이 보는 책도 조금 있다. 처음에는 영어 공부를 한다며 윔피키드 한글판, 영문판을 같이 보기도 했다.
리딩 숙제---한동안 방문을 못하다가 책을 대출해야 하는 일이 생겼다. 4학년 아이가 책을 읽고, 매일 제목과 페이지, 엄마의 확인 사인을 받아가야 하는 숙제가 있다. 몇 개 안 되는 미국 책을 다 활용하였기 때문에 책을 다시 살 수도 없고, 도서관에서 대출을 하기로 했다. 우리는 차가 1대밖에 없어서, 남편이 출근을 하면 내가 차를 쓸 수 없었다. 이런 사정을 아시는 옆집의 다섯 명의 손주를 돌봐주시는 할머니께서 같이 가주겠다고 하셨다. 그 집의 세 살 아이와 친구인 우리 세미는 신나게 도서관으로 출동했다. 우리는 Fall 시즌의 오픈 클래스들이 오픈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Fall 2021 early learning class schedule @Miller(어린아이들 프로그램)와 SCHOOL AGE SPECIALS-SEPTEMBER &OCTOBER의 프로그램(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위한)이 적혀 있었다. 평일에 학교를 가야 하므로 저녁을 먹은 후인 7시에 수업이 있었고, 카운티의 학교가 문을 닫는 날을 고려하여 Professor snape’s potions Lab이란 프로그램이 낮에 2시간이나 배정되어 있었다. 한국에서는 이런 특별 수업을 듣기 위하여 상당한 금액의 fee를 지불했야 했는데, 이런 알찬 프로그램을 무료로 즐길 수 있었다. 10월 30일에는 핼러윈을 맞이하는 costume parade란 것이 있었다. 무슨 날마다 항상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고, 매달 바뀌는 프로그램을 도서관에서 종이로 받아 보거나 어플로 확인할 수 있다.
그림. 퍼즐데이에 아이들과 눈이 빠지도록 윔피키드 퍼즐을 맞추었다.
성인 영어공부---미국에서 살고 있지만, 한인이 많은 곳에 살면 영어를 많이 쓰지 않아도 살아 가는데 문제는 없다. 우리 동네 마트나 병원, 상점들에 한국인이 워낙 많아서, 사실 몇 달간은 한국인지 미국인지 별 차이를 모르고 살았다. 이번 연재에서는 영어에 자신이 없는 분이나, 주부들이 쉽게, 수준별로 영어를 배울 수 있는 방법에 관하여 공유하고자 한다.
지인들이 서둘러서 영어 class에 등록을 하라고 알려주셨다. 몇 달간 지내보니 나도 역시 영어가 썩 자유로운 편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고, 이번에는 꼭 성인 ESOL을 들어보겠노라 하며 지원했다. 일단은 1) 온라인 지원, 2) 담당자의 이메일을 수령, 3) 테스트하는 장소로 일정을 예약, 4) 테스트(토익처럼 시험을 본다), 5) 수준에 맞는 class로 편성이 되면서 담당 teacher에게서 이메일이 온다. 6) 약속된 일정에 매주 1회씩 2시간 수업을 듣는다. 대략적인 과정은 이러하다.
내가 온라인 지원을 했던 날은 21.12.20일 이전이었고, Ben이란 분에게서 테스트를 받으러 오라고 연락을 주셨다.(21.12.20). 그것도 당일 오후 4시에 올 수 있냐며 답변을 달라고 하셨다. 집에서 멀지 않은 도서관이라서 냉큼 답변을 마쳤다. 테스트를 하러 갔는데, 나보다 먼저 도착한 3-4명이 시험을 치고 있었다. 간단한 지문과 25문제(?) 정도를 풀고 나니, 장문의 지문이 있는 문제로 40(?)문제 정도를 또 주셨다. 나는 이 문제들을 풀고 1시간 20분 정도 지난 후에 그곳을 탈출할 수 있었다. 간만에 시험을 보니, 나도 마치 학생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사실 월요일과 목요일에 열리는 class를 신청했는데, 회사 미팅이 월요일과 겹쳐서 최종적으로 목요일 10시 수업에만 참여하게 되었다. 이렇게 참석을 못하게 될 경우에도 수업 취소를 위한 뭔가의 작업을 해야 한다. 링크를 타고 들어가 보면 아래와 같이 취소가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나는 다음과 같은 이메일을 받았다.
Welcome to the library's online English class!
You're placed in Speaking & Listening class that meets every Thursday from 10am to 12pm. Your teacher is Ms. Melanie ****** and you can reach her at melanie.******@hclibrary.org.
Please use the link below to log into your class every Thursday at 10am between 1/13/22 and 3/31/22. DO NOT delete this email because you will need the same link for future lessons. If you have questions, please contact your teacher or reply to me directly. Again, welcome to HCLS Project Literacy!
*HCLS: howard county library system의 약어임 (각 타운티마다 이런 것이 있음)
나는 추가적으로 Syllabus.Speak&List.Winter.2022라는 파일을 받았고, 그 파일 안에는 상세 일정이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Syllabus에는 Instructor로 성명과 전화번호, 이메일주소까지 친절히 알려주셨다.
Class Schedule:
January 13: Introductions & Announcements. Short Essay TBD
January 20: Gandhi Chapters 1-4
January 27: Gandhi Chapters 5-8
February 4: Gandhi Chapters 9-12
February 11: Essay (George Takei)
February 18: Essay (Sakena Yacoobi)
February 25: Frankenstein Prologue & Chapters 1-6
March 3: Frankenstein Chapters 7-11
March 10: Frankenstein Chapters 12-15 and Epilogue
March 17: Essay TBD
March 24: Essay TBD
March 31: Review and Discussion short essay TBD
[두근두근 첫 시간]
이 수업은 google 미팅이나 zoom 미팅이 아닌 cisco의 webex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첫 이메일에 참여 가능한 링크를 보내주신다. 또한, 집에서 교재를 쉽게 볼 수 있도록 Burlington이라는 app을 사용할 수 있도록 아이디와 비밀번호, 링크를 보내주신다(https://app.burlingtonenglish.com/account/login). 이것은 일주일간 혼자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수업이 끝난 뒤에 로그인을 해보니 아쉽지만 더 이상 연결은 안 되는 것 같았다. 나는 간디와 프랑켄슈타인을 위주로 했는데, 다음 텀에는 이 서적이 변경되는 것 같았다.
Your Burlington English account information is listed below.
Username: *******
Password: *******
https://app.burlingtonenglish.com/account/login
첫 수업은 누구나 모두 준비가 덜 되어 있으므로, 앞으로의 방향을 선생님께서 소개를 해주셨다. 또한 14명 모두 돌아가면서 각자 이 수업을 왜 신청했는지, 나는 어디에서 온 누구누구라고 하면서 각자를 소개했다. 수강생들을 분석해보면, 100% 주부이면서, 아이들이 학교에 간 이후 시간에, 영어를 더 잘하기 위하여 참여하신 분들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간단한 게임을 했는데, 어떤 사람이 '나는 세 가지 취미가 있는데‘로 시작하면서, 이 중에서 참이 아닌 것을 골라봐라. 뭐 이런 게임을 했다. 추리를 해서 맞춰야 하는데 간단한 질문도 허용되었다. 나는 여행을 좋아하고, 아이들이 많아서 요리를 잘하며, 데이터 분석을 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는데, 어떤 분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개 요리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며, 정답을 단번에 맞혀 주셔서, 싱겁게 끝나 버렸다. 다음 주에는 ‘간디’에 대한 책을 1-4장까지 읽고 와서 간단한 문제를 맞히면서, 심오한 부분은 discussion을 해야 하는 일정으로 예고해주셨다.
[두 번째 시간]
첫 수업은 대충 끝났지만, 두 번째 수업부터는 수강자들이 정해진 범위까지 내용을 읽어온다는 전제로 다시 만났으므로, 정상적인 수업이 시작된다. 첫 20분 정도는 순번을 정해서 각자의 나라에 대하여 설명하기(?) 이런 시간을 갖는다. 그 presentation을 보면서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질문도 하고 답변도 해준다. 그리고, 본문에 대하여 질문을 만들어 오는 사람도 순번을 정한다. 질문을 주고받다 보면 또 20분 정도가 흐른다. 여기에서 reading을 위하여, 선생님께서 범위를 정해주시면 손들고 쭉 읽어 내려간다. 이 과정에서 발음이 이상한 부분은 교정을 해주신다. 이렇게 한 시간이 지나면, vocabulary 시간이 온다. 본문에서 꽤 어려운 단어들을 선별하셔서 선생님께서 설명해주시고, 각자 이 단어가 들어가도록 작문을 하라고 하신다. webex 어플에 챗을 하는 공간이 있어서 13명 정도의 수강생들이 문장을 하나씩 올린다. 여기에서도 어색한 문장을 이렇게 하면 더 좋겠다 하시면서 교정을 해주신다.
*과학자들이 일터에서 많이 쓰이는 표현들을 담은 책을 추천한다(카이스트 정민경 박사의 추천).
아마존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동영상도 제공된다(https://youtu.be/g9XFhGLT9ZU, https://youtu.be/MpBlXRDFhVw).
친한 박사님과 영어 미팅의 어려움을 토로하다가 추천을 받았다.
매주 월요일 bioinformatics 팀 영어 미팅을 하고 나면 진이 다 빠진다(나도 영어울렁증이 있는 듯).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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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 문제는 사회적 이슈로 자리 잡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강구하고 시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경력복귀에 어려움을 겪는 엄마 과학자들이 많이 있으리라 본다. 나의 첫 포닥 3년 이후로는 경력단절 3년, 경력복귀 7년 반(한국에서의 연구활동)의 일상을 극한직업 엄마 과학자(1-37회)에서 공유한 바 있다. 미국으로 이주 후에는 바이오 회사를 다니면서 정착을 위해 겪었던 여러 가지 에피소드에 대하여 소소히 공유해보고자 한다(슬기로운 미쿡생활 38회-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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