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G-WINDOW 처리영역 보기]
즐겨찾기  |  뉴스레터  |  오늘의 정보 회원가입   로그인
BRIC홈 동향
필코리아테크놀로지
배너광고안내
이전
다음
스폰서배너광고 안내  배너1 배너2 배너3 배너4
BioLab 이은열 교수
전체보기 Bio통신원 Bio통계 BRIC View BRIC이만난사람들 웹진(BioWave)
조회 2349  인쇄하기 주소복사 트위터 공유 페이스북 공유 
바이오통신원   
[대학원생 S-17 다이어리] #10. 나의 Impact Factor는 몇 점일까?
종합 만다린 (2022-05-11)

나의 Impact Factor는 몇 점일까?

@ Pixabay (https://pixabay.com/images/id-2289978/)


벚꽃을 시작으로 수많은 꽃들이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는 듯이 피고 지는 중이다. 아름답게 피어난 꽃들을 바라보고, 곧 피어날 꽃들을 기대하는 시간들로 가득 채운 봄도 어느새 절정을 지나고 있다. 이제 봄을 끝내고 여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겠지. 


<작별>

나의 Impact Factor는 몇 점일까?

@ Pixabay (https://pixabay.com/images/id-1124160/)


봄과의 작별과 함께 내가 작별해야 하는 것은 나의 지난 5년 반 동안의 시간이다. 감사하게도 이번 학기에 졸업 프로세스를 시작하게 되면서 내가 해온 연구를 정리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학위 과정을 밟으면서 ‘졸업’은 나의 제일의 목표였는데, 그렇게 그리던 순간이 막상 눈앞으로 다가오니 무언가 아쉬운 마음이 크다. 아마도 지금까지 쌓아온 나의 연구가 그리 멋이 있다거나 훌륭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다. 6년여의 시간 중 가장 깊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다. 시작은 참 쉬웠고 단순했던 것 같은데, 끝은 너무도 복잡하고 어렵다. 


<나의 Impact factor (IF)>
졸업을 준비하는 내 손에 들려 있는 나의 논문들은 높은 IF를 가졌다거나 한빛사에 소개될 만큼 훌륭한 연구들은 아니었다. 입학 당시에는 내가 정말 열심히 노력하면 분명 한빛사에 이름을 올릴 만한 연구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6년간의 연구 끝에 얻은 것은 IF 5점 근처의 논문 몇 편 뿐이라는 것을 상기시키자, 내 손 위의 논문들이 너무도 작아 보였다. 얼마 전까지도 나의 논문들과 한빛사에 오른 논문들을 번갈아 보면서 속상해하곤 했다. 나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면 잘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과, 혹시 나에게 주어진 기회들을 나의 노력이 부족해서 놓쳐버린 것일까 하는 회한들이 뒤엉켜 마음이 복잡해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나의 마음은 바꾸어 준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였다. 졸업 이후의 커리어를 정하기 위해 성과를 정리하는 과정 중, 우연히 나의 논문이 Nature 자매지에서 참고문헌으로 사용된 것을 보게 된 것이다. 그 순간 나의 연구는 학술지 자체의 IF로만 설명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의 논문은 더 큰 연구 성과를 위해 꼭 필요했던 주춧돌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알아낸 실패의 결과는 성공을 위한 하나의 벽돌이 될 수도 있다. 나의 연구로 인해 영향을 받은 연구자들이 있다는 사실은 내가 내 연구에 책임감과 자긍심을 갖게 해 주었다. 그리고 이제 나는 나의 연구에 대한 IF를 나 자신의 IF로 생각하는 일을 멈추려고 한다. IF가 높지 않아도, 우리는 모두 한국을 빛내고 있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유예한 고민에 대한 답을 내려야 할 시간>

나의 Impact Factor는 몇 점일까?

@ Pixabay (https://pixabay.com/images/id-203465/)


졸업을 앞둔 내가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의 진로에 대한 질문이다. "박사 졸업하면 뭐 할 거야? ", “박사 졸업하면 교수되는 거야?”, “포닥 갈 거니?” 
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나는 대학원 졸업장을 받을 때쯤이면 많은 것들이 해결되어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입학 후에는 졸업만을 바라보고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 최선을 다해서 임하며 달려왔다. 하지만 그것은 학위를 받고 나면 진로에 대한 조금 더 명확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내 고민에 대한 6년간의 할부 계약일뿐이었다. 대학원 졸업을 목전에 둔 지금 나의 눈앞에는, 잠시 유예해 두었던 고민들이 이제는 해결해달라며 나의 결제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요즘 나의 학위의 의미에 대해 자주 고민하게 된다. 나의 학위가 어디에서 어떻게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나는 어떤 삶을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나날들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가장 유념하고 있는 것은, 나의 선택이 남들과의 비교로부터 근거하지는 않는지 살펴보는 일이다. 나는 연구를 하면서 남과 비교하며 나에게 연구에 대한 재능이 없다고 느낄 때도 많았고,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천재성에 감탄하면서 스스로를 비교하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학계가 요구하는 ‘최초’ 또는 ‘최고’와 같은 잣대들을 나에게도 들이밀곤 했다. 남들보다 빠르게, 그리고 남들보다 좋은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은 학계에서, 그리고 산업계에서 필수적인 작동 원리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가 스스로에게만큼은 ‘최고’나 ‘최초’와 같은 잣대 대신 ‘최선’이라는 잣대를 주어야 하지 않을까? 주어진 나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아내는 것. 후회 없는 오늘 하루를 보내는 것. 그러한 오늘이 쌓이게 되면, 우리는 더 단단하고 흔들리지 않는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어 대체 불가능한 연구를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나의 귤을 맛볼 때쯤>
5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열심히 주물러온 나의 귤은 이제 달아졌을까? 아니면 더 주물러내어야 할까? 지금 나는 어느 것 하나 확실한 것 없는 불확실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5년 반 전보다는 충분히 달아졌다는 사실이다. 곧 나의 귤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성급하게 덜 주무른 귤을 맛보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공존하고 있다. 
봄은 모든 식물에게 동시에 찾아왔지만, 봄이 왔다고 모든 꽃이 동시에 피는 법은 없다. 각자의 가장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온도에, 적절한 습도에 꽃망울을 터뜨리는 다양한 꽃들처럼, 꽃보다도 다양한 우리는 모두 적절한 때에 적절한 모습으로 가장 예쁜 꽃을 피울 것이다. 혹시 지금 누군가와의 비교로 조바심을 내고 있는 분들이 계신다면, 각자의 페이스로 서두르지 말고 나만의 타임라인으로 나아가자는 다짐을 나누고 싶다. 


<대학원생 S-17 다이어리, Last page>

나의 Impact Factor는 몇 점일까?

@ Pixabay (https://pixabay.com/images/id-203465/)


나의 대학원생 다이어리는 이제 마지막 장을 향해 가고 있다. 이제 졸업을 하고 나면, 나는 어떤 모습으로 새로운 다이어리를 펼치게 될까? 작년 초부터 지금까지 대학원생 다이어리를 연재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생각보다 정말 많은 분들이 나의 글을 읽어 주셨고, 공감도 해 주셔서 정말 신기했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특히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그리고 언젠가 같은 고민을 하셨던 대학원생 선후배분들께 조금이라도 위로와 격려의 말들을 전할 수 있어서 정말 뜻깊었다. 개인적으로는 나의 지난날들을 돌아보고 내가 진정으로 연구를 꿈꾸게 된 이유에 대해서 돌아보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던 것 같다. 지금 이 시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실 많은 대학원생 분들께. 그저 오늘 하루 후회 없이 살아내자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나의 Impact Factor는 몇 점일까?

@ 직접 촬영


나는 고민이 많고 마음이 복잡할 때면 내 연구실이 내려다 보이는 곳으로 걸어 올라가곤 했다. 걷는 과정에서 느끼는 산책의 순기능 때문도 있겠지만, 높은 곳에서 내 발아래 놓인 연구실을 바라보면, 그 안에서는 크게만 보였던 나의 고민들이 작아진 건물의 크기만큼 작게 느껴지는 경험 때문이었다. 고민들을 너무 가까이 두고 보다 보면 넓은 시야를 잃고 주변의 소중한 순간들을 놓치기 쉽다. 너무 지치고 힘들 때는, 잠시 나의 고민과 연구로부터 멀어져서 좋아하는 나만의 산책로를 찾아 거닐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어떨까? 30분의 산책이 30년을 버틸 수 있는 깨달음을 만들어 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말이다. 


마지막으로, 글을 통해 쏟아낸 개인적이고 사소한 생각들에 귀 기울여 주신 많은 독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곧 이어질 대학원생의 모습을 벗은 만다린의 더욱 사소한 이야기들도 많이 들어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남겨 본다. 

  추천 4
  
인쇄하기 주소복사 트위터 공유 페이스북 공유 
  
만다린 (필명)

어린 시절 <아깨비의 과학 여행>을 수없이 돌려보고, 과학 시간을 제일 좋아하던 아이는, 정신을 차려보니 박사과정까지 밟고 있다. 대학교부터 대학원까지 생명을 전공하고 있지만, 인생을 더 많이 배워가고 있는, 5년 차 대학원생의 대학원 생활...

다른 연재기사 보기 전체보기 >
[대학원생 S-17 다이어리] #09. 개구리 같았던 나의 대학원 생활
며칠 전부터 꽃망울이 하나둘씩 고개를 내밀더니, 이제는 눈에 띄게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입춘도, 우수도, 경칩도 지났으니 봄이 찾아오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대학원생 S-17 다이어리] #08. 삶의, 삶에 의한, 삶을 위한 과학
코로나19로 세상이 시끄러워진 것도 벌써 2년이 넘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한 계절 괴롭히고 사라질 것 같았던 코로나가, 2년 넘는 긴 시간 동안 참 끈질기게 모습을 바꿔가며...
[대학원생 S-17 다이어리] #07. 주니어 연구자와 시니어 연구자 그사이 어딘가
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어느덧, 내가 연구실에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한 것도 벌써 여섯 해째이다. 매해의 시작에는 지나온 한 해를 회고하는 묵직한 자아 성찰과 원대한 다음 해의 계...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기사 오류 신고하기]
 
  댓글 3 댓글작성: 회원 + SNS 연동  
회원작성글   (2022-05-11 12:51)
1
익숙한 곳이 눈에 보여 반갑습니다~!
회원작성글 화학여신  (2022-05-11 19:31)
2
이제 막 석박 통합으로 달리려고 시동걸고 있는 한 대학원 생인데 미래의 제 고민인 것만 같아서 깊게 공감하고 가요,, 앞으로 꽃길만 걸으세요,,,☆
회원작성글 naymore  (2022-05-16 11:27)
3
대학원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면 또 다른 미션이 펼쳐지게 됩니다. 하루 하루를 후회 없이, 충실하게 살아보자는 말씀에 동감하여 응원합니다 :)
 
위로가기
동향 홈  |  동향FAQ
 |  BRIC소개  |  이용안내  |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BRIC. All rights reserved.  |  문의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유튜브 유튜브    RSS서비스 RSS
써모피셔사이언티픽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