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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통통 시즌2] 하.. 분명 내 연구인데 왜 이렇게 어렵지?
Bio통신원(과학통통)
오늘은 연구 계획서 / 연구 결과 발표 만들기 편입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께서 가장 어려워하시는 발표일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분명히 내가 제일 잘 알고, 잘 해온 연구인데 이것을 정리하여 발표하는 것이 왜 이렇게 힘든지!
특히 처음 준비하시는 분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감도 안 잡혀요' 라고 많이 말씀하시더라구요.
처음이니 어려운 것은 당연하고! 처음이 아니더라도 연구를 짧은 발표 안에 모두 담아내는 것 은 어려운 일이 맞습니다!
어려운 것이 당연한 일을 하고 계시니 너무 좌절하지 마시고! 차근차근 조금씩 채워 넣는다는 느낌으로!
저의 방법과 팁들을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오늘의 연재는 보통 분기별로 랩 단위로 진행하는 연구 결과 및 계획 발표와 논문자격제출시험 과 같은 연구계획서 발표를 준비하는 연재 입니다!
[첫 번째 팁. 다~ 아실만한 분들을 대상으로 시작하기!]
이 발표를 듣게 될 청중은 '어느 정도 이 분야에 대해 잘 알고 계시는 분' 들입니다.
나의 연구가 "고양이의 엄지발톱이 자라나는 기전과 속도"에 관한 연구라면
청중들은 적어도 "고양이"가 무엇인지 알고 "고양이가 엄지발톱이 있다" 정도는 알고 계신 분 들입니다.
그중에는 "고양이의 수염이 자라나는 기전과 속도"에 대해 연구하시는 분이 계실 수 있고, "고양이의 발톱의 구성성분"에 대해 연구하시는 분이 계실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고양이"가 무엇인지 정도는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지요.
발표의 도입부, Introduction에서는 고양이는 식육목 고양이과입니다 를 설명하지 마시고, 고양이의 발톱에 대한 연구는 언제부터 시작되었고, 최근까지 밝혀진 내용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밝혀지지 않은 내용을 보여주시면 됩니다.
실제 연구로 비교해보자면, 나의 연구가 "CRISPR/Cas9를 이용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 연구라면,
출처 - 정민정 제작 자료
☞ Introduction으로 들어가면 좋을 내용은 "CRISPR/Cas9을 이용한 치료제 연구 현황과 문제점"과 "해당 자가면역질환의 기전과 치료제 개발 현황과 문제점" 일 것입니다.
☞ 들어가지 않아도 되거나, 피하면 좋을 내용은 "CRISPR/Cas9을 누가 개발했고, 어떤 연구들에 적용되고 있는지"와 "CRISPR/Cas9기술을 적용하지 않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 연구의 역사" 일 것입니다.
☞ 만약 최초의 발표 이거나, 한번 발표가 마지막인 발표라면 "CRISPR/Cas9이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은 아주 짧게 언급해야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해당 분야 연구가 왜 진행되어야 하는지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하여, 그리고 "나의 연구"가 기존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해야 합니다.
저는 보통 Introduction을 3장 이상 구성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발표 총 소요시간의 1/6 이상의 분량으로 구성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 팁. 그래서? SO WHAT?]
Introduction에서 기존 연구의 한계점을 이야기한 후에는 "그(That) 한계점을 어떻게 해결하고자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CRISPR/Cas9 치료제를 많은 사람들이 연구하고 있고, 해당 자가면역질환도 많은 사람들이 연구하고 있는데
"왜" "내가" "굳이" 연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타당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저는 보통 이를 말하기 위해 Introduction 뒤에 저의 연구 목표를 설명합니다.
출처 - 정민정 제작 자료
"이전의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하여 LNP를 개발하여 더욱 효과 좋은 치료제를 만들 계획을 세웠습니다." (혹은 계획을 세웠고, 그 계획을 실행했습니다.)
를 설명할 수 있도록 간단한 표로 정리하면 좋습니다.
[세 번째 팁. "나 중심"이 아니고, "연구 중심"으로 설명하기!]
이후에는 연구의 preliminary data나 결과를 전부 보여주면 됩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내가 한 연구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 이 아니라 "연구의 스토리를 따라" 나열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연구를 할 때에 *논문처럼* 스토리가 이어지도록 연구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보통은 여러 가지를 도전해보고, 실험해본 뒤 결과를 엮어 스토리를 만들게 됩니다.
연구 계획 / 결과를 발표할 때 에도 이 스토리를 만든 뒤 질문과 대답에 맞게 배치해야 합니다.
1월에 cell line을 받고, 5월에 RNAseq을 하고, 6월에 section을 하고, 7월에 cloning을 하고, 10월에 RNAseq data를 얻었더라도
RNAseq 결과가 연구의 중요한 가닥을 잡는 결과라면 이것이 먼저 소개되어야 합니다. 이후 확보한 cloning 하고, 구매하여 확보한 cell line에 대해 설명하고, section 결과 등에 대해 설명해야 합니다.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연구의 스토리를 정리하는 과정이 필수입니다.
이 부분만큼은 연구자 본인이 계속 연구하고, 고민해보셔야 하는 과정이라 가장 오래 걸리고, 힘든 시간 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것이 명확해지지 않으면, 발표 또한 명확해질 수 없고, 앞으로 연구를 진행하면서도 계속 헷갈리고, 길을 잃으실 수 있으니 이번 기회에 잘 정리해보시면 분명 큰 도움이 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스토리는 연구가 진행되며 결과에 따라 언제든 수정될 수 있다는 것 도 꼭 잊지 말아 주세요!)
[네 번째 팁. 연구 발표는 "자문자답"의 향연]
"연구 중심"으로 연구 내용을 발표할 때에 "자문자답"의 형태를 가지시면 좋습니다.
연구의 스토리가 진행되어가며 계속 질문을 하고, 답을 하고, 파생되는 질문을 또 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또 하는... 형식으로 진행하면 좋습니다.
출처 - Unsplash free image
예를 들어 <연어를 많이 먹으면 건강해지는가?>라는 커다란 질문을 연구 주제로 한다면,
Q1. 연어에는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가? A1. 연어에는 A, B, C, D, E 성분이 있다.
Q2. 그중 인간에게 도움이 될만한 성분은 무엇인가? A2. 오메가 3 지방산 이 많고, 이를 섭취하는 것 은 인간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
Q3. 오메가 3 지방산의 적정 섭취량은 얼마인가? A3. 한국영양학회 기준으로 우리나라 성인 섭취 권고량은 남성 2.7g, 여성 2.1g이다.
Q4. 그렇다면, 이를 섭취하기 위해 연어를 먹는 게 나은가, 비타민을 먹는 게 나은가?
... 와 같은 식으로 보통 1개~3개 정도의 실험마다 하나씩 질문이 존재하고, 답이 있고, 여기서 다시 질문이 파생되는 형태를 가집니다.
이러한 구조를 본인의 연구에서 잘 찾아보시고, 질문과 답을 글로 적어보신 다음, 이를 실제 발표에서 언급하시면 청중들이 더 쉽게 이해하고, 집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섯 번째 팁.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연구 결과를 잘 마쳤다면, 마무리로는 계획을 언급해주시면 좋습니다.
내가 아직 밝혀내지 못한 것, 혹은 앞으로 시간이 더 걸릴지라도 꼭 밝혀내고 싶은 내용 등을 정리하여
단기(~3개월) 혹은 장기(1년~) 계획을 time table 형태로 발표하면 좋습니다.
출처 - slidemembers.com free image
오늘은 연구 계획 및 성과 발표 자료를 만들 때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많은 발표 중에서도 '가장 쉬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가장 어려운 것' 이 자신의 연구를 발표하는 것 같습니다.
결코 짧지 않고, 쉽지 않은 시간이겠지만, 분명, 나의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과정 속에서 여러분들의 연구가 더욱 발전할 것이라 믿습니다.
저는 <나의 연구>를 한다는 것은 또 다른 나의 인생을 살아 나가는 것 과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나 스스로, 나야말로 나의 인생을 몇십 년을 살아왔지만 때로는 나도 나를 잘 모르겠고, 오히려 남이 나를 더 잘 아는 것 같은 때 가 있습니다.
마음도, 머리도 잘 정리가 안되고, 뒤죽박죽 인 채로 '모르겠다' '아무것도 못하겠어' 하며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고 싶어지기도 하더라고요.
그런데 혹시, 내가 나의 Comfort zone. 그러니까, 내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이 정도를 벗어나고 싶지 않아서, 미지의 것을 알게 되는 것이 되려 두렵고, 막막해서, 시도하기 전에 포기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드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어쩌면! 내게 찾아오는 고난이 나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짜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내가 이 Comfort zone에 익숙해지고, 나가고 싶어 하지 않아 지는 것' 이 아닐까? 하고요!
성장은 아픕니다. 또, 변화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하지만 성장하고 싶다면, 변화해야 하고, 변화하는 것은 반드시 크고 작은 고통이 동반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하고 싶은지, 더 잘 알아보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시고 변하겠다고 마음먹으셨다면! 혹은
'몰라, 나도 잘 모르겠어,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어' 라고 생각하셨더라도!
'아무것도 모르겠어? 오히려 좋아!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잖아!'라는 엉뚱한 마음으로 나의 comfort zone을 벗어나 보는 건 어떨까요?
분명히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제가 보증해드릴게요. :)
Get out of your comfort zone!
두려운 길 위에 선 여러분에게 저의 발자국을 내어주고 싶은 과학통통 올림
과학으로 소통 소통, 과학통통
- 소통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댓글, 이메일, 메시지, 전화, 자필편지, 자택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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