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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R 돌려놓고 한 장]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 2050 거주불능 지구
종합 이지아 (2022-03-28)

질소 78%, 산소 21%, 아르곤 1%, 이산화탄소 0.03%... 무엇인지 아시겠죠? 학창 시절 배운 대기의 조성입니다. 작년에 글에 넣을 자료가 필요해 대기 조성을 찾아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학생 때 달달 외웠던 수치가 달라져 있었거든요. 다른 건 그대로인데 이산화탄소 비율이 0.03%에서 0.04%으로 올랐습니다. 기후 위기라니 탄소세니 말은 많이 들었지만, 탄소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걸 실감하기는 숫자를 마주친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 2050 거주불능 지구

우리나라 안면도(AMY)에서 측정한 이산화탄소 농도. 2018년에는 완전히 400ppm (0.04%)를 넘겼습니다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저 같은 사람을 위한 책입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만,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자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이요. ‘상황은 심각하다.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로 시작하는 책은 첫 장만 읽어도 마음이 급해집니다. 기후 위기에 대하는 안일한 생각이 다 틀렸다며 데이터를 들이대거든요. 예컨대 지구 온난화는 과거 산업시대의 대가가 아니라 40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일입니다. 자본주의나 기술 낙관주의에 기대기에는 너무 늦었고요. 기후 재난을 이겨내며 온도가 올라가는 걸 잡기에 시간이 남지 않았습니다. 서문만 읽는데도 섬찟해서 책을 읽다 덮고 안 쓰는 플러그를 뽑았습니다. 돌아와서 읽은 내용이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였지만요.
 

거주불능 지구

표지출처 알라딘


본문에서도 책은 겁을 준다고 생각할 만큼 온갖 기후 재난을 예로 들며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립니다. 책에 나온 재난은 앞으로 일어날 미래가 아니라 이미 일어난 과거가 대부분이고, 펭귄이나 북극곰의 이야기도 아닌 사람에게 일어난 일입니다. 책에 따르면 기후 재난이 빈번해지며 선진국이라도 복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테고, 환경 문제는 국제 분쟁으로 변할 것입니다. 인류의 진보를 믿기에 산업혁명 이전과 이후 역사는 너무나 다르고요. 책 마지막 장에는 허무주의에 빠진 사람들이 불필요할 만큼 길게 나옵니다. 저자는 인류가 저지른 일이니 인류가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너무 많은 재난을 열거하다 스스로 허무주의에 경도된 것은 아닐까 싶을 만큼이요.

한국도 기후 위기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산불은 매해 일어났지만, 점점 더 넓게 퍼지고 있습니다. 가뭄과 건조한 날씨로 불이 잘 꺼지지 않습니다. 최근 일어난 울진 산불은 복구하는 데만 3400억 원이 들 것이라는데, 대형 재난이 빈번해질수록 재정적인 지원도 어려워질 것입니다. 어릴 적에는 30도만 넘어도 무척 더운 날씨라고 생각했는데, 어른이 된 이후로는 35도를 넘는 일도 예사로 느껴집니다.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 2050 거주불능 지구

우리나라의 산불 빈도수와 피해 면적.
둘 다 증가하고 있지만 피해 면적이 더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 2050 거주불능 지구

해가 지날수록 올라가는 기온과 연도별 폭염 일수


책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한다고 설득하지 않습니다. 곳곳에 숨은 설명을 찾아 독자 스스로 짜 맞추어야 합니다. 저자는 ‘그물에 걸린 거북이’는 기후 위기에서 눈을 돌리게 만드는 자극일 뿐이라 주장합니다. 사람에게 당면한 문제를 동물의 고통이라는 감상적인 주제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윤리적 소비’는 신자유주의의 또 다른 환상입니다. 신자유주의 아래에서 개인은 사회를 구성하던 시민이 아니라 모든 의사를 소비로 표현하는 소비자로 대표될 뿐입니다. 서술을 종합하자면 개인은 사소한 절약이나 선택에 만족하지 말고 정치적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옥수수 전분 빨대를 사는 시간과 돈으로 정책을 비교하고, 정당을 후원하며, 결국 올바른 투표를 해야 합니다.

브릭의 연재 면을 빌려 책을 소개하는 이유는 제가 여전히 과학기술에 희망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과학자가 기후 위기에 관심을 가질수록 기후 위기를 늦출 기술도 더 발전할 것입니다. 마법 같은 기술이 나타나 기후 위기를 해결해주지는 못하겠지만, 현재 기술을 잘 활용하기만 해도 인류가 대응할 시간을 벌고 재앙을 겪는 난민의 고통을 줄여줄 것입니다. 책은 지구공학적 접근을 비판합니다. 이산화황으로 대기를 덮었을 때 기온이 떨어지는 이득보다 농작물에 주는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요. 하지만 원자력 발전처럼 피해를 최소화하며 보조적으로 쓸 수 있을 것입니다. 탄소 포집 기술이 당장 수지타산이 맞지 않더라도 연구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이산화탄소를 유기화합물로 변환하는 미생물 연구도 계속되고 있고요.

연구자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일도 있습니다. 해야 하는 일이라기보다 피해야 할 것들입니다. 암호화폐에 투자하지 않고, 해외여행을 덜 가고, 고기를 덜 먹는 것 등입니다. 무엇보다, 이 책이 아니어도 좋으니 환경과 기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찾아보시면 좋겠습니다. 자료를 보고 스스로 판단하는 것만큼 행동을 만드는 일도 없으니까요.

 

호프 자런

<랩 걸>의 저자 호프 자런이 쓴 책으로, <거주불능 지구>보다 덜 무섭고(?) 행동할 여지를 더 많이 주는 책입니다.

 

참고자료

* 그래프는 아래 자료를 인용했습니다.

- 기상청,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 - 기후위기 과학적 근거

-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기후변화리스크연구단, 2020 폭염영향 보고서

산불 그래프 e-나라지표

* 기후 위기를 늦출 기술들

한형진,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 실현을 위한 생명공학 연구동향

(글을 쓰던 중 브릭에 이산화탄소 변환 미생물 동향 리포트가 메인에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지구공학 실험 SCoPEx 연구소

(스코펙스 실험은 부작용 우려로 잠정 중단되었습니다)

  추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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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아 (서경배과학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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