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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밖 하늘을 찾아서] 2018년 SUHF Fellow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님 인터뷰
생명과학 서경배과학재단 (2022-03-22)

서경배과학재단은 신진 과학자의 크고 도전적인 연구를 지원합니다. 2018년 SUHF의 가족이 되신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의 주영석 교수님을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의 주영석입니다. 우리 연구실은 사람의 유전체 빅데이터를 컴퓨터로 분석하는 생물정보학 연구실입니다. 유전체에 있는 돌연변이를 찾으며, 사람에게 돌연변이가 왜 생기고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밀하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종양유전체학 실험실에는 어떤 학생들이 오나요?
‘유전체’, ‘빅데이터’, ‘생물학’을 기반으로 한 종합 분야다 보니 다양한 학생들이 와서 함께 연구합니다. 연구실이 의과학대학원 소속이라 학생 열 명 중 절반은 의사입니다. 환자를 보는 대신 연구를 배우러 왔고, 전공은 내과부터 병리과까지 다양합니다. 나머지 절반 화학, 생물학, 기계공학 등 여러 배경의 학생들이 들어옵니다.

연구 분야를 소개해주세요.
오믹스 연구에는 DNA, RNA, 후성유전체학 등 다양한 세부 분야가 있습니다. 저는 DNA를 연구합니다. DNA 분야도 스펙트럼이 다양합니다. 중요한 유전자만 몇 개 선별해서 보는 분이 있는 한편, 저는 유전체 전체를 보는 전장 유전체 분석(whole-genome sequencing) 기술로 연구합니다.

전장 유전체 분석은 과거에 알 수 없던 새로운 지식을 얻는 연구 방법입니다. 가설을 세우지 않은 채로 모든 유전자의 움직임을 한꺼번에 데이터로 만듭니다. 그다음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설을 던지고 답을 찾습니다. 데이터를 만드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처리하는 데도 노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사람의 유전체 안에는 많은 유전자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모든 유전자를 한꺼번에 분석할 수 없었습니다. 가설을 세운 후, 가설에 맞는 유전자만 집중해서 연구했습니다. 실험 결과가 가설과 맞으면 좋지만, 결과가 없으면 아무것도 얻지 못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는 모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유전자는 계속 연구가 되지만, 나머지 유전자는 소외됩니다. 특정 유전자만 연구하면 그 유전자와 관련한 돌연변이는 발견할 수 있어도, 유전체 전체 수준에서 변하는 복합적인 구조 변이는 찾을 수 없습니다.

전장 유전체 분석을 통해 개별 유전자를 넘어 유전체 구조를 통합적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특정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는지 없는지를 보는 수준이 아니라 전체 유전체에서 돌연변이가 몇 개 생겼는지, 돌연변이를 만드는 패턴이 무엇인지 보는 것입니다. 한두 개 유전자를 연구하던 때와는 다른 접근법이 개발되면서 이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님 인터뷰

 

한밤중에 잔디밭에서 동전을 찾는다고 합시다. 지금까지는 가로등 아래에서만 동전을 찾았습니다. 가로등 아래만 볼 수 있었으니까요. 이제는 잔디밭 전체에 축구장 조명 같은 불을 활짝 켜서 모든 지역을 샅샅이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단, 잔디밭 전체를 밝히는 데는 많은 계산 자원과 사람이 필요합니다.

20년 전에는 한 사람 유전체를 분석하는데 약 천억 원이 들었어요. 연구가 불가능했습니다. 지금은 계산 능력도 커졌고 유전체 빅데이터를 생산하는 기술도 발달했습니다. 인류 역사 상 처음으로 이런 일을 할 수 있게 된 순간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가보지 못한 길을 간다는 점에서, 새로운 하늘을 찾는 천외유천에도 걸맞은 분야입니다. 새로운 길이지만 저 혼자만 가는 길은 아니고 동시대 과학자들과 함께 가는 길입니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님 인터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었던 인간 유전체 분석도 해가 지나며 연구 가능한 수준까지 내려왔다.

 

언젠가는 모든 생물학자들이 전장 유전체 분석을 활용하리라 생각해요. 아직은 계산 자원과 알고리즘, 이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지만, 기술을 쓸 수 있는 문턱도 점점 낮아질 겁니다. 이삼십 년은 전혀 아닐 겁니다. 5년, 3년이 될 수도 있고요. 그 길을 가는데 저희가 받침돌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유전체 연구는 사회적으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암이나 희귀 질환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잘해서 분야의 가치가 올라갔다기보다는, 실용성 덕분에 많은 분들의 관심이 늘었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운도 좋았다고 생각해요.

전장 유전체 분석으로 어떤 현상을 보려고 하시나요?
서경배과학재단에 지원한 연구 주제는 복잡 유전체 구조 변이(complex genomic rearrangement)였습니다. 유전체가 산산조각 났다가 다시 재조합되는 현상으로, 암 유전체에서 일어납니다. 구조 변이 중 암 유전자가 부서지기도 하고 암을 일으키는 새로운 유전자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서열 분석 기술이 발전하며 10년 전부터 알려진 현상입니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님 인터뷰

점 돌연변이와 구조 변이. 돌연변이는 유전자의 한 두 염기에서 일어날 수 있지만, 유전체 구조를 뒤흔드는 양상으로 생길 수도 있다.

 

폐암 환자의 복잡 유전체 구조 변이 현상은 비흡연자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신기한 일입니다. 보통은 폐암을 일으키는 돌연변이가 흡연 때문에 생긴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흡연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이런 현상이 보이니까요. 복잡 구조 변이는 어떤 원인으로 발생하는 걸까요? 원인을 찾아내 사전에 방지한다면 암 발생도 줄일 수 있습니다, 금연으로 폐암에 걸릴 확률을 낮추는 것처럼요.

무엇이 복잡 구조 변이를 일으키는지 파악하고, 나아가 복잡 구조 변이가 생긴 세포 중 어떤 세포가 암으로 진화하는지 추적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다행히 서경배과학재단에 선정되어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님 인터뷰

폐암 환자의 유전체 구조변이 연구. SUHF 지원 전에 시작했지만 SUHF의 지원으로 더 많은 유전체의 구조 변이를 찾을 수 있었다.

 

의대에 입학하셨지만 카이스트에서 연구를 하고 계십니다. 어떤 계기로 연구와 생물정보학 분야를 선택하셨나요?
의사라 하기에는 너무 멀리 온 것 같습니다. 환자를 본 적도 없고, 의과대학을 졸업했을 뿐입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연구를 하고 싶었어요. 화학을 전공하고 싶었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의대에서 연구를 하는 게 생물학과 의과학이 각광받을 시대에 더 나으리라는 조언을 들었습니다. 의과 대학에 들어오고 보니 연구할 길이 많았습니다. 망설임 없이 환자를 보는 대신 연구를 택했습니다.

대학생 때부터 방학 동안 실험실에 갔습니다. 실험실에서 선배 선생님들이 실패하는 걸 많이 봤어요. 육 개월 걸린 실험이 날아가는 것도 봤고요. 당시 제가 연구 보는 눈이 없기도 했지만, 누구는 실험에 성공하고 누구는 실패하는지 기준을 찾을 수 없었어요. 실험은 운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학부를 졸업한 후에는 의과대학 생화학 교실에 진학했습니다. 지도교수님께서 고전적인 실험 대신 유전체 빅데이터를 만들고, 생물정보학적으로 분석하는 일을 시작하시고, 우연이 이어지며 지금의 제가 되었습니다.

2000 년대 초반이었습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끝나고 생물학에 오믹스·빅데이터 시대가 열린다고 했어요. 가설을 가지고 실험을 수행하는 고전적인 방법 외에도, 빅데이터를 만들어놓고 여러 가설을 확인하는 데이터 유래 연구 (data-driven research)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쪽이 미래지향적이고 어떻게 보면 안전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빅데이터 연구를 선택했습니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님 인터뷰

 

연구 책임자로서 힘들었던 순간, 보람을 느낀 순간
떨어질 때 제일 힘듭니다. 연구비 지원에 떨어지거나 논문 게재에 떨어질 때요. 어쩔 수 없이 좌절합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카이스트에 처음 왔을 때 연구비 지원에 열아홉 번 연속으로 떨어졌어요. 어떻게 해야 될지 정말 모르겠더라고요. 카이스트에서 교수하는 게 맞나 회의도 느꼈어요.

SUHF에 선정되고, 이후에도 여러 연구비를 받은 덕분에 지금은 연구비를 잘 받는다고들 생각하세요. 좋은 논문도 많이 낸 것 같지만, 떨어진 게 훨씬 많습니다.

논문이 거절당할 때마다 ‘우리 연구 좋은데 왜 실어주지 않지? 학술지는 왜 우리 연구를 안 좋아하지? 리뷰어는 왜 결과를 인정하지 않지?’ 이런 마음이 계속 듭니다. 아직은 초반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 시작한 지도 8년밖에 안 됐으니까요. 좋은 일도 어려운 일도 겪었지만, 경험이 쌓일수록 좋은 일이 더 많아지리라 생각합니다.

기쁠 때는 학생들의 성장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학생들이 저보다 잘할 때 제일 기쁩니다. 학생들이 실험실에 들어와 여러 가지 배우다가, 몇 년이 지나면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야기합니다. 처음에는 방향을 잡아주고 조언도 많이 합니다. 어느 순간이 되면 조언할 필요가 없어져요. 학생이 하는 말이 다 맞거든요. 또 지나면 학생의 설명에 제가 납득합니다. ‘그렇네, 정말 그렇네.’ 그 순간 함께 성장하는 보람을 느낍니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님 인터뷰

 

교수님의 삶에서 연구는 어떤 의미를 지니나요?
연구는 새로운 것을 찾는 일, 안 가본 길을 가는 것입니다. 무엇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실패가 많고 아주 가끔 기쁨이 찾아옵니다. 그래도 재미있는 여정입니다.

어렸을 때는 연구가 좋아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연구가 일상입니다. 항상 즐거운 건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이 모르던 새로운 지식을 만들고, 제가 만든 지식으로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축복받은 일입니다. 실질적인 일에만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느슨하지만 사회에 공헌한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저와 제 연구실은 새로운 길을 가고 있습니다. 지금껏 아무도 가보지 못한 곳, 달이나 화성에 처음 발을 내딛을 기회를 얻은 셈입니다. 결과는 모릅니다. 아무것도 못 찾고 빈손으로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토끼를 발견하거나 중요한 광물을 얻을 수도 있어요. 먼 훗날 이곳에 사람이 살게 될지도 모르죠. 이런 일을 첫 단계에서 하는 행운을 얻은 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님 인터뷰

 

Reference 
* 주영석 교수님께서 제공해주신 발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 발표 자료 외 사진은 Unsplash (unsplash.com)를 이용했습니다.

Ju YS*, Lee WC, Shin JY, Lee S, Bleazard T, ... & Seo JS. A transforming KIF5B and RET gene fusion in lung adenocarcinoma revealed from whole-genome and transcriptome sequencing. Genome Res. 2012 Mar;22(3):436-45. PMID:22194472

Lee JJ-K*, Park S*, Park H, Kim S, Lee J, ... , Ju YS# & Kim YT. Tracing Oncogene Rearrangements in the Mutational History of Lung Adenocarcinoma. Cell. 2019 Jun 13;177(7):1842-1857 PMID:31155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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