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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단성생식(parthenogenesis)으로 태어난 캘리포니아 콘도르 2마리
생명과학 양병찬 (2021-11-01)

샌디에이고 동물원의 보존과학자들은 2마리의 캘리포니아콘도르 새끼가 무정란(無精卵)에서 부화했음을 확인했다. 임의적 단성생식(facultative parthenogenesis)은 생각보다 더 흔할 수 있다.
 

California Condor

California Condor/USFWS/FLICKR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San Diego Zoo Wildlife Alliance)의 보존과학자들은 10월 28일 《Journal of Heredity》에 실린 논문에서(참고 1), 야생동물 유전학과 보존과학(conservation science)에 파장을 일으킬 기상천외한 발견을 했다고 보고했다.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운영하는 사육 프로그램에서 수집한 두 마리 캘리포니아콘도르 새끼의 생물학적 샘플(biological sample)을 통상적으로 분석하던 중, 두 마리 모두 자신의 생물학적 어미(자신이 부화한 알을 낳은 암컷)와 유전적으로 관련됐음을 확인했다. 그런데 여기에는 놀라운 반전이 있었으니, 두 마리 모두 어떤 수컷과도 유전적으로 관련되지 않은─쉽게 말해서, 생물학적으로 아비 없는 자식(biologically fatherless)인─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캘리포니아콘도르라는 종(種)에서 최초로 확인된 2건의 무성생식(asexual reproduction)─정확히 말하면 단성생식(parthenogenesis)─사례다.

그에 더하여, 두 마리의 암컷은 생식력 있는 수컷 파트너들과 지속적으로 합사(合飼)되어 왔다. 그렇다면 이번 단성생식 사례는 3관왕이라고 할 수 있다. '콘도르에서 기술'된 최초 사례일 뿐만 아니라, '분자유전학 검사를 통해 발견'된 최초 사례이며, '암컷이 배우자에 접근할 수 있는 조류(鳥類)에서 보고'된 중에서도 최초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건 정말로 경이로운 발견이다"라고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샌디에이고 동물원의 올리버 라이더 박사(보존유전학)는 말했다. "우리의 정확한 목적은 단성생식의 증거를 찾는 게 아니었는데, 본의 아니게 대박을 터뜨리게 되었다. 우리가 단성생식을 확인한 것은, 혈통을 확인하기 위해 통상적으로 실시하는 유전학 검사 때문이었다." 연구팀의 유전학 검사에서, 2개의 알 모두 여느 수컷과 같은 'ZZ 성염색체'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모든 DNA 표지자는 그들의 어미에게서만 대물림된 것으로 나타나, 그들의 발견이 검증되었다.

단성생식은 무성생식의 자연적 형태 중 하나로, 정자에 의해 수정되지 않은 배아가 계속 발생하여, 궁극적으로 어미의 유전물질만을 포함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태어난 자손을 반수성개체(parthenote)라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생물학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만, 조류에서는 비교적 드물며 통상적으로 '수컷에게 접근할 수 없는 암컷'에서 관찰된다. 캘리포니아콘도르의 반수성개체는 두 마리의 상이한 암컷에서 태어났는데, 둘 다 '한 마리의 생식능력 있는 수컷'과 지속적으로 합사되었다. 또한 두 마리의 암컷은 모두 수컷과 함께 많은(하나는 11마리, 다른 하나는 한 마리의 수컷과 20여 년간 교미하여 23마리) 새끼를 낳았으며, 두 번째 쌍(雙)은 단성생식 이후 짝짓기 회수가 두 배로 늘었다.
 

☞ 조류(birds)의 단성생식 메커니즘(참고 2)

단성생식이 광범위하게 연구된 종(種)에서, 그 과정은 알이 만들어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작된다. 하나의 세포가 두 개로 분열하여, 하나는 알세포가 되고 다른 세포는 극체(polar body)가 된다. 극체는 알세포와 거의 동일한 DNA 사본을 보유하며, 통상적으로 붕괴한다.

그러나 다른 새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극체가 간혹─알 수 없는 이유로─알과 다시 융합하어, 마치 정자처럼 수정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의 염색체 시스템—ZZ는 수컷이 되고, ZW는 암컷이 된다—때문에, 모든 조류의 반수성개체(parthenote)는 수컷(ZZ)이 된다. 만약 'W 염색체를 보유한 알'이 극체와 융합하면, 그 결과 탄생한 'WW 배아'는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A schematic representation of the proposed molecular mechanism of avian parthenogenesis – Terminal Fusion Automixis.

A schematic representation of the proposed molecular mechanism of avian parthenogenesis – Terminal Fusion Automixis. (참고 3)


"우리의 발견은, 암수가 합사된 야생조류 종(種)에서 최초로 관찰된 임의적 단성생식(facultative parthenogenesis) 사례에 해당한다"라고 이번 연구의 공저자인 샌디에이고 동물원 보존연구팀의 신티아 스타이너 부팀장은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례는 조류의 다른 단성생식 사례와 달리 '적당한 수컷의 부재(absence of a suitable male)'로 설명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새(鳥)를 대상으로 한 단성생식 연구는 '신중한 관찰'에 의존하는 바람에 확인하기가 어려웠고, 그 대상은 주로 가금류(domestic birds)에 한정되었다. 예컨대, 1965년과 1968년에 수행된 연구에서는 칠면조의 단성생식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1924년과 2008년에 수행된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핀치와 사육용 비둘기의 단성생식을 확인했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알이 부화 단계로 발전하는 데 실패했다.

이번에 샌디에이고 동물원의 연구자들은 협동적이고 성공적인 「캘리포니아콘도르 복구 프로그램(California Condor Recovery Program)」에서 수집된 포괄적인 데이터를 이용하여, 새로운 단성생식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30여 년 동안, 환경보호활동가들은 911마리의 콘도르에서 채취한 혈액, 난각막(eggshell membrane), 조직(tissue), 깃털 샘플을 이용하여 유전학 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광범위한 유전학 및 유전체학 연구를 수행해 왔다. 또한 그들은 이번처럼 독특한 단성생식 사례의 결과를 확인하기 전에, 역사적인 유전학 기록들을 상호참조(cross reference)했다.

'이번 결과는 콘도르 개체군에서 발견된 2건의 사례를 기술했을 뿐이지만, 유의미한 인구통계학적 함의(demographic implication)를 담고 있다'는 게 샌디에이고 동물원 연구팀의 생각이다. 2003년에는 2살짜리 새끼가 사망하고 2017년에는 8살짜리 새끼가 사망했지만, 연구팀은 추가적인 단성생식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위해 유전자형 분석 노력(genotyping effort)을 게을리 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다른 종의 단성생식이 탐지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라고 라이더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https://academic.oup.com/jhered/advance-article/doi/10.1093/jhered/esab052/6412509
2. https://www.theatlantic.com/science/archive/2021/10/california-condors-are-capable-virgin-birth/620517/
3. https://rep.bioscientifica.com/view/journals/rep/155/6/REP-17-0728.xml

※ 출처: San Diego Zoo Wildlife Alliance https://sandiegozoowildlifealliance.org/pr/CondorParthenogene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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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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