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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이 된 김박사] 80%의 시간만 일하라
Bio통신원(-탐구생활-)
전에 있었던 회사에서 직원들의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해 영어 수강을 일부 지원하는 제도가 새로 생겼었다. 바이오 연구원에게 영어는 연구와 더불어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기 때문에 이번 제도가 좋은 지원이라고 생각하여 신청을 하였다.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신청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신청한 사람의 수가 생각보다 훨씬 적어서 놀랜 적이 있었다. 많지는 않아도 종종 외국인을 상대로 영어로 프레젠테이션을 할 일이 있었고 또 해외 학회에서 포스터 발표할 일이라도 생길 수 있었는데 내가 지켜본 바로는 발표 때에 대본을 그대로 읽고 질문에는 거의 답을 하지 못하는 것을 봐 왔기 때문이었다.
끊임없이 배움과 발전을 추구하고 그 결과물로 논문을 내고 학위를 얻었지만 회사에서도 그 태도를 유지하기는 쉽지가 않아 보인다.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는 누구나에게 있고 대리, 과장, 차장 등으로 이어지는 위계의 사다리에 올라타 있는 회사원으로서는 승진이 곧 진보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내적 역량을 쌓는 것과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 일이기에 노력을 들이기에는 가성비가 떨어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직급과 직책이라는 명확한 이름표에 대해 고민하고 주위를 둘러보다 보면 성장은 직장인으로서의 성장과 직업인으로서의 성장이라는 두 갈래로 나눠질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두 경계가 명확히 나눠질 수는 없겠지만 직업인으로서의 성장은 실험, 지식 등의 일에 본질의 향상에 좀 더 가깝다면 직장인으로서의 성장은 커뮤니케이션, 업무 추진 전략 등 나의 업무 본질의 질과 속도를 향상하거나 돋보이게 도와주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실험을 잘하고 지식을 쌓는 것은 학위 기간 동안 꾸준히 추구해왔던 가치이고 익숙한 활동들이었다. 회사에 와서도 그런 행위들이 자연스레 쭉 이어져야 할 것 같지만 회사에서는 생각보다 좀 더 능동적인 자세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는 새로운 가설을 검증하고 발표하는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실험들을 수많이 수행해야 하고많은 논문들에 기초하여 가설들을 수정하고 검증한다. 그러려면은 스스로 많은 걸 배우고 학습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우선 대부분의 에너지와 자원은 당장에 주어진 일을 완수하는데 쓰게 된다. 하지만 100 퍼센트의 에너지를 다 쓰다 보면 내가 성장하는데 쓸 에너지는 없게 된다. 이렇게 자원을 쓰다 보면 자신의 포지션에서 주어진 바를 성실히 해 나갈 수는 있지만 성장 동력은 떨어질 것이다. 비단 승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업무 범위와 깊이가 제한된다는 말이다. 구글에서는 근무시간의 20퍼센트를 업무 외에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쓰도록 한다. 그 시간을 통해 교육을 받든 자유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든 자신의 역량을 끌어올리는데 쓰일 것이고 그 역량이 곧 회사의 성장에 직결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초격차’에서도 역시 교육 수강을 통해 역량을 끌어올려야 함을 꾸준히 말하고 있다. 성과자에겐 금전적 보상을 주고 승진은 잠재성이 높은 사람에게 주라고 하는데 이 잠재성이란 결국 내적 성장을 지속해 낼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바이오산업 분야가 엄청 커감에 따라 우리가 수강할 수 있는 교육의 깊이도 깊어지고 범위도 다양해지고 있다.
실제 약품 개발에 필수적인 단계에 대한 이론과 실무 교육들이 많아지고 있고 국가의 지원 사업들로 진행되는 것들도 많아 비용 부담도 적다. 브릭 공고만 살펴보더라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나 역시 여러 교육들에 관한 교육들을 신청하여 수강하였다. 개중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도 있었지만 여러 교육을 듣다 보면 어느 교육이 나에게 필요한지 알게 된다.
회사에 와서도 학회 참석은 당연해진다. 현재 임상 트렌드랑 새로 나타나는 Modality나 MOA에 대한 많은 정보들도 얻을 수 있고 기본적인 바이오에 대한 배경지식도 계속 쌓아가야 한다. 학계뿐 아니라 산업계에 대한 동향도 계속 살펴야 하니 어찌 보면 학교에서보다 더 많은 정보를 따라가야 한다.
이런 일들은 미래를 위한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만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도 될 수 있다. 학위를 할 때 내가 하던 연구 주제가 아닌 재미로 읽던 논문들에서 내 연구주제의 실마리를 찾았던 적도 많았으니 말이다.
물론 이렇게 많은 정보와 기회가 있을지라도 회사의 지원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이런 기회를 적극 권장하는 회사도 있을 것이고 당장의 노동력의 손실이라 생각하여 꺼리는 회사도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은 결국 자신의 몫이다.
회사에서도 성장은 필수적이고 성장은 꾸준한 교육과 고민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우선은 내게 맡겨진 일을 백 프로 완수하는 것이 일차 목표일 것이다. 하지만 명심하자! 에너지의 일부는 자신의 업무 범위를 넘어선 일에 쓰자. 그러다 보면 성장과 업무능력의 선순환이 자연스레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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