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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실험 프로토콜 101] #2. 예상 밖의 결과에서 나온 발견
Bio통신원(세오)
예상 밖의 결과에서 나온 발견
첫 번째 이야기 [출처 1]에서 하나의 유전자에서 만들어지는 여러 개의 아이소폼 (isoform)을 단 한 번의 PCR (Polymerase Chain Reaction) 방법인 Multi-Exon-Skipping Detection Assay (MESDA)로 찾아내는 방법을 소개하였습니다. 타깃 유전자의 스킵핑 (skipping)하는 엑손 (exon)과 스킵핑하지 않는 엑손의 여러 조합을 통해 생성되는 아이소폼의 크기를 예상 할 수 있습니다. PCR (MESDA)를 하기 전에 예상되는 밴드의 크기를 미리 계산해 놓으면 PCR를 하는 동안 그 크기에 맞는 젤 (gel)을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노트 1). 예상되는 PCR 밴드 크기를 미리 계산해 놓지 않으면, 젤 사진을 찍었을 때 어떤 경우에는 밴드가 사라지거나 (크기를 몰라 너무 오래 젤을 내린 경우), 혹은 밴드와 밴드 사이가 너무 좁아서 좋은 화상도의 사진을 얻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PCR를 하기 전에 예상되는 밴드 사이즈를 미리 알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설상가상으로 로딩 (loading) 할 PCR 샘플 (sample)이 충분치 않으면 같은 실험을 다시 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노트 2).
그림 1. 유전자에서 인트론 (intron)과 엑손 (exon)의 위치 [출처 2]
타깃 유전자의 5′ 프라이머 (primer)는 엑손 2b에 3′ 프라이머는 엑손 8에 위치하게 하여 MESDA를 하던 중, 예상되는 어떤 조합으로도 나올 수 없는 새로운 PCR 밴드가 젤 사진에 나타났습니다. 그림 2의 젤 사진에서 full-length (774 bp [base pair]: 엑손 2b에서 엑손 8까지의 크기) 보다 더 큰 크기에서 밴드 (883 bp)가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non-specific 한 밴드라고 생각해서 그 밴드를 규명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PCR에서 이 밴드가 자주 나와서 다른 PCR 밴드들 (아이소폼)을 확인할 때 non-specific 밴드 (883 bp)라고 예상되는 밴드도 같이 시퀀싱 (sequencing)을 보냈습니다. 시퀀싱을 통해, 그림 2의 왼쪽과 오른쪽과 같이 모든 밴드를 규명했습니다. 흥미롭게도, non-specific 하다고 예상했던 밴드가 full-length (774 bp)와 시퀀스가 같고, 추가로 109 bp 가 더 있었습니다. Nucleotide BLAST [출처 3]을 이용하여 추가로 나온 109 bp 시퀀스를 확인한 결과, 타깃 유전자의 인트론 (intron) 6 (크기: ~6 kb [kilo base]) 지역 중 5′ 스플라이스 사이트 (splice site)에서 530 bp 떨어진 지역이었습니다. 또한 이 지역이 intronic Alu-like 시퀀스 [출처 4]이고, 이 intronic Alu-like 시퀀스가 exonization이 되어 새로운 엑손으로 된 것입니다.
이 새로운 엑손을 엑손 6과 엑손 7 사이에 발견해서 엑손 6B라고 명명했습니다 [출처 5]. 엑손 6B를 포함하는 transcript은 기존 타깃 유전자에서 밝혀지지 않은 새로운 아이소폼이었습니다. 타깃 유전자의 full-length은 엑손 7 지역에 스탑 코돈 (Stop codon)이 있는데, 엑손 6과 엑손 7 사이에 새롭게 생긴 엑손 6B에서도 스탑 코돈이 있었습니다. 추가적인 실험을 통해 엑손 6B를 포함하는 아이소폼은 full-length 단백질과 C-terminus가 다른 단백질을 만든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MESDA를 통해 non-specific 밴드라고 생각한 밴드에서 새로운 엑손 (엑손 6B)을 발견했고,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이 새로운 아이소폼이 새로운 단백질을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non-specific 밴드라고 미리 짐작해 버리고, 이 밴드를 규명하지 않았다면, 타깃 유전자의 새로운 아이소폼은 묻혀버렸을 겁니다.
그림 2. 젤 (6% polyacrylamide gel)로 부터 여러 밴드를 [crush and soak] 방법으로 DNA를 추출하여 시퀀싱을 하였습니다 (노트 3). BRN: brain, HRT: heart, KDN: kidney, LVR: liver, LNG: lung, MSL: muscle, SPC: spinal cord, TST: testis, UT/OV: utreus and ovarian [출처 5].
엑손 6B를 발견하고 이 내용을 논문으로 내기 전에 학회에서 포스터 발표를 했습니다. 포스터를 본 몇몇 연구자들이 이 타깃 유전자 연구가 진행되었는지 20년 정도인데,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았던 엑손을 발견했다는 것이 자신들이 봤을 때는 인공적인 결과인 것 같다는 늬앙스로 말을 했습니다. 사실 타깃 유전자에서 20년 동안 밝혀지지 않은 엑손이고, 예상하지 못한 발견이기에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후 엑손 6B 관련 논문은 2016년 2월 14일에 저널에 투고했고, 2016년 6월 22일에 논문에 승인이 되었습니다 [출처 5]. 흥미롭게도, 우리 실험실에서 밝힌 엑손 (엑손 6B)이 다른 연구 그룹에서 2016년 6월 28일에 저널에 투고해서, 같은 해 9월 27일에 승인이 된 논문이 나왔습니다. 이 논문에서는 같은 지역 (109 bp)인 엑손 6B를 엑손 7A로 명명했습니다 [출처 6]. 다른 연구진이 출판한 논문에서 자신들이 새롭게 찾은 엑손 7A가 우리가 발견한 엑손 6B와 같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같은 지역 (엑손 6B)을 왜 다르게 명명한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드는 생각으로는 자신들의 연구가 제가 속한 연구실에서 한 연구에서 파생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엑손 이름을 다르게 붙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상으로 우리가 먼저 보고한 내용 (엑손 6B)을 다른 이름 (엑손 7A)으로 논문을 출판한 약간의 섭섭함은 있었지만, 섭섭함 보다는 우리의 발견이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증명이 되어 기뻤고, 학회에서 우리가 찾은 발견이 인공적인 결과일 거라고 말했던 연구자들도 우리의 발견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에 더욱더 기뻤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발견이 한쪽에서는 의구심의 눈으로, 또 다른 쪽에서는 다른 연구자들의 증명을 통해 새로운 발견을 확인받음으로써 과학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앞서 설명한 PCR 밴드의 DNA를 뽑아서 시퀀싱을 통해 밴드를 확인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출처
1.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30976&Page=1
2. https://ko.wikipedia.org/wiki/%EC%9D%B8%ED%8A%B8%EB%A1%A0#/media/%ED%8C%8C%EC%9D%BC:Gene.png
3. https://blast.ncbi.nlm.nih.gov/Blast.cgi?PROGRAM=blastn&PAGE_TYPE=BlastSearch&LINK_LOC=blasthome
4. Intronic Alu-like 시퀀스는 circular RNA를 만드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Intronic Alu-like 시퀀스가 타깃 유전자에서 어떻게 circular RNA를 만드는지는 다음 기회에 소개하겠습니다.
5. https://www.nature.com/articles/srep30778
6. https://www.nature.com/articles/hgv201640
노트
1. 아래의 표는 젤 (agarose gel)에서 각 다이 (dye)의 위치를 나타냅니다. 가끔 다이와 PCR 밴드가 겹쳐서 다이가 밴드의 밝기 정도를 확인하는데 방해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PCR 밴드와 겹치는 다이를 빼고, DNA loading 다이를 만들면 됩니다. 실험실에서 6X DNA loading를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Dye |
0.5-1.5% agarose |
2.0-3.0% agarose |
Xylene cyanol |
10000-4000 bp |
750-200 bp |
Cresol Red |
2000-1000 bp |
200-125 bp |
Bromophenol blue |
500-400 bp |
150-50 bp |
Orage G |
<100 bp |
? |
Tartrazine |
<20 bp |
<20 bp |
출처: https://openwetware.org/wiki/Agarose_gel_loading_buffer
2. PCR 리액션을 20 µl로 했을 경우 6X DNA loading 다이를 사용할 경우 4 µl 를 넣습니다. 젤에 로딩할 때에는 1/3 (8 µl) 혹은 1/4 (6 µl) 정도로 샘플을 로딩을 합니다. 의도치 않은 실수 (젤이 찢어진다거나, 로딩이 잘 못되는 경우 등등)로 인해 다시 샘플을 로딩해야 할 때를 대비 할 수 있고, 적당한 양을 로딩할 때 밴드가 샤프하게 나옵니다.
3. 젤 (Polyacrylamide gel)에서 밴드를 잘라낸 다음 [crush and soak] 방법으로 DNA를 추출하여 pGEM-T easy Vector (벡터)에 넣어서 벡터에 있는 pUC/M13 Forward Sequencing Primer (2937 bp – 295 bp)를 이용하여 시퀀싱을 하였습니다. pGEM-T easy Vector는 블루/화이트 스크링을 통해 1차적으로 추출한 DNA가 pGEM-T easy Vector에 들어갔는지 확인을 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콜로니 (colony) PCR를 통해 인서트 (insert)가 들어갔는지 확인이 가능합니다. 콜로니 PCR 결과 중 positive 결과의 샘플들을 miniprep을 통해 DNA를 뽑고, 마지막으로 엔자임 (restriction enzyme) cut을 통해 인서트가 들어갔는지 최종 확인을 합니다.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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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에 나온 실험을 따라서 하고 싶어도 논문에 실험 절차가 너무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거나, 자세한 설명이 없어서 실험을 따라 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럴 경우 '같은 실험실 혹은 주위 실험실에서 실제로 유사한 실험을 한 사람의 실험 노트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자주 생각했습니다. 이번 연재를 통해 제가 실험실에서 배운 내용을 같거나 비슷한 분야에서 연구하는 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물론 제가 소개하는 내용이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고, 소개하는 내용보다 더 좋은 실험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자신만이 알고 있는 실험 방법을 공유하여 주시면,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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