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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임의 정부과제 수행기] 11화_처음으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다_1편
Bio통신원(이 주임)
이 주임은 자신의 아이디어가 당당하게 사업 공고에 당첨된 만큼 꼭 이 사업에 선정되고 싶었다. 자기가 공들여 만든 치즈를 누군가에게 뺏기고 싶진 않았다. 게다가 이번에 정부연구과제에 선정된다면 이 주임이 기획한 아이디어를 제품화하고 더 나아가 사업화까지 꼭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이 주임은 더욱 매서운 눈초리로 준비해야 할 서류들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역시 으뜸으로 중요한 서류는 사업계획서였다. 그 이유는 서면평가에도, 대면평가에도, 현장조사에도, 중복성 검토에도 거의 모든 평가에서 사업 계획서가 근거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이었다.
이 주임은 일전에 연구소장님께서 건네준 선정된 연구과제의 사업계획서를 잠깐 본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직접 써야 했다. 갑과 을이 바뀐 기분이었다. 입장이 바뀌자 몸이 고슴도치처럼 웅크려졌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다.”, “누가 처음부터 잘하겠느냐?”란 긍정적인 어구들을 머리로 옮겨놓아도, 정말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먼저 정부 지원 사업계획서 작성법에 대한 책을 두 권을 사서 정독했다. 첫 번째 읽을 때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두 번째는 읽을 때부터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 기존에 합격된 사업 계획서를 열심히 살펴봤다. 책을 통해서는 용어 정의, 절차, 주의점 등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고, 기 합격된 사업 계획서에서는 신청한 아이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과 대략적인 작성 분량에 대해 가늠할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사업계 획서는 회사에서 작성하는 기획서와 비슷했다.
결국 설득이었다.
첫 한 글자 쓰기가 힘들었지...... 막상 써보니 한 글자들이 모여 한 문장이 되었고, 한 문장들이 모여 한 단락이 되어갔다. 웅크렸던 고슴도치가 기지개를 조금씩 켜기 시작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일도 있고, 통제할 수 없는 일도 있게 마련이다. 이때 통제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 근심 걱정만 하며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여 자기 실력을 키우는 게 현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에 다다르자, 이주임은 두려움이 떠난 마음의 여백에 차별성이 있고, 독창적이며, 사업화 가능성이 높고, 해외 진출까지 가능한 자신의 아이디어를 채워 나갈 수 있었다.
사업계획서의 첫 부분은 ‘1. 개요 및 현황’ 부분이었다.
중소기업 기술개발 사업계획서의 평가과정에서 세부항목별 중요도를 살펴보니까 중요도 점수가 50% 정도였다.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배경과 필요성 관련한 기사 및 연구보고서를 검색하여 근거를 찾고 개발할 제품의 실체를 정의해야 했다.
이 주임은 그동안 모아놨던 자료와 아이디어를 개조식으로 정리하듯이 쓰려고 했다. 개조식으로 쓴 이유는 기 선정된 사업계획서를 참조한 결과 거의 개조식으로 작성되었고, 글쓰기가 아직 서툰 이 주입 입장에서도 문장을 완성하느라고 복잡하게 표현하는 서술식보다 개조식이 훨씬 편했다.
다음은 ‘2. 기술개발 준비 현황’이었다. 중요도는 전체 중 8% 정도 차지했다.
여기에는 특허출원 및 등록과 관련된 지식 재산권 확보, 회피 방안에 대해 작성해야 했다. 이 주임은 회사 내부 자료에서 그동안 획득한 지식 재산권을 찾은 다음 이것들이 이 사업을 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고 했다. 아울러 특허 검색 사이트에서 이와 유사한 특허를 찾고 어떻게 기존 등록된 특허를 피해 갈지에 대한 내용도 함께 서술했다. 아무래도 평가 위원은 나중에 사업화가 되었을 때 문제가 없는 것을 바랄 것이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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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장비 제조업체에서 연구개발과 더불어 정부과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경험했던 정부과제 업무를 '이 주임'이란 가상인물을 통해서 재미있게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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