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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 Scientist] 단백질의 리본 다이어그램은 누가 만들었나?
Bio통신원(Mad Scientist)
- 본 글은 Mad Scientist님의 개인 블로그 자료로 BRIC에서 소개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Mad Scientist님께 감사 드립니다.
요즘은 단백질을 표시할 때 다음과 같은 리본 다이어그램 (Ribbon Diagram) 을 많이 이용한다.
즉 알파 나선(Alpha-Helix)을 리본 형태로, 베타 쉬트(Beta-Sheet) 를 화살표로, 그리고 루프를 연결선으로 그리는 이러한 스타일은 단백질의 2차 구조와 전체적인 형태를 간단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있으며 수많은 문헌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리본 스타일의 단백질 그림은 언제부터 나타났을까?
사실 최초의 단백질 입체 구조 규명인 1957년 존 켄드류의 마이오글로빈 구조 논문에서는 이러한 그림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마이오글로빈 결정에서 나타난 전자 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음과 같이 마이오글로빈의 구조를 묘사하였는데..
소….소세지?????
나중에 좀 더 고해상도의 데이터를 가지고 마이오글로빈의 원자 수준의 모델을 만들기 위하여 존 켄드류는 수수깡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이 모델을 만들었고 화가 어빙 게이스 (Irving Geis)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컨 잡지에 실을 목적으로 원자 수준의 다음과 같은 그림을 그렸다. (당시에는 컴퓨터 그래픽 따위가 없었으므로 ‘손’ 과 ‘붓’ 으로 그렸다)
이렇게 단백질을 구성하는 원자를 막대기로 그리는 방식의 표현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모든 원자를 자세히 보여준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막대기’ 형식의 단백질 표현은 몇 가지의 문제가 있었는데
(1) 간단한 단백질이면 모르지만, 단백질이 복잡해질 수록 점점 전체적인 구조를 알기 힘들어진다. 가령 헤모글로빈만 하더라도 마이오글로빈과는 달리 4덩이의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
(2) 단백질의 2차 구조, 즉 알파 나선과 베타 쉬트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알기 어렵다.
사실 어빙 게이스는 최초로 단백질을 묘사하면서 알파 나선을 리본 형태로 묘사하는 것을 시도하였다. 가령 마이오글로빈의 구조를 묘사할 때 주로 알파 나선으로 구성된 단백질을 리본 형태로, 헴을 막대기로 묘사한 것을 처음 시도한 것은 어빙 게이스이다.
그러나 그는 단백질의 베타 쉬트를 화살표로 표시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알파 나선을 리본 형식으로, 베타 쉬트는 진행 방향을 화살표로 표시하는 현재의 ‘리본 다이어그램’ 을 완성한 사람은 누구인가?
Jane S Richardson (1941-)
지금 현재 듀크대학 생화학과에 약 50년 넘개 재직하고 있는 리처드슨 교수는 남편인 데이비드 리처드슨과 함께 1970년대부터 단백질 결정학을 연구하였다. 그가 1975년 최초로 규명한 과산화물 제거효소 (Superoxide Dismutase)는 다음과 같이 베타 쉬트가 많이 있는 단백질이었다.
그는 나중에 이외에도 많은 단백질이 비슷한 형식으로 베타 쉬트로 구성된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베타 쉬트의 방향을 표시하고 이의 구조를 비교하기 위하여 그는 베타 쉬트를 화살표로 표시하기로 하였다.
리처드슨은 나중에 이러한 다이어그램을 손으로 그렸고, 이 그림은 단백질을 2차 구조로 간단히 표시할 수 있으며, 비슷한 구조를 가진 복수의 단백질의 전체적인 구조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게 됨으로써 매우 유용한 표시 수단이었다.
그러나 1970년대 말까지만 하더라도 이러한 리본 다이어그램은 손으로 그려야 하였으므로 그림에 재주가 있는 사람이 아니면 엄두를 낼 수 없을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똥손도 이러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만들어준 컴퓨터 프로그램은 처음 어떻게 등장하였을까?
1982년 아서 레스크 (Arthur M Lesk)와 IBM의 칼 하드맨 (Karl D Hardman) 이라는 연구자는 단백질의 원자 좌표가 들어있는 PDB 파일을 입력 파일로 주면 이러한 다이어그램을 그려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이것이 지금 현재 볼 수 있는 모든 단백질 입체 구조 시각화의 원조가 되는 프로그램인 셈이다.
지금의 기존으로는 상당히 조악한 그림이지만, 당시에 이러한 그림 그리기 위해서 화가에게 애걸복걸해서 겨우 몇 달 걸려서 한장 그리던 과학자들에게는 이렇게 데이터만 넣어주면 단백질 구조를 그려주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등장은 정말 획기적인 일이었을 것이다. 그 중요성에 걸맞게 이 논문은 1982년 S모 잡지에 출판되었다.
그 이후 수많은 단백질 시각화 소프트웨어들이 명멸하였다. Rasmol, Molscripts, MolMol, PyMol, Chimera, ChimeraX…지금은 웬만한 ㄸ컴에서도 리얼타임으로 돌아가는 단백질 시각화 소프트웨어지만 199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아무나 돌릴 수 없었고 그 당시에도 대당 수천만원이던 실리콘 그래픽스에서 나온 존나 비싼 워크스테이션에서나 그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이 지금과 같이 ㄸ컴에서도 다 돌아갈 수 있게 된 것은 과학자들의 불철주야에 걸친 노력….은 1도 관계 없고 1990년대 말부터 본격화된 3D 게임의 붐과 GPU등장으로 아무 컴퓨터에서나 3D 그래픽스와 리얼타임 그래픽을 즐길 수 있게 된 덕이다. 따라서 이를 가능케 한 영웅(?) 들에게도 인사를 드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출처: https://madscientist.wordpress.com/2021/02/16/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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