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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계의 Spectaculum: 임상시험] 신약개발의 힌트가 적혀있는 문헌과 표를 공개한다.
Bio통신원(Mr. S)
신약 발명의 가장 쉬운 지름길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가장 쉬운 방법은 기존 제품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닐까? 초기 많은 약품 등은 신약이라는 이름을 달고 출시되었으나, 자연 속에 존재하는 유기화합물이나 단백질을 분리하거나, 합성하거나, 쉽게 합성하는 방식을 사용해 왔었다. 다시 말해서 자연을 따라 한 것이다.
발명의 관점에서 보면, 기존과 다른 새로운 구조를 가지면서도 약효가 있다면 신약이 되는 것이지만 기존 방식들은 기존 자연물들을 따라 하는 것에 불과했던 것이다.
최근에는 대형 제약회사를 넘어서서 대학 및 연구소에서도 약물 스크리닝 방법을 통해서 대규모로 연구가 되고 있다. 누구나 다 알지만, 공개하기를 꺼리는 신약 만들기 따라 하는 공식을 이 글에서 밝히고자 한다.
Sildenafil의 닮은 꼴
제약회사 화이자사(Pfizer)는 1989년 이미 고혈압약으로 개발했으나 효과를 특정하기 어려운 약물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이 약물이 가진 부작용에 주목한 결과, 역사상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약물이 탄생했다 (1). 이 약은 1996년 특허권을 받았고, 1998년 FDA는 약물을 허가했다 (2). 약품은 성분명은 Sildenafil이고 PDE5 억제제 (Phosphodiesterase 5 inhibitor)로 알려진 기능성 약품으로, 일반적인 생명공학도라면 이 약물이 탄생한 일화는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눈을 잠깐 의심할 수 있지만 거의 비슷한 신약이 곧이어 등장한다. 바이엘(Bayer)라는 제약회사에서 Sildenafil과 거의 구조가 같은 약을 Vardenafil이라는 이름으로 2001년 NDA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 누가 봐도 아주 간단하고 쉽게 만든 느낌의 이 약은 2012년 기준으로 sildenafil대비 약 20%의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이후로도 수년간 매출을 유지했다. 물론 처음 개발한 화이자도 대단하지만, 다른 경쟁자를 물리치고 거의 비슷한 구조를 빠르게 임상까지 진행해낸 바이엘도 대단하다고 할 수 있겠다 (3).
열쇠의 모양을 통해서 열쇠 구멍을 추정해보자
어쩌면 화이자가 특허를 잘 내서 바이엘과 같은 틈새 화합물질의 합성을 막을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특허만 완벽하게 내서 이 모든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이미 잘 알려진 여러 약물들의 역사를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미국 FDA에서 승인받은 기준으로 살펴보자. 먼저 골대사 약물을 살펴보면 Foxamax (1995년 승인), Actonel (1998년 승인), Boniva (2003) 등 수년에 걸쳐 같은 계열의 약물이 승인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모두 다른 제약회사에서 만든 약물인데 여기에도 공통점이 있다. 모두 그 중심 구조가 비슷하고 주변 가지가 조금씩 달라지는 차이가 있다.
그 외에도 항우울제, 항알러지약품, 종양억제제, 고혈압약 등 셀 수 없는 약품 등이 중심가지가 비슷하고 가지가 조금씩 다른 상태로 신약으로 만들어져서 출시되었고, 블록버스터의 시장을 분할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 중심적인 방법론은 분명 약물 작용기전에 대한 힌트를 주고, 새로운 약물 개발에 도움을 줄 것이다 (4).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일까?
기존의 약품의 구조를 조금씩 바꿔서 신약을 만드는 것은 짝퉁에 불과할까? 그렇지는 않다. 기존 약품의 구조를 최적화하여 부작용을 줄이고, 약효를 늘린다면 새로운 발명이 맞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략은 대규모 제약회사에게 우선권이 돌아가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렇게 쉽게 만드는 신약이라면 결국 속도와 시장 영업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약간의 예외가 보이기도 한다. 최근 문제가 되었던 ONC201 (또는 TIC10)이라는 뇌종양 약물이 있다. 이 약물은 1973년 보링거 잉겔하임에서 개발한 약품 제조 방법 상 나타난 특이한 구조체 2개 중 하나인데, 그동안은 하나의 구조에 대해서만 특허가 나왔었고 다른 구조체에 대해서는 특허가 없었다. 미국의 펜실베니아 대학 종양학자 와픽 엘-데이리 (El-Deiry)는 이 약물을 특허를 냈는데, 특이하게도 예전의 만료된 특허약물구조로 특허를 냈다 (5, 6).
놀랍게도 이 잘못된 구조를 발견한 미국의 Scripps연구소의 화학자 잔다김 (Kim D. Janda)는 이를 발견하여 다시 특허를 신청하였었다고 한다 (7). 다른 연구자의 발견을 이런 식으로 가져가려는 시도는 비윤리적이지만, 미국에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결국, 앞의 Sildenafil의 이야기와 ONC201에 얽힌 이야기로 언급하고자 했던 것은, 결국 문헌상에 이미 나와있는 것과 같은 내용도 자세히 보면 신약의 특허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부분이다.
사람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열쇠들, 신약
어쩌면 우리는 생명의 비밀을 밝히고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새로운 열쇠를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닐까? 기존의 열쇠들이 미국 특허를 받지 못한다고 무조건 무시할 것은 아니다. 약물의 빠른 개발을 위해서는 항상 비교 대상이 필요하다 (8).
본 연재에서는 누구나 알고 있는 구조 중심적 접근법에 대해서 다른 용어로 풀이를 해보았다. 모든 의학적 문제가 구조 중심적으로 풀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글을 통해서 약물의 주기율표를 공부하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지도 목표가 어딘지 더 잘 보일 것이다.
참고문헌:
1. Goldstein I, Burnett AL, Rosen RC, Park PW, Stecher VJ. The Serendipitous Story of Sildenafil: An Unexpected Oral Therapy for Erectile Dysfunction. Sex Med Rev 2019;7:115-28.
2. FDA approves Viagra 1998. Available from: https://www.history.com/this-day-in-history/fda-approves-viagra#:~:text=Sildenafil%20was%20patented%20in%201996,new%20clinical%20name%20for%20impotence.
3. Erectile Dysfunction Drugs Market Analysis By Product (Viagra, Levitra/Staxyn, Stendra/Spedra, Zydena, Vitaros), And Segment Forecasts To 2022 2016. Available from: https://www.grandviewresearch.com/industry-analysis/erectile-dysfunction-drugs-market#:~:text=Viagra%20dominated%20the%20overall%20industry,brand%20loyalty%20it%20enjoyed%20worldwide.
4. Robert M. Rydzewski - Real World Drug Discovery A Chemist's Guide to Biotech and Pharmaceutical Research-Elsevier Science (2008)
5. US Patent ONC201, US 8,673,923 B2.
6. BRIC Bio통신원 암세포만 자살하게 만드는 똑똑한 항암제!
7. Dispute over the legal rights to an anticancer agent continues 2017. Available from: https://cen.acs.org/articles/95/i7/Dispute-over-legal-rights-anticancer.html#:~:text=In%202014%2C%20Kim%20Janda%20of,with%20an%20incorrect%20chemical%20structure.&text=In%20such%20cases%2C%20a%20company,licensing%20it%20from%20its%20owner.
8. [의학계의 Spectaculum: 임상시험] 빠르게 천국에 간 신약 (New drug)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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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학 연구에 매진하는 연구자. 필명으로 항상 궁금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존재인 Mr. S를 사용하고 있다. 의학의 가장 재미있는 임상시험에 대해서 소개하기 위해 "BRIC 연재: 의학계의 Spectaculum"를 집필 중이다. 참고로 Spectaculum은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의미하는 라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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